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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에게 신이 내렸다. 3월25일 한국과의 결승전이 끝난 직후 그는 인터뷰에서 연장 10회 초 안타를 치는 순간 신이 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만화에서만 듣던 ‘야구의 신’이 강림했다는 말이다. 말은 참 번드르르하게 한다 싶어 역시 이치로란 생각이 들었다. 끝나지도 않을 것같이 지난하게 이어지던 경기는 그의 안타로 마무리됐다. 그간의 사정이야 어찌됐든 이치로는 다시 웃었고, 한국 팬들은 다시 속이 뒤집어졌다. 그리고 이치로는 계속 말했다. “드디어 사무라이 재팬이 될 수 있었다”, “결과가 나와 벽을 넘을 수 있었다” 등. 화려한 말, 말, 말이 이어졌다. “분한 마음에서 시작해, 고통으로 이어졌고, 다음엔 마음이 아팠지만, 최종적으론 웃는 얼굴이 되었다”고 답한 인터뷰는 시적이기까지 했다. 보도의 와전, 왜곡에 대한 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는 항상 야구만큼 말과 멋으로 뜨겁다.
WBC의 이치로를 보면서 일본의 대표배우 기무라 다쿠야가 떠올랐다. 둘 다 모두 실력으로 정상에
[정재혁의 니혼진] 스즈키 이치로와 기무라 다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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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안됐을 때다. 아는 사람을 통해서 어떤 권유를 받았다. 새로운 비즈니스가 있는데 이 판매권리를 몇 십만엔으로 매입하면 나중에 큰 돈을 번다는 거였다. 그때 나는 그 투자가 악독한 무한연쇄상법임을 금방 알아차리고 즉석에서 거부했다. 사회생활 병아리였던 내가 큰돈을 잃지 않았던 것은 일본의 유명 만화 <나니와의 금융도>를 읽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니와 금융도>는 1990년부터 1997년까지 한 잡지에 연재된 만화다. 단행본은 1천만부 이상 발간돼 문고판까지 나왔다. 이 만화는 한국에서 히트한 드라마 <쩐의 전쟁>과 배경설정이 비슷하다. ‘나니와’는 일본 오사카의 한 지방 이름인데, 그곳에서 사채업자로서 일하는 청년이 주인공이다. 독특한 오사카 사투리에다 악역들도 독자들이 속으로 미워할 수 없을만큼 익살스럽다. 사채업자나 사기꾼들, 그리고 그들에게 휘말려들어갈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 경영자나 노동자들의 비애를 코믹하게 그리고 있
[원작의 뒤안길] 쩐으로 고통받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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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31일 <NHK> 홍백가합전 무대에서 펼쳐진 진풍경 하나. 엔카 가수 이시카와 사유리(石川さゆり)의 순서에 난데없이 벽안의 록 기타리스트가 등장하여 곡의 전주를 열었다. 록 팬들이라면 한눈에 알아보았을 그 연주자의 이름은 마티 프리드먼. 한때 메탈리카와 함께 스래시 메탈계를 양분한 그룹 메가데스의 리드 기타리스트였던 인물이다. 그가 오래전부터 동양의 음률에 심취해 있었고 심지어 엔카 앨범에 세션으로 참여하기도 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으나 연말 홍백가합전의 무대에서 연주하는 모습은 록 팬들과 엔카 애호가들 모두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으리라. 마티 프리드먼의 열띤 솔로가 작렬했던 홍백가합전의 그 노래는 바로 이시카와 사유리의 대표곡 중 하나인 <아마기 고개>였다.
<아마기 고개>는 엔카를 듣지 않는 일본의 젊은 층들조차도 ‘이 노래는 안다’고 할 만큼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엔카 중 하나다. 후지산 남단에 위치한 아마기 고개는
[song book] 가장 대중적인 가장 농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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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opsis
일제시대 한 세도가의 자제 민수현이 사라진다. 무능한 종로서 순사부장 영달(오달수)은 민수현을 찾는 데 혈안이 되는데, 의학도 광수(류덕환)는 해부실습을 위해 우연히 주워온 시체가 바로 그 민수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살인 누명을 쓸 위기에 처한 그는 사설탐정 진호(황정민)를 찾아가 사건을 의뢰한다. 주로 불륜현장 급습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그는 거액의 현상금을 보고는 사건에 뛰어들고, 서커스단의 단장(윤제문)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수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단장과 영달 사이에 은밀한 커넥션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림자살인>을 보면서 여러 작품들이 겹쳐지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애초 <공중곡예사>라는 좀더 멋진 제목으로 시작했던 영화는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요소들이 읽히게 만들었다. 그래서 시대적 배경으로 얼핏 보아 지난해 개봉한 두편의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과 <모던보이>를 떠올리게 하지만 서 있는
‘퓨전’으로 버무린 추리 활극 <그림자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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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opsis
승부사로 이름난 변호사 리브(케이트 허드슨)와 순하디순한 중학교 교사 엠마(앤 해서웨이)는 20년 우정을 간직한 ‘절친’이다. 모든 것을 함께하며 성장한 둘은, 결혼식에 대한 환상 또한 같다. 20년 전 6월, 갓 결혼한 신부의 행복한 얼굴을 본 뒤 둘은 “플라자 호텔, 6월의 신부”를 평생의 꿈으로 좇아왔다. 그런데 꿈이 거의 이뤄지려는 때에 문제가 생긴다. 웨딩플래너의 실수로 두 결혼식이 한날한시에 잡힌 것. 서로의 들러리를 맹세하던 행복도 잠시다. 양보할 수 없다고 으르렁거리던 두 예비신부는 절교를 선언, D-Day를 향한 질주를 시작한다.
결혼식은 신부를 위한 날이라는데, 그런 운명적인 날을 공유한다니 안될 말이다. 세상이 두쪽이 나도 스포트라이트를 나눠 가질 수 없는 법. 찰떡같이 떨어질 줄 몰랐던 두 친구가 결혼식 날짜를 놓고 철천지원수로 변하는 이야기, <신부들의 전쟁>은 이렇게 흥미로운 설정에서 출발한다. 할리우드에서 만든 코미디다보니
반짝거리는 두 여배우 <신부들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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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맥락없는 세 종류의 이야기다.
1. 한 여자 연예인이 집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조금씩 뜨던 여배우였다. 그녀는 죽기 전 기록을 남겼다. 지긋지긋하게 싫었으나 억지로 나가야 했던 술시중. 그 술시중을 해준 인물들의 명단을 종이에 적어놓았다. 술시중은 로비의 수단이었다. 기획사 대표는 업계에서 영향력을 지닌 인사들에게 줄을 대기 위해 그녀를 포함한 신인 연예인을 이용했다. 그녀는 끝내 죽음으로 반응했다. 그녀가 따라준 술을 마셨던, 그러니까 로비와 접대를 받았던 이들은 지금 벌벌 떤다.
2. 그의 로비는 거침없었다. 워낙 통이 컸던 터라 ‘광폭’이라는 수식어까지 따라붙을 지경이었다. 그는 정·관계의 실력자들에게 돈과 선물을 마구 뿌렸다.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1억원어치 백화점 상품권을 건네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나서는 지역 인사에게 8억원을 정치자금으로 주었다는 혐의는 손톱만큼 작은 빙산의 일부란다. 그는 구속될 때 “내가 다 끌어안겠다”고 했지만, 검찰이 자신의 기
[에디토리얼] 트라이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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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특별기획 <찬란한 유산>(극본 소현경, 연출 진혁)의 포스터 촬영이 지난 16일 강남 모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이 날 이승기, 한효주, 배수빈, 문채원 등 주요 출연진들은 첫 만남을 갖고 촬영을 시작했다. 서먹한 첫 만남에도 불구, 배우들의 프로다운 눈빛과 연기로 촬영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특히 한효주는 특유의 깜찍발랄함으로 촬영장 분위기를 즐겁게 이끌었다는 후문.
<가문의 영광> 후속으로 방영될 SBS 특별기획 <찬란한 유산>은 4월 25일(토) 밤 10시 첫 방송된다.
이승기-한효주, <찬란한 유산> 포스터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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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김현중(23)이 연기한 윤지후의 팬들의 모임인 '지후앓이'가 31일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이벤트를 마련한다.'지후앓이'는 31일자 한 종합일간지에 '굿바이 윤지후! 고맙다 김현중!'이라는 제목으로 작별 광고를 낸다. 윤지후에게 이별을 고하고 캐릭터를 잘 소화한 김현중에게 감사하는 의미.또 이들은 십시일반 모은 350만원을 최근 '아름다운 재단'에 윤지후라는 이름으로 기부했다. 지금껏 팬클럽이 스타의 이름으로 기부한 사례는 있지만 드라마 배역의 이름으로 기부한 것은 이례적이다. '아름다운 재단'은 윤지후의 이름으로 된 기부증서와 감사패를 수여했고 팬들이 김현중에게 전달할 계획이다.또 '지후앓이'는 드라마 명장면을 수록한 포토북과 그간 팬들이 만든 뮤직비디오를 모아 DVD를 제작해 김현중과 '꽃보다 남자' 배우들에게 선물할 예정이다.'지후앓이'는 시청자들이 극중 윤지후가 좋아서 병이 날 지경이라는 뜻으로 만든 단
김현중팬 '지후앓이', '꽃남' 종영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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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KBS 2TV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스타덤에 오른 이민호가 6월 국내에서 첫 팬미팅을 연다.
30일 소속사 스타우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민호는 국내 공식 팬클럽 창단과 함께 생일인 6월22일께 국내에서 첫 번째 팬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이민호는 현재 포털사이트 다음의 팬카페 'Dave'의 회원수가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개설한 홈페이지는 공개 하루 만에 사용자 폭주로 서버가 다운돼 새롭게 공식홈페이지를 제작하기도 했다.
공식 홈페이지는 공식 팬클럽 모집에 앞서 다음 달 1일부터 2주간 '팬클럽 명칭 공모 이벤트'를 진행한다.
한편 이민호는 다음 달 16일에는 일본 도쿄 돔시티 JCB홀에서 김현중, 김범, 김준과 함께 현지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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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남' 이민호, 6월 국내 첫 팬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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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골룸 분장을 해야 안영미인지 알아보셔요. 이게 약간 안 좋은 점이에요. 하하"듣고보니 정말 딜레마다. 해괴한 골룸 분장을 해야 비로소 알아본다니…. 하지만 그는 씩씩하다."그래도 저의 골룸을 사랑해주시니 그게 어딘가요. 분장해서 창피한 것은 없어요. 오히려 예쁘게 차려입고 못 웃긴다면 그게 더 창피하죠.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면 개그우먼으로서는 실패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분장실의 강선생님'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우먼 안영미(26)는 인터뷰 내내 유쾌하고 경쾌한 모습을 보여줬다.30일 여의도 KBS에서 만난 그는 인터뷰 장소였던 휴게실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큰 목소리와 호탕한 웃음소리를 자랑했다."어렸을 때부터 목소리 하나는 컸다. 동네에서 유명했다"며 웃은 그는 "생전 처음 받아보는 관심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실감이
안영미 "골룸 분장 안 하면 못 알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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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김남주 씨의 능청스런 연기가 일품입니다."(imdaeho)"처음에 제목만 접했을 때는 보고 싶지 않았는데 요즘은 개그 프로그램보다 이 드라마가 더 재밌어요."(lois0271)최근 방송가에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 열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같은 시간대의 MBC TV 드라마 '내조의 여왕'(극본 박지은, 연출 고동선ㆍ김민식)이 조용하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내조의 여왕'은 시청률 30%를 웃도는 인기작 '꽃보다 남자', 사극 대작 SBS TV '자명고'와의 치열한 경쟁에도 16일 시청률 10.1%(이하 AGB닐슨미디어리서치)로 출발하는 저력을 보였다. 30~50대 주부 시청자의 관심을 끌어들이며 24일 4회에는 시청률이 12.1%로 더욱 상승했다.이 드라마의 이런 저력의 바탕에는 주인공 천지애 역을 맡은 김남주(38)의 열연이 자리 잡고 있다.그는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안면근육을 모두 이용해서
<김남주, 코믹연기로 '제2전성기'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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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국내 극장가에서 그동안 아카데미 수상작들의 흥행 성적은 그리 신통치 않았지만 올해 수상작들은 인기를 끌고 있다.8관왕의 영예를 안은 '슬럼독 밀리어네어'와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는 일단 와이드 릴리스됐다는 점에서 국내 영화계의 놀라움을 샀다.'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크래쉬' 등 예전 수상작들에 비해 대중적으로 친화력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지만 그래도 200∼250개관을 차지할 만큼의 상업영화는 아닌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관객 반응 역시 호의적이다.'슬럼독 밀리어네어'는 개봉 첫 주말에 21만9천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모으며 2위로 출발했다가 개봉 2주째 17만9천명을 모으면서 1위로 올라섰다. 누적 관객수는 55만3천명으로, 수입가와 배급 비용을 고려한 손익분기점 40만명을 일찌감치 넘어섰다.둘째 주말에 첫 주말보다 4만명이 줄기는 했지만 다른 영화들보다 관객수 감소율(드롭률)이 적은 편이고, 개봉관은
<국내 극장가, 올해는 '오스카효과'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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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여러 영화제에서 연속 수상 중인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가 20∼28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7회 피렌체 한국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30일 배급사인 영화사 진진에 따르면 '똥파리'는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도빌아시아영화제, 프리부르 국제영화제, 라스팔마스 국제영화제에 이어 피렌체에서도 상을 받았다.
'똥파리'는 내키는 대로 살아가던 남자 상훈(양익준)이 여고생 연희(김꽃비)와 주위 사람들을 통해 아픔을 치유해 가는 이야기로 다음 달 16일 개봉한다.
한편 올해 피렌체 한국영화제에서는 '밀양', '경축! 우리 사랑', '비몽' 등이 소개됐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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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파리' 피렌체 한국영화제서 관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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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이태문 통신원 = 최신작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감독 원태연)를 내놓은 한류스타 권상우가 일본 팬들과 재회했다.
지난해 9월 배우 손태영과 결혼한 뒤 10월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팬미팅을 열었던 권상우는 29일 오사카의 오사카성 홀에서 당초 예정됐던 8천명을 훨씬 웃도는 9천여명의 팬을 만났다.
이날 권상우는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와 다음달 방송될 새 드라마 '신데렐라맨'에 대해 소개했다. 권상우는 성원에 감동받은 듯 눈물을 보이면서 더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MBC 드라마 '신데렐라맨' 촬영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권상우는 팬미팅 전날에도 촬영을 겨우 마치고 일본을 방문했으며, 30일 귀국 후 서울 동대문 지역에서 진행되는 촬영에 합류했다.
gounworl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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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권상우에 日팬 9천여명 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