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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멸망해버렸군요.
=그런 거죠 뭐. 그래도 멸종은 아니니 다행입니다. 문명은 멸망했지만 인간은 아직 살아 있으니까 언젠가는 또 재건할 수 있겠죠.
-후유, 재건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요 대체. 100년은 더 걸릴 것 같은데요.
=100년이 더 걸릴지도 모르죠. 인류가 쌓아놓은 탑이 모조리 무너진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그나저나 지금은 아프리카에 계신가요?
=네. 영화를 보셨으니 잘 아시겠지만 유일하게 큰 화를 입지 않은 대륙이 아프리카잖아요. 저희 방주는 요하네스버그 항구에 무사히 도착해서 지금 비상 캠프를 만들고 있습니다.
-요하네스버그 항구라고요? 요하네스버그는 내륙에 있는 도시잖아요.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면 케이프타운이 제일 유명한 항구일 텐데.
=아프리카 대륙이 다른 대륙에 비해 피해가 적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완전히 재앙을 피해갈 순 없었죠. 케이프타운은 이제 바다 아래로 사라졌습니다. 희망봉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아요. 혹은, 희망봉이라 부를 만한 지
[가상 인터뷰] <2012>의 국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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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의 뜻을 따라 의적(義賊)으로 살아가는 <홍길동의 후예> 속 홍씨 집안에 예외가 딱 하나 있으니 그는 바로 둘째아들 찬혁이다. 부모와 형은 찬혁이 고등학생이라는 점을 들어 ‘가업’에 끼워주지 않지만, 집안에 한명쯤은 범죄의 세계에 빠지지 않고 살아가길 내심 바라는 건지도 모른다. 찬혁을 연기한 장기범을 보노라면 절로 그런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부글부글 끓는 피를 스스로 감당하지 못할 것 같은 순진과 순수의 세계가 얼굴에 감돌고 있으니까. 1990년생, 우리 나이로 딱 스물인 장기범이 ‘도둑질’을 하고 싶어서 안달하지만 늘 좌충우돌하고 마는 찬혁과 닮아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열렬히 도전하는 건 청춘의 특권 아니던가.
장기범이 연기의 세계에 부딪히게 된 건 말 덕분이었다. 초등학생 6학년 때 다리를 다쳤던 그는 “하체강화에 좋다는 이유로 승마를 배웠고 말과 승마에 빠져들었다”. 말을 웬만큼 잘 타게 되면서 동호회원들과 안면도 등
[장기범] 현빈→박해일→장동건 선배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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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쏙 빠졌다. 광대뼈와 턱 사이에는 굴곡이 완연하다. 얼마 전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촬영현장에선 갓끈과 수염 때문에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 움푹 팬 얼굴은 핼쑥하기보다 지독한 느낌이다. 눈빛은 더 강렬해졌다. 사진기자도 연방 찬탄하며 클로즈업의 연속이다. 멋쩍은지 차승원은 “지금 다른 배우 사진 보고 있는 것 아니냐”고 한다. 정말이지, 딴사람 같다. 예전엔 농담하면 얼굴에 장난기가 홍조처럼 슬그머니 퍼졌다. 이젠 냉소에 가깝다. “7kg쯤 빠졌나. 이준익 감독님도 내가 알고 있던 얼굴이 아니라고 하시더라. 다들 낯설어한다. 그런데 지금이 딱 내가 좋아하는 얼굴이다. 왜 좋은지는 내가 깨달아야겠지.”
달라진 건 또 있다. 말수가 줄었다. 지방에서 <시크릿> 무대 인사하고 새벽에 서울에 도착, 쉬지도 못하고 곧바로 인터뷰를 해야 했던 탓이라 여겼는데, 그게 아니다. <국경의 남쪽> 때만 해도 호프집에서 기자를 붙들어두고, 혀로 스트레스를 풀던
[차승원] 몸으로만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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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라면 조니와 시모네만 있는 앨범 재킷이 낯설 것이다. 바로 드러머 킴이 음반 전체를 조율하는 감독 역할에 집중했기 때문. 디사운드가 1993년 5인조로 출발해 드럼과 베이스, 보컬로 다이어트를 한 뒤 1996년 데뷔 앨범부터 3인조로 활동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슬그머니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공식적인 밴드 활동을 함께하지 않을 뿐 이번 앨범에도 대부분의 곡에 드럼 연주로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사운드에서 그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노르웨이 출신의 (이제는) 2인조 밴드 디사운드의 음악은 딱히 기분을 타지 않는다. ‘어떤 순간, 누구의 노래’랄 것 없이 얼터너티브 록, 일렉트로니카, R&B 등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사운드는 4년 만의 신작 <Starts and Ends>에도 유효하다. 그들 특유의 밝고 친근한 감성으로 충만한 <Good Together>에서 예전에 느꼈던 그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굳이 비교하
[음반] 그루브는 줄이고 원숙함은 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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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음악 팬이라면 데스 캡 포 큐티나 톰 요크, 킬러스나 뮤즈, 에디터스 같은 밴드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레즐리 베어즈나 리키 리, 본 이버, 허리케인 벨, 시 울프 같은 밴드 이름으로 넘어가면 나침반도 없이 산속에서 길을 잃은 기분이 되고 만다. ≪뉴문≫의 사운드트랙 앨범은 최근 몇년 사이에 두각을 나타낸 인디 밴드들의 ‘킬링 트랙’으로 빼곡하다. 블록버스터 영화 사운드트랙 주제에 바로 여기의 인디 록 컴필레이션이 된 셈이다. <The O.C.>와 <그레이 아나토미> <가십걸>의 사운드트랙을 맡았던 알렉산드라 패사바스가 총감독을 맡은 이 앨범은 메이저 드라마/영화에 인디 록의 사운드를 접목하는 데 탁월한 그녀의 안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또한 <The O.C.>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플레이밍 립스, <그레이 아나토미>로 알려진 스노 패트롤, <가십걸>로 유명세를 탄 피터 비욘 앤드 존을 떠올리면서 ≪뉴문≫
[음반] 몇번 트랙이 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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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회화 중 어느 쪽이 더 현실적일까. 개인적으로는 회화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유화의 코끝을 찌르는 기름 냄새나 뭉툭하게 퍼바른 물감의 투박함 등이 ‘지금 이곳’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준달까. 반면 사진은 어딘가 수상한 구석이 있다. 냄새도 없고 별다른 감촉도 없는 사진을 보거나 들고 있자면 프레임 속에 봉인된 찰나가 진정 내가 공유하던 그 시간이 맞는지 의심하게 된다. 현실을 바라보면서도 한편으로는 비현실을 보는 것 같은, 그런 애매한 기분이 들 때가 종종 있다는 얘기다. 이것이 바로 <Unreal: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사이전>에서 6개국 여섯명의 사진작가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최근 몇년 동안 미국, 스페인, 브라질,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이들 작가는 현실을 기록한 사진에서 비현실적인 요소를 끌어내는 마법을 선보인다. 옛 동독의 군사기지 폐허에서 고요한 아름다움을 이끌어내는 리나 킴, 스페인 빈민가를 아
[전시] 사진으로 부리는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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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원작인 드라마는 많다. <탐나는도다> <꽃보다 남자> <궁> <풀하우스>…. 드라마로 만들면 정말 재밌을 만화가 하나 있다. 미디어다음 만화속세상에서 연재되었던 <무차별! 강팀장>(이하 <강팀장>)이다.
홍경원 작가의 <강팀장>은 드라마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바로 회사다. 게다가 광고 회사다. 트렌디 드라마의 인물 설정과도 대략 비슷하다. 성공을 위해 물불 안 가리는 남자주인공(강유, 팀장), 입사동기인 라이벌(권혁기, 대리). 그리고 청순하고 마음씨 착한 여자(한다혜, 평사원)가 <강팀장>의 주요 등장인물이다. 너무 뻔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지만 결코 아니다. 여자주인공이 청각장애인이기 때문이다.
<강팀장>에서 청각장애를 지닌 한다혜를 연출하는 방식은 매우 유효적절하다. 만화의 특성을 제대로 살렸다. 한다혜는 메모지를 통해 의사를 전달한다. 그러니까
[스크롤잇] 윤상현의 ‘강팀장’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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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디 지수 ★★★★
4집 기대 지수 ★★★★★
이게 몇년 만인지 모르겠다. 2004년 3집 <<Time Table>>을 발표한 뒤 이렇다 할 이유도 없이 활동을 쉬었던 3호선버터플라이의 신보가 나왔다. 그 사이 3호선버터플라이라는 이름을 대중적으로(혹은 전국적으로) 알린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의 기억도 희미해졌고 남상아와 성기완과 손경호와 김남윤이라는 ‘드림팀’의 아우라도 사라져갔다. 물론 이들 모두 각각의 독립적인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3호선버터플라이’라는 다소 낭만적인 이름을 가진 밴드의 존재감은 한국 인디의 지난 발자취 어쩌고 하는 블로그 포스팅에서나 드러날 뿐이었다.
≪Nine Days Or A Million≫은 이들이 간만에 내놓은 EP다. EP답게 5곡이 수록되었는데 이 곡들이 드러내는 지점이 ‘그때 거기’가 아니라 ‘지금 여기’라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이제까지 3호선버터플라이의 음악은 하드 록과 사이키델릭, 드림팝과 포크 형
[음반] 여전히 아득하게, 그러나 더 트렌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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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사과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깟 자존심 때문에, 용기가 없어서, 혹은 죄책감이 없어서. <사과는 잘해요>의 두 백치 주인공, ‘나’와 시봉은 이에 착안해서 빈틈시장을 개척한다. 차마 얼굴 보고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대신 사과하는 것이다. 말로 하는 사과 누가 받나. 그들은 쇠파이프로 손목을 휘갈기거나 열중쉬어 자세로 엎드려뻗쳐를 한다. 사과받을 이가 속시원해지도록 징글징글하게 제 몸뚱이를 괴롭힐 작정인 셈.
‘나’와 시봉이 사과를 빙자한 자해공갈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복지원 출신인데, 복지사들은 “네 죄가 뭔지 아느냐”며 그들이 죄를 고할 때까지 구타하곤 했다. 카프카의 소설마냥 뜬금없이 ‘유죄’를 선고받고, 없는 죄도 지어내야 했던 것. 심지어 복지원에 원생이 늘어나자 ‘나’와 시봉은 원생들을 대신해서 죄를 고하고 피투성이가 되도록 얻어맞는다. 인류를 대신해서 피 흘린 예수처럼 대속하는 것이다. 엉겁결에 복지원을 나온
[한국 소설 품는 밤] 빚진 사과 대신 갚아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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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 하면 생각나는 것은? 한국에선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여주인공 조제(사강의 소설 <한달 후, 일년 후>에서 차용한 이름)를 떠올릴지 모르겠으나 사강의 조국 프랑스 사람들은 ‘스캔들’이라는 말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열아홉살에 집필한 소설 <슬픔이여 안녕>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자 사강에겐 명성과 함께 스캔들이 따라붙었다. 두번의 이혼과 도벽, 스피드에 대한 집착과 약물 중독의 기록은 평생 그림자처럼 그녀와 함께했다.
하지만 그런 스캔들이 예술에 대한 사강의 재능과 애정을 어느 정도 가렸던 것도 사실이다. 사강의 에세이집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에서는 세간의 이러저러한 평가를 떠나, 예술과 환락에 대한 그녀의 솔직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에세이에 따르면, 사강은 문학과 음악과 영화를 숭배하는 만큼이나 그 창조자들을 사랑했다. 재즈의 여왕 빌리 홀리데이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뉴욕행 비행기를 타고,
[도서] 고통도 환희도 사랑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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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충동을 느꼈다. 저자는 첫머리에 “이것은 실화다”라고 적시하는데, 이게 실화라면 미국인의 세금은 정부의 순진한 믿음을 위해 쓰이고 있을 것이다.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은 심령적인 능력으로 염소의 심장을 멈추게 할 수 있다고 믿었던 미국의 비밀부대에 관한 이야기다. 비살상무기를 강구하던 차에 그들의 상상력이 초능력을 수련하는 부대창설에 이른 것이다. 상대의 숨을 끊는 것 외에도 벽을 통과하거나 구름을 흩어지게 만드는 능력을 배양하는 게 이들의 목적이다. 한 관계자가 말하길, “상대방이 막 말하려던 것을 잊어버리게 만드는” 요령도 가르쳤다고 한다. “방법은 쉽소. ‘안돼애애애!!!’라고 소리치면 되오.” 저자인 론 존슨은 당시 군 내부의 관계자와 기자들을 인터뷰했다. 그가 사실을 열거하는 방식은 마이클 무어를 닮았다. 저자의 서술은 미국 정부의 허황된 계획를 씁쓸한 헛소동으로 치부한다. 이라크 전쟁 당시 포로를 심문하기 위해 <바니와 친구들>의 주제가를 계
[도서] 진짜? 진짜 ‘진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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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건축가 안도 다다오 지수 ★★★★★
(무서운) 인간 안도 다다오 지수 ★★★★★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한때 내 꿈은 건축가였다. 더 부끄러운 이야기는, 꿈을 꾸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에 건축가의 꿈을 꿨다는 거다. 행정학과를 졸업해 영화잡지에 들어간 20대 후반의 인생 여정에서 건축가의 꿈은 자기 직전 떠올려보는 로또 당첨의 망상과 다를 바가 없다. 각설하고, 여전히 나는 건축이 영화만큼 중요한 종합예술의 형태라고 믿는다. 프랭크 게리를 보면 루이스 브뉘엘이 떠오르고, 오스카 니마이어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중 누가 더 위대한지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 안도 다다오와 오즈 야스지로 중 누굴 선택할지도 묻지 마시라. 대답할 수 없다.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오랫동안 사랑해온 건축가 중 한명이다. 그에 관련된 책은 꽤 많이 출간됐다. 도쿄대 대학원에서의 강의를 토대로 쓰여진 <연전연패>와 마쓰바 가즈키요와 함께 쓴 <안도와 함께한 건축여행> 같은
[도서] 건축으로 투쟁하는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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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opsis
형사 김성열(차승원)은 어느 날 살인사건 현장에서 아내 지연(송윤아)의 물품을 발견한다. 죽은 자는 잔인하기로 유명한 깡패 조직 재칼(류승룡)의 동생. 재칼은 동생을 죽인 자를 처단하겠다고 손수 나선다. 김성열은 자신의 증언으로 2년간 정직당했던 최 형사(박원상)와 한팀이 되어 이 사건을 맡는다. 약에 전 한 남자(오정세)가 증인이고 또 한명의 유력한 용의자(김인권)가 있다.
당신의 직업이 형사라고 하자. 어느 날 사건 현장에서 당신은 세 가지 물품을 줍게 된다. 핑크 바이올렛이라는 립스틱이 묻은 유리잔, 고급 의상에 달린 황금색 단추, 그리고 흔하지 않은 귀걸이. 모두 당신의 아내가 그날 밤 약간 이상한 표정을 짓고 집을 나갔을 때 그녀의 몸에 둘러져 있던 것이다. 당신이 사건 현장에서 이 세 가지를 본 다음, 아내가 이 사건에 연루되어 있을 것이라고 그 자리에서 직감할 여지는 얼마나 될까. 쓰러져 있는 사내는 험악한 얼굴에 칼자국이 있고 그는 칼에 찔려 죽
게임의 룰에 능숙한 스릴러 <시크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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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opsis
에반게리온 가설 5호기가 실험 도중 폭발하고, 파일럿 마리는 일본으로 잠입한다. 이와 별개로 에바 2호기와 함께 일본에 도착한 아스카는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다. 신지를 놓고 아스카가 레이와 은밀한 신경전을 펼치는 가운데, 미국에서 도착한 에바 3호기는 이들의 운명 위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에반게리온: 파(破)>는 <에반게리온>의 신극장판 중 두 번째 작품이다. 극장으로 발길을 옮기기 전 두 가지 질문을 다시 던지게 된다. ‘첫째, 신극장판이 존재할 필요가 있는가, 둘째, 신극장판이 클래식의 가치를 지녔는가.’ 극장을 나서면서 내린 결론은 ‘그렇다’이다. <에반게리온: 서(序)>가 시리즈의 외형에 손질을 가하기 시작했다면 <에반게리온: 파(破)>는 인물과 이야기에 근본적인 변화를 꾀한다. <에반게리온: 서(序)>는 짧게 스쳐지나가는 첫 숏을 통해 신극장판의 출발지점을 밝힌 바 있다. 붉은 바다와 찰랑
변화를 넘은 새로운 꿈 <에반게리온: 파(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