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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혁명 시기에 나는 16살이었다. 아버지가 군관출신이어서 정부에서 달가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이었다. <산사나무 아래>의 남자 주인공인 징치우가 자괴적이고 우울한 느낌이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아마 그 때의 내 경험이 투영된 듯하다. 여러모로 중국 인민들에게는 고난의 시기였다.
1976년, 혁명이 끝나고 대입제도가 부활하자 공부에 욕심이 생겼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나이가 많아 더 이상은 기회가 없을 거라는 절박함이 있었다. 사진을 잘 찍으니 영화학교를 가보라는 친구의 권유에 베이징의 영화아카데미에 등록하려 했다. 그 때 27살이었는데 나이제한에 걸려 시험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문화부장관에게 직접 찍은 사진들과 함께 편지를 보냈더니 입학허가가 떨어졌다. 당시에는 대학교에 가려면 한국의 연좌제 같은 정치적 검증을 받아야 했지만, 너무 높은 사람의 허락이 있었기에 연좌제도 피해 가고 시험도 치지 않고 무사히 입학할 수 있었다.
영화는 내 사랑이다, 질긴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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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에게 ‘영화제’는 익숙한 시공간이다. 과학자들에게도 ‘학회’라는 게 있어서, 자신의 최신연구 결과를 많은 사람들 앞에 처음 선보이기도 하고, 걸출한 대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조연설을 하기도 하며, 대학원생들과의 ‘만남의 자리’를 갖기도 한다. 경쟁부문이란 것도 있어서, 우수한 발표나 포스터(자신의 연구를 포스터에 담아 전시하는 연구발표방식)에 시상을 하기도 한다. 학회가 과학자들이 우주 끝 간데 없는 ‘과학적 상상력’을 소통하는 자리이듯, 영화제는 그저 영화인들의 ‘예술적 상상력’을 주고받는 자리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내게 더욱 익숙한 시공간이다. 영화제가 세상에 선을 보인 첫 해, 나는 달뜬 얼굴로 3일간 그곳에 머물렀다. 거리에는 영화팬들이 넘쳐나고, 선술집에선 영화배우와 감독들이 벌건 얼굴로 술을 마시고, 좁은 극장 거리를 돌며 영화를 배회했던 시간이었다. 특히나 영화제 마지막날엔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상영된 폐막작인 일본 애니메이션(오오토모 가츠히로의 <로스트 메
그 취하듯 아련한 시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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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계절> Cruel Season
박배일 / 한국 / 2010년 / 60분 / 와이드 앵글
<잔인한 계절>은 비정규직 보호법에 의해 오히려 임금삭감과 불안정한 노동환경에 처한 쓰레기 문전수거 환경미화원들의 고된 삶과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의 과정에 대한 영화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노동자들은 3D업종이라고 말하는 환경미화원보다도 훨씬 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제대로 씻지도 못해 피부병에 걸리고, 냄새나는 작업복을 갈아입을 공간조차 없는 그들은 자신과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비정규직 보호법에 의해 오히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2년간 근무하면 반드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비정규직보호법을 피하기 위해 공공기관이나 기업체들은 2년이 되는 비정규직은 해임하거나 민간위탁업체를 통해 간접계약을 하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쥐꼬리만한 임금에서 다시 위탁수수료를 빼앗기는 것과 같은 상황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불합리한 구
환경미화원들의 고된 삶 <잔인한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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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파기타> Sampaguita, National Flower
프란시스 판시온/ 필리핀/2010년/ 78분/ 뉴 커런츠
해질 무렵, 허름한 집 한 구석 라디오에서는 아이들이 나라의 미래라며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방송이 흘러나온다. 이윽고 해가 완전히 떨어지면 아이들은 호롱불 하나씩 손에 들고 삼파기타 꽃밭으로 모여든다. 안개 같은 하얀 삼파기타 꽃밭의 파도 사이로 수많은 호롱불이 넘실거린다. 그렇게 아이들은 밤새 꽃을 따야만 한다. 이 고요하고 아름다운 오프닝이 앞으로 이 영화가 어떻게 흘러갈지를 나지막이 속삭여준다.
방치되는 필리핀 거리 아이들에 관한 다큐드라마인 <삼파기타>는 서정적인 화면으로 출발하여 냉혹한 현실의 길거리로 관객을 이끈다. 기본적으로 거리에서 삼파기타 꽃을 팔며 생계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10명의 아이들을 핸드헬드로 따라다니는 방식을 취한 카메라는 그 과정에서 아이들을 둘러싼 필리핀 사회의 병적 치부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빈곤의
방치되는 필리핀 거리 아이들 <삼파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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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Bleak Night
윤성현/ 한국 / 2010년 / 116분/ 뉴 커런츠
막다른 골목에 선 인간은 똑같은 질문을 되풀이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가. <파수꾼>은 유리처럼 섬세한 성장의 시기, 상처가 두려워 상처를 주는 법부터 먼저 배운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다. 기태와 영호, 영준 세 남자 고등학생을 중심으로 그들의 우정과 파국을 실감나게 재현한 이 영화는 걷잡을 수 없이 엉켜버린 비극의 실타래를 치밀한 시선으로 풀어간다. 영화는 자살한 고등학생 기태의 아버지가 아들이 죽은 까닭을 추적하는 장면으로 문을 열지만, 카메라는 왜 죽었는가가 아니라 뒤틀린 폭력에 부셔져 가는 관계에 시선을 주목한다.
중학교 시절부터 단짝인 기태와 동윤은 고등학교에 들어와 희준을 알게 되고 이후 세 사람은 삼총사처럼 어울려 다닌다. 학교 짱인 기태는 같은 반인 희준에게 여러 가지로 신경을 쓰며 각별한 사이가 되려고 하지만, 사소한 오해와 질투가 반복되며 점점 멀어진다
상처를 주는 법부터 먼저 배운 아이들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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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멸> Disenchantments
안드레아스 피퍼/ 독일/ 2010년/ 100분/ 플래시 포워드
독일영화 특유의 사색적 분위기가 살아있는 작품으로 네 명의 중심인물을 따라 네 가지 에피소드가 진행된다. 탄생과 죽음, 사랑과 화해 같은 관념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지나치게 무겁거나 난해하지 않다. 발칸반도에서 온 알렉스는 보스니아 내전 관련 모임에서 만난 마리아와 사랑에 빠지지만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들의 만남이 생각보다 쉬운 것은 아니다. 독일어 교사 안나는 개인 레슨을 하게 된 미국인 변호사와 잠시 일탈에 빠졌다가 뜻밖의 임신을 하게 된다. 전혀 기대하지 않은 삶의 선물을 모두가 곧바로 반길 수는 없는 법이어서 안나는 잠시 고민에 빠지지만 타협점을 찾아낸다. 식물에너지를 연구하는 과학자 사라는 살인사건이 벌어졌다는 의심이 깊어지자 직접 실체 확인에 나서는데 생명을 살리겠다는 그녀의 의지는 점차 집착의 행태로 바뀐다. 마지막은 사고 때문에 미국에 갈 기회를 놓
독일영화 특유의 사색적 분위기가 살아있는 작품 <환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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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 Eternity
시바로지 콩사쿤/ 태국/ 2010년/ 105분/ 뉴 커런츠
한 남자의 인생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특이하게도 유령의 관점으로 시작한다. 시골길을 좌, 우로 번갈아 지나가는 남자의 동선을 롱테이크로 보여주는 오프닝은 관객으로 하여금 천천히 그를 관찰하게 만든다. 남자가 빠져나간 텅 빈 공간을 참을성 있게 응시하는 카메라처럼 관객은 그의 다음 행동을 주시하게 된다. 한 그루의 나무 앞에서 울던 남자는 폐허가 된 옛 집으로 들어가 물건들을 하나씩 살핀다. 그 다음 남자는 나룻배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고 청둥오리 떼가 강위로 날아간다. 이 남자가 이미 죽은 사람임을 미처 알지 못하고 여기까지 보았다 해도 형언할 수 없이 쓸쓸하고 비통한 정서는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다음부터 영화는 이 남자가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길게 보여준다. 결혼식을 위해 연인 코이와 고향집에 머물렀던 며칠이 위의 일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절이다. 위에게 이 시간은 영원이다
한 남자의 인생을 보여주는 영화 <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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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을린> Incendies
드니 빌뇌브/ 캐나다/ 2010/ 130분/ 월드 시네마
아마도 올해 부산영화제 상영작 중 가장 강력하고 소름끼치는 반전을 품고 있는 작품. (아마도 레바논으로 추정되는) 중동 출신 엄마가 어느 날 갑자기 말을 잃어버리고 죽어간다. 아직 살아 있는 엄마의 유언에 따라 쌍둥이 남매는 캐나다 퀘벡을 떠나 한번도 가본 적 없는 중동으로 건너간다. 그리고 생사도 모르는 아버지와,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형/ 오빠를 찾아야만 한다. 여정의 끝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도무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출생의 비밀이다.
올해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그을린>은 캐나다영화의 새로운 저력을 보여주는 영화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퀘벡 남매의 여정과 엄마의 과거를 교차편집으로 관객에게 보여주며 천천히 남매의 출생에 얽힌 비밀을 파헤친다. 그리고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것은 피비린내나는 내전으로 인해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 처
캐나다영화의 새로운 저력을 보여주는 영화 <그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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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볼리아 가네 사람들> Malavoglia
파스콸레 시메카/이탈리아/2010년/94분/월드 시네마
말라볼리아가의 성원들은 문제가 많다. 안토니오는 가업인 어업보다 작곡에 빠져 늘 음악만 듣고 산다. 누나는 모로코 불법이민자와 사랑에 빠지고, 여동생은 돈 많은 낯선 남자와 사귄다. 그러던 중 바다에 나갔던 아버지가 실종되고 어머니는 정신이상 증세를 보인다. 할아버지는 부서진 배를 고쳐 그와 남동생을 데리고 바다로 나간다.
<말라볼리아 가네 사람들>은 한 어부 가족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시칠리아의 일상과 이민자 문제를 조명하는 작품이다. 시칠리아 태생인 파스콸레 시메카 감독의 작품으로, 시칠리아 섬을 기반으로 작품을 집필, 이탈리아 진실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조반니 베르그의 동명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시칠리아 섬의 아름다우면서도 건조한 풍경과 어우러진 음악은 영화의 비장미를 더해준다. 특히 안토니오의 음악과 할아버지가 읊는 옛 속담들이 어우러지면서 잊을
시칠리아의 일상과 이민자 문제 조명 <말라볼리아 가네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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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전기> I Wish I Knew
지아 장커/중국/2010년/138분/와이드앵글
변화와 현대화. 지아장커의 지속적인 테마가 이번엔 상하이를 향했다. <상해전기>는 상하이의 역사를 현재적 관점에서 다시 읽는 시적 다큐멘터리다. 중국에서 최초로 산업화된 도시, 중국 문화의 요람이 된 상하이의 결은 다양하다. 상하이에 살고 있는 혹은 상하이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홍콩과 대만의 정치가, 배우, 갱스터, 노동자 18명의 증언을 모자이크를 통해 중국의 역사를 재조명한다. 중국의 거대한 스튜디오의 흔적을 찾아나가는 동안 상하이의 과거는 증언으로, 또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푸티지로 삽입된다. 다큐멘터리와 픽션을 결합한 <24시티>의 실험은 이번에도 계속된다. 중국 청두 노동자들의 삶을 통해 중국의 근대화를 그렸던 <24시티>의 형식,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한 화면도 그대로다. ‘24시티’에 집중된 전작의 단단함을 벗어나, 이번 작품의 범위는 좀
상하이의 역사를 현재적 관점에서 다시 읽는 시적 다큐멘터리 <상해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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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코미디언> The Little Comedian
위타야 통유용, 메즈 다라톤/타이/2010년/130분/아시아영화의 창
남을 웃기지 못하면 나도 웃을 수 없다? 날 때부터 누군가를 웃겨야만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태어난 코미디언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을 그린 영화다. 12살 소년 톡은 누구보다도 남을 웃기는 일이 괴롭다고 여기는 중이다. 타이에서 3대째 전해 내려오는 유명 코미디극단 집안의 대를 이을 장남으로 태어난 그의 결정적 단점은 사람들을 웃기지 못한다는 것.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친구 따라 찾아간 피부과에서 만난 미모의 여의사는 톡의 황당한 말장난 개그에 뜻밖의 웃음을 보인다. 이제 톡은 가족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그리고 처음으로 자신의 개그 코드를 이해해준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비장의 개그를 연마하기 시작한다. 자칫 한없이 유치할 것 같은 소재와 이야기임에도 <꼬마 코미디언>이 잘 짜인 가족드라마이자 유쾌한 성장영화로서 손색없는 모습을 갖
코미디언의 어쩔 수 없는 숙명 <꼬마 코미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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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 채플린> Dancing Chaplin
수오 마사유키/일본/2010년/131분/아시아영화의 창
거장끼리 통했다. <쉘 위 댄스>(1996),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2006)의 수오 마사유키 감독이 현대 발레의 전설적인 안무가 롤랑 프티의 <댄싱 채플린> 도쿄 공연을 카메라에 담았다. 발레 <댄싱 채플린>은 찰리 채플린의 명연기를 현대 발레로 재해석한 것으로, 오랫동안 할리우드영화에 많은 영감을 주고받은 롤랑 프티의 대표작 중 하나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아내이자 발레리나인 다미요 구사카리(<쉘 위 댄스>의 여주인공이기도 하다)가 <댄싱 채플린>의 주연 무용수에 캐스팅되면서 수오 감독은 “제작 과정을 기록하고 싶다”는 뜻을 프티에게 전했고, 프티 역시 “나의 상상력을 시각화해줬으면 좋겠다”고 화답하면서 둘의 만남이 성사됐다.
다큐멘터리 <댄싱 채플린>은 ‘공연 준비 과정’과 ‘
현대 발레로 재해석한 찰리 채플린의 명연기 <댄싱 채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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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스타일에 사로잡힌 남자. 평론가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활동 중인 이브 몽마외르 감독의 신작, <조니 토 총을 잡다>는 조니 토 감독의 영화세계에 바치는 연애편지다. 보통의 편지가 펜으로 쓰여지는데 반해 이브 감독은 카메라를 들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글로 영화를 말하는 평론에 대한 형식적 한계를 느껴” 좌절감에 빠지기도 했던 그는, 자신이 본 영화에 대해 “글이 아니라 이미지로 말하고 싶었다”고. “‘카메라는 나의 펜이다.’ 라는 말이 내 DNA 안에 담겨 있다.”
그는 난생 처음 홍콩을 찾았던 때를 또렷이 기억한다. 사람들이 정말로 조니 토 영화에서처럼 거니는 모습을 보면서, “저런 풍경을 영화에 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다면 혹시 극영화를 만들 생각은 안 했을까? 그는 “다큐멘터리도 엄연한 영화”이며, “극영화는 경제적 상황과 밀접했기에 자연스레 다큐멘터리를 선호”하게 되었단다. 주어진 상황과 찾아오는 기회에 맞춰 물 흐르듯 결과물을 만들고 싶었기
홍콩영화를 사랑한 다큐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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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커런츠 심사위원장을 맡은 와다 에미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란>(1985)으로 아시아인 최초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했던 의상감독이다. 3년이나 걸렸던 프리프로덕션 기간 동안 영화는 몇 번이고 좌초 위기에 몰렸다. 자비를 들여 의상제작을 하기까지 했던 그 영화는 그녀의 한계를 실험한 작품이자 이후 이어진 화려한 커리어의 출발점이 되었다. 와다 에미는 이후 피터 그리너웨이의 <필로우북>(1996), 오시마 나기사의 <고하토>(1999), 장이모의 <영웅>(2002)과 <연인>(2004), 최근 개봉한 오우삼의 <검우강호>에 이르기까지 20편의 영화에서 의상감독을 맡았다. 20편중 일본 영화는 8편으로,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외국인 감독들과의 협업이 커리어의 절반을 넘긴다. 그 중에는 프랑코 제피렐리가 연출한 오페라 <나비부인>(2004)도 포함되어 있다. 영화감독이 주로 맡아왔던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의 자리가
“발전 가능성이 첫 번째 심사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