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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시 구리바야시 개인전: INBETWEEN>
8월5일부터 10월16일까지 / 비욘드 뮤지엄 / 02-577-6688
미국인에게 9·11이 그렇듯, 일본인에게는 3·11 대지진이 변화의 중요한 분기점이 된 듯하다. 일본의 설치미술작가 다카시 구리바야시가 말한다. 내 작품 인생에는 “3·11 이전과 이후의 작품이 존재할 것”이라고. 3·11 이전, 그의 작품에서는 바다표범, 펭귄처럼 육지와 바다 양쪽을 오가는 생물들이 자주 등장했다. 3·11 이후에도 다카시의 경계에 대한 관심은 변함이 없지만, 하나가 변했다. 그는 이제 환경을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다면, 작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듯 보인다. <INBETWEEN전>은 다카시 구리바야시의 국내 최초 개인전으로, 작가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최근작들을 위주로 소개한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전시장 한층을 모두 점령한 <Wald aus Wald>라는 설치물이다. ‘숲속
[전시] <다카시 구리바야시 개인전: INBETW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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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커플> 7월30일까지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 02-368-1515
<옥탑방 고양이> 오픈런/ 대학로 SM틴틴홀, 신도림 프라임아트홀 / 02-764-8760, 02-2111-1146
<내 이름은 김삼순> 8월31일까지/ 대학로 상명아트홀 1관/ 02-764-8760
사랑, 참 어렵다. 예쁜 언니, 잘생긴 오빠에게도 이 명제는 술술 풀리는 일차방정식은 아닌가보다. 텔레비전을 켜면 늘 나오는 그 남자 그 여자들의 로맨스에 우리가 홀리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리라. 한때 우리를 울고 웃게 한 텔레비전 속 언니들이 돌아왔다. 나상실, 남정은, 김삼순. 그녀들이 이번엔 무대 위에 섰다.
질문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먼저 드라마 때 모습 그대로냐고?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다. 그렇다면 에피소드는? 여기엔 답이 갈린다. <환상의 커플>과 <내 이름은 김삼순>은 드라마 에피소드를 대부분 살렸다. 큰 변화는 <옥탑방 고양이
드라마, 연극으로 다시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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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동안 제주도에 다녀왔다. <내 농장은 28번가에 있다>와 주말 여행이 교차한 지점은 생물 전복을 먹던 순간 일어났다. 나는 일행의 지시에 따라 전복에 고추장을 끼얹은 직후,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꺽!”). 전복이 월미도의 디스코팡팡처럼 껍데기 위에서 몸을 격렬하게 뒤흔들었다. 살아 있어도 너무 살아 있잖아. 식도락 여행의 일행은 M씨와 W씨 부부였는데, 남편인 M씨는 살아 있는 전복을 입에 넣고 한입에 해치운 뒤 내장까지 쪽쪽 빨아먹은 다음 전복 껍질을 향해 두손을 모아 합장하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말을 읊었다. 그 말을 듣던 아내 W씨의 일갈. “그런 합리화는 그만두라고!”
육식과 관련한 고민에는 580가지가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육된 가축을 먹자는 사고방식에 관한 것이다. 기계식 현대 농업은 동물을 고기를 만드는 기계 정도로 생각하는데 이는 비윤리적인 태도로, 초원에 놓아 키운 소와 방목되는 닭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소는 누가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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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죽어도 싸다는 사람이 있다. 동물원에서 토막 난 시체로 발견된 파울리. 그는 타우누스 지역의 도로 확장 공사를 끈질기게 반대해온 열혈 환경운동가로 누구에게나 겁없이 덤벼들었단다. 일단 지역 시장과 담당 공무원과 컨설팅 회사 연합은 이면 계약을 폭로한 파울리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다. 동물원 반대 운동을 한 까닭에 지역 동물원 사장과도 사이가 나쁘다. 이웃들도 마찬가지다. 쓰레기 투기나 고기 처리 문제로 고발당한 이웃들은 파울리가 너무 싫단다. 집 장사를 하는 전 부인과도 으르렁대는 사이다. 파울리가 근무하는 학교에는 시험 점수 때문에 파울리에게 원한 품은 남학생이 있다. 함께 극좌파로 어울렸던 녹색당 동료와도 뭔가 문제가 있다.
이렇게 만나는 사람마다 혐의자 명단에 족족 올라가니 범인 맞히는 일은 초반부터 포기하는 편이 낫다. 대신 살인을 계기로 속내가 드러난 지역사회의 축소판을 경쾌하게 훑는 재미를 느끼자. 환경운동을 전선 삼아 갈라진 속물적인 어른의 세계와 반항적인 청년
[도서] 시트콤 같은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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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화제작으로 꼽혔던 <그을린>이 <그을린 사랑>이란 제목으로 개봉한다. 캐나다 출신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로 베니스영화제 ‘베니스 데이즈’ 부문 최우수작품상, 토론토영화제 최우수캐나다영화상 등 각종 영화상을 휩쓸며 2011년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에도 노미네이트되었다. 어떤 영화이기에 이만큼 화려한 주목을 받았을까.
어느 날 갑자기 의식을 잃은 어머니 나왈 마르완(루브나 아자발)은 쌍둥이 남매 잔느(멜리사 데소르모-풀랭)와 시몬(막심 고데트)에게 이상한 유언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난다.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와 존재조차 몰랐던 형제에게 편지를 전해야만 자신의 장례를 허락하겠다는 내용이다. 잔느에게는 아버지를 찾는 임무가, 시몬에게는 형제를 찾는 임무가 주어진다. 시몬은 유언을 따르길 거부한다. 하지만 진실이 궁금한 잔느는 지도교수의 도움을 얻어 중동에 있는 어머니의 고향으로 떠난다. 점차 드러나는 어머니의 과거는 충격적이다. 캐나다
그들이 구하는 앎, 날것 그대로의 진실 <그을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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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그와트행 열차가 종착역에 다다랐다. 한 가지 위안이라면 이 마지막 열차가 그 어느 때보다 가슴 뭉클한 볼거리들을 잔뜩 싣고 왔다는 점이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는(이하 <죽음의 성물2>) 7편의 영화 시리즈와 6조원이라는 흥행 수익에 부끄럽지 않은, 프랜차이즈 블록버스터 역사에 모범적인 선례로 남을 만한 종장이다.
영화는 ‘죽음의 성물’인 딱총나무 지팡이를 손에 넣은 볼드모트(레이프 파인즈)의 모습으로 포문을 연다. 스네이프가 교장에 오른 호그와트는 옛 소련의 모습처럼 질서정연하고 엄숙하다. 이 분위기를 단숨에 뒤집는 건 볼드모트의 영혼이 담긴 호크룩스를 파괴하기 위해 모교로 돌아온 자퇴생들(해리, 헤르미온느, 론)이다. 해리 포터(대니얼 래드클리프)가 돌아오자 호그와트의 모든 학생들은 죽음을 먹는 자들에 맞서 결사항전을 준비한다.
교수들이 설치한 마법 방어막이 어둠의 마법사들이 쏘아올린 마법과 충돌하며 거대한 불꽃놀이가 벌어지고, 학교를 수호
<해리 포터> 시리즈는 모두의 한 시절이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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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의 주인이 수십번 바뀐, 가장 위태로운 전장의 중대장이 죽었다. 그것도 아군의 총으로. 강은표(신하균) 중위는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러 악어부대가 사수하고 있는 애록고지로 떠난다. 그런데 이 부대, 뭔가 수상하다. 대원들은 갓 부임한 선임의 지시에 꼬박꼬박 말대꾸를 하고, 춥다는 이유로 인민군복을 껴입고 부대 안을 돌아다닌다. 전쟁 중 헤어졌다 애록고지에서 재회한 강 중위의 친구 수혁(고수)은 “네가 여기서 알아낼 수 있는 것도 없고, 알아내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한다. 강 중위는 이들과 함께 지난한 전투에 참여하며 사건의 실체에 다가간다.
<고지전>은 한국 전쟁영화의 통렬한 애국주의에 대한 짙은 피로감을 비집고 나온 영화다. 눈앞에서 동생뻘의 막내 병사가 피범벅이 되어 살려달라고 애원해도 자신의 목숨이 위험하다면 외면해야 하는 게 전쟁의 법칙이다. 감정을 죽이고 이성의 영역을 확장시켜 ‘전쟁 병기’가 되어가는 병사들의 모습을 담아낸 <고지전>의 화
안개 자욱한 애록고지의 풍경, 그 안에 자연스레 녹아든 배우들의 내공 <고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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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 다이어리]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 즐거웠던 우리의 10년
[헌즈 다이어리]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 즐거웠던 우리의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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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 웹진 ‘보다’ 편집장 ★★★☆
<<R.P.G. Shine>>의 기대 이상의 성공 때문에 이들은 그 누구보다 유명한 일렉트로닉 유닛이 됐지만 이들을 계속 신뢰할 수 있는 건 그럼에도 변하지도, 흔들리지도 않는 태도 때문이다. <Burlesque>의 강렬한 리듬을 앞세우며 이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하고 싶은 걸 한다. <소년 마법사>의 여전한 서정과 가사, 그리고 음반 곳곳에 담겨 있는 다양한 소스들은 또 어떤가. 재능과 고집 모두를 가진 이들의 결과물이다.
이민희 / 웹진 ‘백비트’ 편집인 ★★★☆
파티용으로 손색없는 전자음을 무더기로 쏟아내면서 앨범은 시작된다. ‘서커스’보다는 ‘페스티벌’에 가까운 첫인상. 그러나 재생이 이어지면서 마땅한 제목이라 수긍했다. 쇼로 시작해서 적당한 순간에 비애를 드러내고 다시 쇼로 마무리되는 유랑단의 순환구조를 제대로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계적인 듯 인간적인,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들의
[hot tracks] 한국 일렉트로니카의 최전선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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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출근 시간은 평균 10시45분. 늦잠을 자냐고? 믿기 힘들겠지만 대개는 7시면 눈이 떠진다. 집에서 회사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40분 내외. 그럼 출근 전 3시간 동안 대체 뭘 하냐고?
아침에 일어나 눈도 뜨지 못한 채 샤워를 한다. 옷장을 연다. 옷장 속에는 흰색 티셔츠가 서른장쯤 들어 있다. 남들이 보면 다 똑같다고 할 그 서른장의 티셔츠 속에서 용케 그날의 기분에 맞는 티셔츠 하나를 고른다. 입고 거울 앞에 서보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벗는다. 다른 티셔츠를 입어본다. 다시 벗는다(같은 과정을 세번쯤 반복). 잠시 다른 일을 하며 머리를 비우고 나면 그날의 기분에 딱 맞는 티셔츠를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아 냉장고로 가 빵과 과일 등으로 배를 채운다. 배가 불러올 때쯤 되면 이미 오래전에 출근 시간이 지나버렸다는 사실, 그리고 나의 상사는 출근 시간에 특히 호랑이로 돌변한다는 사실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나는 헐레벌떡 방으로 뛰어가 방금 전 입었다 팽개친 티셔츠 더미
[fashion+] 티셔츠의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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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레이싱 카 라이트닝 맥퀸(오언 윌슨)이 전세계적인 스타가 되어 금의환향한다. 오붓한 휴식을 취하려던 맥퀸의 소망과 달리 단짝인 견인차 메이터(래리 더 케이블 가이)의 오지랖으로 또다시 세계 그랑프리 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석유가 아닌 대체연료 알리놀을 사용해야 하는 이 대회에서, 메이터는 뜻하지 않게 국제적인 첩보전에 휘말린다. 영국 최고의 스파이 핀 맥미사일(마이클 케인)과 아름다운 초보 스파이 홀리 쉬프트웰(에밀리 모티머)이 메이터를 미국 스파이로 오해하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카>는 자기과시욕에 빠진 청년이 작은 시골 마을 래디테이터 스프링스에서 진정한 사랑과 우정의 가치를 깨닫는다는 성장물 공식에 충실했다. <카2>는 시리즈물로서는 꽤 이색적이게도 장르를 완전히 바꿔버린다. 어린 시절 TV시리즈 <첩보원 0011>을 보며 성장했고 지금도 ‘본 시리즈’의 열렬한 팬이라는 존 래세터 감독은 첨단 기술력으로
유명 도시들의 풍경을 디테일한 유머요소로 활용하는 픽사의 놀라운 솜씨 <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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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블록버스터를 만들기 비교적 수월한 장르? 카체이스 액션영화다. 뤽 베송의 <택시> 시리즈를 생각해보시라. 카체이스 장르는 지역적 이식이 수월하고 특수효과 역시 흉내내기 쉽다. <퀵> 역시 <택시>와 비슷한 전략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할리우드 카체이스의 기술을 모범사례로 삼은 뒤 지역적인 색채를 가미하는 전략 말이다. 그럼 <퀵>의 지역적인 색채가 뭐냐고? 퀵서비스와 폭주족이라는 한국적 소재, 그리고 JK필름 특유의 (두 가지 의미로) ‘부산’스러운 유머다.
어린 시절 폭주족이었던 기수(이민기)는 서울의 끝과 끝을 20분 만에 주파하는 오토바이 퀵서비스맨이다. 생방시간에 쫓기는 아이돌 가수 아롬(강예원)을 배달하려다 그는 테러에 가담하게 된다. 의문의 남자는 아롬이 쓴 헬멧을 통해 모든 상황을 지켜보며 기수에게 폭탄을 특정 장소에 배달하라 명령한다. 명령을 거부하면 헬멧은 폭발한다. 기수와 아롬은 서울의 도심을 질주하며 폭탄을 배달
모든 주인공과 탈것들이 흥분제를 들이마시고 115분동안 질주하는 <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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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퍼씨네 펭귄들> Mr. Popper’s Penguins
감독 마크 워터스 / 출연 짐 캐리, 칼라 구기노, 안젤라 란스베리 / 개봉예정 9월
오랜만의 짐 캐리의 가족 코미디다. 요즘은 짐 캐리 하나만으로는 좀 부족하다고? 그렇다면 짐 캐리 더하기 펭귄들은 어떤가. 성공한 사업가 파퍼(짐 캐리)는 가족을 팽개치고 일에만 몰두하느라 전처와 자녀들과는 소원한 관계다. 어느 날 그의 맨해튼 아파트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산이 도착하는데, 그 유산이라는 게 알고보니 남극 펭귄 여섯 마리다. 아마도 파퍼씨는 펭귄들을 통해 인간성을 회복하고 가족과 단합을 하게 될 거다. 물론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여전한 할리우드 희극지왕 짐 캐리와 여섯 마리 펭귄이 어떤 슬랩스틱으로 우리를 웃길 것인가다. 뉴베리상을 수상한 동명의 아동용 소설이 원작이다.
[Coming soon] 짐캐리 더하기 펭귄 여섯마리 = ? <파퍼씨네 펭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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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CAF 2011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가 7월20일부터 24일까지 닷새 동안 CGV명동역,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애니시네마에서 열린다. <별의 목소리> <초속 5센티미터> 등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장편애니메이션 <별을 쫓는 아이>를 시작으로 300여편의 작품들이 관객과 만난다. 여기선 공식경쟁부문에 오른 단편 위주로 소개하지만 특별초청부문도 빼놓을 수 없다. 특별초청부문 시카프 시선 섹션에는 시그라프 2010년 수상작 및 SICAF 15주년 기념 역대 수상작 모음전이, 아시아의 빛 섹션에선 인도네시아 및 중국 애니메이션 특별전이, 제3의 앵글 섹션에선 미야자키 하야오와 라디살라스 스타위치 등 애니메이션 거장의 창작 과정을 엿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등이 포진해 있다. 부대행사인 애니 토크에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직접 나서 혼자서 애니메이션 만드는 비기를 관객에게 소곤소곤 들려줄 예정이다(www.sicaf.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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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밤, 애니가 속삭이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