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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랭던 교수의 헤어스타일이 유행하는 날이 온다면 그날이 바로 지구 종말의 날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그런 게 유행할 리가 없다는 소리다. <다빈치 코드>에서 보여준 톰 행크스의 헤어스타일은 2006년 할리우드의 최고 실수 중 하나였다(두 번째 실수는 <포세이돈 어드벤처>의 리메이크라고 해두자). 혹자는 <다빈치 코드> 자체가 톰 행크스 경력상 최대의 실수라고 했다. 여하간 여러모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 건 분명했다. 공식적으로야 원작자 댄 브라운도 톰 행크스의 캐스팅을 반겼다지만, 그는 소설 속에서 로버트 랭던이 해리슨 포드를 닮았다고 썼다. “로버트 랭던을 톰 행크스가 맡는다고? 완벽하구먼!”이라며 무릎을 쳤을 리는 없다는 거다. 하지만 제작진이 톰 행크스를 캐스팅한 속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바티칸과 수천만명의 크리스천들을 분노로 들썩이게 할 영화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일. 로버트 랭던을 좀더 친근하고 선량하고 공명정대한 이미지
[톰 행크스] 톰 행크스 코드, 언제나 미더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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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4월 28일(화) 오후 2시
장소 왕십리CGV
이 영화
억대의 빚을 짊어진 남자 김씨(정재영)는 자살하기 위해 한강으로 투신한다. 하지만 그는 의도치 않게 한강 밤섬에 표류하게 된다. 그의 절박한 구조요청은 번번이 묵살당하고, 김씨는 밤섬에서 원시적인 생활을 꾸려나가기 시작한다. 한편 밤섬 건너편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여자 김씨(정려원)는 집밖으로 두문불출하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다. 그는 우연히 망원렌즈로 밤섬에서 표류중인 남자 김씨를 발견한다. 그의 행동에 궁금증을 느끼던 여자는 마침내 와인병에 메시지를 넣어 강물에 띄우게 된다.
100자평
도심속 무인도인 밤섬에 홀로 고립된 자살 미수 남자와 한강변 아파트 자신의 방에 처박힌 은둔형 외톨이 여자라…. 일단 발상은 대단히 신선하다. 또한 그 발상을 특이한 생존방식과 소통의지, 나아가 희망의 교류로 이어나가려는 의도도 의미있다. 하지만 아이디어는 중반 이후 뒷심이 크게 달린다. 특히 여자의 삶을 묘사하는
신선한 발상, 모자란 뒷심, <김씨 표류기>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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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놈들> The Bastards
아마트 에스칼란테/ 멕시코, 프랑스, 미국/ 2008년/ 90분/ CGV5/ 오전 11시30분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온 불법체류자 형제. 막일을 하며 살아가는 그들은 돈이 간절하다. 고향에선 “좋은 소식”을 기다리는 늙은 숙모가 있지만 버는 돈은 하루하루 쓰기에도 빠듯하다. 결국 청부살인에까지 손을 댄 형제는 어느 여인을 죽여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녀의 집에 침입하기에 이른다. 마침 여자는 마약에 취해 소파에서 잠들어 있다. 형제는 여자가 차려준 음식을 먹고 함께 수영을 하면서 성적인 충동까지 느끼지만 세 사람 사이의 서늘한 긴장감은 충격적인 결말을 자아낸다.
화면은 거의 멈추어 있다. 카메라의 움직임은 간결하고, 인물들의 표정도 무미건조하다. 동생과 함께 소파에 몸을 기대고 있던 여인이, 갑작스레 총을 집으려 하기 전까지. 두 남자 중 누구도 자신들이 정말로 살인을 저지르리라, 혹은 죽어나가리라 생각지 않았을 것이다. 불법이민
불법이민자들의 불행한 운명 <나쁜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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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와의 나흘 밤> Four Nights with Anna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폴란드, 프랑스/2008년/87분/메가박스6/오후 8시30분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딥 엔드>(1970)에서 우리는 동료인 젊은 여인에 대한 집착을 키워가는 열다섯 살 소년 마이크가 걷던 길을 따라갔다. 스콜리모프스키의 17년만의 신작인 <안나와의 나흘 밤>에서 우리는 한 여인과의 결합을 간절히 희구하는 또 다른 남자를 만난다. 레온이란 이름의 이 중년 남자는 욕망의 대상이 되는 여인 안나를 훔쳐보고 몰래 그녀의 방 안으로 ‘침입’하기까지 한다. 어쩌면 그는 마이크의 다른 모습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안나와의 나흘 밤>의 상황은 이전작보다 훨씬 짙은 어둠 속에 뒤덮여 있다.
<안나와의 나흘 밤>은 이야기로만 따지자면 극소화한 것만을 우리에게 들려주지만 그러면서도 우리로 하여금 그 단순화한 상황으로의 접근을 허용치
스콜리모프스키의 17년만의 신작 <안나와의 나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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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 소녀의 기벽 Eccentricities of a Blond Hair Girl
마노엘 데 올리베이라|포르투갈, 프랑스, 스페인|2009년|63분|메가박스5/오후 5시
흔들리는 기차 안. 주인공 마카리오는 옆 좌석의 낯선 여자에게 자신의 연애담을 꺼낸다. “그것이 제 인생의 불행이었죠”라는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삼촌의 사무실에서 회계 일을 하는 마카리오는 우연히 창밖을 통해 보이는, 중국식 부채를 들고 있는 옆집여자 루이자에게 한눈에 반한다. 그때부터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그의 눈물겨운 노력이 시작되는데. 결실을 맺기가 참 쉽지 않다. 삼촌의 반대를 뿌리치자니 돈이 문제고, 어떻게 돈을 해결하려니 그녀와 잠깐 떨어져있어야 된다. 돈이 해결되자 또 다른 문제가 그의 앞을 가로막는데. 과연 그는 그토록 흠모하는 여자와 사랑을 완성할 수 있을까.
올해로 100세에 접어든 마노엘 데 올리베이라 감독은 여전히 재기 넘친다. ‘19세기 자연주의에 대한 풍성한 상징화’라 평가받
여전히 재기넘치는 마노엘 데 올리베이라 감독의 <금발 소녀의 기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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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하늘> One League of Sky
달마세나 파티라자/스리랑카/1974년/110분/메가박스5/110분
도시 빈민 아파트에 사는 위지와 군은 좀처럼 제대로 된 일을 구할 수 없다.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려는 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통기타를 들고 여행을 떠나고 바닷가 농장에서 젊음의 해방감을 느낀다. 음악과 섹스와 환상이 어우러진 여행에서 돌아오나 여전히 이들을 위한 일자리는 없고 삶은 궁상스럽다. 결국 불법 밀수한 시계를 파는 암흑계에 발을 담게 되고 위지와 군의 앞에는 예측할 수 없는 혼돈의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머나먼 하늘>은 스리랑카 청춘영화다. 실업문제로 미래가 막연한 도시 청춘들의 삶에 감각적인 카메라를 들이댄 달마세나 파티라자의 인상적 데뷔작이다. 악몽 같은 현실과 유토피아적 전망이 대위법적으로 얽혀 있으나 청춘들의 운명이 대개 그러하듯 궁극적으로 영화는 파탄의 언저리에 놓여있다.
도시 청춘들의 삶은 건물과 도로와 담장과 전신주가
스리랑카 청춘영화 <머나먼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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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BoY
아우라에우스 솔리토/필리핀|2009년|80분|메가박스10/오후 8시30분
소년이 생애 처음 사랑에 빠진다. 영혼은 물론이고 육체까지 빼앗길 정도로 열렬히. 흔히 연상하는 첫사랑과의 차이라면 그 상대가 게이클럽에서 춤을 추는 소년이라는 점이랄까. 한국영화 <소년, 소년을 만나다>의 관능적인 필리핀 버전이라고 설명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소년의 첫 게이클럽 나들이. 마담이 그에게 클럽의 댄서들을 소개하려 애쓴다. 몇몇 남자들이 춤을 추다 퇴장하고, 열한 살 소년 아이리스가 등장해 음악에 맞춰 몸을 쓰다듬는다. 아이리스의 춤을 구경하던 소년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흥분하고, 마담이 그에게 다가와 하룻밤 가격을 흥정한다. 만화책 따위를 팔아치워 돈을 모은 소년은 아이리스를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향하는데, 그날이 한해가 마무리되기 전인 12월31일이다.
이 사랑이 제대로 맺어질 리 없다. 주인공 소년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수족관으로 가득 찬 그의 방.
소년, 생애 처음 사랑에 빠지다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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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이가 일상 속에 들어와 우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일은 생각보다도 더 견디기 힘든 과정이었다. 찍으라고 내버려 두고 그냥 무시하면 되지 않느냐, 이렇게 간단하게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게 정말 안 찍혀 본 사람은 모르는 일이다.
감독 사라진 뒤 친구한텐 욕 먹고…
녹음을 하는 어느 날이었다. 기분 좋게 녹음을 마치는 장면까지 찍은 민환기 감독은 슬쩍 “술이나 한잔 할까요” 하셨고 우리는 그러자고 했다. 술자리가 시작되자 감독은 카메라를 내려놓고 술자리에 동참했다. 촬영은 거기까지라고 생각했다. 마음 편하게 늦게까지 술을 마시다보니 우리들은 속에 있는 이러저런 이야기들을 하나 둘씩 꺼내기 시작했고 감독은 조용히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금 후에 촬영감독이 초췌한 얼굴로 나타났다. 부산에서 막 올라오자마자 연락을 받고 달려오는 길이었다.
예상치 못했던 촬영이 시작됐지만 이미 발동이 걸린 우리들은 이러저런 낯 뜨거운 이야기들을 마구 쏟아냈고, 그날 찍힌 장면은 우리를
다큐 찍는 사람들은 얄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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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부끄럽다. 안 봤으면 보지 말아 달라”.
안토니오 쉐라드 산체스 감독이 이 번 작품이 부끄럽다며 온통 얼굴을 붉히며 손사래를 친다. 그런데 그가 쑥스러워할 뿐이지 영화가 못난 것은 아니다. 올해 8월이면 25살이 되는 이 젊은 필리핀 감독은 두 번째 영화 <하수구>를 들고 전주에 왔다. 첫 번째 영화 <타자들의 짜여진 이야기>(다른 국내의 국제영화제에서 상영했던 한글 제목은 <점성술사와 빨치산>)이었다)는 분명 신출내기 티가 나지만 기이한 리듬으로 출렁거리는 영화였다.
<하수구>는 시적이다. “<하수구>는 푼타 두말라그라는 마을에 관한 것이다. 도시를 정비한다는 명목으로 마을 사람들을 쫓아내고 아이들을 몰아내기도 한다. 아이들은 마을을 떠나기 싫어 하수구로 숨는다. 정치적인 내용은 담지 않았지만 이 영화가 그것에 대한 은유로 읽히기를 바랐다”고 그는 말한다. 타르코프스키, 미카엘 하네케, 장 마리 스트라우브-다니
“전주, 너무 깨끗해 낯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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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두비>와 <로니를 찾아서>를 모두 관람한 관객이라면, 저 배우, 은근히 낯익다며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까. 맞다. 분명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다. 그의 이름은 마붑 알엄. 이주노동자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면서 다큐멘터리 제작자, 게다가 전주영화제 상영작 중 무려 두편에 이름을 올린 어엿한 배우다. 당돌한 여고생과 우정을 나누는가 하면(<반두비>) 태권도장 사범을 한방에 때려눕히기도 했던(<로니를 찾아서>) 그는 1999년 처음 한국 땅을 밟은 방글라데시 출신의 이주민. 연기한 캐릭터 역시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당장 돈을 벌어야겠다는 압박감을 느꼈다. 이주를 하려면 어느 정도 비용이 필요한데 마침 내가 가지고 있던 돈이 한국이랑 맞더라. (웃음)”
고국 방글라데시에 대안학교 세우고파
단일민족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낯선 나라에 도착해 2여년을 힘들게 일했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편견도 새삼 느꼈다. 그러다 “뭔
어디에서 왔니? 지구에서 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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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다른 반쪽>으로 처음 전주를 찾았을 때, 잉량은 이렇게 말했다. “창작자는 지역의 현실을 전할 책임이 있다.” 2년 뒤 그 사명감은 조금 가벼워졌다. 개인의 문제를 큰 규모로 확장시키는 솜씨야 여전하지만, 지금 그에게 중요한 것은 작은 이야기를 통해 자유로운 소통을 만들어내는 거다.
10만위안이 채 안되는 예산을 가지고 완성한 <호묘> 역시 이런 태도에서 시작했다. <호묘>는 상하이와 같은 연안지방에 비해 뒤늦게 개발열풍이 불어닥친 스촨의 쓸쓸한 오늘을 그린 감독의 세번째 영화다. 유난히 거리를 두고 인물을 바라본 카메라에 대해 묻자, 멀리서 바라보거나 지나쳐버리는 풍경처럼 관객이 영화와 만나기를 바랐단다. 상업영화의 클로즈업이 주는 부담에서 벗어나 더 많은 해석의 여지를 가지도록 말이다.
네번째 영화도 스촨에서 찍었다는 잉량에게 그 도시는 어떤 느낌일까? 영화 속 부동산 깡패들이 “시칠리안” “선라이즈” 같은 생뚱맞은 외래어를 들
“이젠 제법 이야기가 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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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브 디아즈에게 농담처럼 물었다. “그런 상황이 찾아올 리 없지만 만약 갑자기 세상이 이상해져서 ‘영화는 두 시간 내외로만 만들어야한다’ 는 법이라도 만들어진다면 그때에도 영화를 하겠나”. 그가 같은 방식의 농담으로 반문했다. “누가 그런 법을 만들 수 있을까? 그 누가? 파시스트가?” 라브 디아즈는 그런 가정조차 하지 말자는 표정을 지으며 “예술가는 그런 것에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그 말이 듣고 싶었다. <디지털 삼인삼색:어떤 방문> 중 <나비들에겐 기억이 없다>를 만들었고 8시간짜리 서사시 <멜랑콜리아>를 들고 온, 약진하는 필리핀 영화의 대표 감독 라브 디아즈를 만났다.
-당신을 선두로 후배들인 안토니오 쉐라드 산체스, 라야 마틴, 카븐 드 라 크루즈 등이 현재 필리핀 영화의 희망을 일구는 것 같다.
=방금 말한 그 젊은 감독들이 이제 막 활동을 시작했고 내가 생각하기에 그들은 필리핀의 정치적 변화를 위해서도 중요
휴머니즘은 부서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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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5일 오후5시 지프광장에서는 극단행복자들의 움직임&이미지극 <의자들> 공연이 있었다. 현대인들이 살아가면서 놓치는 쉼에 대한 메시지가 담긴 공연으로,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많은 가족과 연인들이 50분간 함께 공연을 즐겼다.
의자가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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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영화인들의 어려움을 들어보고, 그 해결을 고민하는 자리다. 5월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메가박스 8관에서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세미나: 전주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열린다.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창작지원팀 강지이, 전북독립영화협회 사무차장 함경록, 영화감독 이은상, 백정민 등이 참가해 “전주만의 지역형 창작지원 제도의 개발”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주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 세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