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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미스 제인 버킨. 혹시 통화가 안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파리는 지나치게 이른 시각이죠?
=너무 미안해요. 여긴 지금 아침 10시예요. 1층에 있는 부엌에 잠시 내려가 있느라 2층 방에서 전화벨이 울리는 걸 못 들었어요.
-파리의 집에 계신 건가요.
=네, 물론이죠. 파리에서만 40여년을 살아왔어요.
-항상 파리에서만 머무르시나요. 모국인 영국에도 집이 있을 것 같은데.
=아뇨. 없어요. 저는 영국이란 나라에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답니다.
-이번 한국에서의 공연은 무려 8년 만이에요. 다시 한국에서 공연을 하게 된 계기가 뭔가요.
=왜냐하면 이번 공연은 지난 <아라베스크> 공연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멋질 테니까요. 그래서 꼭 한국에서도 공연을 하고 싶었어요. 일본인 피아니스트 노부(노부유키 나카지마-편집자)를 비롯한 일본인 오케스트라팀과 함께 만들어낼 이번 공연은 아주 이국적으로 들릴 거예요. 물론 바로 옆 동네의 한국 사람들에게는 좀
생애 마지막 세계 투어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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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의 얼굴. 프렌치팝의 여신. 세르주 갱스부르의 뮤즈. 샬롯 갱스부르의 어머니. 배우이자 가수, 영화감독이자 영원불멸의 시대적 아이콘. 제인 버킨이 3월22일 목요일 오후 8시 악스코리아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이번 공연은 세르주 갱스부르 사망 20주년과 앨범 ≪멜로디 넬슨≫(Histoire de Melody Nelson)의 40주년 기념 공연이자, 그녀의 말대로라면 제인 버킨 인생의 마지막 세계 투어다. 파리에 살고 있는 제인 버킨과의 전화 인터뷰를 싣는다.
버킨.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중에서는 버킨이라는 이름에서 뭔가 다른 걸 떠올리는 이도 있을지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값비싼 가방. 심은하와 지금 한국의 대통령 부인이 공식석상에 나설 때마다 곱게 움켜쥐고 있는 부와 명성의 상징. 세상의 많은 여인들이 꿈꾸지만 그들 대부분이 평생 손에 쥐지 못할 어떤 판타지. 그렇다. 지금 에르메스의 버킨백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해보자는 거다.
제인 버킨의 신실한 팬이
‘버킨적 삶’을 살아가는 불멸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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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영화노트] <디스 민즈 워> 음지의 쾌감과 죄책감 사이
[올드독의 영화노트] <디스 민즈 워> 음지의 쾌감과 죄책감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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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간 밤샘 촬영을 했다. 사이사이 두어 시간 쪽잠을 잔 게 전부였다. 이범수가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드라마 스케줄을 소화하고 스튜디오에 나타났다. 조금 과장하면 ‘시체’가 뚜벅뚜벅 걸어오는 느낌이었다.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 속 능청스런 유방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만큼 집중했다. 연기에 집중하고 있으니까 추운지 더운지, 위험한지 아닌지조차 당시엔 잘 몰랐다.” 이범수는 “컨디션이 좋든 나쁘든 스트라이커는 감독이 원하는 순간 골을 넣어야 한다”는 소신으로 버티며 연기했다.
이범수는 유방과의 작별이 유난히 슬펐다고 한다. 하지만 “연기를 즐기는 배우라면 한 작품이 끝나고 그 여독이 채 풀리지 않았다 하더라도 다음 여행지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갖게 된다”면서 개봉을 앞둔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 얘기로 금세 빠져들었다. <시체가 돌아왔다>는 하나의 시체를 놓고 벌어지는 유쾌한 소동극이다. 이범수가 연기하는 백현철은 행동에
[이범수] 흥행을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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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빈은 <시체가 돌아왔다>의 감상 포인트를 한마디로 정리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관’을 잘 따라가면 됩니다.” 우선호 감독의 <시체가 돌아왔다>는 각기 다른 목적으로 시체를 차지하기 위해 덤비는 인물들의 좌충우돌 소동극이다. 이성적이고 소심한 현철(이범수)과 반항기 가득한 행동파 소녀 동화(김옥빈)도 시체 때문에 뭉친다. 캐릭터만큼이나 실제로도 접점이 없어 보이는 두 배우가 한 작품에서 만났다. 뚝심있고 소신있게 배우로서의 길을 걸어온 이범수와 들쭉날쭉 예상을 뛰어넘으며 개성있는 행보를 보여준 김옥빈의 만남이라니. 당사자들조차 자신들이 함께 맞붙었을 때 불꽃이 어디로 어떻게 튈지 궁금해하는 눈치였다. <시체가 돌아왔다>를 앞에 두고 이범수, 김옥빈을 만났다.
[이범수, 김옥빈] 뚝심과 개성의 천생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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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현 감독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누구나 쓰는 스마트폰이지만 <접속> <썸> 등의 작품을 통해 동시대의 신문물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온 그에게는 범상치 않은 대상일지 모른다. <황진이>에 이어 두 번째로 만든 사극인 <가비>에 대한 그의 생각도 같은 선상에 놓여 있을 것이다. <접속>의 PC통신, <썸>의 핸드폰과 디지털카메라처럼 <황진이>의 황진이가 그 시대의 새로운 인물이었다면, <가비>가 묘사하는 조선 최초의 커피도 당대의 신문물이었을 것이다. 그가 구한말의 역사 속에서 찾아낸 동시대의 모습은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황진이>를 끝내고 바로 <가비>를 준비했다. 준비기간이 꽤 길었다.
=나도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CJ와 개발을 시작한 게 2007년 겨울이었다. 1년에서 1년 반 정도 하면 되겠지 했는데, 3년이 지나도 시나리오를 쓰고 있더라.
-어
[장윤현] “우리는 고종의 비전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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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텍이 발매한 이 제품은 마우스와 프레젠터 두 가지 모두로 사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바닥에서는 일반 마우스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바닥에서 제품을 들어올리면 자동으로 프레젠터 모드로 변환된다. 프레젠테이션 할 일이 많은 직장인이라면 꽤 유용할 아이템. 언제 어디서든 호주머니에 넣어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휴대성도 강점이다. 소비자 가격 7만9900원.
[gadget] 직장인의 머스트 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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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507 x 261 x 368mm(H x L x W) 무게 5.2kg
특징
1. 바퀴 대신 롤러를 장착한 혁신. 더이상 장애물과 모서리에 걸릴까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소음 처리도 훌륭한 수준.
2. 0.5마이크론의 초미세먼지, 알레르기 유발물질마저 99.99999% 걸러내는 힘(그래서 소비자 가격도 99만8천원).
3. 스스로 바닥 재질을 인식해 자동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스마트한 헤드.
4. 자신감이 엿보이는 ‘품질보증기간 5년’이라는 문구.
IT에 스티브 잡스가 있다면, 가전제품에는 제임스 다이슨이 있다. 자본의 규모나 제품의 분야는 다르지만, 두 사람이 걸어온 행보는 비슷한 점이 있다. 게임의 룰을 스스로 만들려는 고집, 디자인과 성능을 동시에 잡으려는 욕심, 타협하지 않는 가격(!)정책까지. 현재의 다이슨을 존재하게 만들었던 청소기 시리즈나 대중에게 강렬하게 각인됐던 에어 멀티플라이어(날개 없는 선풍기) 같은 제품을 보고 있으면 장인정신에 대해 한번 더
[gadget] 스티브 잡스가 청소기를 만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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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 The Hunter(2010)
감독 라피 피츠
상영시간 88분
화면포맷 1.85:1 아나모픽 / 음성포맷 DD 5.1 페르시아어
자막 영어 / 출시사 아티피셜아이(영국)
화질 ★★★ / 음질 ★★★☆ / 부록 ★★★
당연한 풍경이 낯설게 다가올 때가 있다. 라피 피츠의 영화를 보다 그랬다. 이란영화에서 흔히 보이던 풍경이 피츠의 영화에는 없다. 사람들은 연기를 내뿜는 공장에서 일하고 잿빛 콘크리트 건물 사이를 오간다. 날씨는 내내 을씨년스럽다. 그래서 그가 만드는 영화에는 서늘한 정서가 가득 흐른다. 오죽하면 전작에, 원작의 제목 <이동>을 떼버리고 <겨울이다>라는 제목을 달았을까. 다큐멘터리 <아벨 페라라: 무죄>로 이름을 알린 피츠는 네 번째 장편 <겨울이다>로 베를린영화제에 진출해 호평을 들었다. 남편이 돈을 벌겠다고 외국으로 떠난 뒤, 아내와 딸은 테헤란의 변두리에 남는다. 도시로 흘러들어온 떠돌이 남자가
[DVD] 답 없는 질문지의 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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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없애고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건 얼마나 처연한 일인가. 반대로, 누군가가 마음만 먹으면 나를 없애고 내 행세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영화 <화차> 속의 세상은 그런 일들을 부추기는 무서운 곳이다. 멀쩡하게 살고 있던 사람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도 잘만 돌아가는 비정한 곳이다.
나는 울적함과 공포심을 달래고, 인간이라는 존재가 그리 호락호락 사라질 수는 없다고 항변하고 싶은 마음에 이런 의문을 가져보았다. 누군가가 어느 날 내 이름, 주민번호, 사는 곳 등 나의 신분을 도용하여 내 행세를 하며 살아간다. 한발 더 나아가 ‘굳이’ 성형까지 받아 나와 똑같은 외모까지 갖춘다(모르긴 해도 돈 좀 들 거야. 웅장한 턱선과 골격 만들기가 어디 쉽나). 하지만 나의 스타일은 어디까지 흉내낼 수 있을까? 제아무리 철두철미하게 나를 조사한다고 하더라도 민무늬 양말보다는 줄무늬 양말을 좋아하는 사소한 취향까지 흉내낼 수가 있을까? 아니, 그보다
[fashion+] 주민번호보다 도용하기 힘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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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이런 앨범은 난감하다. 팅팅스의 첫 앨범 ≪We Started Nothing≫과 특별한 차이점을 발견하긴 어렵다. 여전히 개러지 록과 일렉트로닉이 더해진 이 앨범의 가장 간단하고 솔직한 평은 “1집과 별로 다를 것 없음”일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1집이 줬던 신선함마저 휘발되었다는 뜻이다. 그래도 <Soul Killing>과 <Day To Day> 같은 인상적인 싱글이 이 앨범을 한번 더 돌아보게 한다.
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크게 작품성을 인정받지 못한다 해도 철저히 개인적인 관점으로 사랑하는 작품이 있다. 팅팅스의 데뷔앨범이 그랬다. 한없이 명랑하고 싱싱해서 모든 곡의 후렴구 앞에서 흥분하곤 했는데, 애정을 당분간 철회하게 됐다. 재미와 생기를 완전히 걷어낸 작품 앞에서 나온 반응은 당혹감이자 배신감이다. 많이 느려지고 무거워진 덕에 변화의 차원에서 평가를 얻을 만하지만 그렇다고 대단히 우수하
[hottracks] 그때 그 신선함은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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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3월10일~5월5일
장소: 신당창작아케이드
문의: 02-2232-8833
어느 소설가의 말마따나 우리는 지금 예술가 사회에 산다. 거리에는 DSLR 카메라로 자신만의 작품을 담아내는 사진가들로 넘쳐나고, 인터넷은 발 빠른 정보와 촌철살인의 문장으로 수십만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작가들이 점령하고 있다. 예술가 되기가 어렵지 않은 사회, 서울시창작공간 신당창작아케이드에서도 ‘나도 예술가’라는 이름으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입주 예술가들이 강사로 참여해 단순한 기술을 가르칠 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예술을 추구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매주 토요일의 일일체험 프로그램은 도자, 섬유, 금속 분야의 3기 입주 예술가들이 진행하는데, 머리 장식, 펠트 브로치, 화분, 접시, 금속 이름표 등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어린이에서 성인까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한편 좀더 심도 깊은 교육을 원한다면 4주 혹은 8주간 진행되는 공예?디자인 교육 워크숍에 참여할 만하다. 먼저
[아트인서울] 일상 속의 예술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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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4월1일까지
장소: 갤러리현대 강남
문의: 02-519-0800
잘나가던 동양화과 교수가 갑자기 제주도로 떠나겠다고 짐을 꾸렸다. 낯선 제주도에 머물기를 20여년, 외로움에 고통스러운 나날도 있었지만 그의 작풍은 제주도의 자연을 만나 비로소 만개했다. 동양화가 이왈종 화백의 이야기다. 그의 작품세계를 아우른 개인전이 갤러리현대 강남에서 열린다. 회화, 부조, 목조, 도자기, 향로 등 작품 60여점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의 테마는 ‘제주생활의 중도(中道)’다.
“주체나 객체가 없고 크고 작은 분별도 없는 절대 자유의 세계를 추구하는 것.” 이왈종 화백이 밝히는 ‘중도’의 의미다. 그의 말을 반영하듯 이왈종 화백의 동양화에서 나무와 꽃은 사람과 집만 하거나 혹은 더욱 거대한 크기로 묘사된다. 사람의 눈으로 볼 때는 작은 미물일지 모르나, 생명의 크기로 따지면 사람이나 동물이나 식물이나 모두 다 동등한 존재라는 뜻에서다. 골프를 소재로 한 작품들도 재미있다. 흐드러지게 꽃이
[전시] 제주에서 찾은 절대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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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4월29일까지
장소: 아트원씨어터 3관
문의: 02-762-0010
성적비관 자살 기도, 단체 커닝, 시험지 유출 청탁. 치열한 입시경쟁을 둘러싼 뉴스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래서 명문 외고를 배경으로 하는 연극 <모범생들>을 “진부해”라고 섣불리 단정짓는 우를 범할지도 모른다. 막이 오르면 무한 반복되던 소재는 우리에게 다시금 현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여기엔 당연하게도 연출과 배우의 힘이 기반한다.
연극 <모범생들>의 이야기는 화장실에서 시작한다. 검정 슈트를 쫙 빼입은 두 남자가 거울 앞에서 한껏 멋을 내고 있다. 서로를 의식하던 이들은 동창임을 알게 되고 인사를 나누지만 어딘지 가식적이다. 리미티드 만년필과 명품 지갑 등 그들은 자신들이 사회에서 얼마나 성공했는지를 뽐내기에 급급하다. 그들은 과거에 어떤 친구들이었을까. 이야기는 그들의 고등학생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엄친아’를 연상케 하는 명문가 출신의 반장 민영, 상위 3
[공연] 모범적인 젊은 연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