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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블릭 오브 시네마’(Republic of Cinema). 충무로에 있는 이준익 감독의 사무실 문에 크게 붙어 있는 문구다. 그 아래에는 타이거픽쳐스, 영화사 아침, 씨네월드, 세개의 제작사 로고가 나란히 있다. 제작사 3개가 모여 영화 공화국을 꿈꾼다는 뜻일까. 이준익 감독은 “영화 공화국이라는 단어를 붙인 지 오래됐다. 거창한 건 아니고, 따로 또 같이 영화를 만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아나키스트를 자처하는 그가 한국영화감독조합(이하 감독조합)의 조합장을 맡은 지 1년이 지났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지난 1년 동안 그는 복귀작 <소원>을 만들었고, 동료 감독들과 함께 감독 표준계약서를 내놓았고, 한국영화산업전략센터(소장 최현용)와 함께 한국 영화산업 불공정 행위 모니터링 작업에 참여했다. 현재 그가 바라보고 있는 ‘한국영화 공화국’은 어떤 모습일까.
-감독조합장을 맡은 지 1년이 지났다.
=조합장으로서 성실하지 못했다. 지난해 <소원>에 ‘몰
[이준익] 감독 표준계약서가 영화산업 상생의 길 이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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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리스트 박주원은 현재 한국 재즈신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 중 하나다. 스페인의 집시음악인 플라멩코에 음악적 기반을 둔 그의 기타 연주는 이국의 멜로디와 리듬을 유려하게 실어 나른다. 여섯줄의 기타 현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현란한 속주 기법도 인상적이지만, 그를 더 흥미롭게 만드는 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뮤지션의 목소리와 연주를 낯설게 만드는 프로듀싱 능력에 있다. 그런 그가 4월12일 오후 7시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기타콘서트 <캡틴>을 연다. 최백호와 어반 자카파의 조현아,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가 게스트로 참여하는 이번 공연과, 콘서트의 중요한 테마가 될 3집 앨범 ≪캡틴 No.7≫에 대해 박주원에게 물었다.
-3집 ≪캡틴 No.7≫을 발매한 뒤, 지난 12월24일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열었다. 이번 공연은 지난 겨울 콘서트와 어떻게 다른가.
=12월24일은 크리스마스이브라서 아무래도 연말 분위기에 취할 수밖에 없었다. 새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충실히 들
[trans x cross] 캡틴, 오 마이 캡틴 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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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영화전문지 <사이트 앤드 사운드>가 10년마다 발표하는 베스트영화 리스트의 부동의 1위는 <시민 케인>(1941)이었다. 1962년부터 내리 5년 연속 1위다. 말하자면 <시민 케인>은 50년 동안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그런데 세계의 평론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이 리스트에 처음 변동이 일어난 게 최근에 발표된 2012년의 결과다. <시민 케인>을 50년의 왕좌에서 끌어내린 작품은 앨프리드 히치콕의 <현기증>(1958)이다. 이 결과에 많은 이유들이 제시됐다. 그 가운데 한 가지만 우선 기억하고 싶은 것은 히치콕이 말한 대로 시체애호증(necrophilia)이라는 무의식의 강박이다. 그 강박의 경이로운 대상으로, 유령 혹은 비너스처럼 스크린에 출몰한 배우가 바로 킴 노박이다. 시체처럼 죽은 듯 무표정하고, 동시에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야수처럼 도발적인 여성이라는 이중성으로, 누구도 닮을 수 없는 개성을 남긴 것이다
[한창호의 오! 마돈나] 유령처럼 비너스처럼, 신비한 이중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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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다르크와 정은채. 멀찍이 떨어진 두 여인의 옆얼굴이 대구를 이룬다. 잔다르크가 주인공인 흑백영화 앞에서 정은채가 주인공인 또 다른 흑백영화가 펼쳐지는 것 같은 인상마저 든다. 전혀 다른 시대의 여인들이 하나의 공간에서 만나 내밀한 감정이라도 주고받는 것일까. 묘한 긴장감이 어린다.
“잔다르크의 감정이 느껴져 고통스러웠다.” <잔다르크의 수난>을 처음 보고 느낀 감상을 ‘아픔’이라고 말하던 그녀. 현장에서 다시 만난 잔다르크가 이번에는 그녀에게 어떤 잔상을 남길까. 카메라를 등진 정은채의 어깨너머로 보이는 잔다르크의 애상에 젖은 얼굴을 통해 짐작해볼 뿐이다.
“나중에 눈물이 마르면 그때 음악의 힘을 빌릴게요.” 무성영화라는 컨셉에 맞춰 현장에도 음악이 따로 없는 상태. 하지만 정은채는 곧바로 감정을 추어올려 눈물을 떨군다. ‘컷’ 소리가 난 뒤에도 그녀의 눈물은 쉽게 가시질 않는다.
<춘정>으로 지난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미랑 감독.
[씨네스코프] 여인의 얼굴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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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아는 부지런히 살다가 노동운동에 눈을 뜨는 싱글맘 선희를 연기한다. <간첩> 이후 드라마에 전념하다가 오랜만에 출연한 영화다. 강도 높은 일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촬영장에서 분위기를 리드하는 그녀는 아들로 출연하는 그룹 엑소의 멤버이자 신인배우인 디오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카트>의 후반부는 우리 사회의 노동 현실을 대변하는 강도 높은 장면들로 꾸려진다. 작은 힘이지만 아줌마들, 여성노동자들이 뭉쳤다. 노동자들의 살길은 연대밖에 없다는 걸 보여주는 가슴 절절한 장면. 피켓 하나하나가 현실을 방불케 하는 <카트>의 중요 장면이다.
<카트>의 촬영은 김우형 촬영감독이 맡는다. 부지영 감독과는 실제 부부 사이. 24시간 내내 <카트>를 고민할 최적의 파트너다.
마트의 유니폼, 노동조합의 단체복으로 하나가 된 배우들. 김영애를 주축으로 문정희, 신인 천우희(왼쪽부터) 등 여배우들의 앙상블이 카트를 끌고 나가는 동력
[씨네스코프] 우리는 카트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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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시티2> Sin City: A Dame to Kill for
감독 로버트 로드리게즈, 프랭크 밀러 / 출연 브루스 윌리스, 제시카 알바, 조셉 고든 레빗, 에바 그린
<씬 시티>가 9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아직 자세한 줄거리는 나오지 않았지만 밀러의 원작 그래픽 노블 <씬 시티 2: 목숨을 걸 만한 여자>가 메인 플롯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씬 시티> 특유의 영상미와 액션이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두 감독은 이미 세 번째 시리즈를 준비 중이다. 북미에서 8월 개봉예정.
[WHAT'S UP] <씬 시티2> Sin City: A Dame to Kill f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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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 다이어리]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어떤이의 예술세계
[헌즈 다이어리]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어떤이의 예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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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노아> 방주를 남기남
[정훈이 만화] <노아> 방주를 남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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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기 아키미쓰의 <문신살인사건>은 감탄을 자아내는 트릭과 인상적인 반전, 그리고 들고 다니며 읽기 신경 쓰이는 야릇한 표지로 유명하다. 비행기 안에서 읽으려고 무심코 챙겼다가 다른 승객이 볼세라 앞표지와 뒤표지를 붙여 손에 꼭 쥐고 읽느라 쥐가 날 지경이었는데도 단숨에 완독했던 기억이 난다. <파계 재판>은 그의 법정추리물. 화자는 법조기자이며, 법정에서 거의 모든 일이 벌어진다. 한 남자가 부부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재판장에 선다. 피의자는 사망한 아내쪽과 불륜관계에 있었고, 그 사실을 알아챈 남편을 살해한 뒤 사체 유기, 얼마 뒤에는 그 아내마저 같은 방법으로 죽였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이 사건의 가장 큰 변수는 바로 피의자의 변호사다. 그는 재력을 갖춘 데다 금실 좋고 영민한 아내를 두고 있다. 돈을 아끼지 않고 조사해 검찰쪽과 맹렬히 맞선다.
법정물의 재미는 어쩌면 법의 가혹함에서부터 출발한다. 죄를 지었는지가 아니라 죄를 입증할 수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인상적인 법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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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아카데미의 ‘장편제작연구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을 접할 때 가장 먼저 꺼내드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제2의’라는 말이다. 매번 ‘제2의 봉준호’, ‘제2의 장준환’, ‘제2의 <파수꾼>’이라는 이름으로 기대를 거는 이유는 그만큼 이 기관을 통해 발굴되는 실력 있는 신인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올해는 최익환 원장의 방침 아래 영화계와의 ‘스킨십’이 더 강해졌고, 상업영화의 틀과 완성도를 갖춘 작품의 배출이라는 성격이 보다 뚜렷해졌다. 앞서 개봉한 작품 <잉투기>가 상반기 다양성영화 부문에서 호평을 이끈 데 이어, 지난해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장편제작연구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세 작품이 차례로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정훈 감독의 드라마 <들개>(개봉 4월4일)는 고등학생 시절 수제폭탄 제조범으로 소년원에 갔던 청년의 이야기를 청년실업과 관련해 긴장감 있게 엮어냈으며, 유원상 감독의 <보호자>(개봉 4월10일)는 유괴당한 딸을 구하기 위
[flash on] ‘제2의’라는 수식은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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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영화 오타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상이론과 김소영 교수의 유머러스한 자평이다. 그런 그녀는 아시아영화를 중심으로 한 횡단적 연구를 멈추지 않는다. 트랜스: 아시아영상문화연구소 소장으로서 마포문화재단과 공동으로 ‘2014 트랜스 아카데미’를 개최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예년에 비해 행사 내용을 더 알차게 구성했다. 3월26일부터 5월28일까지 매주 1회씩 총 10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강좌의 주제는 ‘한국영화와 인문학: 미학, 윤리, 정치학’이다. 그간 역사, 정치, 사회학적 방법론으로 영화라는 텍스트를 풍부하게 해석해온 연구자들이 마련한 대중 강좌다. <풍경>의 장률, <수련>의 김이창 감독 등이 초청돼 관객과의 대화도 진행한다.
-‘트랜스 아카데미’는 언제부터 기획한 건가.
=2000년 문을 연 트랜스: 아시아영상문화연구소에서 2007년부터 매년 두 차례씩 ‘트랜스 아카데미’를 개최해왔다. 컨퍼런스나 세미나를 통해 영화이론에 대한 학문적 담
[flash on] 영화이론의 문턱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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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일컫는 여러 종류의 말이 있다. X나 Y 같은 알파벳을 사용하기도 하고, ‘88만원 세대’처럼 구체적인 액수를 쓰기도 하고, ‘인터넷 세대’처럼 새로운 문물의 이름을 빌려오기도 한다. 참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세대가 함께 살고 있는 셈이다. ‘너는 무슨 세대니?’라고 나에게 (아무도 안 물어봐서 내가 직접) 물어본다면 ‘스니커 제너레이션’(Sneaker Generation)이라 대답할 것이다(이러면서 괜히 새로운 단어 하나 만들어낸다). 나에게 스니커는, 정확히 말해 운동화는, 계급을 나누는 지표였고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징이었으며 앞으로도 버리기 힘들 것 같은 라이프 스타일이다.
지금은 나이키며 아디다스며 뉴발란스 같은 신발들을 누구나 신고 다니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특히 지방의 소도시에서는 신발이 계급이었다. 나이키나 아디다스를 신지 못하는 아이들은 하얀색 실내화에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로고를 그려넣으며, 뜻하지 않게 미술 실력만 늘어갔다. 내가 그랬다. 나이키 로
[김중혁의 바디무비] 발에게 건네는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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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의 징후 중 하나는 여위어가는 표정이다. 나이가 들수록 얼굴은 감정의 진폭을 게을리 반영한다. 배우도 사람이니 늙어감에 따라 안면근육이 둔해진다. 다만 그들은 캐릭터에 따라 표정의 스펙트럼을 좁혔다 넓힐 수 있다. 강제로 입양된 아들을 수십년 뒤 찾아나서는 <필로미나의 기적>의 주인공 필로미나는, 낙천적 천성과 신앙으로 끔찍한 슬픔을 쓸어 담으며 살아온 할머니다. 그녀를 연기하는 주디 덴치의 클로즈업은, 특정 표정과 감정이 관련돼 있다는 상식을 깨끗이 뒤엎는다. 배우가 생각을 품는 것만으로도 관객에게 충분히 전달된다는 연기의 설화를 그녀의 필로미나가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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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만화가, 감독을 가족 친지로 두는 일은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과 진배없다는 평소 믿음이 사라 폴리 감독의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를 보면서 확고해졌다. 우선 픽션일 경우, 극중 캐릭터의 말과 행동에서 내 모습의 일부를 발견한다고 치자. 작가/감독이 아무리 “넌 영감을 줬을 뿐이야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옛날 옛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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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백프로’로 불리는 천재 프로 골퍼 백세진(윤시윤). 승승장구하던 그는 방탕한 생활로 위기를 자초한다. 음주 사고로 친구도 잃고 목소리마저 안 나오는 상태로 은퇴를 하게 된 것이다. 시간이 흐른 뒤, 그는 옛 은사가 교장 선생님으로 있는 섬마을로 향한다. 그곳에는 전교생이 6명뿐인 폐교 직전의 초등학교가 있다. 아이들을 스포츠 특기생으로 키워 폐교만은 막아보려는 마을 사람들은 어떻게든 세진을 잡고 싶다. 우여곡절 끝에 섬에 머물게 된 세진은 골프를 배우려는 아이들과 조금씩 가까워진다. 그중에는 골프에 재능을 보이는 병주(여진구)도 있다. 술주정뱅이에 걸핏하면 매를 드는 아버지 밑에서 힘겹게 운동을 해나가는 아이다. 모든 게 부족한 상황에서 세진과 아이들은 과연 학교를 지킬 수 있을까.
<백프로>는 학교를 사수하려는 섬마을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공동 프로젝트다. 세진을 섬에 주저앉히려는 섬사람들의 단결된 행동이 과장되고 엉뚱하나 재미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 세진이
섬마을 학교를 사수하라 <백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