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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관광가이드 라이달(오스카 아이작)은 아크로폴리스 언덕에서 아리아드네의 도움으로 미로를 빠져나온 것으로 유명한 영웅 테세우스가 신들의 장난으로 인해 자신의 부친을 비탄에 빠지게 하여 자살하게 한 비극을 설명한다. 그의 눈앞에 한 부유한 미국인 관광객 커플이 지나간다. 라이달은 죽은 자신의 아버지를 닮은 남자 관광객을 유심히 눈으로 좇는다. 세계 곳곳을 누비는 제트족처럼 보이는 자산관리사 체스터(비고 모르텐슨)와 젊고 매력적인 그의 아내 콜레트(커스틴 던스트)는 우연히 재회한 라이달에게 관광가이드를 부탁한다. 영화는 부유한 미국인 관광객 부부가 겪는 사건에 가이드 라이달이 불가피하게 연루되어가는 과정으로 전개된다.
관객은 라이달이 교양 있는 대학생인지 영악한 사기꾼인지 분간하기 힘들다. 그가 매혹된 대상이 섹시한 중년 남성 체스터인지 아름다운 여성 콜레트인지 역시 모호하다. 눈속임의 건축술로 사람들을 압도하는 파르테논 신전처럼 라이달과 체스터는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그럴듯한
지중해를 표랑하는 세 미국인의 여정 <1월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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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스칼렛 요한슨)는 범죄조직에 납치되어 특수한 약물의 운반책이 된다. 이송 중 배 안의 주머니가 터지면서 대량의 약물에 노출된 그녀는 인간이 사용할 수 없던 뇌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초인적인 힘을 얻는다. 뇌 기능 100%를 향해 달려가는 그녀는 이제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기 위해 노먼 박사(모건 프리먼)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한편 루시 때문에 엉망이 된 범죄조직의 보스 미스터 장(최민식)은 복수를 위해 그녀를 뒤쫓는다.
<제5원소>와 유사한 SF 액션을 예상했다면 당황할지도 모른다. <루시>는 초능력을 얻은 여인의 복수담과 액션보다 그 결과 도달할 수 있는 진화와 지식에 대한 질문에 집중한다. SF적인 설정과 발빠른 전개는 이를 위한 양념에 불과하다. 뤽 베송 특유의 빠르고 시원한 액션이나 카스턴트, 초능력이 주는 볼거리 등을 제공하지만 핵심은 진화의 끝이 인류를 어디로 데려갈 것인지, 존재의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한 뤽 베송의 비전에 있다. 뤽
뤽 베송 버전의 진화론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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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 ‘고니’의 승부욕과 손재주를 닮은 대길(최승현)은 노름판에서 미나(신세경)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바로 그 다음날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어 동네를 떠나게 된다. 강남의 ‘하우스’에 입성하게 된 대길은 타고난 기술과 매력을 활용해 ‘선수’로 급성장한다. 배신과 음모가 판을 치는 노름판에서 우 사장(이하늬)을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순진했던 그의 마음은 이용만 당한 채 버려진다. 황당한 액수의 채무와 장기 탈취 등으로 노름판 밑바닥까지 내려가게 된 대길은 우연히 고광렬(유해진)을 만나고 노름판의 패가 아닌 노름꾼의 눈을 읽는 기술을 터득하게 되면서 점차 재기의 발판을 다지게 된다.
몇번의 행운과 손놀림으로 인생을 갈아탈 수 있다는 게 도박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하지만 또 몇번의 불운과 손놀림으로 그 인생이 내던져질 수 있다는 게 도박의 현실이다. 자기 인생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건 지옥이지만 그런 인생을 지켜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그래서 도박영화들은 흥미진진하다. &l
배신과 음모가 판을 치는 노름판 <타짜-신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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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로증이 있는 소년 아름(조성목)은 세살부터 늙기 시작했다. 꼬마처럼 조그만 그의 몸은 벌써 여든이지만, 열일곱에 그를 가진 부모는 아직 서른셋, 눈이 부시게 젊은 나이다. 그 부모를 두고 떠나야 한다. 짧은 생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책을 읽는 것뿐이었던 아름은 엄마와 아빠를 위한 마지막 선물로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는다. 바람이 불던 날, 녹색의 숲에서 만난 대수(강동원)와 미라(송혜교)의 사라진 청춘을, 글로나마 돌려주기로 한다.
여기, 완벽한 신파의 조건이 있다. 젊고 예쁘고 가난한 부모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아이, 그들의 삶을 가득 채우는 사랑, 그리고 눈물. 아름이네 가족을 섭외한 PD가 예감했듯이 이건 ‘휴먼 다큐멘터리’에 기가 막히게 어울리는 사연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건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이다. 두근두근, 놀란 심장이 뛰는 소리, 기대와 불안이 맥박 치는 소리. 열서너살이면 죽을 거라 믿었던 소년이 어떻게 인생 앞에서
엄마와 아빠를 위한 마지막 선물 <두근두근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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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짧은 수련회에 갔다. 한 참가자가 내내 시무룩하기에 나는 배려한답시고 “이 주변에 솔방울이 많은데 기분 전환 겸 같이 주우러 가실래요?”라고 제안했다. 물을 머금은 솔방울은 겨울에 천연 가습기 역할을 한다. 지인들에게 선물하면 좋아해서 나는 원래 솔방울을 주우러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가 굳은 얼굴로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제 여자친구가 중학생 때 선생이 산에 솔방울 주우러 가자고 꼬여서 따라갔다가 안 좋은(성폭행) 일이 있어서요. 저도 꺼림칙하네요.”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나는 “아, 여긴 등산 안 해도 돼요. 길거리에 많이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내가 답답했던지 동료가 나를 불러내어 상황 분석을 해주었다.
평소 ‘젊고 미남’이라는 자부심에 넘치는 그는 팩과 미백 화장품으로 외모 관리에 열성인 ‘메트로 섹슈얼’로, 모든 인간을 외모로 판단한단다. 그러니 ‘뚱뚱한 중년’인 내가 산에서 자신과 ‘썸’을 꿈꾸거나 ‘덮칠’ 것으로 상상하고 거절했다는 것이다. “
[정희진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누구인지가 중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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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강원도 평창의 한 농촌 마을. 목가적인 정취가 그득한 이곳에서 전 오늘 원초적인 에너지로 충만한 야수와 대면할 계획입니다.” 옥수수 밭을 배경으로 낡은 경운기에 기대선 남자는 김재우다. 천연덕스럽게 ‘프랑스의 수학자 파스칼’의 말을 인용하고 ‘이기적일 정도로 시크한’의 경운기의 스펙과 성능에 찬사를 늘어놓던 그는 2인승 로드스터와 경운기 중 어느 쪽이 더 많은 여자를 유혹하는지 대결을 제안한다. ‘농디컬 드라마’ tvN <황금거탑>의 자투리 코너 ‘농 기어’ 얘기다. <탑 기어 코리아>의 포맷과 진행자 김진표의 말투를 고스란히 패러디해 군용차를 소개하던 <푸른거탑> 시리즈의 ‘군 기어’를 기억하는 이라면, 저 오프닝 멘트부터 ‘풉~’ 하고 웃음이 터질 테다.
게다가 군대에서, 군인만 타는 차의 이모저모를 집요하게 파헤치던 ‘군 기어’처럼, 장소와 사용자를 한정하는 경운기와 오픈카의 헌팅 대결은 생각만 해도 흥미진진한 기획 아닌가! 이런저런
[유선주의 TVIEW] 공감이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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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 스톤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012~) 시리즈로 가둬놓을 수는 없다. 그에게는 영화 속 스파이더맨인 앤드루 가필드를 현실의 남자친구로 만들어준 보배로운 시리즈이겠지만(최근에는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동참하며 연인 앤드루 가필드를 다음 타자로 지목하기도 했다), 팬들은 그가 더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었고 우디 앨런의 <매직 인 더 문라이트>는 신선한 출구가 됐다. 1988년생 에마 스톤은 여러 TV드라마를 통해 경력을 쌓아가다 <슈퍼배드>(2007), <좀비랜드>(2009), <이지A>(2010) 등을 통해 할리우드의 ‘잇걸’로 등극했다. 또래의 주목할 만한 배우들을 모두 제치고 새로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한국 음식을 무척 좋아하는) 여주인공 ‘그웬 스테이시’로 발탁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500일의 썸머>(2009)의 감독이기도 했던 마크 웹 또한 이 시리즈의 새로운 감독으로 이
[에마 스톤] <매직 인 더 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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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4 <바이패스> <프라이드>
2013 <선샤인 온 리스> <블랙퍼스트 위드 조니 윌킨슨> <포 도즈 인 페릴> <하우 아이 리브 나우>
2012 <프라이빗 피스풀>
2009 <더 보이즈 아 백>
2008 <디파이언스>
2006 <도둑의 왕>
2003 <피터 팬>
드라마
2015 <캡틴 판타스틱>(촬영 중)
2012 <버드송> 외
<피터 팬>의 주근깨 ‘뽀글머리’ 소년이 <선샤인 온 리스>의 훈남으로 자랐다. 게다가 특유의 귀여움을 훈훈한 얼굴 어딘가에 남겨둔 채로 말이다. 호주 출신으로 영국에서 자란 조지 매케이는 9살 무렵 학교로 찾아온 캐스팅 관계자의 눈에 띄어 <피터 팬> 컬리 역으로 데뷔했다. 그 덕에 학교 수업에서 빠진 매케이는 “이거구나!” 하며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꼭
[who are you] 조지 매케이 George Mack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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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7일부터 9월6일까지,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제71회의 닻을 올리고 영화의 바다로 항해를 시작했다. 세계에서 가장 ‘늙은’ 영화제이지만, 일흔한살을 살고도 근성 있게 예술성을 추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알베르토 바르베라 집행위원장은 올해 영화제의 경향을 소개하면서 ‘깜짝 놀랄 만한’이라는 형용사를 사용했다. 그는 최종 55편의 신작을 소개하기 위해 “1500편의 장편과 1600편의 단편을 섭렵해야 했다”면서 “깜짝 놀랄 만한 영화제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해 영화제의 경향이기도 했던 “동시대의 위기”라는 주제를 올해에도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에 따라 “동시대 전쟁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들이 다수 소개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자코모 레오파르디, 알베르 카뮈, 윌리엄 포크너, 필립 로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등의 문학가에 포커스를 둔 영화들도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이례적 행보도 눈에 띈다.
[로마] 리도 섬에서 열리는 가장 오래된 영화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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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CJ E&M 버터플라이 프로젝트 공모전이 열린다. 역량 있는 신인감독의 데뷔를 돕는 ‘버터플라이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장르와 예산 규모에 제한 없이 신인감독의 참신한 도전, 예민한 감성, 생생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을 선발한다. 자세한 공모요강 및 지원방법은 홈페이지(http://www.cjenm.com/butterfly/butterfly.html) 참조. 접수 기간은 10월20~27일이다.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를 함께 만들어갈 창의적이고 역량 있는 스탭을 공개 모집한다. 모집기간은 8월25일(월)부터 9월4일(목)까지 11일간이며, 모집분야는 사무처장 1인, 프로그램팀장 1인 총 2인으로, 각각 전주국제영화제 사무처 업무 전반과 프로그램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지원자격으로 사무처장은 전주 근무가 가능해야 하며, 영화제 또는 축제 기획운영 경험자를, 프로그램팀장은 외국어 능통자, 공통사항으로는 영화 및 외국어에 대한 기본 소양을 갖추고, 영화제 관련 업무
[소식] 2014년 CJ E&M 버터플라이 프로젝트 공모전이 열린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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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SM 타이거>와 <홍도> 연재 시작
웹툰 두편이 연재를 시작했다. 하나는 레진코믹스의 <SM 타이거>이고, 또 하나는 다음 만화속세상의 <홍도>다. <SM 타이거>는 죽은 동생의 복수를 하기 위해 나선 여주인공 상미의 이야기를 다룬 액션물. 시육 작가가 그림을 그렸고, 영화 <추격자> <황해>를 각색했던 홍원찬 작가가 스토리를 썼다. 제1회 만화공모대전 우수상 수상작 <홍도>(사진) 역시 연재를 시작했다. 인간, 여우, 도깨비, 귀신, 주술사가 공존하는 세상을 그린 만화다.
아홉개의 시선
이성표, 이인수(위 사진 작품), 이우일, 오정택, 노준구, 무나씨, 정원교, 윤예지, 백두리 등 9명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이뤄진 아이구(EYE9)의 두 번째 전시 <아이구, 사이사이>가 8월29일(금)부터 9월14일(일)까지 종로구 통의동 ‘팔레 드 서울’에서 열린다. 2013년의 첫 전시
[culture highway] 웹툰 와 <홍도> 연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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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헌법은 언론•출판의 자유(헌법 제21조 제1항)와 학문•예술의 자유(헌법 제22조 제1항)를 보장한다. 영화의 제작 및 상영도 다른 의사표현의 수단이나 예술표현의 수단과 마찬가지로 헌법에 의한 자유를 보장받는다. 다만 영상매체의 특수성에 따라 ‘청소년 등에 대한 상영이 부적절할 경우’ 등에 한해 헌법재판소는 유통단계에서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등급을 심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시(93헌가13)했다. 이 결정문은 상영등급분류 제도의 합헌성을 인정한 것이기도 하지만, ‘상영등급분류 제도는 영화의 제작 및 상영의 표현의 자유를 통제하는 방식으로 작동해서는 안 된다’라는 것을 확인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행 상영등급분류 제도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 상영등급분류를 신청하고도 상영하지 못하는 영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제도가 현실에서 그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명백한 증거다. 상영등급분류 제도가 헌법이 정하는 표현의 자유에 역행한다면 심
[포커스] 일단, ‘합리적 예외’의 확대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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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사람들> Les Combattants
감독 토마스 카일리 / 출연 케빈 아자이스, 아델 아에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면 평화로웠을 아르노의 여름은, 아름다운 마들렌에게 빠져들기 시작하며 한순간에 뒤바뀐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프랑스 신예 아델 아에넬이 거칠어서 매력적인 마들렌을 연기한다.
[해외 박스오피스] 프랑스 2014.8.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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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하워드 감독의 <인페르노>가 2015년 4월 크랭크인한다
=단테의 <신곡>을 모티브로 한 댄 브라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주인공 랭던 교수는 또다시 톰 행크스가 맡았다.
-30여년 만에 리부트되는 <휴가 대소동>에 크리스 헴스워스가 캐스팅됐다
=과거로부터 수십년이 지나 성인이 된 그리스 울드가 자녀들의 모험을 다룬다. 헴스워스는 그리스울드가의 사위 스톤 크랜달을 연기한다.
-정치 드라마 <아워 브랜드 이즈 크라이시스>의 연출에 데이비드 고든 그린이 최종 낙점됐다
=남미의 정치캠페인 전략을 다룬 동명의 다큐멘터리에서 출발했다. 샌드라 불럭이 출연하고, 조지 클루니와 그랜트 헤슬로브가 공동 제작한다.
[댓글뉴스] 론 하워드 감독의 <인페르노>가 2015년 4월 크랭크인한다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