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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탐욕에 관한 보고서를 쓰겠다며 야심차게 출발했던 SBS 월화극 '마이더스'(극본 최완규, 연출 강신효)가 애초의 기획의도를 절반 정도만 살린 채 용두사미로 막을 내렸다.4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마이더스'는 전날 마지막회에서 전국 시청률 16%, 수도권 시청률 17.3%를 기록했다.이는 경쟁작인 MBC '짝패'에 근소하게 뒤진 것으로, 방송 내내 '짝패'와 도토리 키재기 식 경쟁을 펼치다 결국 스토리에 힘이 빠지면서 마지막회에서 '짝패'를 이기지 못했다.이날 '짝패'의 시청률은 전국 16.1%, 수도권 18.3%로 집계됐다.같은 시간 방송된 KBS '동안미녀'의 시청률은 6.3%였다.시청률을 떠나 '마이더스'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허준' '주몽' '올인'의 최완규 작가 작품이자 경제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초반 시청률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으면서 스토리의 방향이 급선회됐고 이 과정에서 곳곳에 누수 현상이
<탐욕에 관한 아쉬운 보고서..'마이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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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훈의 연기수업’이라는 게 있다면 이런 풍경일까. 4월21일 CGV상암에서 주성철 기자의 진행으로 열린 <씨네21> 토크쇼의 첫 번째 주인공은 배우 박중훈이었다. “무대 앞에서 저와 박중훈씨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기보다 많은 관객이 자리를 채워준 만큼 바로 관객과의 대화시간을 가질 거”라는 주성철 기자의 말이나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한국영화 전반에 관한 이야기, 정곡을 찌르는 질문 등 모두 환영한다”는 박중훈의 말처럼 토크쇼는 ‘중구난방 박중훈쇼’로 빠질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연기에 관한 진지한 질문들이 다수 쏟아졌다. 그러니까 이번 토크쇼는 ‘연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박중훈의 대답인 셈이다.
질문을 받기 전 박중훈은 관객과 함께 자신의 출연작 <해운대>(2009)의 메이킹 필름을 봤는데, 그가 연기한 김휘 박사가 쓰나미의 위협으로부터 딸을 지키기 위해 딸이 있는 호텔로 들어가는 장면에 대한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한 수
배우가 갖춰야 할 자질? 매력적인 인간 되기가 우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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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면에서 지면으로 배우나 감독을 만나는 것이 성이 안 찰 때가 있다. 배우나 감독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싶고, 그들의 몸짓을 두눈으로 지켜보고 싶고, 내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싶고, 내 질문에 그들이 직접 대답을 해주는 순간을 누구나 꿈꿀 것이다. <씨네21>이 창간16주년을 맞아 CGV 무비꼴라쥬와 함께 토크쇼를 마련한 것도 그간 <씨네21>을 사랑해준 독자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다. 4월21일 배우 박중훈을 시작으로 4월25일에는 정성일 영화평론가·감독, 4월26일에는 김태용 감독, 4월27일에는 배우 유아인이 참여한 ‘<씨네21> 창간 16주년 토크쇼 <영화, 열정을 말하다>’가 CGV상암에서 열렸다. 다음 페이지부터 그 현장으로 안내한다. 참, 이번 토크쇼에 참석해주신 박중훈, 정성일, 김태용, 유아인 네분을 비롯해 현장으로 직접 찾아와주신 <씨네21>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우리의 열정이 느껴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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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목동 SBS에서 드라마 '내게 거짓말을 해봐' 제작 발표회가 열렸다.
윤은혜,"강지환과 벚꽃 키스신, 실제로 두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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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칸딘스키는 모스크바 대극장에서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을 보다가 결정적 체험을 한다. 새로운 관현악 속에서 “나는 정신 속에서 내가 가진 모든 색을 보았다. 바로 눈앞에서 광폭한 선들이 거의 광기에 가까운 드로잉을 이루었다.” 이렇게 음향에서 색채를 보는 능력을 ‘공감각’(synaesthesia)이라 부른다. 역시 공감각을 지녔던 파울 클레는 30년대에 화폭 위에 형과 색으로 푸가를 작곡(?)한 바 있다. 작곡가 스크랴빈은 <프로메테우스>의 총보 아래에 음향과 함께 투사되어야 할 빛들의 기호를 적어놓은 바 있다.
칸딘스키는 공감각에 기초하여 회화의 화성학을 만들려고 했다. “색은 영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단이다. 색은 피아노의 건반이요, 눈은 줄을 때리는 망치요, 영혼은 여러 개의 선율을 가진 피아노다.” 그의 저서에는 심지어 색채가 미각으로 전이되는 예들도 언급되어 있다. “드레스덴의 한 의사의 보고에 따르면, 어느 환자는 일정한 소스
[진중권의 아이콘] 잃어버린, 그러나 가장 중요한 원시적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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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린 감독이 있다. 이란의 아미르 나데리 감독이다.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고모 밑에서 자란 그는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지만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의 미래를 결정지었다. 청소년기에 영화계에 뛰어든 그는 1970년 데뷔작 <안녕 친구>를 시작으로 <하모니카>(1973), <달리는 아이들>(1985), <물, 바람, 먼지>(1989) 등 이란 영화사에 남는 걸작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필모그래피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다리우스 메흐르지, 모흐센 마흐말바프 등과 함께 그를 이란 뉴웨이브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의 엄격한 검열로 종종 작품 상영이 금지됐고, 이를 견디지 못한 아미르 나데리 감독은 뉴욕으로 건너가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작품활동 때문에 생계에 곤란을 겪을 아내에게 모든 재산을 넘겨주고 이혼을 하고 만다. 이후 뉴욕에서 <A, B, C 맨해튼>(199
[김지석의 시네마나우] 영화를 향한 간절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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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7일
극장에서는 바야흐로 여름영화 예고편이 볼륨을 높이고 있는데, 두터운 외투를 벗으면 여전히 벌거벗은 기분이다. 서울의 겨울은 해마다 길어지더니 급기야 나머지 세 계절이 어땠는지 가물가물해질 무렵에야 내키지 않는 발을 끌며 물러가는 지경이 됐다. 도무지 그리워할 틈을 주지 않는 그 집요함에 진저리를 친 요 며칠이었는데,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열리는 신촌으로 향하는 길에 곳곳에서 시야로 덤벼드는 꽃무더기에 겸연쩍어졌다. 둔해진 쪽은 계절이 아니라 나였는지도. 자연이 보내는 신호를 수신하는 감각이 퇴화하고 있나보다. 동화 <메리 포핀스>에서 지금도 기억하는 장면은 창턱에 날아드는 새들과 자유롭게 대화하던 요람 속 아기들이 어느 날 아침 자연의 언어를 잊자 작별인사조차 못하고 쓸쓸히 떠나가던 새들의 모습이다. 그처럼 돌멩이나 개미와 이야기하던 아기들은 자라서 인간의 아이들하고만 소통할 수 있게 된다. 친구들과 어울려 야구하던 소년들은 어른이 되면 벽을 상대로 공을 치게 되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가끔은 어떤 영화여도 상관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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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지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며칠 전 회사 앞 낙지 집에서였다. 숟가락으로 막 계란찜을 뜨던 중 건너편 벽에 걸린 TV 속 흰 가운을 입은 의사 앞에 마주앉은 여자가 우리의 ‘새와’(박정아)라는 것을 안 순간 나는 말했다. “임신입니다.” 그리고 정확히 5초 뒤, 의사가 새와에게 말했다. “축하드립니다. 임신 12주입니다.”
만약 몇주만 더 일찍 KBS <웃어라 동해야>에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면 새와와 남편 도진(이장우)의 부부싸움 및 화해 날짜를 기준삼아 개월 수까지 맞힐 수 있었을 거란 아쉬움이 사무쳤지만 실은 이 드라마에 흥미를 느낀 것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말로만 듣던 동해(지창욱)가 <너는 내 운명>의 ‘새벽씨’ 윤아나 <열아홉 순정>의 ‘량국화’ 구혜선 같은 여주인공이 아니라 조너선 리스 마이어스를 닮은 미남이라는 것과 도지원이 높낮이 없는 억양으로 그리도 부르짖던 “세화야…”가 “새와야…”였다는 사실 가운데
[최지은의 TVIEW] 낯선 드라마에서 아는 드라마 스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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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애쓴다. 여자는 돌아보지 않는다. 남자는 다시 시작하자고 말한다. 여자는 그럴 필요없다고 속삭인다. 브로콜리 너마저의 <앵콜요청금지>는 회고록이다. 이런 내가 잔인한가 물을 만큼 냉정하다. <혜화,동>도 그렇다. 달콤했던 순간은 결핍과 상처로 남고 아이는 영영 사라졌다. 서로 맞닿던 입김과 약속은 그대로인데 어째서인지 죄다 아득한 게 되고 말았다.
영화엔 두곡의 테마가 있다. <앵콜요청금지>와 쇼팽의 <연습곡 3번, 이별>. 전자는 혜화의 테마고 후자는 한수의 테마다. 한수가 청승맞은 쇼팽에 파묻혀 현실을 외면할 때, 혜화는 “끝나버린 노래를 다시 부를 순 없어요”를 들으며 담담히 현재를 응시한다. 하여 이건 어쩔 수 없이 혜화의 영화다. 안타까운 건 한수다. 무얼 해야 할지 모르는 채로 그러니까, 엉망진창인 채로 헤맨다. 혜화 등 뒤에서 간신히 미안하다고 말하는 이 녀석이 답답하고 짜증나고 또 불쌍해 죽겠다. 한수의 감정은 슬픔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앵콜 거절하는 여자, 이별 연습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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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톱은 델 피에로, 반 니스텔루이. 미드필드는 데이비드 베컴, 폴 스콜스, 펩 과르디올라, 리오넬 메시. 포백은 게리 네빌, 프랑코 바레시, 스탐, 애슐리 콜. 골키퍼는 피터 슈마이켈. 후보 선수는 라울, 베르캄프, 오베르마스, 로이 킨, 피케… 등 주전 못지않게 화려하다. 유니세프 자선행사를 위해 결성된 해외 축구 올스타팀이냐고? 그럴 리가. 플레이스테이션의 축구 게임 <위닝 일레븐>에서 플레이하고 있는 팀이다. 시즌 중에는 전술을 세우고 콘솔을 통해 선수가 되어 게임을 뛴다. 오프 시즌에는 선수영입을 하고 친선게임을 가진다. 그렇게 한 시즌을 소화하는데, 이를 ‘마스터리그’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게임상에서 55시즌을 치르고 있는데 단 한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게임당 평균 득점은… 자랑하자면 한도 끝도 없으니 여기서 그만하고. 뭐, 어쨌거나 <위닝 일레븐> 시리즈를 시작한 지 올해로 정확히 19년째다(소니와 코나미는 나한테 상줘야 한다. 이참에 ‘플레이
[타인의 취향] 내 엄지 다 바쳐 위닝 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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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후쿠나가의 <제인 에어>를 본 이유는 단 하나, 주인공 제인 에어가 아닌 버사 메이슨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누구인가? 제인 에어가 로체스터와의 결혼식 당일에서야 알게 되는 로체스터의 숨겨진 아내, 밤마다 저택을 유령처럼 돌아다니며 기괴한 웃음소리와 울음소리로 존재를 증명하던 광기에 사로잡힌 여인, 서사를 끌고 가는 설명되지 않는 어둠의 힘이자 끝내 설명되지 않고 사라지는 비극적인 운명의 담지자, 서사 안팎으로 거부당하는 존재. 제인이 로체스터의 저택에 가정교사로 오면서부터 줄곧 이야기의 기운과 흐름을 좌우하는 여자지만 그녀의 구체적인 실체는 비밀에 부쳐져 있다. 샬롯 브론테의 원작이나 이후 몇 차례 리메이크된 영화들에서 우리가 이 여인에 대해 알 수 있는 사실이라고는 짙은 머리색과 창백한 얼굴을 한 이 미친 여자가 15년 전, 로체스터와 결혼한 자메이카의 스페인 타운 출신이라는 점뿐이다. 이 결혼이 로체스터 자신의 결정이 아니었다는 점, 즉 그의 아버지가 몰락하
[전영객잔] ‘제인 에어’를 넘어서길 바랐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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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악마를 연구하는 것은 삶, 성(性), 죽음의 혼합 상태를 연구하는 것이다.”(장-디디에 뱅상)
2.
극중 등장하는 숲 이름이 에덴인 데서 노골적으로 드러나듯, 물론 라스 폰 트리에의 <안티크라이스트>의 내용은 구약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에덴 동산 이야기를 비틀어서 만들어졌다. 폰 트리에는 이 영화를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에 일어난 일회적 사건이 아니라 남성성과 여성성 사이에서 발생한 상징적 이야기로 읽히도록 두 주인공에게 이름도 부여하지 않았다.
성경의 에덴은 낙원이지만, 이 영화 속 에덴은 지옥이다(하지만 두 에덴 모두 인간이 타락하기 전에 악이 선존하고 있었다. 성경에선 뱀이, 영화에선 자연 자체가 악이다). 그리고 성경에서 유혹자는 여성이었지만 여기선 남성이다. <안티크라이스트>에서 여자는 에덴에 가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몇 개월 전에 그 지옥을 경험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자는 지속적으로 여자가 그곳에 가야 한다고 주장(유
[영화읽기] 비록 나 자신이 괴물이 되어간다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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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C Media의 <Small Town Girl>은 두대의 카메라로 영화를 찍어 서로 비교해볼 수 있도록 만든 단편영화입니다. 그중 한대는 DSLR 카메라 캐논 5D Mark II이고 또 한대는 아이폰4입니다.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캐논의 전문가용 카메라와 비교해서 아이폰의 화질과 색감은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좀더 세심히 비교해보면 아이폰의 영상은 5D Mark II 영상에 비해 움직임에 약하고 밝은 쪽과 어두운 쪽의 대비가 커서 조명 환경에 따라 그 디테일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폰의 카메라는 광각렌즈를 쓰다 보니 DSLR 카메라처럼 심도가 얇지 않으며 초점거리 이동 또한 부드럽지 않습니다. 이러한 점들은 일반적으로 모바일 기기 카메라의 약점으로 지적되기도 하지만 영화적 성격에 따라 그 완성도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모바일영화제 Mobifest Mobile Film Festival 2009년 수상작인 마야 반코비크와 나디아
[영상공작소] 스마트폰 카메라 약점 극복하기-조명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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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희라는 이름을 마주할 때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을 떠올리지 않을 길이 없다. 산발한 채 여름 땡볕 아래 낫을 치켜든 그녀의 모습은 2010년의 가장 강렬한 이미지 중 하나였다. 지난겨울 촬영한 민규동 감독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의 대척점에 서 있는 영화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이 분노의 폭발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를 뿜어내는 영화라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죽음이라는 슬픔을 침잠시키는 영화다. 그러나 이런 영화에서도 서영희가 맡은 신선애라는 인물은 김복남과 연결되는 것처럼 보인다. 신선애는 도박에 빠진 남편 김근덕(유준상)에게 얻어터지는 장면으로 영화에 처음 등장한다. 살림살이를 던지면서 격하게 싸우고 맞는 이 장면은 유준상과의 절묘한 호흡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서영희가 맞는 연기의 1인자라는 농담이 결코 허언이 아니다. “구타유발자라는 얘기도 있고 시작부터 과격
[서영희] 이토록 터프한 여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