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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화림(김고은)에게 미국 LA에서 의뢰가 들어온다. 대물림되는 유전병으로 고통받던 한 의뢰인이 병의 이유를 찾아달라고 한 것이다. 거액의 보상에 매력을 느낀 화림은 또 다른 무당 봉길(이도현)을 대동하고 해당 집안의 장손을 만난다. 조상의 묫자리가 병의 원인임을 단번에 파악한 화림은 장손에게 이장을 권한다. 그런 화림의 주도로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이 이장에 합류한다. “전부 잘 알 거야… 묘 하나 잘못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묫자리를 살피던 상덕은 그곳이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 중의 악지임을 확인한다. 불길한 기운을 느낀 상덕은 일을 거절하려 하나 화림의 설득으로 결국 파묘가 시작된다. <검은 사제들>에서 구마 의식을, <사바하>에서 사이비 종교의 미스터리를 파헤쳤던 장재현 감독의 세 번째 장편이다. 풍수지리와 무속신앙을 주제로 한 <파묘>를 기반으로 장재현 감독이 한국 오컬트 장르의 새 영역을 개척할지 기대해볼
[Coming soon] ‘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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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영화 <데드맨> <사라진 시간> <블랙머니> <공작> <아가씨>, 드라마 <시그널> 등 출연
씨네21 취재팀
'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소년시대>
드라마가 얼마나 예쁜지! 연출도 예술이고, 임시완 배우는 천재다. ‘소년시대홀릭’이 돼서 강인한 다짐으로 절제하며 하루에 딱 두편씩만 봤다. 하루 만에 전체 에피소드를 몰아보면 삶의 낙이 없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작품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됐다.
강원도
언제나 1위로 꼽는 국내 여행지다. 강릉, 속초, 양양…. 어딜 가도 파라다이스다. <퍼펙트맨> 촬영 당시 속초 시장에서 먹었던 감자옹심이를 잊을 수 없다.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이 절로 연상되는 건
[LIST] 조진웅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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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분기 실적 발표 후 스트리밍 전쟁은 넷플릭스의 천하통일로 마무리될 조짐이다. 광고 모델, 계정 공유 금지 등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정체됐던 구독자 수도 다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반면에 디즈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맥스(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파라마운트+, 피콕(유니버설)은 좀처럼 실적이 나지 않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라마운트의 경우 OTT에 올인하지는 않았지만 극장 시장에서의 부진이 그들을 옥죄고 있는 상황이다. 극장 사업을 하고 있는 디즈니, 워너, 파라마운트, 유니버설 모두 마찬가지다. 극장보다 먼저 어려움을 겪었던 곳은 방송 시장이다.
하지만 케이블방송과 (여전히 메이저가 아닌) OTT 플랫폼에서 여전히 살아남기 위한 행보를 보이는 회사가 있다. <브레이킹 배드> <베터 콜 사울> <워킹 데드> 시리즈로 유명한 AMC다. 오랫동안 프리미엄 케이블 채널로 포지셔닝을 했을 뿐 아니라, <워킹 데드> 시리즈
[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AMC+의 <워킹 데드> 시리즈 확장과 가성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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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의 공로상에 아프리카영화의 선구적인 큐레이터이자 작가, 프로그래머인 준 지바니가 선정됐다. 준 지바니는 40여년간 1만여개 이상의 아프리카영화와 원고, 오디오, 사진과 포스터 등을 수집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바니 범아프리카 자료관’(JGPACA)의 창립자다. 자원봉사자들로만 운영되고 있는 그의 자료관에는 아프리카 대륙과 디아스포라와 관련한 다양한 이미지들이 있는데, 여기에는 그들이 아니었다면 아직까지 보존되지 못했을 다양한 유물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JGPACA는 지난해 4월 런던 동쪽 레이블 로에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작품을 대중에 공개하는 전시 <PerAnkh: The June Givanni Pan African Cinema Archive>도 개최한 바 있다.
올해 73살인 지바니는 당시 영국령이던 기아나에서 태어나 7살이 되던 해 영국으로 이주했다. 서드 아이 런던의 첫 번째 국제영화제인 ‘제3세계영화페스티벌’을 개
[런던] 준 지바니, ‘2024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 공로상에 선정, 범아프리카영화를 큐레이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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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개관한 한국영상자료원(이하 영상자료원)이 올해 50주년을 맞는다. 1월26일 영상자료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50주년 역점 사업 5가지를 발표했다. 우선 엄선된 극영화 8편(<오발탄> <하녀> <성춘향> <수업료> <돈> <지옥화> <마부> <낙동강>)에 관한 국가등록문화재 추가 등재 신청을 완료했다. 2006년, 2014년에 이어 한국영화 100선을 알리고 고전영화 전문가, 산업계 종사자의 선정을 구분해 개별로 발표한다. 김홍준 영상자료원 원장은 “2014년의 100선과 비교해 목록이 꽤 달라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귀띔했다. 1950년대 한국영화 복원작 7편(<낙동강> <피아골> <미망인> <시집가는 날> <자유부인> <지옥화> <돈>)을 해외 영화제 및 시네마테크에서 활발히 상영될 수 있도록 하는 ‘50/
복원과 도약, 50주년 역점 사업 발표한 한국영상자료원, KBS에서 대거 발굴한 60~70년대 한국영화 복원에도 힘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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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끈이 자주 풀린다. 잘 꾸미고 다니는 편도 아니지만 늘어진 신발 끈을 치렁치렁 끌고 다니는 행색마저 못 본 척 지나가긴 쉽지 않나 보다. 끈 제대로 묶으라는 말을 하루에도 몇번씩 듣는다.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이게 꽤 재밌다. “너 신발 끈 풀렸어”라는 짧은 말에도 미세하게 색과 두께가 다른 감정이 실린다. 넘어질까 불안한지 어쩔 줄 모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안쓰러움과 걱정이 묻어나는 목소리도 있다. 간혹 답답함 섞인 푸념이 들려올 땐 괜히 내가 미안해진다. 물론 세상은 내 풀린 신발 끈 따위는 아무 신경 쓰지 않고 바쁘게 돌아간다. 그래서일까. 잠시 쭈그려 앉아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새삼 감사하다. 풀린 신발 끈이 아니었으면 굳이 하지 않았을 생각, 대면하지 않았을 감정들이 그제야 하나씩 눈에 들어온다.
명절이 되면 으레 하는 일들이 있다. 주간지 입장에선 그중 하나가 합본호 제작이다. 2주치 분량을 만드는 큰 이벤트인 만큼 적재적소 어울릴 아이템 찾는 데
[송경원 편집장] 신발 끈을 고쳐 매며 생각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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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극장 산업은 어떻게 변할까. 2023년은 그간의 영화 흥행 공식이 대부분 비껴가는 해였다. “성수기와 비성수기를 나누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는 공통된 의견을 바탕으로 “고예산 블록버스터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장르의 소재와 작품”이 주목을 이끌었다는 평이 주를 이루었다. 여름과 추석 등 기존 성수기를 노린 텐트폴 영화는 관객으로부터 냉랭한 평가를 받았지만 “<잠> <달짝지근해: 7510> <30일> 등 제작비 50억원 미만의 영화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진 배경에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변화한 콘텐츠 소비 패턴을 근원적 원인으로 꼽은 의견이 다수 나왔다. 긴 침체기를 통과하는 극장의 대안처럼 떠올랐던 OTT는 그들만의 뜨거운 리그 속에서 생존을 모색 중이다.ㅁ 오리지널 시리즈 외에 다양성을 반영한 새로운 콘텐츠 발굴이 필요하다는 산업 내 목소리가 두드러지는 이유기도 하다. 숏폼 영향권에 들어선 1020세대의 콘텐츠 소비
[특집] 달라진 소비 패턴, 콘텐츠도 변화한다, 숏폼 열풍과 경계 흐려진 OTT 플랫폼·극장 시장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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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의 제작 역량이 <서울의 봄>으로 폭발했다.” 창사 10주년을 맞은 영화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가 <씨네21>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망 설문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시기에 4편의 영화를 론칭”했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와 <서울의 봄>의 흥행을 이끌었다. “위기의 영화산업에 묘수보다는 본질적인 접근”을 취해온 충무로의 단단한 대들보는 “시대극과 역사물을 중심으로 한 오리지널 아이템”으로 독보적 성과를 이뤄냈다. “하이브가 만들어낼 또 다른 현대사 이야기가 속속 속보 형식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민호 감독의 <하얼빈>,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 허진호 감독의 <보통의 가족> 등 탄탄한 라인업이 “<서울의 봄>의 성공을 뒷받침할” 준비를 마쳤다. 창사 최초의 OTT 시리즈로 영화 <내부자들>의 프리퀄, 우민호 감독의
[특집] 화제의 라인업 준비는 끝났다, 2024년 주목해야 할 제작사, 연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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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지 않나.” 주목해야 할 영화 1위 <미키17>에 대한 기대는 세 글자로 설명된다. <기생충> 이후 전세계가 “그가 어떤 선택을 했을지”에 이목을 집중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원작 소설 <미키7>에 대한 선택, 필모그래피 최초 단독 각본이라는 선택, 주연배우 로버트 패틴슨을 기용한 선택,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와 협업하는 선택. 그의 첫 영어영화 <설국열차>, 첫 한미 합작 영화 <옥자>와 달리 <미키17>은 “첫 100% 할리우드영화”로 제작비 1억5천만달러 규모의 블록버스터급 작품이 될 전망이다. <설국열차>에서 다가올 세상에 관심을 표한 바 있는 봉준호 감독은 “첫 우주 SF를 통해 더욱 진일보한 이야기와 볼거리”를 선사할 것이다. 배급사 워너브러더스가 오는 3월로 예고했던 개봉을 연기하자, 연속으로 칸영화제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조심스러운 예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확실하
[특집] 올해를 휩쓸 승자는?, 2024년 주목해야 할 영화/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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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산업인이 선택한 2024년 주목해야 할 배우에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기존에는 공채 탤런트 출신의 연기자나 극단에서 시작 하여 영화에 발을 들인 ‘전통적인’ 배우들이 주로 꼽혔다면 올해엔 다영역을 오가는 배우들이 이름을 올렸다. 그간 순수성과 충성도가 강조되어온 연기 영역에서 다방면에 걸쳐 활동을 오가는 이들도 충분히 인정받는, 이전보다 다양성을 수용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영화와 시리즈, 드라마타이즈 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가 혼재 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트렌드가 태동한 상황 또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신인과 기성 배우 사이의 경계도 다소 흐려졌다.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된 파워 신인배우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제 잠재력을 발휘할 때
'2024년 주목하는 남자배우’ 1위는 임시완이 차지했다. “<소년시대> 의 물오른 연기력을 바탕으로 또 다른 장르, 캐릭터와 만났을 때 어떤 화학작용이 날지” 궁금증과 기대감을 동시에 높였다
[특집] 실력과 스타성이 있다면 분야도, 세대도 상관없다, 2024년에 주목해야 할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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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지지다. 영상 산업을 이끄는 리더 67인에게 2023년 가장 인상적인 콘텐츠를 묻는 질문에 3분의 1가량의 응답자가 <서울의 봄>을 언급했다. <서울의 봄>은 올해로 데뷔 31주년을 맞은 김성수 감독의 최고 흥행작이자 하이브미디어코프 창립 10년 만에 탄생한 첫 천만 영화다. 1월26일 관객수 1298만명을 기록하며 역대 9위 성적에 올랐다. 김성수 감독은 수컷들의 비열한 세계를 치밀하게 묘사함으로써 이상적인 남성성의 존재 가능성을 질문해왔다. 그가 천착해온 주제는 1979년 한국의 군부 정치와 만나면서 대중성과 맞닿은 지점을 발견해냈다. 그렇게 “‘요즘 젊은이들은 이런 이야기를 싫어할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근현대 배경의 남성 중심적 서사가 충분히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서울의 봄>은 “최근 몇년 동안 나온 가장 완성도가 높은 상업영화 중 한편”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올해 최고의 콘텐츠로 꼽혔다. 비수기에 해당하는 11월
[특집] 도전적인 시도의 성과, 2023년 인상 깊었던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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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위기가 시작됐다. 한국 영상 콘텐츠 산업 종사자, 전문가 67인은 2024년을 상징하는 키워드로 ‘불황’을 꼽았다. 산업 지형도에서 경기침체는 이미 주어진 기본값이다. <서울의 봄>을 위시한 몇몇 작품의 선전을 보며 시장 회복의 희망을 읽어낸 이도 있고, 글로벌 진출과 소비자 행동의 변화 양상을 토대로 심기일전을 꾀하기도 한다. 도파밍(흥분 전달에 중요한 구실을 하는 신경세포를 뜻하는 도파민과 게임에서 아이템이나 재화를 모으는 파밍의 합성어. 즐거움을 가져다줄 수 있는 쾌락을 충족할 만한 행동에 집중하는 태세를 보이는 사회현상을 일컫는다.-편집자)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압도적인 유행을 따르지 않는 파편화된 취향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누군가의 선택을 따르는 디토 소비(‘마찬가지’를 뜻하는 영단어 ‘Ditto’에서 파생된 용어. 자신의 취향 또는 가치관과 비슷한 특정 인물이나 콘텐츠의 제안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를 뜻한다.-편집자)의 결과다. 가성비
[특집] 불황 속에서도 다종다양한 생존 활로를 모색한다, 2024년 영상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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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은 2021년부터 한국 영상 콘텐츠 산업 종사자,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해의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향방을 미리 점치는 설문조사를 진행해왔다. 올해는 영화, 드라마 제작사, 투자배급사, OTT, 매니지먼트사 등을 이끄는 리더 67인으로부터 의견을 받았다. 2024년은 예정된 불황을 거부할 수 없지만 생존과 회복을 위해 각개전투로 새로운 전략을 강구하는 해가 될 예정이다. 취향은 세분화됐지만 각 파편에서 대세를 이끄는 목소리 큰 소비자가 있고, 이는 가성비를 넘어선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과 효율)를 따지는 최근의 세태와 직결된다. 콘텐츠 매출의 중심은 더이상 내수시장에 있지 않다. 글로벌 진출은 오히려 다양한 기획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올해로 4년째 이어진 특집 설문의 결과는 엔데믹 이후 영상 산업의 지형도를 미리 짐작할 수 있는 밑그림이 될 것이다. 올해도 설문에 기꺼이 의견을 모아준 67인의 업계 관계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한다. (※설문 참
[특집] 2024 ENTERTAINMENT TREND, 한국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망 주목해야 할 인물, 키워드,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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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로알드 달의 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발표된 이래 지난 60년간 아이들의 가슴속에 천국은 초콜릿 폭포가 흐르는 달콤한 낙원의 형상이었다. 그 동산에는 진 와일더나 조니 뎁의 얼굴을 한 마법사 윌리 웡카가 살고 있었다. 이제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티모테 샬라메의 얼굴이 아이들의 상상 속에 추가되지 않을까. 지금의 <웡카>를 만든 전작들의 이모저모를 훑다보면 새로운 윌리 웡카의 등장을 반갑게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진 와일더와 조니 뎁
소설 속 윌리 웡카는 검은 톱해트, 자주색 연미복, 금색 지팡이 차림에 염소 수염을 한 장난기 많은 괴짜다. 원작의 묘사와 유사한 쪽은 진 와일더다. 소설 속 웡카가 토끼 춤을 추며 등장한 것처럼, 진 와일더는 첫 등장부터 다리를 절다가 공중제비를 돌고 다시 멀쩡하게 걷는 장난을 친다.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이 아이디어는 그가 배역을 수락하기 위해 내건 조건이었다고 한다. <윌리 웡카와
[기획] 원작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 <웡카>에 관한 이모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