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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과는 거리가 멀고 비교적 흥청망청 돈을 쓰는 편이지만, 큰돈이 드는 일은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맥 관련 제품을 하나둘씩 사모으는 게 취미이긴 하지만). 비싼 술집을 가는 일도 없고, 자동차도 팔아버렸고, 카메라나 오디오처럼 정기적으로 목돈이 들어가는 취미도 없다. 그런 취미를 가진 사람들은 나처럼 푼돈을 흥청망청 쓰지는 않겠지. 가랑비에 속옷 젖는 것처럼, 어쩌면 큰돈이 드는 취미를 가진 사람보다 내가 쓰는 돈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뜨끔하다.
제대로 된 오디오를 한번 사보자는 마음으로 용산에 간 적이 있다. 벌써 15년 전 일이다. 그때는 꽤 한가한 시절이어서 수일 동안 가게를 돌아다니면서 수십종의 소리를 들어보았는데, 그 차이를 하나하나 판별해가며 음악을 듣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어떤 소리는 먹먹했고, 어떤 소리는 날카로웠다. 미묘하게 다른 소리들을 구분해가며 내가 어떤 소리를 좋아하는지 판단하는 게 무척 힘들었다.
그 뒤로, (반은 농
[김중혁의 최신가요인가요] 귀를 맞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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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의 일이었다. 사건은 아주 사소한 실수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여느 때와 같이 신촌의 학교에서 방배동의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에 올라탔다. 하지만 전날 이태원의 나이트클럽에서 밤을 지새운 탓인지, 의자에 앉자마자 졸기 시작했다. 기사 아저씨가 내 어깨를 흔들어 깨웠을 때는 이미 방배동을 지나쳐 종점에 당도한 뒤였다. 그곳은 내가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동네였다. 몇대의 버스들이 도열한 주차장을 둘러싸고 다닥다닥 붙은 판잣집들이 펼쳐져 있었고, 동네 뒷산으로는 석양이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길가에 나와서 노닥거리던 동네 청년 한 무리가 나를 뚫어져라 훑어보고 있었다. 단아한 물방울무늬의 원피스 차림이 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너무 민감한 반응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무서웠고 수치심을 느꼈다.
어렵게 택시를 잡아타고 집에 돌아온 뒤, 나는 오너드라이버가 되기로 결심했다. 당시만 해도 멀쩡한 집안의 아가씨가 자가용을 운전한다는 건 상상하
[design+] 철가방과 포니 블루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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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씨네21>을 휙휙 넘기다가 ‘주성치 능멸’이라는 표현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아니, 누가 감히 우리 성치 교주님을 능멸해?” 하려다가 말고 그걸 쓴 이가 ‘한국의 주성치’를 꿈꾸는 유세윤 감독이라는 걸 알고는 “능멸은 무슨, 숭배겠지” 하며 괜히 배시시 웃는다. 그러곤 거의 공부하는 자세가 되어 유세윤 인터뷰 기사를 꼼꼼하게 읽는다. 역시 남다른 데가 있다. ‘안전제일주의자에 자존심도 별로 없어서 안 미안한 것도 미안하다고 하는데, 그럼 다 풀어진’단다. 킥킥, ‘동북아 루저들의 별’ 주성치를 좋아하는 인간이 대개 다 그렇다. 자존심 없고, 야망 없고, 가망도 별로 없어 보이는데 꼴에 재밌게 살고 싶은 꿈 하나는 아주 기가 막힐 정도로 잘 챙긴다.
생각해보면 내가 주성치를 만나러 홍콩에 갈 때도 그랬던 것 같다. 나 역시 야망이 없는 타입이라 상사나 독자가 원하는 톱스타보다는 좀 찌질해 보여도 내가 좋아하는, 만나면 재밌을 것 같은 대상을 주로 인터뷰했는데
[SO WHAT] 주성치 vs. 유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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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게
친구, 네가 그토록 열광하는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나도 드디어 보았어. 주말 아침 9시에 아무거나 손에 잡히는 대로 간편한 옷을 입고 집 근처 멀티플렉스 상영관으로 달려가 몇장 남지 않은 티켓 중 하나를 겨우 구해 보았어. 물론 나도 영화를 보기 전날에는 무슨 행사라도 되는 것처럼 흥에 겨워 전작 <다크 나이트>를 보며 복습했지만, 스포일러가 두려워 며칠 동안이나 인터넷조차 끊었다는 너 정도의 설렘은 아니어서인지 하여간에 엄청난 흥분보다는 약간의 기대를 안고 극장에 들어갔어.
사실 좀 싱겁게 들릴 게 빤하지만, 영화에 관한 솔직한 감상을 말하자면 나는 <다크 나이트라이즈>가 <다크 나이트>를 뛰어넘지 못했을뿐 아니라 훨씬 못 미치는 영화라는 평가에 공감하는 편이야. 이 시리즈의 시작이었던 <배트맨 비긴즈>를 본 이후에 <다크 나이트>를 보았을 때 어떻게 전자의 그 엉성했던 영화가 이토록 흥미진진한 영
[신 전영객잔] 아이맥스가 시네마를 구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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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콜린 파렐이다. 1990년 당시 할리우드 최고 제작비 기록을 경신하며 만들어진 R등급 블록버스터 <토탈 리콜>이 23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콜린 파렐이 연기하는 더글라스 퀘이드는 원하는 기억을 심어주는 회사 ‘리콜’사를 찾았다가 스파이로 몰리고, 지금까지의 인생이 가짜로 두뇌에 심어진 기억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사로잡힌다. 23년 만의 리메이크를 지휘하는 감독은 <다이하드4.0> <언더월드> 시리즈의 렌 와이즈먼이다. 전편보다 더 우울하고 현실적이라는 감독의 비전은 오로지 콜린 파렐을 통해 드러난다. 그러고 보면 그가 천하의 난봉꾼이래도 그의 연기가 우리를 실망시킨 적은 지금껏 한번도 없다.
아일랜드의 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베로니카 게린>(2003)에 역시 아일랜드 출신인 콜린 파렐도 그 모습을 비춘다. 그가 맥주를 마시며 축구 경기를 보는 장면에서, 카메라가 비추는 인물은 흥미롭게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이자 ‘쿵후킥
[콜린 파렐] 이 남자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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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어김없이 그날이 다가온다. 복날이다. 동물보호단체에선 ‘복날의 눈물’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복날에 개를 먹지 말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거리 한쪽에는 잔인한 개 도살 과정을 담은 사진을 붙여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애써 불편한 진실을 봐달라고 노력한다. 참 복날은 많기도 하다. 한번도 모자라서 초복, 중복, 말복까지 모두 세번의 복날이 있다. 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는 참으로 잔인한 달이 아닐 수 없다.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는 예부터 복날이 되면 개나 닭 등을 잡아먹으며 더위를 이겨내는 풍습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처럼 에어컨이나 냉장고도 없었던 시절의 더위는, 어딜 가나 한기를 느낄 만큼 에어컨이 빵빵한 이 시대의 더위와는 사뭇 달랐을 것이다. 푹푹 찌는 햇볕 아래 고된 논일과 밭일을 감당해야만 했으니, 저칼로리 채식 식단으로 매끼를 해결하던 선조들에게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복날의 음식은 몸에 반짝 기력을 안겨주는 말 그대로 보양식이
[이효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보양식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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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제작을 한 연분홍치마를 만나보는 건 어떤가?” 인터뷰 요청을 하자 <두 개의 문>을 배급한 시네마 달 김일권 대표는 인터뷰를 사양했다. 이유를 물어보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이 작품에 용산 철거민들의 반응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는 비판이 있는데, 연분홍치마는 참사 이후 아주 오랫동안 현장에서 영상활동가로서 기록을 했다. 누구보다도 용산 철거민 가족과 친밀한 연대감이 형성되었고. 피해자의 목소리가 전혀 담기지 않은 이 다큐멘터리를 철거민 가족이 상영해도 괜찮다고 했기 때문에 극장에서 상영할 수 있는 거다. 그 점에서 연분홍치마가 이 다큐멘터리에서 취하는 태도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궁금했다. 개봉 첫주 16개관의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개봉 일주일 만에 1만 관객을 돌파한 뒤 한달 만에 5만 관객을 동원해 <워낭소리> 다음으로 독립영화 흥행을 기록한 독립 다큐멘터리 전문 배급사 시네마 달의 배급과 마케팅 이야기가. &l
[김일권] 인디스페이스는 입소문의 진원지가 됐고 그렇게 연이어 매진이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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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블록버스터가 개봉 1년 전부터 티저 예고편과 포스터를 슬금슬금 흘리는 것과 비슷한 전략일까? Xbox 360 헤일로4 한정판 콘솔 패키지에 관련된 소식이 벌써부터 들려오기 시작한다.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는 프랜차이즈 게임인 <헤일로4>의 출시에 발맞춰 팬들의 지갑을 저격할 제품이다(게임 출시 일정에 따라 국내 공개 시기는 11월6일로 정해졌다). 이런 특별 한정판이 으레 그렇듯 새로운 기능보다는 독특한 디자인이 더욱 눈에 띈다. 반투명한 외관, 흰색과 푸른색의 페인트 장식 등이 제법 SF적인 느낌을 더한다. 한정판 무선 컨트롤러의 경우 국제연합 우주사령부를 상징하는 그래픽을 새겨넣었다. 솔직히 바뀐 거라고는 사소한 디테일뿐이다. 하지만 작은 디테일 하나에도 크게 움직이는 게 바로 팬이라는 존재니까. 패키지에는 <헤일로4> 타이틀과 독점 게임 아이템 및 아바타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Xbox 라이브 토큰도 포함된다.
[gadget] 마스터 치프, 출격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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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1. 특히 인기 높은 로모카메라인 라 사르디나 모델을 직접 디자인할 수 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카메라를 갖고 싶다면 고려할 만한 선택.
2. 89도 화각의 와이드 앵글 렌즈와 다중 노출 기능은 35mm 필름에 특별히 극적인 이미지를 담아낸다.
3. 간단한 기기인 만큼 사용법도 쉽다. 매뉴얼만 읽으면 식은땀이 나는 기계치라도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카메라.
몇년마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증상인데, 요즘 또다시 필름카메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스마트폰을 구입한 이래로 묵혀두기만 했던 물건을 이른 휴가를 다녀오며 오랜만에 사용한 게 계기가 됐을지도 모르겠다. 좀 막막한 기분으로 셔터를 누르고, 찍은 필름을 현상소에 맡기고, 그 결과물을 확인하는 동안 이런저런 것을 생각했다. 1. 나는 참 사진을 못 찍는구나. 이 실력에 필름 값과 현상 비용을 투자하는 건 패리스 힐튼의 음반 제작만큼이나 무의미한 일이 아닐까? 2. 그래도 아날로그 사진기를 갖고 노는 일에는 확실히 어설픈 힙스터
[gadget] 내가 디자인하는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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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 충녕이 노비 덕칠과 신분이 뒤바뀌면서 성군 세종대왕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오는 8월 9일 개봉.
[이미도] "주지훈과 목욕신 더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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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영화노트] <다크 나이트 라이즈> 추방과 죽음
[올드독의 영화노트] <다크 나이트 라이즈> 추방과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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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노미 라파스)는 8살 아들 안데르스와 함께 폭력적인 남편을 피해 낯선 도시로 이사간다. 그녀는 남편에게 아들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늘 긴장 상태다. 결국 잠을 자는 동안에도 아들에게 일어나는 일을 알 수 있도록 소형 무전기 베이비콜을 마련한다. 그런데 그 베이비콜에서 낯선 여자와 아이의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아들은 방에서 곤히 자고 있다. 환청일까. 그 뒤로도 아나에겐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자꾸 벌어진다. 집 근처 숲속에 고요한 호수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아들을 데려가지만 막상 도착하고 보면 그곳은 호수가 아니라 주차장이다. 음산한 기운을 내뿜는 아들의 새 친구, 아들을 지키고 싶으면 자신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협박하는 아동복지사 등 아나의 주변 인물들도 어딘가 이상하다.
노르웨이에서 온 스릴러영화 <베이비콜>은 피투성이가 된 채로 바닥에 쓰러진 아나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대뜸 비극적 결말을 보여주는 이유는 뭘까. <베이비콜>은
노르웨이에서 온 스릴러영화 <베이비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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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바다거북이의 해저 모험을 다뤘던 <새미의 어드벤쳐>가 <새미의 어드벤쳐2>로 돌아왔다. 전편의 주인공 새미와 레이는 어느덧 손자의 탄생을 지켜보는 할아버지가 되었으나 여전히 건재하다는 듯 이번 작품에서도 기꺼이 바다 모험에 동참한다. 영화는 새미와 레이의 손자 엘라와 리키의 탄생에서 시작된다. 알에서 깨어난 아기 바다거북이들이 무사히 바다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던 새미와 레이는 불시에 나타난 밀렵꾼들에 의해 아쿠아리움으로 팔려가고 엘라와 리키는 할아버지를 아쿠아리움에서 구출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그러나 어린 바다거북이들에게 바다란 신기한 만큼 위험하고 냉정할 뿐이다. 한편 아쿠아리움에 갇힌 새미와 레이는 그곳에서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인 해양동물들을 만난다. 새미와 레이는 그들과 함께 자유를 꿈꾸며 아쿠아리움 탈출 계획을 세우지만 이곳의 권력자인 해마 빅D에 의해 탈출은 번번이 무산된다.
새미와 레이, 엘라와 리키가 각각 짝패를 이뤄 아쿠아리움과 바다
아쿠아리움 탈출하기 <새미의 어드벤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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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세계에서 가장 힘이 없는 약자는 어미를 잃은 새끼다. 엄마가 약물 남용으로 목숨을 잃자 이제 막 17살이 된 J(제임스 프레체빌) 역시 혼자 아무것도 해낼 수 없는 약자가 된다. J는 연락이 끊겼던 외할머니의 집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바즈와 삼촌들을 만난다. 얼핏 가족은 화목해 보이지만 사실 그들은 무장강도이거나 마약을 파는 범죄집단이다. J는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남기 위해 삼촌들의 끄나풀이 된다. 어느 날 경찰에게 바즈가 죽임을 당하자 가족은 복수를 꿈꾸고 J는 삼촌들의 명령으로 차를 훔친다. 그리고 삼촌들은 훔친 차 근처에 매복해 있다가 차를 수색하러 온 경찰들을 죽인다. 이 사실이 발각되자 J는 사건의 주요 증인이 된다. 어떠한 심문에도 입을 다물기를 원하는 가족과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J가 입을 열기를 바라는 경찰 사이에서 소년은 진짜 생존이 무엇인지 깨달아간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애니멀 킹덤>은 J라는 한 소년을 통해 동물의 세계나 다름없는 인간
인간 세계의 비정함 <애니멀 킹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