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기자 K의 플레이스테이션4는 한동안 장식품이었다. 같은 회사 디지털 미디어팀의 독거노인 S기자와 주말마다 온라인에서 만나 축구 게임을 하는 것 말고는 도통 켤 일이 없었다. 찬밥 신세였던 이 사각형 기계가 최근 주인 K의 손때를 타기 시작했다. K가 플레이스테이션4를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세계와 연결하기 위한 셋톱박스로 변모시켰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어떻게 K의 콘텐츠 감상 습관을 완전히 바꾸어놨을까.
“또 택배? 집이 작아서 둘 데도 없는데 제발 사모으지 마라. 사람은 자고로 버리면서 살아야 한다.” K의 아내는 DVD나 블루레이 타이틀이라면 몸에 두드러기가 나듯 질색했다. 돈이 하늘에서 저절로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한번 보고 말 타이틀에 3만원 가까이 쓰는 남편 K를 이해할 수 없었다. K 역시 아내의 불만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기사를 쓸 때 참고하기 위한 목적만으로 블루레이 타이틀을 사모으기엔 주머니가 턱없이 얇았다. 수납 공간도 부족했다. 무엇보다 지금은 단돈 만원이
거참, 신경쓸 게 없네
-
장편으로는 <빨간풍선>(2007) 이후 8년 만이다. <자객 섭은낭>을 만드는 데는 실질적으로 2년의 기간이 필요했지만, 그간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타이베이영화제, 금마장영화제 등에서 조직위원장 역할을 잇따라 맡으며 작품 외적인 일로도 바빴다. ‘왜 이렇게 영화를 안 만드냐’는 관객의 핀잔이 들리는 듯했다는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창작자로서 그간의 고민을 한편에 쏟아부었다. <자객 섭은낭>의 개봉에 앞서 한국을 찾은 허우샤오시엔 감독을 만났다.
-리안 감독의 <와호장룡>(2000)이나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2013)처럼 무협영화를 만들거나 지아장커 감독의 <천주정>(2013) 같은 경우 현재의 사건을 가져와 무협영화의 형식을 입혔다. 중화권 감독들에게 무협영화를 만드는 일이 일종의 숙명이나 오랜 열망처럼 느껴진다.
=중화권에는 무협소설이 굉장히 많다. 무협소설이 아주 오래전부터 발달했다. 이미 당나라 시대부터
과장 없이 현실적인 무협의 매력을 살렸다
-
뜬금없지만, 첫 흑백 장면에 등장하는 두 마리 당나귀를 보며 괜히 브레송의 <당나귀 발타자르>(1966)를 떠올려본 것이 딱히 이상한 일만은 아니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전혀 어울려 보이지 않는 두 단어의 접붙임으로써, 마치 브레송이 무협영화를 만들면 이러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험한 세상 속에 놓인 인물의 내적 갈등, 침묵을 응시하는 것만 같은 고요한 정경이 그러했다. 발타자르는 물론 브레송의 다른 영화 <무셰뜨>(1967)의 무셰뜨가 겪는 고난의 여정만큼이나 섭은낭이 처한 상황(지방 세력인 번진이 저마다 세력다툼을 하던 혼란스런 당나라 시대의 자객)도 그러했다. 우리가 ‘무협영화’라고 상정할 때 예상하는 그 모든 것들을 비켜가는 리듬과 정서의 엮임 또한 그러했다. 그래서 ‘자객 무셰뜨’라는 제목을 붙여도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더 나아가 때로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거미집의 성>(1957)과 <란>(1985)이 겹쳐 보이
우아하고 자극적인, 차원이 다른 세계의 무협
-
<자객 섭은낭>은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8년 만의 장편 연출작이자, 무협영화로는 첫 도전 작품이다. 당나라 시대 소설 <섭은낭>을 원작으로 한 작품을 통해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자객으로서의 임무와 인정이라는 선택의 기로 앞에서 흔들리는 자객 섭은낭의 내면을 보여준다. 무협영화가 추구하는 화려한 액션 신과는 대조적으로 ‘중력에 구애를 받는’ 현실적인 액션 장면 연출 안에서, 이 영화는 상상했던 그 모든 것으로부터 비켜나가 무협영화의 또 다른 기준점을 제시한다. 주성철 편집장의 <자객 섭은낭> 분석에 더해 이화정 기자가 개봉을 맞아 한국을 찾은 허우샤오시엔 감독을 만났다.
머뭇거림에 홀리다
-
-
의 조지 밀러 감독이 올해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영화제측은 1일(현지시간) 조지 밀러 감독이 5월11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조지 밀러 감독은 지난해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칸을 찾은 바 있다. 그는 지난 1988년과 1999년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은 각각 빌 어거스트 감독의 와 다르덴 형제가 연출한 였다.
지난해 3억7천만 달러를 벌어들인 <매드맥스: 분논의 도로>는 오는 28일 열리는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10개 부분 후보에 올랐다.
조지 밀러 감독,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 위촉
-
영화
2016 <검사외전> <인천상륙작전>
2015 <강남 1970> <연평해전> <극비수사>
2014 <화장> <군도: 민란의 시대> <차이나타운>
2013 <친구2> <더 파이브>
2012 <인류멸망보고서>
2011 <완득이> <아이들…>
2010 <포화속으로>
드라마
2016 <동네의 영웅>
2015 <처용2>
2015 <식샤를 합시다> 시즌2
2013 <식샤를 합시다> 시즌1
황정민, 강동원 주연의 <검사외전>은 억울하게 누명을 쓴 전직 검사 재욱(황정민)과 철부지 사기꾼 치원(강동원)이 비리로 뒤덮인 검사 출신 국회의원 후보를 상대로 가망 없는 싸움을 벌이는 사회성 짙은 드라마다. 영화 속 배경도 대부분 교도소, 검찰청, 법정인 만큼 무겁고 칙칙한 분위기의 영화일 것
[STAFF 37.5] “무브먼트? 연륜으로 감성을 붙들어 맨다”
-
<로봇, 소리>에서 해관(이성민)은 약속대로 자신이 소리를 무사히 ‘그녀’에게로 보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리를 무역선에 태워주려는 정도의 노력은 한다. 어떻게든 약속에 대한 의지를 보이려 애쓰는 것이다. 현실로 가정하면 황당한 일로 치부되겠지만, 그런 해관의 모습이 마냥 허무맹랑해 보이지만은 않는 건 이호재 감독이 하나를 받으면 적어도 반은 돌려주려는 사람이기 때문일 터다. 내놓는 말마다 약간의 냉소가 묻어나지만 그 너머엔 지킬 것은 지키며 살자는, 아니 지키겠다는 생각이라도 하면서 살자는 최소한의 선이 있다. 그는 “명함을 받아도 관리가 제대로 안 된다”며 명함의 무용을 이야기하면서도 “그렇다면 눈앞에서 전화번호를 저장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예의일 것”이라고 말하고는 바로 전화번호를 입력하는 사람이다. 또는 이야기 도중 잠시 이름이 헷갈린 스탭의 이름을 기어코 검색해 정확하게 확인시켜주(고선 자기 말이 맞지 않냐며 확답을 받아
[이호재] “결국 우리 인간의 이야기”
-
f(x)의 루나가 <번개맨>의 주연으로 스크린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몇 가지 의외의 사실들이 있었다. 메인 보컬인 루나가 영화 주연으로 데뷔한다는 것, 그리고 그 영화가 ‘특수촬영물’(이하 특촬물) <번개맨>이라는 것. 루나의 <번개맨> 출연은 확실히 예상치 못한 행보다. 하지만 <번개맨>은 어린이 뮤지컬을 다룬 영화이고, 루나가 <인 더 하이츠> <하이스쿨 뮤지컬> 등 뮤지컬 출연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인과관계의 나열은 보다 쉬워진다. 남아 있던 의문은 인터뷰 후에 말끔히 해소됐다. 루나의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장르물에 대한 호의, 무엇보다 <번개맨>의 ‘한나’와 루나의 천진성이 일맥상통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이제 루나는 곧 한나인 것처럼 보일 차례다. 루나의 소속그룹 f(x)는 어느덧 데뷔 7년차를 맞았다. 알쏭달쏭한 미지의 신호들로 이루어진 소녀들은 이제 다른 차원의 무엇으로 훌쩍 발돋움해버
[trans x cross] “보고 있으면 즐겁고 행복해지는 사람 되는 게 꿈”
-
당신의 ‘인생영화’는 무엇입니까? 재개봉은 ‘인생영화’ 다시 보기 열풍으로 이어졌다. 무려 30만명이 극장을 찾았다. 개봉 당시 관객 동원수 11만명보다 훨씬 많다.
여기 과 견줄 만한 영화가 있다. 누군가에게는 이 영화 (이하 )이 ‘인생영화’일지도 모르겠다. 는 2004년 개봉했다. 당시 10주간 장기 상영했다. 그렇게 5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겨우 5만명?’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영화를 본 관객은 영화의 여운을 쉽게 잊지 못했다. 팬들의 사랑은 그때도 지금도 열정적이다. 10여년이 훌쩍 흘러지만 말이다. 이누도 잇신 감독(관련 인터뷰 기사)의 가 3월17일 다시 관객을 찾는다. 의 재개봉을 맞아 이 영화를 즐기기 위해 알아두면 좋을 다섯 가지 흥미로운 사실들을 살펴보자.
1. 재개봉이 처음이 아니다
를 본 청춘들은 단숨에 츠네오(쓰마부키 사토시)와 조제(이케와키 치즈루)의 열혈팬이 됐다. 아쉬움은 남았다. 입소문은 퍼졌지만 극장에
재개봉하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본 사람은 다 아는 다섯 가지 이야기
-
<눈발>은 소년과 소녀가 주인공으로 나서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소년 민식 역으로는 아이돌 그룹 GOT7의 주니어로 활동 중인 박진영이, 소녀 예주 역으로는 <카트>(2014), <이층의 악당>(2010) 등에 출연한 지우가 발탁됐다. 고성에 머물며 첫 주연작 촬영에 전념 중인 두 배우와의 대화를 전한다.
-고성에서 한달째 촬영 중이다. 지내는 건 어떤가.
=지우_감독님의 고향이라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와보니 기대만큼 좋은 동네다. 남쪽에 있어서 따듯하고, 낮 촬영이 많아 밤 9시면 자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박진영_하루 세끼 꼬박꼬박 먹고 살찌는 기분이다. (웃음) 공기가 좋아서 기침도 안 나고, 감기가 저절로 낫더라. 이젠 서울보다 고성이 더 편하다.
-<눈발>에는 어떻게 캐스팅됐나. 박진영은 <사랑하는 은동아> 등으로 드라마 경험이 있지만 영화는 처음이다.
=박진영_명필름에서 제안을 해서, 시나리오를
[씨네스코프] 모든 변화 속에서 배운다
-
명필름영화학교 1호작으로 알려진 <눈발>의 조재민 감독은 2008년 단편 <왕진>으로 튀니지영화제 동상, 2013년 단편 <징후>로 미쟝센단편영화제 촬영상을 수상한 신예다. 그는 첫 장편으로 고향인 고성에서 겪은 자전적 이야기를 택했다. 이창동 감독의 조언으로 쓰기 시작한 <눈발>은 2014년 영화진흥위원회의 장편 시나리오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됐으며, 명필름영화학교 입학을 가능케 했다. 현재 촬영 중인 <눈발>은 전주국제영화제의 시네마프로젝트 2016에 선정돼 2016년 4월 전주국제영화제 프리미어 상영을 목표로 달리는 중이다. 충분한 예열을 거치고 데뷔를 눈앞에 둔 조재민 감독을 고성에서 만났다.
-<눈발>의 배경으로 고향인 고성을 택한 이유가 뭔가.
=고성의 한자를 풀이하면 단단한 성이라는 뜻이다. 임진왜란 때 방어기지로 쓰인 성인데 지금은 다 무너졌다. 현재의 고성은 지역 경제가 어려워 20, 30대 청년층이
[씨네스코프] 연민을 넘어 교감으로
-
우유팩을 맞고 돌아보는 예주(지우)의 얼굴. 얼음장처럼 창백해 보이는 얼굴에 자포자기한 기색이 역력하다. 수없이 날아드는 우유팩에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 그녀는, “컷” 소리가 나자마자 돌아보고 “왜 이렇게 못 던지냐”며 해사하게 웃는다.
남곤(김기주)의 완력에 사정없이 꺾이는 민식(박진영/GOT7 주니어)의 팔. ‘셔틀’을 거부했더니 돌아온 응징이다. 격한 팔 꺾기에 소품으로 쓰인 휴대폰이 떨어져 케이스와 배터리가 낱낱이 해체됐지만, 배우들은 개의치 않고 연기에만 집중한다.
“나가 죽어라, 안 쪽팔리나.” 살벌하게 예주를 몰아세우는 수정(장희령, 왼쪽)과 유경(박가영). 그런데 테이크 사이 중간중간 들리는 대화들은 귀엽기 이를 데 없다. “니 밥 좀 사라, 안 쪽팔리나.”
컷 사인 후 화기애애하게 돌변하긴 남자배우들도 마찬가지다. 1천원짜리 달랑 한장을 쥐어준 남곤과 진호(이찬희)에게 박진영이 “콜라 4개 사오고 500원 남겨오겠다”며 너스레를 떨고 있다. 카메라 옆
[씨네스코프] 기적처럼 눈이 오던 순간
-
<컨저링2> The Conjuring2
감독 제임스 완 / 출연 베라 파미가, 패트릭 윌슨, 프랜시스 오코너
공포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2013년작 <컨저링>의 속편. 전편에서 활약한 로레인(베라 파미가), 에드(패트릭 윌슨) 부부가 영국 런던의 엔필드로 건너가 새로운 악령과 맞선다. <쏘우> <인시디어스> <컨저링> 등 호러뿐만 아니라 <분노의 질주: 더 세븐>까지 성공시키며 폭넓은 재능을 선보이고 있는 제임스 완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시나리오작가진에 지난 시리즈를 맡았던 채드 헤이즈, 캐리 헤이즈는 물론 제임스 완과 데이비드 레슬리 존슨까지 가세했다. 6월10일 북미 개봉예정.
[WHAT'S UP] 공포영화의 새로운 역사 <컨저링2> The Conjuring2
-
트레처러스 스리(Treacherous Three)는 1978년 결성된 힙합 크루다. 구성원 중 스페셜 케이를 제외한 쿨 모 디, 엘에이 선샤인, 디제이 이지 리는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다. 1980년, 그들의 첫 싱글 <뉴 랩 랭귀지>(New Rap Language)는 피처링으로 참여한 스푸니 지가 프로듀서인 삼촌 바비 로빈슨에게 소개하여 당시 메이저 힙합 레이블 인조이 레코드에서 발매되었다. 첫 싱글이 괜찮은 반응을 보인 이후 1981년, 힙합계 초거성이라 할 수 있는 그랜드마스터 플래시 더 퓨리어스 파이브(Grandmaster Flash the Furious Five)가 있던 슈거힐 레코드(Sugar Hill Records)로 옮겨 지금 소개하는 《The Treacherous Three》를 발매한다. <Whip It> <Yes We Can-Can> 같은 수록곡은 초창기 힙합 신의 비트와 라임을 느낄 수 있는 명곡이다. 특히 1984년 발매한 이 음반
[마감인간의 music] 초창기 힙합 신의 비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