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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할 재료는 간단하다. 계란 1, 2개, 그리고 전기밥통의 묵은밥, 진간장, 식용유. 굳이 더하자면 양파 반개 정도일까.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양파를 볶고, 계란을 풀어 볶은 후 밥을 투하해 잘 버무려주면 완성이다. 잘만 보관하면 두끼도 먹을 수 있다. 일명 ‘계란밥’. 어머님은 집 떠난 아들딸을 위해 바리바리 반찬을 싸다 나르시겠지만, 결국 반복되는 일상의 무게가 우리에게 허락하는 것은 계란밥이거나 그 변종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매일 진화하는 각종 배달음식과 냉동음식의 촘촘한 사이를 뚫고 ‘집밥’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다.
최근 프랜차이즈 요식업계 최선두에 서 있는 셰프이자 기업인인 백종원이 집밥 전선에 나섰다. tvN에서 매주 화요일 저녁에 방송되는 <집밥 백선생>. 예전부터 요리 프로그램 또는 식당 개조 프로그램에 간간이 모습을 보이며 존재감을 알렸던 그인데, 최근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통해 예능감까지 장착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런
[김호상의 TVIEW] 집밥으로 가는 머나먼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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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지금 이 순간, 가장 핫한 리버럴 아이콘을 꼽으라면 단연 샤를리즈 테론이다. 테론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 이하 <분노의 도로>)와 관련해 페미니스트로서 적극 발언 중이다. 테론이 젠더 이슈에 대한 의견을 피력해온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며 젠더 이슈에만 목소리를 보태온 것도 물론 아니다. “쉽사리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싸우렴.” 샤를리즈 테론의 어머니는 항상 그에게 당부했다. 아마도 그는 그 말을 깊이 새기고 살았을 것이다. 2007년 테론은 CTAOP(The Charlize Theron Africa Outreach Project)를 창설해 오스카 위너이자 유엔 친선대사라는 명예를 에이즈와 싸우는 아프리카의 청소년을 돕는 데 썼다. 폭력과 무관심에 갇힌 아동을 위해 기꺼이 광고에 출연했고, 동물의 생존권을 주장하며 모피 반대 캠페인을 벌였다. 성 소수자의 결혼권을 지지하며 “미국 땅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기 전
[샤를리즈 테론]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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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투모로우랜드>
2015 <몰리 문 앤드 디 인크레더블 북 오브 히프너티즘>
2012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2012 <다크 섀도우>
TV
2013 <미스터 셀프리지>
2012 <스테핑 업>
13살 영국 출신의 주근깨 빼빼 마른 신인배우 래피 캐시디는 주인공의 아역으로 스치듯 등장했던 지난 출연작과 달리 <투모로우랜드>에서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지구의 평행세계 ‘투모로우랜드’에 입성할 꿈 많은 아이들을 선발하는 아테나는 광선총을 쏘며 곡예에 가까운 와이어 액션을 선보인다. <한나>의 시얼샤 로넌이나 <킥애스: 영웅의 탄생>의 클로이 머레츠에 이어 ‘소녀 액션’ 분야의 적통을 잇는 캐릭터라 할 만하다. 그녀의 등장은 개봉 이전에는 비밀에 부쳐졌는데 브래드 버드 감독과 각본가인 데이먼 린델로프가 래피 캐시디가 맡은 캐릭터를 철저히 숨기길 원했기 때문이
[who are you] 래피 캐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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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가 유튜브에 카메론 크로 감독의 신작 <알로하>의 첫 8분을 공개했다. 온라인으로 영화의 일부가 새나갈까 보안이 철저한 할리우드 스튜디오로서는 의외의 움직임이다. 하와이를 배경으로, 지나간 사랑과 새로운 사랑 사이에서 고뇌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영화 <알로하>는 개봉 첫주 6위에 랭크됐다. 드웨인 존슨의 재난영화 <샌 안드레아스>에 밀리고, 몇주 전부터 상위권을 지킨 <피치 퍼펙트: 언프리티 걸즈> <투모로우랜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치인 <알로하>의 첫주 흥행성적은 고작 967만달러에 불과했다.
브래들리 쿠퍼, 에마 스톤, 레이첼 맥애덤스, 알렉 볼드윈, 빌 머레이, 존 크래신스키 등 관객이 호감을 가질 만한 출연진을 앞세우고도 <알로하>의 고전은 예상된 바였다. 영화의 재미를 신선도로 평가하는 사이트
[L.A] <알로하>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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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토머스 해리스는 1981년에 발표한 소설 <레드 드래곤>에서 법의학 정신분석의이자 연쇄 식인 살인마인 한니발 렉터 박사를 처음 등장시켰다. 그런데 렉터 박사는 이 소설에서 주인공이 아니었다. 애초 등장 분량 자체가 10페이지가 채 되지 않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토머스 해리스는 뒤이어 1988년에 발표한 <양들의 침묵>과 1999년에 발표한 <한니발>, 그리고 2006년에 발표한 <한니발 라이징>에 이르기까지 연달아 한니발 렉터를 전면에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소설 <레드 드래곤>을 원작으로 해 가장 처음 영화화된 <맨헌터>에서는 원작에서와 마찬가지로 한니발 렉터의 비중이 크지 않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서 렉터 역을 맡았던 브라이언 콕스는 1940년대와 1950년대를 거치며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맨해튼 출신의 스코틀랜드 연쇄 살인마 피터 매뉴얼을 참고하며 연기하는 정성을 보였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한니발 렉터
마우스피스에서 킬러 슈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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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한니발>의 세 번째 시즌이 곧 시작된다. 전개상 당연히 지난 시즌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지만 이를 제외한 주요 캐릭터, 디자인, 로케이션, 의상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의 설정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다시 시작하는 드라마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달라진 재미와 파격적인 볼거리를 선사할 드라마 <한니발> 시즌3는 6월6일부터 매주 토요일 밤 10시50분 AXN채널에서 방영된다. 새롭게 꽃단장한 희대의 살인마를 영접하기 전에 지난 시즌과는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간단히 짚어봤다.
무려 인간 사냥만 세 시즌째다. 쓸데없는 궁금증이지만 희대의 식인마 한니발 렉터 박사(매즈 미켈슨)는 삼시세끼를 전부 챙겨 먹을까? 드라마에서 묘사된 바에 따르면, 그는 끼니마다 전채요리에서부터 후식에 이르기까지 격식이란 격식은 전부 갖춰 챙기는 것은 물론, 자신뿐만 아니라 지인들의 끼니마저 몽땅 챙긴다. 식자재나 음식 문화에 관한 지식은 또 얼마나 해박한지 모른다. 특유의 나
악(惡)을 맛볼 준비 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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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출신의 드니 빌뇌브 감독의 촉수는 전세계 분쟁지역을 향해 쫑긋 세워져 있는 듯하다. 전작 <그을린 사랑>(2011)이 중동의 한 가상공간에서 벌어진 민족간의 갈등과 종교 분쟁을 정면으로 바라봤다면, 칸 경쟁부문에서 첫 공개된 신작 <시카리오>는 미국 텍사스와 멕시코의 국경지역에 현미경을 들이댄 작품이다. FBI 요원 케이트(에밀리 블런트)가 멕시코 마약조직 카르텔을 소탕하기 위해 멕시코 국경지역으로 잠입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카리오>는 그곳에서 얼마나 많은 폭력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사실적으로 담아내고, 그곳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권력을 투입하는 것만이 정답인지 되묻는다. 갑자기 생긴 감독의 개인 사정 때문에 예정된 약속 시간을 훌쩍 넘긴 뒤 우여곡절 끝에 만나 나눈 드니 빌뇌브 감독과의 대화를 전한다.
-영화는 미국 텍사스와 멕시코의 국경지역을 배경으로 한다.
=이 지역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은 무척 슬프다. 사회의 여러
“군인들이 게이머 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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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올로 소렌티노는 전작 <그레이트 뷰티>(2013)를 통해 삶과 죽음, 젊음과 나이 듦, 예술과 미학을 여러 영화적 장치를 통해 은유했다. 올해 칸 경쟁부문에서 첫 공개된 그의 신작 <유스>는 전작의 여러 주제 중 젊음과 나이듦을 뚝 떼내어 이야기한 작품이라 할 만하다. 오랜 친구 프레드(마이클 케인)와 믹(하비 카이틀)은 80살을 앞두고 스위스 알프스에 있는 고급 호텔에 휴가를 간다. 프레드는 은퇴한 음악 작곡가 겸 지휘자로, 최고의 무대인 ‘퀸’에 컴백하라는 제안을 시큰둥하게 거절한 반면, 믹은 신작 시나리오를 빨리 끝내려는 백전노장 영화감독이다. 둘은 얼마 남지 않은 미래를 마주하며 휴가를 보내고 있는데, 그들이 호텔에서 만난 그 누구도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걱정하지 않는다. 첫 공개된 뒤 썩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지만, 파올로 소렌티노는 그게 뭐가 대수냐는 듯 전작부터 이어져 온 나이 듦이라는 일관된 주제에 관해 여러 얘기를 들려주었다.
-오
“마이클 케인은 카리스마, 엘레강스, 유머 다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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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황금종려상 수상은 불발됐지만 <캐롤>은 올해 칸 최고의 화제작이었다. 전작 <아임 낫 데어>(2007) 이후 거의 8년 만에 내놓은 토드 헤인즈 감독의 신작(그사이에 5부작 드라마 <밀드레드 피어스>(2011)를 연출하긴 했다)으로,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섭은낭>과 함께 칸 공식 데일리지 <스크린 데일리>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아 유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꼽혔다. 잘 알려진 대로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 <프라이스 오브 솔트>(The Price of Salt)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캐롤(케이트 블란쳇)과 테레즈(루니 마라), 두 여성의 사랑을 그린 이야기다. 1952년 뉴욕, 장난감 가게 점원 테레즈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무척 바쁘다. 어느 날 가게 안으로 들어온 캐롤이 장갑을 두고 나간다. 아름다운 여인 캐롤을 잊지 못한 테레즈가 장갑을 돌려주고, 캐롤은 답례로 식사를 함께할 것을 제안하면서 둘의 만남
“사회적으로 힘없는 이들의 사랑을 그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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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지면에서는 <씨네21>이 직접 만난 네 감독들과의 인터뷰를 전한다. 이들과의 만남에는 각각의 이유가 있다. 자크 오디아르의 <디판>은 올해 칸 경쟁부문에 초청된 다섯편의 프랑스영화 중 가장 선두에 놓여 있다는 느낌을 준다. 토드 헤인즈의 <캐롤>은 오랜만에 극영화로 돌아온 이 미국 거장의 화려한 귀환을 알리는 작품이다. 칸이 사랑하는 이탈리아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의 <유스>는 프랑스영화 다음으로 올해의 경쟁부문에서 높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탈리아영화의 기수이자, 소렌티노의 두 번째 영어영화다. 캐나다 감독 드니 빌뇌브의 <시카리오>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블레이드 러너>의 시퀄 연출을 앞둔 그의 확장된 시선을 감지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올해의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저마다의 이유로 중요한 위치를 선점했던 이들과의 만남을 전한다(아시아의 거장들과 신예의 인터뷰는 다음호에 게재할 예정이다).
그 첫 번째 주자
독일이나 영국은 괜찮지만 미국에서 영화를 찍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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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종려상 <디판> 자크 오디아르
“미하엘 하네케에게 감사하다. 그가 올해 영화를 만들지 않은 덕분에 황금종려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심사위원 대상 <사울의 아들> 라즐로 네메즈
“나는 이 영화를 통해 다른 시각으로 홀로코스트 문제에 접근하고 싶었다. 우리 세대와 소통하는 게 중요했다. 우리에게 이 이야기를 얘기해줄 수 있는 생존자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감독상 <섭은낭> 허우샤오시엔
“당신이 하는 일이 옳다고 믿는다면 수상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내 영화들은 전세계에서 상영되어왔다. 상을 받거나 받지 않거나와 상관없이 말이다. 그런데 심사위원들이 <섭은낭>에 상을 주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돌을 던졌을 것이다. 물론 농담이다.”
심사위원상 <랍스터> 요르고스 란티모스
“심사위원들은 영화에 대해 정확하고, 구체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나는 여기 있는 심사위원들 모두 존경스럽다. 상을 받게 돼 영광이
올해 영화를 만들지 않은 미하엘 하네케에게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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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은 끝났지만 칸에서 화제를 모은 말들은 계속 회자되고 있다. 제68회 칸국제영화제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는 말들을 모아봤다.
➊ “집행위원장으로서 겸손과 야심을 동시에 가지고 싶다. 두 가지는 공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안다. 겸손은 질 자코브가 이루어낸 업적을 잘 이어받아 운영하는 것이다. 내 야심은 칸영화제가 끝났을 때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러 가게 만드는 것이다.” - 영화제 개막 전 <르 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피에르 레스퀴르 집행위원장.
➋ “누구에게나 박수를 크게 치는 것만큼 야유를 보낼 권리도 있다.” - 출연작 <씨 오브 트리스>가 혹평을 받은 뒤 매튜 매커너헤이(사진 왼쪽)가 한 말.
➌ “나는 멕시코인이다. 나는 여자다. 나는 레바논계다. 그리고 48살이다. 나는 이 업계에서 가장 힘이 약하다. 혹시 내가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나는 항상 주류 시스템 밖에서 활동하고
박수칠 권리, 야유할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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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회 칸국제영화제가 지난 5월24일 막을 내렸다. 이번 영화제의 가장 극적인 순간은 시상식이 열리는 폐막 당일에 마련되어 있었다.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디판>의 자크 오디아르가 모두를 놀라게 했고, 강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되어왔던 <캐롤>의 토드 헤인즈는 다소 만족스럽지 못한 마음으로 고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올해 칸을 찾은 수많은 영화인들의 희비가 엇갈렸던, 그 드라마틱했던 순간을 전한다. 시상식에 대한 단상과 더불어 올해 영화제에 대한 전반적인 면모를 살펴보았고, 후반부에 상영된 한국영화 <마돈나>에 대한 현지 반응도 함께 실었다. 영화제 곳곳에서 들을 수 있었던 다양한 영화인들의 코멘트는 올해 영화제의 흐름을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씨네21>이 직접 만난 경쟁부문 감독 네명과의 만남에도 주목해주시라. 이번 지면에서는 유럽•영미권의 거장과 중견감독들과의 인터뷰를 엄선해서 실었다. 미리 예고하자면, 올해의 칸에 대한 리포트는
프랑스영화에 찬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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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인디애니페스트(Indie-AniFest)에서 작품을 공모한다. 출품부문에는 독립보행(옛 일반경쟁)과 새벽비행(옛 학생경쟁)이 있으며 2013년 8월 이후 제작 완료된, 인디애니페스트 출품 경력이 없는 대한민국 국적의 애니메이션 작품은 모두 출품 가능하다. 모집기간은 6월22일(월)부터 7월3일(금) 오후 6시까지 도착분에 한한다. 자세한 사항은 인디애니페스트 공식 홈페이지(www.ianifest.org/2015)를 참고. 문의는 이메일 (ianifest@naver.com)과 전화(02-313-1030)로 하면 된다. 인디애니페스트에서 자원활동가도 모집한다. 모집부문으로는 프로그램팀, 운영팀, 홍보팀 총 4개팀이며 영화제 전 기간 참여할 수 있고 한국어로 소통할 수 있으면 누구나 지원 가능. 모집기간은 7월13일(월)부터 24일(금)까지이며, 자세한 사항은 인디애니페스트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 문의는 이메일과 전화로 하면 된다.
*제13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 홍보마
[소식] 제11회 인디애니페스트(Indie-AniFest) 작품 공모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