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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악: 슬픈 살인의 기록>은 1980년에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여자의 머리 가죽을 산 채로 벗겨 죽이는 연쇄살인마에 대한 영화다. 성적으로 문란했던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트라우마로 갖고 있는 프랭크(엘리야 우드)는 마네킹을 복원하는 일을 한다. 하지만 사실 그가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마음에 드는 여자를 몰래 쫓아가 죽인 다음 머리 가죽을 벗겨 마네킹을 만드는 일이다. 그렇게 마네킹이 하나둘씩 늘어갈 때 사진작가 애나가 우연한 계기로 프랭크와 가까워지고, 그는 자신의 마네킹에 흥미를 느끼는 애나에게 강하게 끌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동시에 프랭크는 그녀를 죽여 영원히 자신의 곁에 두려는 욕망에 휩싸이고, 게다가 어머니와 죽은 자들의 환상까지 등장해 그를 혼란에 빠트린다.
일단 눈길을 끄는 건 거의 모든 장면을 프랭크의 시점숏으로 구성한 연출이다. 이는 연쇄살인마의 행동을 고스란히 따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복잡한 내면을 가진 한 인물의 심
연쇄살인마의 복잡한 내면 <매니악: 슬픈 살인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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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문 과제를 채점하던 문학교사 제르망(파브리스 루치니)은 학생들의 성의없는 글뭉치들 속에서 클로드(에른스트 움하우어)가 제출한 독특한 글을 발견한다. 클로드의 글에는 그가 친구 라파(바스티앙 우게토)의 집에 드나들며 라파의 어머니 에스더(에마뉘엘 자이그너)에게 연정을 품게 된 경위가 세세하게 적혀 있다. 한때 작가가 되기를 꿈꿨던 제르망은 이 비밀스러운 기록 속에서 클로드의 문학적 재능을 직감하고는 작문 개인지도를 자청한다. 클로드는 스승의 가르침과 호기심을 적절히 이용해 다음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제르망은 클로드의 글 그리고 그 글의 재료가 되는 실제 경험에 개입하며 제자의 도발을 부추긴다.
선생과 제자, 그리고 더 나아가 관객이 함께 서사 게임을 벌이는 영화 <인 더 하우스>는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가 쓴 희곡 <마지막 줄에 앉은 소년>을 원작으로 한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은 장소 구분 없이 연속된 대사로만 이루어진 원작을 직접 각색해, 공간을 분리
예술은 삶의 반영 <인 더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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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호선 지하철 안, 하윤주(한효주)가 서 있고 황 반장(설경구)은 앉아서 졸고 있다. 졸다가 급하게 일어서던 황 반장이 지나가던 여자와 부딪친다. 그리고 제임스(정우성)가 전화를 받으면서 지나간다. 흔히 볼 수 있는 서울의 한 평범한 일상이다. 하지만 황 반장은 경찰 내 특수조직 감시반의 반장으로 신입으로서의 하윤주의 능력을 테스트하고 있었던 것. 하윤주는 당시의 상황을 놀라울 정도로 거의 다 기억해낸다. 영화는 그 평범한 일상이 다 감시당하고 조작된 것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제임스는 빌딩 위로 올라가서 서울의 도심을 내려다보며 부하들을 조종해 은행을 3분 만에 턴다.
<감시자들>에서 경찰은 용의자의 집 근처에 차를 주차해놓고 몇날 며칠을 기다리기만 하던 그런 경찰이 아니다. CCTV와 신용카드, 스마트폰으로 무장된 현대사회의 시스템을 최첨단의 장비로 통제하고 꿰뚫어보는 경찰이다. 그리고 제임스는 그런 경찰을 감시하면서 하늘에서 내려다본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현대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시스템 <감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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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 중산층 가족인 폴-사라 부부는 권태기를 겪고 있다. 알고보니 사라(마리나 포이스)는 폴(로맹 뒤리스)의 친구인 그렉 크레메르(에릭 루프)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고, 폴은 홧김에 그렉을 찾아가 말다툼을 벌인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사고로 그렉이 죽자 당황한 폴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성공한 변호사 ‘폴’로 살아온 자신의 삶을 지우고 프리랜서 사진가인 ‘그렉’으로 살기로 한 것이다. 치밀한 계획 끝에 프랑스를 떠난 폴은 지금까지 미뤄두었던 자신의 꿈인 사진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가 찍은 사진이 그의 삶을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게 한다.
더글러스 케네디의 베스트셀러 <빅 픽처>를 각색한 영화 <빅픽처>의 프랑스 원제는 ‘자신의 삶을 살고 싶어 한 남자’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제목이라 할 수 있는데, 실제로 폴은 과거의 폴로 살 때보다 그렉으로 살 때 자신에게 훨씬 충실한 삶을 살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직업과 가족으로도 채우지
‘안정된 삶’에 대한 아이러니 <빅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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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넌이 정신과 의사에게 찾아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다비드 포앙키노스의 <레논>은 그런 상상을 통해 쓰인 장편소설이다. 존 레넌이 서른다섯살에 은퇴하기로 결심한 뒤인 1975년 9월21일과 한 정신 이상자에게 살해당하기 전날인 1980년 12월7일 사이에 그가 돌아본 자신의 삶은 어떤 광경이었을까. 음악, 엄마, 섹스, 마약, 농담, 언론, 오해, 침묵, 오노 요코…. 다비드 포앙키노스는 존 레넌이 노래하는 목소리와 물건을 집어던지는 소리가 동시에 책장에서 튀어나오는 것 같은 소설을 완성했다. <레논>의 한국어판 발간과 서울국제도서전에 맞춰 내한한 그를 만났다.
-한국에 출간된 당신의 전작들인 <시작은 키스> <내 아내의 에로틱한 잠재력>과 비교해보니 <레논>은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전작들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낭만적이고 유머러스한 이야기들이라면, 이번 책은 실존 인물인 존 레넌에 대한 이야기이고, 묵직하게 읽힌다.
[trans x cross] 존 레넌은 언제나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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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The Counselor
감독 리들리 스콧 / 출연 마이클 파스빈더, 브래드 피트, 카메론 디아즈, 페넬로페 크루즈, 하비에르 바르뎀
영화 <카운슬러>의 티저가 공개됐다. 존경받는 변호사가 마약시장을 장악하려 하지만 결국 위험한 마약거래에 연루되어가는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영화이자 리들리 스콧 감독의 신작이다. 전작 <프로메테우스>부터 함께한 마이클 파스빈더를 비롯해 이름만 들어도 기대가 되는 할리우드의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WHAT'S UP] <카운슬러> The Counse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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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3일, 프랑스는 유럽국가 중에서는 9번째, 전세계에서는 14번째로 동성간의 결혼을 합법화했다. 하지만 이 법안, 일명 ‘모두를 위한 결혼’의 무효화를 주장하는 보수진영의 반격은 여전히 거세고, 이에 맞서는 여러 사회단체들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프랑스의 사회적 분위기는 올해 칸영화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대표적으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어 퀴어종려상을 수상한 알랭 기로디 감독의 <호수의 이방인>과 경쟁부문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의 <아델의 삶-1&2>는 각각 게이, 레즈비언의 자연스러운 욕망과 삶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두 작품은 이제 영화제의 보호막을 떠나 대중과 만나기 위해 극장가로 나왔거나 만남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칸에서 승승장구했던 이 두 영화의 향후가 그리 밝지만은 않은 듯하다.
먼저, 기로디 감독의 <호수의 이방인>은 지난 6월12일 프랑스에서 전국 개봉해 평단에서 환호
[파리]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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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더 콜> 명예를 지켜주세요
[정훈이 만화] <더 콜> 명예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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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같은 사람이 있다. 거기 있는 게 너무 당연해서 언제나 자리를 지킬 것처럼 여겨지는 사람들.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기에 존재감을 쉽게 잊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대체 불가능의 존재감을 지닌 거인이다. 지난 6월19일 또 한명의 거인이 우리 곁을 떠났다. <소프라노스>의 토니 소프라노스 역으로 유명한 배우 제임스 갠돌피니는 시칠리아에서 열리는 제59회 타오르미나필름페스티벌 참가를 앞두고 로마를 여행하던 중에 우리에게 준비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심장마비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예상치 못한 순간 불현듯 찾아오는 게 죽음이라지만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많은 51살의 한창 나이기에 슬픔은 더욱 황망하게 찾아왔다. 현재 할리우드를 뒤흔들고 있는 애도의 물결은 갠돌피니와 작품을 함께했던 동료배우들에게서 그치지 않고 정치, 사회, 스포츠 전반으로 퍼져나가는 중이다. 6월22일 월요일 뉴저지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는 모든 관공서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고
[obituary] 미국사회의 어떤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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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2013 영화 <이별계약>
2012 드라마 <전국소병>
2012 드라마 <부침>
2012 영화 <첫 번째>
2011 드라마 <이혼의 규칙>
2011 영화 <실연 33일>
2011 영화 <만유인력>
2010 드라마 <집의 N승>
2009 드라마 <아적청춘수작주>
2007 드라마 <행복재나리>
2006 드라마 <여청춘유관적일자>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바이바이허는 중국 치유계전영, 다시 말해 중국 힐링무비의 대명사다. <실연 33일>과 <이별계약>에서처럼 주로 남녀간의 만남과 이별, 상처와 회복을 다룬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해왔다. 이제 갓 한국에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실연 33일>을 통해 중국 영화계에서 가장 지명도 높은 대중영화백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중국에서는 이미 스타덤에 오른 배우다.
한/중 합작
[who are you] 바이바이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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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합화인>
감독 진가신 / 출연 황효명, 덩차오, 통따웨이
<중국합화인>은 80년대 초 대학에서 만난 세 친구들의 창업기다. 아메리칸드림은 이루지 못하지만 영어학원을 차려 큰 성공을 거두는 이야기. <첨밀밀>의 진가신 감독이 연출했다.
[해외 박스오피스] 중국 2013.6.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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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해서웨이가 <라이프보트>의 제작 및 주연을 맡는다
=샬롯 로건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라이프보트>는 유람선 침몰 뒤 구명보트에 의지해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독비도> <대자객>의 유가량 무술감독이 6월25일 별세했다
=76살의 생을 마감한 유가량 무술감독은 1995년부터 임파선암을 앓아왔고, 폐렴 합병증으로 고생했다.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이 리들리 스콧이 제작하는 <차일드 44>에 합류한다
=톰 하디, 누미 라파스, 게리 올드먼 등이 이미 캐스팅된 상태로,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의 배역은 알려지지 않았다.
[댓글뉴스] 앤 해서웨이가 <라이프보트>의 제작 및 주연을 맡는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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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열개라도 모자라시겠어요~. 리암 니슨에게 일복이 터졌다. 출연료 2천만달러로 <테이큰3>를 계약한 데 이어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입성하게 됐다. 애니메이션 <예언자>의 성우까지 맡는다. 한편 짐 캐리는 샌디훅 총기난사 참사 4개월 전 촬영한 <킥 애스2: 겁없는 녀석들>의 출연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영화가 부끄러운 것은 아니지만 영화의 폭력성은 불편하다”며 홍보에도 참여하지 않겠단다. 심정은 이해하지만 이제 와 이러시면 어떡하죠?
[UP & DOWN] 리암 니슨 VS 짐 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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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West! 샌프란시스코 하늘에 무지개 깃발이 힘차게 펄럭였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6월26일 동성결혼 커플에 대한 연방 지원을 금지한 법에 위헌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동성결혼을 금지한 캘리포니아주의 법률의 상고를 각하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동성결혼이 허용된 것이다. 대법관 9명으로 구성된 연방대법원에서 보수 성향의 대법관이 5명인데, 그중 한명인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이 진보 성향의 대법관과 뜻을 함께하면서 역사적인 판결이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연방결혼보호법(DOMA)은 수정헌법 제5조가 보호하는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는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고 자신의 결정을 설명했다. 이번 판결로 미국은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총 12개주에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를 추가할 수 있게 됐다. 이 두 가지 판결을 두고 <뉴욕타임스>는 “연방대법원은 동성애 인권 운동에 큰 승리를 안겨주었다”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해외뉴스] 떴다, 무지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