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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야 어찌됐든 요즘 같은 때 나만 한 열성 영화 관객도 드물 것 같다. 극장에 가서 일주일에 한편 이상 꼬박꼬박 영화를 본다. 게다가 문화 환경이 심란하게 척박한 강원도 도민으로 사는 바람에 영화 한편 보려면 버스로 왕복 4시간 거리를 이동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지나간 고전영화들을 일주일이면 적어도 대여섯편씩은 본다. 그게 다 일 때문이지만(지방용 케이블TV의 한 영화 채널에 출연하고 있다) 여하튼 덕분에 개봉영화는 물론이고 고전영화를 내 생활의 중심에 놓고 나름대로 재미나게 살고 있다.
생각해보니 가장 최근에 본 화제의 개봉영화 <반창꼬> <레미제라블> <타워> 사이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사랑한다는 건 결국 서로가 서로를 구하는(구조+구원) 일이라는 것. 특히 “사람 구하기 좋은 날씨다”라고 출동할 때마다 입버릇처럼 외치던 <반창꼬>의 소방대장이 나중에는 “연애하기 좋은 날씨다”라고 변주하는 부
[SO WHAT] 영화와 진짜 솔로대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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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막을 걷고 방으로 들어서면 오로지 한명의 관객을 위해 새만금 방조제로부터 ‘분재’(盆栽)된 6분47초의 일몰이 시작된다. 장민승과 정재일의 <더 모먼트>(the moments) 전시 중 <sun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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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을 보지 않은 터라, <레미제라블>에 관한 나의 기억은 빅토르 위고의 소설과 앞서 읽은 아동용 축약본에 한정돼 있다. 문호 위고는 어린이의 조그만 머리를 각종 의구심으로 괴롭혔으니, 우선 고작 빵 한 덩이를 훔친 죄로 19년을 감옥살이시키는 법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그냥 빵이었으니 망정이지 생크림 케이크(당시 베이커리의 최고봉)라도 훔쳤으면 어쩔 뻔했어! 다음으로는 ‘도대체 프랑스라는 나라엔 경찰관이 자베르 경사밖에 없나?’ 의아했다. 포털 사이트가 있는 시대였다면 분명 내공 드리겠다고 자판 두드리고 있었을 거다. 한뼘 자라서는 자베르가 장발장한테 뭐가 됐든 특별한 감정을 가졌을 거라고 믿었다. <레미제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내 뇌에 영사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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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을 배경으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가 표적이 된 비밀 요원들의 생존을 향한 사상 초유의 미션을 그린 영화 '베를린'은 오는 1월 31일 개봉 예정이다.
[류승완 감독]"전지현 외롭게 만들라고 지령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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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마텔의 원작 소설을 읽어보진 못했으나 리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는 영화화된 것 자체가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영화는 찍는 것이 아니라 그리는 것이라는 명제를 이 영화만큼 잘 입증하는 사례도 드물 것이다. 주인공 파이(수라즈 샤르마)가 망망대해에 표류하면서부터, 영화는 파이와 벵골 호랑이의 관계만을 담는다. 리처드 파커라는 이름이 붙은 이 호랑이는 좁은 보트 안에서도 엄청난 기세를 잃지 않는다. 허겁지겁 보트에 밧줄을 대고 급조한 뗏목을 띄워 물속에서 생활하는 파이는 생존에 대한 근심에 사로잡혀 있지만 이 벵골 호랑이는 다르다. 조금 불편해 보이기는 해도 그는 보트 안을 맹렬하게 뛰어다니며 심지어 먹이를 찾아 바닷속으로 뛰어들기도 한다. 어떻게 이런 초현실적 광경이 스크린에 물리적인 환영으로 재현될 수 있는지 나는 난생처음 영화를 대하는 관객처럼 신기하기만 했다.
그런데 이 모험담은 스토리가 끝난 뒤 관객을 바다 깊숙이 끌어내려버릴 듯한 앙금을 남긴다.
[신 전영객잔]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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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와의 인터뷰는 촬영이 진행되는 스튜디오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그의 이름을 입력하고, 시나리오를 읽거나 영화를 미리 보고 감상을 끼적이는 모든 순간들로부터 만남은 시작된다. 비슷한 매뉴얼로 김래원과의 인터뷰를 시작하다가 잠시 멈칫했다. 그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더라? 당장 떠오르는 건 지난 2011년 연말 종영한 드라마 <천일의 약속>의 비운의 남자주인공 지형인데 그마저도 1년 전이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이 스타의 매력을 부각시키는 새로운 창구가 된 지금, 1년의 공백은 마치 영겁처럼 느껴진다. 물론 그 시간 동안 김래원은 <마이 리틀 히어로>를 촬영하고 있었다. 서바이벌 오디션에 참가해 인생 한방을 노리는 삼류 음악감독으로 분해, 머지않아 한국의 ‘빌리 엘리어트’라 불릴 초짜 아역배우를 다독이면서. 그러나 영화의 촬영이 끝난 뒤에도 그는 섣불리 자신을 내세우거나 포장하려 들지 않았다. 음악을 듣고, 책을 보고, 친구들과 만나고, 맛있
[김래원] 30대, 지금 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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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지방에서 영화를 공부하기 위해 상경한 27살 청년을 우연히 만났다. 혈혈단신 상경했단다. 영화를 어떻게 공부해야 하냐고 물었다. “포기하세요.” 청년의 얼굴이 어두워졌지만, 덧붙여 이렇게 말했다. “집안이 넉넉해요? 아마 가난의 지옥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혹자는 그렇게 단칼로 베어내듯 상처준 것을 나무라며 독려와 위로를 하지 못한 것을 책망했다. 시쳇말로 멘토짓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안하지만, 난 멘토라는 말을 경멸한다. 요즘 지천에 널린 그 멘토들이야말로 삶의 내밀한 속살을 감추는 꼭두각시 인형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멘토라는 작자들은 그 자신 성공한 사람이라는 걸 과시하며 후배들에게 ‘넌 할 수 있다’고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겠지만, 그 순간, 이 사회의 야만적인 정글의 법칙은 미싱처럼 여전히 잘만 돌아가기 때문이다. 거칠게 표현하면, 멘토들이 쏟아내는 그 수많은 긍정의 언어들과 값싼 독려의 말들은 성공신화를 향해 질주하는 폭주기관차를 위한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힐링팔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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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영화노트] <칠드런 오브 맨> 세상 속에서 각자에게 맡겨진 배역
[올드독의 영화노트] <칠드런 오브 맨> 세상 속에서 각자에게 맡겨진 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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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하이저의 IE800이 현재 기술의 최전선을 가늠케 한다면 마샬의 50주년 기념 에디션인 메이저 50FX는 브랜드의 역사를 돌아보게 한다.
선명한 중음과 풍성한 저음을 자랑하는 마샬의 사운드에 대해서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거다. 통화 기능과 리모트 볼륨 조절 기능 등을 더해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살뜰하게 배려했다. 이어컵을 접을 수 있기 때문에 천 소재의 케이스에 넣으면 휴대하기에도 큰 무리가 없다. 그런데 사실 이 제품의 특징은 기능보다는 디자인에서 찾아야 한다. 구식 유선 전화기처럼 가지런히 말려 있는 케이블, 브랜드의 출생연도와 지역(런던 잉글랜드, 1962년)을 나타내는 음각, 그리고 눈에 선명하게 들어오는 금박 로고 등은 꽤 클래식한 느낌이다. 덥스텝보다는 올드 스쿨 힙합을 들을 때 더 어울릴 법한 생김이랄까. 이 브랜드의 팬이라면 그냥 지나치기에는 망설여질 만한 제품이다. 가격은 22만원.
[gadget] 헤드폰의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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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1. 기존의 하이엔드 헤드폰에서나 가능했던 입체적인 사운드를 무리없이 구현해내는 프리미엄 이어폰. 와이드 밴드 드라이버, 듀얼-챔버 업소버, 통풍 마그넷 시스템 등이 소리의 결을 입체적으로 살린다.
2. 피부 알레르기가 없는 인체 친화적 실리콘 소재의 이어패드를 다양한 사이즈로 제공해 착용감을 높였다.
3. 이어폰, 그 이상인 건 소리의 질뿐만이 아니다. 가격이 무려 100만원대라는 사실.
언젠가 한 클래식 연주자에게 주로 어떤 환경에서 음악을 듣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이동할 때죠. 비행기나 차 안에서 스마트폰으로요.” 고가의 오디오 시스템을 갖춘 음악 애호가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스마트폰의 기동성과 범용성에 길들여진 뒤로는 서재에 틀어박혀 의식을 치르듯 음악감상을 하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이렇다 보니 소리의 질에 예민한 사람들은 액세서리로 눈을 돌리게 됐다. 고가의 프리미엄 이어폰/헤드폰 시장이 착실히 성장하고 있는 이유다. 덕분에 브랜드마다 몇주
[gadget] 궁극의 이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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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해, 류상욱은 문득 앙드레 바쟁을 언급하며 ‘데일리 크리틱’이란 말을 꺼냈다. 이어 바쟁이 뜻하는 바를 완전히 행하지는 못하더라도 매일 영화에 대한 글을 썼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들으며 놀랐던 기억이 난다. 필자처럼 게으른 사람은 꿈도 못 꿀 일이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 암을 선고받고 한해를 넘긴 이가 바로 내 앞에서 태연하게 했던 말이기 때문이었다. 이후에도 류상욱은 성실하게 글을 한편씩 써나갔고, 그런 글들이 모여 한권의 책이 출간됐다. 2007년, 류상욱은 가족과 함께 홀연히 싱가포르로 떠났다. 그리고 ‘익스트림무비’라는 웹진에 글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정성일 선생의 추천으로 월간지 <키노>에 썼던 글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글이었다. ‘한국에 영화학이 있는가?’라고 호기롭게 질문하던 때는 자연스레 사라졌고, 어느새 그는 영화와 자유롭게 대면하고 글은 유연하게 푸는 시기에 도달했다. 수도승이 면벽하며 자신의 화두와 싸우듯이, 그는 오로지 영화와 마주해
[도서] 영화를 사랑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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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2월17일까지
장소: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문의: 02-766-3390
모두가 잠든 늦은 밤, 그제야 불을 밝히고 손님을 기다리는 심야식당에서 맛있는 냄새가 풍겨져 나온다. 그곳에선 평범해 보이는 계란말이와 문어모양 비엔나 소시지에도 인생의 맛이 담겨 있다. 일본 작가 아베 야로의 만화 <심야식당>이 뮤지컬로 무대에 올랐다. 음식과 소시민의 삶을 연결해 따뜻한 위로를 건넸던 원작의 감동에 노래와 춤이 더해져 무대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푸짐한 밥상을 연상시킨다.
상점과 게이바, 스트립클럽 등이 모여 있는 일본 신주쿠의 뒷골목, 밤 12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심야식당에 작은 불이 켜진다. 작은 간판도 없고 변변한 메뉴라고는 돼지고기 된장 정식 정도지만 늦은 시간에도 손님이 하나둘 식당 안으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심야식당의 주인 마스터는 가게를 찾은 손님이 원하는 음식을 만들 수 있는 한 만들어 내놓는다. 그러니 식당을 찾는 사람들에겐 저마다 즐겨찾는 요리가
[공연]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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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이이언의 성향+특징은 이 어쿠스틱한 성향의 EP에서도 잘 드러난다. 기계음들을 다소 배제했음에도 여전히 계산적이고 정교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1집에 수록돼 있던 <자랑>은 새로운 색깔에도 특유의 음울함을 놓치지 않고, 다프트 펑크의 곡을 커버한 <Harder Better Faster Stronger>는 훌륭하게 다시 만들어졌다. 좋은 목수는 연장을 가리지 않는다.
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전자음악에서 어쿠스틱으로 갔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풍 같은 음악이 흘러나올 리가. 변함없이 흐느적거리는 이이언의 목소리, 그 목소리가 형성하는 음산한 분위기 덕분이다. 소리가 파괴적이지는 않지만 전형을 파괴하려는 재미있는 시도가 구석구석 깃들어 있다. 다프트 펑크를 어쿠스틱으로 해석한다거나 재즈의 문법을 살짝 빌려온다거나. 그는 쉽게 가는 방법을 모른다. 여전히 무엇이든 비틀고 색다른 관점을 찾는 일에 열중하고
[MUSIC] 힘을 뺐네 혹은 살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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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이광수는 참 많은 별명을 얻었다. 모함광수로 시작해 기린, 광바타, 배신의 아이콘, 초통령 그리고 최근의 구광표까지 그의 별명은 끝도 없이 뻗어나갈 기세다. 이게 다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을 통해 만들어졌다. 그는 <런닝맨>에서 남에게 잘 속고 또 틈만 나면 남을 속이려드는 만만한 모사가 캐릭터로 등장한다. 그의 예능감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중요한 건 예능감만큼이나 그의 연기력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는 거다. 이광수는 첫 영화 <평양성> 이후 2년 동안 <원더풀 라디오> <간기남> <내 아내의 모든 것> <마이 리틀 히어로>까지 네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마이 리틀 히어로> 촬영이 끝나갈 무렵엔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를 시작했다. 주인공이었던 적은 없지만 주인공보다 작아 보였던 적도 없었다. <마이 리틀 히어로>에서도 마찬가지다. <마이
[이광수] 웃기고 진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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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사건의 가장 확실한 팩트는 생로병사다. 그것에 대해서 나는 아는 것이 없다. 태어나기는 했지만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여전히 모른다. 하물며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어떻게 알겠는가. 물론 읽고 들어 알고 있는 것들은 있다. 그러나 그런 종류의 앎은 우리가 실감 혹은 절감이라고 부르는 것과는 다를 것이다. 단테의 <신곡-지옥편>을 읽고 지옥을 알겠노라 말하는 일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그래서 나는 모른다. 말년에 후두암에 걸려서 입에서 끔찍한 냄새가 나자 사랑하던 개조차도 더이상 가까이 다가오지 않게 되었을 때 프로이트의 심정이 어떠했는지를 모르고, 당대 최고의 지성인이었던 아이리스 머독이 알츠하이머에 걸려서 텔레토비가 나오는 프로그램에 넋을 놓고 있을 때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편 존 베일리의 기분은 또 어땠을지를 모른다. 미하엘 하네케가 만든 이 영화 <아무르>(Amour, 2012)에서 병들어 죽어가는 안느(에마뉘엘 리바)
[신형철의 스토리-텔링] 죽일 만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