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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윗을 하는데 우연히 ‘SJM 야만의 새벽’이란 제목의 영상이 눈에 들어왔다. 제목도 강렬했거니와 얼마 전 굉장히 감명 깊게 본 유명한 다큐멘터리의 감독이 한 멘션이라 주저없이 링크를 클릭했다. 하지만 영상은 시작부터 끝까지 핏빛이었다. 팔다리가 피로 범벅이 된 사람들의 몸통이 역시 피로 뒤범벅된 그들의 얼굴에 매달려 둥둥 떠다니며 네모난 화면의 모서리들까지 모조리 붉게 색칠했다. 한마디로 끔찍했다.
피범벅이 된 이들은 ‘SJM’이란 기업체에 근무하는 파업 노동자들이다. 그리고 그들을 피범벅으로 만든 건 한 사설 경비업체 용역들이었다. 영상은 노조원들이 사설 경비업체 용역들의 폭력으로 피범벅이 되는 과정을 별다른 해설 없이 날것으로 나열하는데 바로 그 점이 나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도대체 이걸 어떤 식으로 해석해서 받아들여야 하는지 선뜻 정리가 되지 않았다.
‘쌍용차 진압 시즌2’라고 하기엔 경찰이 아닌 사설 경비업체 용역이 투입된 것이고, 진압이라고 하기엔 쌍용차 사
[김진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야만의 새벽과 용역 깡패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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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GO>의 음악은 <시체가 돌아왔다>와 비교할 만하다. 기반이 다른 작곡가들(<시체가 돌아왔다>는 델리스파이스 윤준호, <미쓰GO>는 크로스오버 피아니스트 아리야)의 음악이 결과적으로 엇비슷하다는 점도 재밌다.
클래식을 전공한 아리야의 메인 테마는 뜻밖에도 웅산이 노래하는 스윙, 다른 스코어도 재즈와 블루스에 닿아 있다. 속도감이 중요한 만큼 곳곳에서 리듬이 강조되는데 <시체가 돌아왔다>에서 스카와 사이키델릭, 컨트리의 활용도 떠오른다.
그런데 이 스코어들은 지나치게 규범적이다. <오션스 일레븐>의 것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익숙하다. 이때 한국식으로 변형된 장르영화의 음악이 할리우드의 그것과 거의 동일하다는 인상은 문제적이라기보다는 시사적인데, 여기엔 상업영화의 규범, 요컨대 ‘이런 장르엔 이런 음악’이란 매뉴얼이 작동한다고 생각한다. 의문은 그 매뉴얼이 일종의 성취로 연결되지 못할 때 생긴다. 과연 영화가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매뉴얼대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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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윙> <소셜 네트워크> <머니볼>의 각본가 아론 소킨이 만드는 새 TV시리즈 <뉴스룸>은, 여러 사람을 뜨끔하게 하는 불편한 드라마다. 드라마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대놓고 뉴스 보도의 공정성을 설교하고, 달라지자고 성토를 하니 편향 보도가 당연시되고 뉴스의 오락성을 강조하는 방송사들 입장에서 뜨끔한 것은 물론이고, 매사에 뒷전에서 안온하게 지켜보고 한마디 보태는 것을 주저해온 시청자도 일침을 맞는 기분이 든다.
가상의 케이블채널 <ACN>의 뉴스프로그램 <뉴스나이트>의 앵커 윌 맥어보이(제프 대니얼스)는 시청률, 사주, 광고주 등 뉴스의 내용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의 요소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 탓에 ‘개념’보다는 중립을 고수해온 그는 ‘뉴스계의 제이 레노’라는 우스꽝스러운 별명도 달고 다닌다. 누군가가 정치적 성향을 물으면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에 투표한 적이 있다”
[안현진의 미드 크리에이터 열전] 언어의 신이 내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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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수술이 끝난 뒤 땀으로 젖은 이마에 착 달라붙은 머리카락. 처진 눈썹 사이의 미간에 신중함을 담아 환자의 예후를 살피는, 피로에 전 중년 남자의 표정과 동작 하나하나를 염치도 잊은 채 기웃거리는 중이다. 수술을 마친 의사에겐 육체피로로 설명하기 부족한 묘한 아우라가 있는데 이를테면 자기희생으로 내면의 충실함을 느끼거나, 만족스런 수술을 마치고 난 뒤 높은 긍지에서 배어나는 섹시함 같은 것. MBC 드라마 <골든타임>에서 중증외상을 다루는 최인혁 선생(이성민) 역시 대단히 매력적인데 그게, 충족감과는 사뭇 다르다.
극중 세중병원 응급실에서는 환자가 들어오면 각 과에 콜을 하고 어느 선생에게 입원장을 내야 하는지 책임 소재를 가리며 절차에 따라 움직이는 종합병원의 체계가 세심하게 그려진다. 베드와 인력이 한정되어 있으니 지체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경계가 애매하고 다발적인 문제를 가진 환자가 들어오기도 한다. 여기서 최인혁은 시스템이 수용하지 못하는 환자의 생명을 1차
[유선주의 TVIEW] 그 지친 얼굴에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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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돌이 트위터에 ‘의지’라는 단어를 남겼단다. 단어 자체의 뜻이야 뭐 나쁘겠냐만, 이 말을 자주 쓰는 인간들의 본성을 아는 나로선 보기가 싫었다. 의지라고 하면 곧장 파쇼 정권이 떠오른다. <의지의 승리>를 언급할 필요도 없는 것이, 과거 한국을 지배했던 정권들이 끊임없이 주입해온 말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하고야 말겠다’는 것을 빌미로 삼아 집단의 요구에 끌려다니기를 요구했다. 개별 존재의 자발성을 고취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권력을 쥔 인간이 원하는 대로 집단이 따르도록 강제성을 행사하곤 했다. 결국 빛나는 건 리더였다. 선생과 부모들이, 사내아이라면 응당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 게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나는 성적과 상관없이 빈약한 의지 탓에 줄반장도 못 되는 아이였다. 아마 아버지는 그런 내게 적잖이 실망했을 거다. 학교를 떠나 직장에 가서도 시스템은 별로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지쳤다. 집단의 의지에 떠밀려 살고, 윗자리에 서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용철의 아주 사적인 클래식] 모든 게 ‘의지’의 문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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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보아도 외롭기 짝 없는 무덤이었다. 그 무덤 앞에는 높이가 두어자가량 되어 보이는 묘비가 서 있는데 그 묘비에는 ‘난고 김병연지묘’(蘭皐 金炳淵之墓)라는 일곱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작가 정비석이 ‘김삿갓’의 묘를 둘러보고 남긴 글이다. 소설 <김삿갓>의 저자이기도 한 정비석은 김삿갓을 “유일한 서민시인”이라 평하며, 그가 “진실로 서민 속에서 자생한 위대한 생활 시인”이었다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
언문진서
김삿갓의 시들이 얼마나 파격적인지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어느 서당에서 무시당한 뒤 남겼다는 모욕시다. “書堂乃早知 房中皆尊物 生徒諸未十 先生來不謁.” 뜻으로 풀면 이런 내용이 된다. ‘이 서당을 일찍 알고 와보니, 방 안에 모두 귀한 분들뿐인데, 생도는 채 열이 안되고, 선생은 와서 얼굴도 비치지 않는다’라는 뜻이 된다. 하지만 이를 음으로 읽으면 ‘내조지’, ‘개존물’, ‘제미십’, ‘내불알’ 등 들어주기 민망한 욕설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행복해져라, 웃음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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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출간하면 신기한 일을 많이 겪게 된다. 일단 서점에서 내 책을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게 가장 신기한 일이고- 어떤 사람이 내 책을 사는지 숨어서 지켜보고 싶을 때도 많다. 실제로는 부끄러워서 책을 내고는 서점 근처에도 못 가지만- 내가 쓴 글을 재미있게 읽은 사람이 있다는 것도- 물론 반대도 많겠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참 신기한 일이다. 신문사나 잡지사에서 인터뷰 요청 전화가 오는 것도, 독자들에게 (일종의) 팬레터가 오는 것도 참 신기한 일이다. 벌써 소설을 다섯권이나 냈는데도 이런 일을 계속 신기하게 느끼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새 책의 내용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무척 곤혹스럽다. “주인공은 어째서 이러저러한 일들을 겪게 되는 것인가요?”라고 물어도 할 말이 없다.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아, 저는 그 책을 읽은 지 오래돼서 그 부분은 기억이 나질 않네요”라고 대답하는데, 질문한 사람은 이걸 농담으로 받아들이겠지만 나는 진심이다. 내게는 이미 다 지난 일이다. 그
[김중혁의 최신가요인가요] 경이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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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시즌이 돌아왔다. 요즘의 스포츠 중계는 영상 기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수영장 물속으로 카메라가 들어간 지는 오래되었고 초고화질 슬로모션은 비현실적 찰나의 세계를 보여주며, 육상이나 빙상 경기에서는 아예 카메라가 선수와 함께 트랙을 돈다. 결승점을 통과하는 선수의 얼굴에서 미묘한 표정을 읽어내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다! 하지만 이런 모든 기술의 진보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누군가 근사한 올림픽 기록영화를 만들었다는 말은 못 들어봤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기록영화인 레니 리펜슈탈의 <올림피아>가 워낙 독보적 지위를 누리고 있기 때문일까.
이 영화는 메시지가 선명하다. ‘서구문명의 적자는 독일’이라는 것이다. 도입부에서부터 그 의도는 매우 명확하게 드러난다. 성화가 채화되는 장면은 물론이고 젊은 청년들이 알몸으로 아름다운 숲속을 활보하는 모습, 집단 체조 장면 등에는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적 미학이 강하게 담겨 있다. 로마제국과 신성로마제국을 계승했다고 자처하
[architecture+] 나치의 기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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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그래 이제부터라도 정신을 차리자. 집중해서 쓰면 일주일 만에도 걸작이 나올 수 있어. 충무로의 투자자와 배우들이 침을 질질 흘릴 만한 기가 막힌 시나리오를 쓰는 거야. 모두 내게 시나리오 한번 보여달라고 안달하겠지?
그래 문제는 집중력이야. 그렇지… 나는 다 괜찮은데 집중력이 부족한 게 좀 흠이야. 집중력… 어떻게 하면 집중력을 키울 수 있을까? 요가나 명상센터에 가볼까? 흐음…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날도 더운데 명상 DVD를 하나 사서 아침마다 집에서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매트도 하나 필요하겠어….
아무튼 집중을 해야 해. 집중… 집중… 그런데 어디에 집중하란 거지? 시나리오지 이 자식아! 그럼 네가 이제 와서 무슨 백일장 글짓기하겠니? 넌 지금 다음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있잖아!
그래 난 지금 추리극 시나리오를 쓰고 있어. 에드거 앨런 포 유의 고전의 향기가 물씬한 정통 추리물이야. 아니 움베르토 에코풍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 역사와 신학의 문제가 중요
[SO WHAT] 제발 닥치고 쓰기나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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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2002 단편 <노크하는 집>이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 당선
2005소설집 <달려라 아비> 한국일보 문학상 수상
2007 소설집 <침이 고인다> 출간
2008 단편 <칼자국>으로 이효석 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수상
2009 <침이 고인다>로 신동엽 창작상 수상
2011 장편 <두근두근 내 인생> 출간
2012 소설집 <비행운> 출간
김애란 작가의 첫 소설집 <달려라 아비>를 읽은 이후 한동안 지하철을 타거나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거나 고시원을 지나칠 때면 꼭 거기 앞머리로 고양이를 닮은 눈빛을 가린 그녀가 있을 것만 같아 두리번거렸다. “소통하자니 미안하고 안 하자니 무서운”(문학평론가 신형철)으로 요약되는 21세기 서울 20대들의 일상 공간에 대한 김애란의 묘사는 그만큼 생동했다. 책장을 넘기고 있노라면 코끝에 훅 라면 냄새가 끼쳐왔다. 그로부터 6년이 흐른 지난해 여름.
[김애란] “소설과 건강하게 연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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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하늘을 지키는 21 전투비행단에게 주어진 비공식 작전을 실감 나게 그린 '알투비:리턴투베이스'는 오는 8월 15일 개봉 예정.
[영상인터뷰] ‘R2B’ 유준상,이하나,김성수,신세경,이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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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영화노트] <두 개의 문> 경찰 걱정 많이하는 영화
[올드독의 영화노트] <두 개의 문> 경찰 걱정 많이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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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이 빙산을 찾지 못하고 1평짜리 얼음 위에 간신히 기어오를 때, 바다거북이 사는 갈라파고스섬을 시꺼먼 기름이 둘러쌀 때, 그리고 사바나의 야생동물들이 우기에도 물 한 방울 구경할 수 없게 된 이유가 인간이 지은 댐 때문임이 밝혀질 때, 어른들은 끝을 상상한다. 동심으로 무장한 <빌리와 용감한 녀석들 3D>는 그 끝에서 출발해 지구의 운명에 도전한다. 신기하게도 목숨을 보전한 북극곰과 바다거북은 수탉, 캥거루, 주머니곰과 함께 세상에 마지막 남은 지상낙원을 찾아 사바나에 도착하고, 거기서 목마른 미어캣 빌리와 사자, 기린, 코끼리 친구들을 만난다. 그리고 곧 빌리의 지휘 아래 대대적인 댐 폭파작전이 가동된다. 이 ‘노아의 방주’급 무한도전을 위해서라면 지극히 자연적인 정글의 법칙은 잠시 미뤄두어도 좋다.
짐작건대 이는 인간이라는 종이 지구에 끼치는 해악에 대한 자괴감에서 시작된 애니메이션인 것 같다. 또는 문명과 자연 사이에 깨져버린 균형과 정의를 아이들에게 가르치
댐 폭파작전 <빌리와 용감한 녀석들 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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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베이징을 오가며 펼쳐지는 로맨스를 담은 <러브>에는 조미와 서기를 비롯한 중화권 스타들이 등장한다. 톱스타와 순수한 청년, 결벽증이 있는 남자와 싱글맘, 친구 애인의 아이를 임신한 여자 등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양각색이면서도 어딘지 익숙하다. 8명의 남녀가 엮어내는 사랑 이야기는 로맨틱코미디의 관습을 적당히 차용하면서도 색다른 맛을 내고 있어 익숙함이 진부하게 느껴지기보다는 편안함을 준다. 공기 중에 흘러다니듯 유려한 카메라의 시선으로 구성된 첫 장면에서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별 관련없이 서로의 삶을 살고 있지만, 시간이 흘러갈수록 이들은 서로 연결되어 궁극적으로 이들 모두는 인연이 있다.
대만의 스타 조이 팡(서기)은 나이 많은 부호 루와 동거 중이다.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고 있지만 일을 한다기보다 파티를 즐기며 소비적인 생활을 이어간다. 그녀는 우연히 알게 된 콴(원경천)에게 위로를 받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사랑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어린 시절 아버지
대만과 베이징을 잇는 인연 <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