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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는 <야간비행>의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이송희일 감독이 <야간비행>을 만든 건 한 CCTV 영상 때문이다. 학교 폭력 때문에 고통받은 고등학생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살하기 직전 찍힌 충격적인 영상이었다. 이송희일 감독은 “몇년 전 그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한동안 많이 아팠다. 그리고 이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상영시간 141분), 전주국제영화제(상영시간 130분) 상영이 끝난 뒤 편집을 더 했다고 들었다.
=주인공 두 사람을 주로 쫓아갔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여러 인물들의 삶을 모자이크처럼 담아내고 싶었다. 처음에는 신 수가 총 106개인데 3시간이 훌쩍 넘었다. 절대 악도, 절대 선도 없는 이야기임에도 주인공 두 사람 위주로 편집을 하고, 주변 인물 분량을 가지치다보니 주변 인물이 단면적으로 묘사된 건 아쉽다.
-영화 제목이 생텍쥐페리의 동명 소설을 떠오르게 한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8부작
“친구끼리 손잡고, 팔짱 끼는 게 가장 큰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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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간비행>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8월28일 개봉하는 이송희일 감독의 신작 <야간비행>은 보통의 청소년 성장담과 많이 다르다. 학교 폭력뿐만 아니라 왕따 문제, 성소수자 문제까지 다루는 데다가 가해자와 피해자를 이분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이송희일 감독은 가해자든 피해자든 모두 시스템의 피해자라고 영화를 통해 보여준다. 또, 친구끼리 두손 꼭 잡고, 팔짱 껴서 우정을 지키는 작은 연대만이 시스템을 극복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또 한명의 감독이 한국 중•고등학교 소년들의 성장기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을 접해도, 우리는 더이상 별반 궁금하지 않다. 왕따, 폭력, 파국의 엔딩. 지난 몇년간 반복 재생되어온 학교 폭력 이야기는 이제는 하나의 장르로 굳어져 정작 현실과의 접점을 잃어가고 있는 중이다. 더욱이 하루가 멀다하고 우리를 충격에 빠뜨리는 현실 속 폭력의 양상들을 떠올린다면, 이 장르가 극단적인 설정이나 풋풋함만으로 우리를 설득해내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그러니까 아직은,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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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소나기> <벙어리 삼룡이> 현재 작업 중
“어디? 레바논?”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연필로명상하기’에 취재를 다녀온 이주현 기자가 그곳에 레바논 출신의 애니메이터가 있다는 말을 전하자, 다들 되물었다. 미국도, 유럽도 아닌 레바논에서 애니메이션을 하러 한국에 왔다고? 게다가 1920~30년대 한국 문인들이 쓴 단편문학을 애니메이션화하는 작업에 참여한다니.
‘패트릭 스패르, 2013년 6월24일.’ 스탭들이 연필로명상하기에서 처음으로 일을 시작할 때면 안재훈 감독이 직접 써준다는 이름표가 스패르의 자리에도 놓여 있다. “이거 받았을 때 정말 행복했다. 대학 졸업 후 베이루트에서 7년간 프리랜서로 TV광고용 애니메이션 작업을 했지만 한번도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여기 오기까지 오랜 시간을 보낸 후라 더 감사했다.” 그의 기쁨 뒤엔 애니메이션을 향한 애정과 연필로명상하기를 향한 끈질긴 구애가 있
[STAFF 37.5] 나답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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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아는 사실을 모두가 아는 방식으로 듣는 건 재미없다. 한눈에 봐도 육감적인 아름다움이 넘쳐흐르는 스칼렛 요한슨의 외모는 고전적인 금발 미녀의 전형에 가깝다. 풍만한 육체에서 묻어나는 성숙한 분위기는 데뷔 초기부터 그녀를 또래의 여배우들과 구별됐다. 또 한 가지 색다른 면은 제시카 알바나 아만다 사이프리드 같은 당대의 여배우들보다 주디 갈런드나 마릴린 먼로와 비교하는 편이 더 편하다는 점이다. 한데 할리우드 고전 스타들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스칼렛 요한슨의 우아함이 그녀의 소탈함과 섞이는 순간 그녀는 인형에서 사람으로 거듭난다. 이 모양이 사뭇 이질적이고 그래서 더 끌린다.
영화가 아이콘에게 바라는 건 살아 있는 표정이 아니라 몇번을 반복해도 망가지지 않는 안정적인 형태다. 몇몇 할리우드 스타들은 이 역할에 충실하다. 필요에 따라 언제든 ‘금발의 고혹적인 미녀’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교체가 가능하고 유의어처럼 소비되는 것이다. 배우는 사라져도 금발의 미녀라는 아이콘은 영생한
[스칼렛 요한슨] 금발로 가릴 수 없는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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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뜻 잘못했다는 사과
속뜻 그만하라는 명령
주석 지난 지방선거에서 화제의 인물은 단연 고승덕 후보였다. 서울시 교육감으로 출마한 그는 높은 인지도 덕택에 1위를 달렸으나, 3위로 레이스를 마치고 말았다. 다른 요인도 있겠으나 친딸의 폭로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친딸도 나 몰라라 해온 인물이 어떻게 서울의 교육을 책임질 수 있느냐는 딸의 항변은 강력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화제가 된 것은 그의 동영상이었다. 딸의 폭로를 공작정치로 맞받아치던 그는 딸이 반박 글을 올리자 거리유세 중에 딸에게 사과했다. “못난 아버지를 둔 딸에게, 정말, 미안하다!” 이 동영상과 보도사진이 패러디의 대상이 되어 수많은 작품들을 낳았다. 그 작품들을 분류해보려고 한다(물론 이것은 패러디물의 의미이지, 그의 의도는 아닐 것이다).
먼저 록 콘서트 버전. “못난, 아버지를, 못난, 못난, 아버, 아버…”로 이어지다가, “미안하다”고 내지르는 작품이다. 이것은 고 후보가 저 말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정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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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은 대개 해피엔딩이다. 우리가 들뜬 사랑의 행복에 빠졌을 때 노래하고 춤을 추듯, 뮤지컬은 그런 경쾌한 감정을 전면에 내세운다. 모든 어려움이 비현실적일 정도로 극복되고, 결국에는 주인공들이 얼굴 가득히 미소를 띠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그래서 뮤지컬은 대체로 유쾌하고, 뮤지컬 스타들은 밝고 경쾌하다. 주디 갈런드의 천진한 표정, 줄리 앤드루스의 편안한 미소를 떠올리면 되겠다. 시드 채리스는 이들과 다르다. 보통의 뮤지컬 스타들이 ‘백조’라면, 채리스는 거의 유일한 ‘흑조’다. 어둡고, 종종 범죄적이다. 어찌 보면 필름누아르에 어울리는 배우가 타고난 춤 솜씨로, 뮤지컬의 전설이 되는 독특한 경력을 남겼다.
<사랑은 비를 타고> 속의 팜므파탈
시드 채리스의 이름을 알린 작품은 <사랑은 비를 타고>(1952)이다. 불과 10분 남짓 출연했는데, 자신의 스타성을 알리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주인공 진 켈리가 거의 완성된 시대극을 어떻게 현대 뮤지컬로
[한창호의 오! 마돈나] 뮤지컬계의 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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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보다는 이모와 조카 같달까. 그래도 썩 잘 어울리는 모녀다. “컷” 소리가 나면 린아는 성유리를 “가짜 엄마”라고 부르며 졸졸 따라다닌다.
세명이 한방에 마주 앉았다. 어딘가 묘한 긴장감마저 감돈다. 남편 역을 맡은 베테랑 배우 김수현(가운데)은 “표현의 수위를 조절해가기가 쉽지 않다”고 귀띔한다.
(스탭들이 박수를 치며) “오, 린아~ 한번에~.” 올해 여섯살인 아역배우 신린아가 한번에 오케이를 받아내자 스탭들의 무한 칭찬이 이어진다. 현장에서 ‘애교쟁이’로 통하는 린아는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에도 출연한다.
‘날짜 확인 후 마시기(먹기)’, ‘몸에 좋은 14가지 음식’ 등 촬영장인 아파트 부엌 곳곳에 포스트잇이 붙어 있다. 꼼꼼하다 못해 어딘가 과한 메모가 수상하다. 한편 수빈은 엄마를 생각하며 정성스레 메모를 남겼다.
김상호(왼쪽) 감독은 한국영화아카데미를 28기로 졸업했다. 원래 전공은 사진. <공정사회>의 스틸과 포스터 사진,
[씨네스코프] 제6회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 <초록이와 스토커 아저씨>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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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히어로6> Big Hero6
감독 돈 홀, 크리스 윌리엄스 / 목소리 출연 T. J. 밀러, 마야 루돌프, 대니얼 헤니, 제이미 정
천재 형제가 개발한 풍선 모양 로봇 ‘베이 맥스’와 그들의 친구들이 지구를 침공하는 적에 맞서 히어로가 돼가는 과정을 그린 디즈니의 새 애니메이션. 베이 맥스를 비롯한 로봇 캐릭터별 특징이 잘 살아 있다. 대니얼 헤니가 로봇 개발에 몰두하는 천재 공학도로 목소리 출연했다. 11월7일 북미 개봉예정이다.
[WHAT'S UP] <빅 히어로6> Big Hero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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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해무> 은혜 갚은 도다리
[정훈이 만화] <해무> 은혜 갚은 도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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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탁PD의 여행수다>에서 소개되었던 여행 이야기를 책으로 묶었다. 전명진 사진작가의 입담과 탁재형 PD의 넉살을 글로 만날 수 있는 기회. 브라질, 인도, 페루, 호주 등지가 소개되고 있으며, 가이드북에 없는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게 장점.
[도서] 가이드북에 없는 여행자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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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폴라로이드 작동법>과 장편영화 <조금만 더 가까이>를 연출한 김종관 감독의 두 번째 산문집. 사랑에 관한 짧은 이야기와 그것에 덧붙인 자기고백적 단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도서] 사랑에 관한 짧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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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비지테이션 거리에서>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소설 <미스틱 리버>와 <살인자들의 섬>(영화 제목은 <셔터 아일랜드>) 등을 쓴 데니스 루헤인이 직접 선택해 출간 전부터 화제를 일으킨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소개되었다. 아이비 포코다라는 저자 이름이 낯설기 때문일 것이다.
밸러리와 준은 절친한 소녀들이다. 그들은 어느 여름밤, 뉴욕 만으로 흘러드는 이스트 강에서 고무보트에 올라탄다. 그리고 밸러리만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되고 준은 행방불명된다. 그 밤에 두 소녀를 목격한 흑인 소년, 의식 잃은 밸러리를 발견한 남자, 그리고 밸러리의 죄의식. 준은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여름, 비지테이션 거리에서>는 미스터리이되 범죄소설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하지만 범죄와 연루된 사람들이 많은 곳이 비지테이션 거리다. 두 소녀의 이야기인 것처럼 시작하지만, <여름, 비지테이션 거리에서>는 언제나 위태롭게 비틀거리는 사람들의 거
[도서] 위태로움 가득한 그 거리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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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들랏 타히믹은 필리핀 독립영화의 대부이자, 신식민주의에 대한 비판을 통해 지난 30여년간 제3세계 영화를 대표해온 이름이기도 하다. 특별전에서 감독과의 대화를 진행한 시각예술가 허상범은 그와 그의 영화에 대해 “종종 스스로 민족문화에 대한 상징적 캐릭터를 만들고 그 인물을 현실로서 기록하는 미학적 전략을 취한다. <향기로운 악몽>(1977)에서는 최초의 우주인으로 버너 본 브라운이라는 허구의 인물을 만들고 자신은 그 인물에 팬레터를 보내는 상황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특별전에서 열정적인 퍼포먼스까지 진행한 그는 한국 남부지역의 계단식 논이 보고 싶다며 다시 여행길에 올랐다.
-마치 졸업생처럼 학사모를 쓰고 나와 진행한 퍼포먼스가 무척 인상적이다. (웃음)
=할리우드 대학을 20년 만에 졸업했다는 의미다. (웃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다 필요 없고 우리 고유의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 기술적인 장비도 필요하고 이야기도 생각해내야 한다. 어렵지만 계속 고민해야 한다. 지금
[flash on] 우주적 흐름에 영화를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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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편이다. 발레와 힙합댄스의 만남, 스트리트 댄스, 3D 테크놀로지 댄스 등 시리즈마다 새로운 춤의 영역을 스크린에 담아온 <스텝업> 시리즈가 다시 돌아왔다. <스텝업: 올인>이라는 제목처럼 이번엔 시리즈의 모든 걸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그 중심에 시리즈를 총괄해온 안무가 자말 심스가 있다. 17살 때부터 프로댄서로 활동해온 그는 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함께해온 최고의 안무가다. 제니퍼 로페즈, 마돈나, 마일리 사이러스, 어셔의 뮤직비디오와 무대 퍼포먼스, 뮤지컬 <렌트>, 영화 <풋루스> 등이 모두 그가 참여한 작품이다. <스텝업> 시리즈를 가능하게 하는 ‘연결조직세포’ 자말 심스를 만났다.
-매 시리즈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 이번 시리즈의 핵심은 댄스 배틀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쇼 배틀 경연을 위한 과정이 중심이다. 그 때문에 이전 시리즈에서 두각을 보인 댄서들이 돌아온다. 춤의 장르와 스타일도 다양해진다
[flash on] 춤꾼의 눈엔 프랑켄슈타인도 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