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앨리스 먼로의 최신작이자 작가 인생의 마지막 작품으로 총 14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노벨문학상이라는 묵직한 후광을 보고 읽어도 지우고 읽어도 참으로 아름다운 산문을 만날 수 있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소우주와 같아서 짧은 분량임에도 여운이 깊게, 길게 남는다. 이 단편집의 말미에는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단편 네편이 실려 있다. 꼭 추천하고 싶은 소설들의 향연.
[도서] 소우주와 같은 이야기 14편
-
누구나 생활의 편의를 최우선에 두고 집을 구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마음에 드는 동네에 내 취향대로 지은 집’에 대한 욕구가 있기 마련이다. 이 책은 두 부부가 ‘원하는 동네’인 연희동과 부암동에 ‘원하는 대로’ 집을 고쳐 짓고 정착하기까지의 사연과 노하우, 예산 등을 정리한 것이다. 집에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사진과 글의 모음. 돈도 남편도 없는 입장에서는 한없이 부러운 책이기도 하다.
[도서] 집에 산다는 것의 의미
-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동일한 상태를 유지하는 개체가 아니다. 물리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 과정에서 학습하고 사회화를 거치며 우여곡절을 겪는다. 어떤 순간에는 ‘이대로 영원히’를 외치고 싶어지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매일 달라지는 나 자신과 내 곁의 사람들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는 남자에 대한 산문집인데, 남자가 ‘나는 어떻게 성장하고 변해가는가, 나아가 어떤 남자로 나이들면 좋을까’를 탐험하게 하는 동시에 여자가 ‘내 옆의 남자는 왜 이런가, 예전하고 왜 이렇게 달라져만 가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전날보다 더 나이든 자신을 느끼는 40대, 50대 경계의 남자나 그런 남편을 둔 여자라면 정체성과 남성의 여성성, 중년의 위기와 모임을 다룬 4부 ‘남자의 삶과 변화’ 장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연령대별로 나누어 이 책을 들여다보면 결혼과 책임감, 경쟁심을 다룬 1부 ‘남자의 관계 맺기’는
[도서] 남자 알아? 여자 몰라!
-
이렇게 한결같은 얼굴도 없다. 벌써 스물다섯 청년으로 커버린 이주승은 지금도 <청계천의 개>로 데뷔했던 열아홉살 때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부루퉁해 보이는 긴 눈과 꾹 다문 입도 여전하다. 여러 감독들이 꾸준히 이주승에게서 비뚤어진 소년의 모습을 찾는 이유인 것 같다. 이유빈 감독의 <셔틀콕>에서 이주승은 부모를 잃고 도망간 누나를 찾으러 나선 소년 민재를 연기한다. 어린 동생 은호(김태용)를 짐처럼 데리고 다니며 여기저기 부딪치고 쓰러지는 동안 조금씩 자라는 민재는 이주승의 지금 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셔틀콕>으로 얼마 전 폐막한 제39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독립스타상을 수상한 이주승과의 만남.
-수상을 축하한다.
=기쁜 나머지 뒤풀이 파티에서 정신없이 취해버렸다. (웃음)
-이유빈 감독이 꼭 캐스팅하고 싶어 했다는데.
=싸이월드 쪽지로 캐스팅 제의를 하셨다. 대본을 먼저 주고 부대로 면회를 오셨다. 틈틈이 대본을 분석하면서 준비했
[flash on] 서서히 늙고 있는 소년
-
-
<그 강아지 그 고양이>는 민병우 감독의 연애사를 그대로 녹여넣은 영화다. 두 남녀가 우연히 키우게 된 강아지와 고양이를 통해 사랑을 쌓는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민병우 감독은 비를 쫄딱 맞은 배고픈 길고양이를 반려묘 ‘나비’로 맞아들였고, 동물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 감독의 전 여자친구는 유기견을 키웠다고 한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그 강아지 그 고양이>가 전세계 최초로 극장 개봉한 스마트폰 장편영화라는 사실이다. 민병우 감독을 만나 반려동물 데리고 영화찍기의 고충에 관해, 또 ‘스마트폰영화의 거장’이 되길 꿈꾸는 그의 야심에 대해 들어봤다.
-스마트폰 장편영화로 입봉했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기르던 고양이를 데리고 찍은 단편 <도둑고양이들>이 1회 olleh국제스마트폰영화제에서 최고상을 탔다. 수상작을 상영하는데 생각보다 화질이 좋더라. 그때 생각했다. 앞으로 누군가는 스마트폰으로 장편영화를 찍겠지? 스타트는 내가 끊어야겠다! 노
[flash on] 기다려, 유세윤∼
-
<호빗: 뜻밖의 여정> 이후 절대반지의 주인이 된 빌보 배긴스(마틴 프리먼)의 여정은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에서 계속된다. 시끌벅적하고 말 많은 드워프들과 함께이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오크들도 도사리고 있다보니 물론 순탄하지 않다. 아군인지 적군인지 편가르기가 쉽지 않은 엘프족도 빌보 배긴스와 드워프들의 여정에 우연히 동참하게 되는데,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레골라스(올랜도 블룸)의 활쏘기 액션에 두눈이 휘둥그레해졌던 경험이 있다면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를 통해 다시금 활약하는 엘프족 특유의 액션을 기대해도 좋다.
지난 12월4일 베벌리힐스 힐튼 호텔에서는 <호빗> 시리즈의 두 번째 영화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기자회견이 열렸다. 빌보 배긴스를 연기한 마틴 프리먼은 참석하지 못했지만, 피터 잭슨 감독, 각본가 필리파 보이엔스, 필리 역의 딘 오고먼, 킬리 역의 에이든 터너, 바드 역의 루크 에반스,
[현지보고] 빌보와 다시 떠나볼까
-
‘망나니 빌’이라 불리며 마약 브로커로 일하던 문제적 인간 빌(찰리 크리드 마일스)은 8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다. 돌아와보니 집은 난잡하기 짝이 없다. 아내는 다른 남자와 살림을 차려 나간 지 오래고, 아들 딘(윌 폴터)과 지미(새미 윌리엄스)는 엉망인 환경에 방치돼 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공사 현장에서 노동을 하는 딘은 보호자 없이 산다는 걸 들켜 자신과 지미의 신변이 아동보호국 소관으로 넘어가게 될까 걱정한다. 딘은 때마침 돌아온 빌이 집에 남아 있게 하기 위해 빌의 마약을 숨기고, 스코틀랜드로 가려던 빌은 이 일로 마약상 테리(레오 그레고리)의 미움을 산다. 빌은 이왕 같이 살게된 것, 제대로 아버지 노릇을 해보려고 노력하지만 철없는 빌에겐 아들의 호감을 사는 일이 어렵기만 하다. 빌에게 앙심을 품은 테리는 용돈을 준다며 지미를 꼬드겨 마약을 옮기도록 시키고, 지미는 위험에 처하고 만다.
마약상, 매춘부, 미성년인 미혼모, 맥주를 물처럼 퍼마시는 열한살짜리
문제적 아빠의 성장담 <와일드 빌>
-
초식공룡 파키리노사우루스 형제 중 가장 작고 연약하게 태어난 파치(배우 이광수)는 이리저리 치이기 일쑤다. 하지만 호기심 많고 총명한 파치는 형제들의 놀림에 기죽지 않고 여기저기 참견하고 다닌다.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리더인 파치의 아버지를 따라 이동하던 무리는 흉포한 육식공룡 고르고사우루스의 공격을 받는다. 파치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가족을 보호하려다 목숨을 잃고 파치는 형 스카울러(성우 이광수), 친구 주니퍼(소연), 알렉스(배한성)와 함께 야생의 벌판에 내던져진다. 무리에서 한참이나 뒤떨어져 길을 잃어버린 파치 일행은 다시 무리에 합류하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다.
이야기는 어린이 관객을 공략하는 여타의 성장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보편적인 스토리를 바탕으로 영리하고 꼼꼼하게 만들어진 기획영화다.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던 조악한 공룡 해설 영상과는 비교가 안 되는 양질의 에듀테인먼트 콘텐츠기도 하다. 다른 종의 공룡이 나올 때마다 자막과 해설이 따라붙는데 물론 재빠르게 넘
존재하지 않는 공룡의 세계 <다이노소어 어드벤처 3D>
-
잘나가는 프로파일러 호태(주원)의 일상에 제동이 걸린다. 그의 삶에 ‘태클’을 거는 이는 10년 전 잠적한 첫사랑, 숙자다. 사건 현장에서 연쇄살인범을 치고 달아난 뺑소니차를 추적하던 호태는 그 차를 운전한 사람이 숙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오랜만에 재회한 그녀는 어딘가 수상하다. ‘윤진숙’(김아중)이란 낯선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을뿐더러 그녀 주변에선 크고 작은 사건이 끊이질 않는다. 진숙이 우연히 뺑소니 범죄에 얽힌 거라고 믿고, 그녀를 경찰서로 인도하길 차일피일 미루던 호태는 진숙이 더 복잡한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걸 깨닫고 곤경에 처한다.
<캐치미>의 캐릭터 설정이 흥미로운 까닭은 재회한 두 연인이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직업을 가졌기 때문이다. 남자는 잡아야 하고, 여자는 도망쳐야 한다. 호태가 진숙을 검거하는 순간, 두 사람은 함께할 수 없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갈등 구조이자 주인공의 선택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는 원동력이다. 그러나 <캐치
잡아야 하는 남자, 도망쳐야 하는 여자 <캐치미>
-
2003년 선보였던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 <러브 액츄얼리>가 벌써 개봉 10주년이 되었다. <러브 액츄얼리: 크리스마스 에디션>은 과거에 삭제되었던 커플의 분량을 다시 넣어 새로 편집한 것이다. 새로 추가된 커플이 포르노 배우이다 보니 이번 버전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개봉한다. 워킹타이틀이 제작하고, 리처드 커티스가 각본과 연출을 맡은 <러브 액츄얼리>에는 빌 나이, 콜린 퍼스, 에마 톰슨, 휴 그랜트, 리암 리슨 등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아역으로 등장한 토머스 생스터처럼 이후 스타가 된 배우들도 많다. 영화의 첫 장면은 원로 가수(빌 나이)가 <러브 액추얼리 이즈 올 어라운드>라는 노래에서 ‘러브’ 대신 ‘크리스마스’로 한 단어만 바꿔 녹음을 하는 모습이다. 영화는 크리스마스 5주 전 히드로 공항 풍경을 보여주며 “사랑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9•11 테러 희생자들이 보낸 모든 문자는 사랑의 메시지였다는 설명이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 <러브 액츄얼리: 크리스마스 에디션>
-
산타클로스는 어떻게 단 하룻밤 만에 전세계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할 수 있을까. 산타에게 소원 한번쯤 빌어봤다면 애니메이션 <세이빙 산타>가 던지는 이 질문이 꽤 흥미로울 것 같다. 주인공은 산타에게 인정받는 위대한 발명가를 꿈꾸는 북극 마을의 요정 버나드. 하는 일마다 덤벙대고 실수 연발이지만 이번만큼은 자신 있다.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되살려주는 기계 장치가 바로 그의 회심작. 버나드의 재능을 알아본 산타는 그에게 시간여행, 곧 타임머신이 썰매의 비밀임을 알려준다. 한편 ‘날아다녀’ 택배회사의 심술궂은 후계자 네빌은 썰매의 비밀을 알아내 세상에서 가장 빠른 택배회사가 되어 회장님인 엄마의 인정을 받고 싶다. 그런 네빌 무리가 산타를 납치하면서 버나드의 산타 구출 대모험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버나드가 택한 방법은 역시 시간여행이다. 과거로 돌아가 산타와 사람들에게 악당의 침입을 알리겠다는 것인데 이미 일어난 일을 되돌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원인의 원인을
산타 구출 대모험 <세이빙 산타>
-
<카> 시리즈에서 날 수 있는 자동차를 선보이며 비행에 욕심을 내던 디즈니가 <비행기>에선 아예 작정하고 날았다. 일단, 줄거리는 <카> 1편의 도시와 시골의 대비, 2편의 전 지구적 스펙터클을 한데 뒤섞어놓은 듯하다. 비행기 더스티는 세계 최고의 레이싱 챔피언을 꿈꾸지만, 실은 고소공포증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닌 농약살포용 시골뜨기일 뿐이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더스티는 국가별 예선에 도전해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지만 아깝게 탈락하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더스티에게 우연히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 전쟁 참전 경험이 있는 노장 스키퍼를 비롯한 친구들이 더스티의 꿈을 위한 조력자로 나선다. 과연 더스티는 꿈을 이루고 귀환할 수 있을까.
더스티가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도전에 성공하는 스토리일 것임은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그런데 영화는 “얼마나 빠르냐보다 어떻게 빠르냐가 중요하다”는 극중 스키퍼의 조언처럼, 하나의 레이스를 거침없이 내달리
“얼마나 빠르냐보다 어떻게 빠르냐가 중요하다” <비행기>
-
교사 로렌스 알리아(멜빌 포푸)에게는 프레드(쉬잔 클레먼트)라는 세련되고 개성 있는 여자친구가 있다. 남들 눈에 적당히 성공한 인생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로렌스에겐 비밀이 있다. 서른살 생일날 로렌스는 차마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했던 자신의 욕망을 프레드에게 고백한다. 자신의 남성인 육체가 싫다고, 남은 인생은 ‘여자’로 살고 싶다고. 이후 둘 사이의 불가능할 것 같은 사랑 이야기가 시작된다.
<로렌스 애니웨이>는 10년 넘는 시간 동안 필연적으로 이끌리지만 물리적 장벽에 고민하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연대기적으로 담은 영화다. 2012년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공식 초청되었고,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만 19살에 첫 장편 <나는 엄마를 죽였다>(2009)를 선보인, 캐나다 출신의 자비에 돌란이 어느덧 세 번째 장편영화를 들고 관객과 만난다. 앞선 두편의 영화처럼 이번 작품도 개인적 주제를 탐험한다. <로렌스 애니웨이
불가능할 것 같은 사랑 이야기 <로렌스 애니웨이>
-
11월에 시작된 영화는 이듬해 8월에 끝난다. 11월, 사립초등학교 입학을 위한 면접장에 노노미야 부부와 여섯살짜리 아들 케이타(니노미야 게이타)가 보인다. 이들은 면접관의 질문에 차분하게 대답한다. 아빠(후쿠야마 마사하루)는 아이가 엄마(오노 마치코)를 닮아 성격이 유순하다고 말하면서 승부욕이 없는 걸 단점으로 지목한다. 아이는 아빠와 캠핑장에 가서 연을 날렸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라고 말한다. 이야기만 들어보면 매우 화목하고 반듯한 집안이다. 그러나 이들의 말은 진실이 아니다. 중산층의 모범적인 가정인 것은 맞지만, 너무 바쁜 아빠는 가족을 위해 시간을 낼 수 없으며 아들의 성격에 대해 사실은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많은 내용을 함축한 도입부다. 이후 진행되는 모든 이야기를 위해 꼭 필요한 장면이다. 노노미야 부부는 아이를 출산한 병원으로부터 아이가 바뀌었다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듣게 된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지만 현실에서도 가끔 발생하는 일이고 영화에서도 여러 번 다
부모가 된다는 것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