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공항으로 향하는 차안. 그녀(임수정)는 남자가 생겼다며 5년간 살아온 남편(현빈)에게 헤어지자고 통보한다.그로부터 며칠 후. 남편은 별다른 말없이 여자를 위해 짐을 싼다. 그녀가 아끼던 커피잔부터 책까지, 남자는 둘의 추억이 깃든 물건들을 하나하나 정성껏 포장한다.여자는 "왜 나한테 화내지 않느냐"며 화를 내지만 남편은 "미안해" "괜찮아?"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다.'여자 정혜'(2005), '멋진 하루'(2008) 등을 연출한 이윤기 감독의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헤어지기로 결심한 남녀의 일상을 담담한 시선으로 그린 영화다.영화는 천천히, 그러나 세밀하게 인물들의 감정선을 살핀다. 카메라는 지루할 정도로 둘이 함께 숨쉰 공간의 기억과, 함께 경험했던 추억들을 매우 건조한 방식으로 끄집어낸다. 감성적인 음악이 깔리지도 나지막한 대사가 흐르지도 않는다. 오직 빗소리와 인물들의 눈빛, 텅빈
<새영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영화진흥위원회 임원추천위원회가 지명혁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 등 5명을 차기 영진위원장 후보로 문화부에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영화계에 따르면 영진위 임원추천위원회는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최근 지명혁 영등위원장을 비롯해 이강복 전 CJ엔터터엔먼트 대표, 김의석 영진위원장 직무대리, 김진해 경성대 교수, 황기성 전 서울영상위원회 위원장을 문화부에 추천했다.
임원추천위원회는 영화산업 전반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전문성을 고려, 이들 5명을 영진위원장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부는 추천자들을 대상으로 면밀한 검증작업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 초 새 영진위원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차기위원장의 임기는 임명일로부터 3년이다.
buff27@yna.co.kr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영진위원장 후보 5명 압축..이르면 내달초 임명
-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수목드라마 경쟁에서 SBS의 '싸인'과 MBC의 '마이 프린세스'가 상반된 결과를 얻고 있다.
치밀한 줄거리로 호평을 받은 '싸인'이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상종가를 치고 있는 반면, '마이 프린세스'는 김태희의 연기 변신에도 불구하고 엉성한 전개로 시청률이 하락하고 있다.
이들 드라마는 처음에는 박신양 vs. 송승헌, 김아중 vs. 김태희 등 톱스타인 주연배우들의 대결로 주목을 받았으나 극의 후반으로 갈수록 드라마의 만듦새에서 승부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두 드라마 모두 배우들의 연기는 고른 호평을 얻었지만 '싸인'은 웰메이드 의학 수사극이라는 환호를, '마이 프린세스'는 엉성한 로맨스물이라는 비난을 각각 받고 있다.
◇박빙 시청률서 '싸인' 승기 잡아 = 지난달 5일 나란히 첫선을 보인 '싸인'과 '마이 프린세스'는 첫회 시청률에서 각각 16.1%와 15.9%(AGB닐슨 미디어 리서치)를 얻으며 호각지세로 출발했다.
<상종가 '싸인' vs 힘 빠지는 '마프'>
-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형이 엄청난 스타이지만 꼭 부럽지는 않아요. 스타가 되기보다는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는 게 제 꿈이거든요."
12일 첫 방송한 MBC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을 통해 연기에 첫발을 내 딛은 신인 배우 박유환(20)에게는 꼬리표가 하나 달려 있다.
바로 JYJ 박유천의 친동생이라는 수식어다. 5살 터울의 형과 단둘인 형제인 그는 갓 데뷔한 신인이지만 방송이 나가기 전부터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박유환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어떤 배역이든 소화해내는 연기파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형의 동생이기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고 형이 선배로서 연기에 대해 조언도 많이 해준다. 형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보다는 든든하다"며 "형은 내가 넘어서기 어려운 스타지만 연기자로서는 꼭 형을 뛰어넘고 싶다"고 말했다.
박유환은 형과 마
<박유환 "연기자론 형 넘어서야죠">
-
-
[정훈이만화] <걸리버 여행기> 남기남씨의 소한민국 생활
[정훈이만화] <걸리버 여행기> 남기남씨의 소한민국 생활
-
몽골의 칸의 아들로 태어난 테무진(아사노 다다노부)은 어린 시절 신부 보르테(쿨란 추루운)와 정혼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가 독살당하는 것을 지켜본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테무진은 쫓겨다니다가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자무카(쑨홍레이)와 의형제를 맺는다. 성장을 한 테무진은 정혼녀인 보르테를 찾아가고 보르테는 그와의 결혼을 받아들인다. 그 뒤 보르테는 적에게 납치되고 테무진은 자무카의 도움을 받아 그녀를 구출한다. 가정을 이루고 성장한 테무진은 의형제인 자무카와 일인자 자리를 놓고 일전을 벌이지만 패한다.
보드로프 감독의 <몽골>은 한 시대를 풍미한 승리자의 영웅담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영화에서 테무진은 늘 쫓겨다니거나 감옥에 갇혀 있거나 화살을 맞고 쓰러진다. 그를 영웅으로 이끄는 사람은 오히려 아내인 보르테와 친구인 자무카다. 보르테는 테무진이 자신을 고르기 전에 먼저 테무진을 알아보고 다가가며 고비마다 그를 구출한다. 자무카는 테무진의 성장 가능성을 누구보다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향수로 가득한 <몽골>
-
‘전세계 스포일러 비상!’, ‘결말 유출 금지’. <언노운>의 홍보 문구는 몹시 자극적이다. 이런 ‘떡밥’을 한두번 겪은 건 아니지만 결말의 보안 유지를 위해 전세계 동시 개봉을 결정했다거나 <언노운>의 감독이 꽤 신선한 반전을 선사했던 <오펀: 천사의 비밀>의 하우메 콜렛 세라라는 ‘팩트’를 떠올리면 이 영화의 홍보 문구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그러나 염두에 둬야 할 것이 있다. 반전, 결말 떡밥은 어디까지나 영화의 알맹이가 실할 때 유효하다는 것.
궁지에 몰린 남자가 주인공이다. 베를린으로 출장 온 마틴 해리스(리암 니슨) 박사는 우연히 교통사고를 당한 뒤 의식을 잃는다. 3일 만에 깨어난 그는 부리나케 아내(재뉴어리 존스)가 있을 호텔로 달려가지만, 아내는 마틴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녀의 곁에는 자신의 행세를 하는 다른 남자가 있다. 마틴은 교통사고 뒤 자신을 구해준 택시 기사(다이앤 크루거)와 옛 동독 스파이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존재를
여백과 의혹의 미덕은 어디로 갔는가? <언노운>
-
북극, 아마존을 거쳐 아프리카로 가기 전 툰드라부터 들러야겠다. KBS의 <차마고도> <누들로드>에서 시작된 이른바 ‘명품다큐’의 열풍은 MBC에서 방영된 TV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이 극장판으로 개봉되면서 하나의 장르처럼 유행이 되었다. 이 흐름에 SBS가 동참한 것이 <최후의 툰드라>다. 1부 <땅의 노래>는 AGB닐슨 수도권 기준 12.3%로 같은 시간대에서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극장판은 TV시리즈의 1부에 초점을 맞추었다. 러시아 당국의 허가를 얻기 쉽지 않아 그동안 공개되지 못했던 시베리아 북서쪽 야말반도에서 7천여 마리의 순록을 키우는 네네츠 유목민의 삶을 집중조명한다. <최후의 툰드라-극장판>이 담아낸 네네츠족의 유목생활은 오로지 순록에 의지한다. 순록의 가죽, 피, 고기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다. 러시아 툰드라 중에서도 가장 자연과 가까이 사는 네네츠족 이외에 3부
북극, 아마존을 거쳐 아프리카로 가기 전 <최후의 툰드라-극장판>
-
IMDb의 유저평과 팬사이트에는 ‘걸작’(Masterpiece)이라는 평이 넘실대고, 로튼토마토에는 토마토 썩는 냄새가 진동을 하는 영화들이 종종 있다. 특히 주연이 지금 소녀팬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남자배우일 때 이런 경우가 종종 생긴다. <리멤버 미>가 대표적인 사례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로버트 패틴슨을 위해 만들어진 이 로맨스영화에 패틴슨 자신이 제작자로 참여했다는 것도 먼저 언급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다.
<리멤버 미>의 패틴슨은 청춘영화의 스테레오타입을 연기한다. 그는 자식들에게 무관심한 부자 사업가 아버지(피어스 브로스넌)에 대한 반항심과 형의 자살로 인한 트라우마에 비틀거리는 문학청년 타일러다. 아버지를 혐오하면서도 아버지 돈으로 맨해튼의 커다란 아파트에 사는 그는 형사 닐(크리스 쿠퍼)에게 손찌검을 하고, 아버지의 재력으로 금세 풀려난다. 복수심 반 장난 반으로 닐의 딸 앨리(에밀리 드 라빈)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그는 의도치 않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지만… <리멤버 미>
-
세상에서 가장 무뚝뚝한 액션 히어로 제이슨 스타뎀. <메카닉>은 오로지 스타뎀을 위한 영화다. 사고로 죽음을 위장하는 업계 최고의 킬러 아서 비숍(제이슨 스타뎀)은 세 마디 이상 말하는 법이 없다. 표정은 단 한 가지. 아서의 스승이자 친구인 해리(도널드 서덜런드)의 말처럼 그는 ‘갓 뎀 머신’일 뿐이다. 아서는 조직의 보스 딘(토니 골드윈)에게 속아 친구 해리를 살해하고, 죄책감에 자신을 킬러로 만들어달라는 해리의 망나니 아들 스티브(벤 포스터)의 요청을 받아들인다. 딘이 해리를 모함하고 자신을 이용해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서는 스티브와 함께 분노의 복수를 준비한다.
찰스 브론슨, 잔 마이클 빈센트(<에어울프>) 주연의 1972년작을 리메이크한 <메카닉>은 스타뎀의 매력에 철저히 기대는 영화다. 파트너 스티브 역시 반전 아닌 반전을 위한 조연으로 희생된다. <메카닉>에는 스타뎀이 원규 무술감독에게 배우고 <트랜스포터>
오로지 스타뎀을 위한 영화, <메카닉>
-
1991년 3월26일, 도롱뇽을 잡으러 집을 나선 초등학생 다섯명이 실종된다. 특종을 잡고 싶은 다큐멘터리 PD 강지승(박용우), 자신의 이론을 굳게 믿는 교수 황우혁(류승룡), 조심스럽게 범인의 실체에 다가가는 형사 박경식(성동일)이 사건을 추적하는 가운데 아이를 잃은 부모가 범인으로 지목된다.
<아이들…>은 1991년 대구 달서구에서 일어난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영구미제로 남은 이 사건을, 잡히지 않은 범인을 어떻게 형상화할 수 있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고발 프로그램과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까? 실화 혹은 실존인물에 유독 관심을 보이는 할리우드와 달리 한국에서는 실화의 영화화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런 입장이다. 많은 이들에게 아직도 상처로 남아 있는 범죄 사건들, 이를테면 범인의 치밀한 지능,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검경 시스템의 문제점, 한국의 1991년이라는 문제적 시기의 콘텍스트 등이 현재와 그리 다르지 않
묵직한 질문과 원죄의식을 드리우는 <아이들…>
-
툰드라는 북위 60도 이상의 지역을 말한다. 지구 면적의 10%를 차지하는 광활한 땅이지만 겨울이면 기온이 영하 70도까지 내려간다. 이런 극지에서 1년간 살다온 사람이 있다. <최후의 툰드라>를 만든 SBS의 장경수 PD다. 장경수 PD는 러시아 시베리아 북서쪽에 위치한 야말반도의 촬영을 담당했다. ‘야말’은 그곳에서 순록을 유목하며 살아가는 네네츠 원주민 말로 ‘세상의 끝’이라는 뜻이다. 세상의 끝에서 돌아온 남자의 <최후의 툰드라> 제작기를 전한다.
-해마다 툰드라에 주목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러시아 툰드라 영구동토 아래의 천연가스 매장량이 세계 1위다. 지구 온난화로 땅이 녹으면서 메탄가스가 올라오니까 기후 변화 학자들의 관심사가 되었고, 2007년부터 논문이 나오기 시작했다. 원래는 환경문제로 접근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막상 가서 보니 환경문제가 눈에 잘 보이지가 않더라. 학자들이 수년씩 연구해야 하는 문제였다. 그래서 툰드라 사람들의 모습에
[장경수] 물티슈와 핫팩, 영하 40도에선 소용 없데
-
“제가 오늘로 한국독립영화협회(이하 한독협)를 떠납니다.” 1월25일 한독협 원승환 배급지원센터 소장이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독립영화 일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1997년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사무국장을 시작으로 2000년 인디포럼 작가회의 프로그래머, 2002년 한독협 사무국장을 거쳐 현재 한독협 배급지원센터 소장까지, 지난 10년 동안 독립영화계에서 활동한 그였다. 누구보다도 한국 독립영화를 사랑한 그가 왜 갑자기 독립영화계를 떠나려고 하는 것일까.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전에 지난 10년간의 소회를 먼저 물었다. “처음에는 인터뷰를 안 하려고 했다. 그만두는 마당에 혼자 잘난 척하는 것도 아니고. 창피하다. 한독협 안에서 동료들과 함께 독립영화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독립영화계) 밖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독립영화를 지지하겠다.”
-갑작스러운 결정이다.
=해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독립영화)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
[원승환] 독립영화를 사랑한 남자의 작별 인사
-
1975년, 송재호는 베트남 참전용사 때밀이 창수였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이후 <창수의 전성시대> 등 아류작을 낳았던 <영자의 전성시대>의 송재호는 젊은 청년이었다. 30대 초·중반의 독자들이라면 1987년부터 1990년까지 방영된 최수종, 최재성, 최수지, 이미연 등이 나오는 청춘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를 기억할 것이다. 송재호는 이 드라마에서 안정훈, 이상아, 김민희의 아버지를 연기했다. 20년 전부터 안방극장의 송재호는 아버지였다. 꽤 젊은 검은 머리의 아버지였다. 강풀 원작의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장군봉 역할을 맡은 송재호는 부산 사투리를 쓰는 백발의 할아버지가 되었다. 주차장 관리인으로 가난하게 살아가는 장군봉은 치매에 걸린 아내(김수미)를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다. 송재호는 1·4후퇴 때 부산으로 피난을 가서 그곳에서 자랐다. 1959년 부산KBS 성우로 데뷔한 뒤 68년 KBS 특채 탤런트가 되면
[now & then] 송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