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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4> The Fantastic Four
감독 조시 트랭크 / 출연 마일즈 텔러, 제이미 벨, 마이클 B. 조던, 케이트 마라 / 배급 이십세기 폭스코리아 / 개봉 8월20일
무려 8년 만의 귀환이다. <판타스틱4>는 <크로니클>의 감독 조시 트랭크가 연출을 맡아 새롭게 리부트되는 마블의 또 다른 슈퍼히어로영화다. 시리즈의 주요 등장인물인 미스터 판타스틱과 인비저블 우먼, 휴먼 토치와 더 씽이 순간이동을 통해 대체 우주로 떠나고, 그곳에서 그들의 육체적 형태가 변모되고 새로운 능력을 부여받는다는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새로운 <판타스틱4>에 대한 정보다. 모든 슈퍼파워에는 책임감이 따른다. 전작 <크로니클>을 통해 갑작스럽게 새로운 능력을 가지게 된 이들이 경험하는 당황스러움과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재기 넘치게 풀어낸 적이 있는 조시 트랭크이기에, 그가 구현해낼 마블의 네 인기 캐릭터는 어떤 모습일지 더욱 궁금
[Coming Soon] 새롭게 리부트된 마블의 또 다른 슈퍼히어로영화 <판타스틱4> The Fantastic F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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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표절인지 정확한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걸면 걸린다. 한국영화 표절 논란은 한쪽의 일방적 주장만 있을 뿐 결론이 없다. 2000년 이후 한국영화에서 표절이 거론된 대표적인 사례들을 몇 가지 유형별로 정리해봤다. 여기 언급되는 영화들에 표절작이라는 낙인을 찍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논란이 있었다는 사실의 정리이며 이후 표절 여부를 가리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아직 피해자와 가해자가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데 묶어 비난과 오해를 남기는 일이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국영화 표절 논란이 남긴 피폐한 흔적을 전한다.
액션 시퀀스
<최종병기 활>(2011)과 <아포칼립토>(2006)
멜 깁슨의 <아포칼립토>는 부족민들을 학살한 적들에 맞서 가족을 지키려는 마야의 젊은 전사 ‘재규어의 발’을 주인공으로 한다. 재규어의 발과 적들의 정글 추격 신은 이 영화의 백미. 김한민 감독의 <최종병기 활>이 <아포칼립토>와
어디서 많이 본 듯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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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hommage), 사전적으로는 존경, 경배, 헌사의 의미이지만, 내게 그것은 자신의 영화적 상상력의 기원에 대한 ‘고백’의 의미다. ‘표절’이 자신의 탄생 비화를 꽁꽁 숨기려 한다면, 오마주는 자신의 영화 세계가 맞닿은 뿌리가 무엇인지 고백한다. 오마주는 지금의 자신을 존재할 수 있게 한 과거의 영화, 감독, 배우, 장르를 끊임없이 ‘지금 이 자리’로 불러낸다. 그렇기에 오마주는 주술을 부려 죽음과 망각으로 이끄는 시간과 대결하고, 끝내 사(私)적이면서도 사(史)적인 영화 박물관을 짓는다. 기억을 공유하는 사적 박물관. 그러니까 ‘잇기’와 ‘짓기’로서의 오마주.
오마주의 모든 것, 히치콕과 드 팔마
오마주를 이야기할 때, 앨프리드 히치콕이라는 이름이 조건반사처럼 튀어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를 넘어서는 오마주의 대상이 나타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실제로 영화사의 거장들, 그러니까 누벨바그 감독들부터, 구스 반 산트, 마틴 스코시즈, 니콜라스 뢰그 같은 감
나의 영화에 대한 고백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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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미시마 유키오가 살아 있어서 신경숙 작가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건다면? 미시마 유키오의 승소를 확신하는 법조인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법무법인 강호의 박찬훈 변호사는 말했다. “표절이다. 그런데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라는 말이 법원에선 종종 성립된다는 것이다. 현행 법은 창작자의 권리만큼이나 창작자의 자유를 최대한 보호하고 있다. 문제는 보호받아야 할 두 가치가 충돌했을 때다. 국내 판례를 보면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원고가 승소한 경우는 드물다. 모방의 정도, 모방의 악의성이 짙지 않다면 법을 피해 타인의 저작물을 표절할 수 있는 방법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아래 3건의 판례를 통해 ‘표절’과 ‘저작권 침해’ 사이의 간극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판례1_영화 <왕의 남자>와 희곡 <키스> 사건
개요_희곡 <키스>의 윤영선 작가가, <왕의 남자>(2005)가 <키스>의 제1막 대사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나 여기
소송, 이기기 어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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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작들의 귀환이 이어지고 있다. 23년 만에 돌아온 <쥬라기 월드>는 2015년 상반기 최고의 흥행을 거뒀고 조지 밀러 감독이 10년 넘게 매달린 프로젝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는 평단의 찬사가 쏟아졌다. <터미네이터: 미래 전쟁의 시작>(2009)으로 사실상 시리즈의 사형선고를 받았던 ‘터미네이터’마저 “I’ll be back”을 또다시 읊조리며 스크린 위에 섰다. 그 시절 두근거림을 떠올리면 내심 반갑지만 한편으론 선뜻 환영하긴 어렵다. 흥행작들의 속편이나 프랜차이즈에 치우친 기획은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의 이야기 기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산업적 측면을 고려할 때 오리지널 스토리보다 프랜차이즈와 시리즈에 매달리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스튜디오들은 학습된 관객이 일정 정도의 흥행을 보장해준다는 통계상의 믿음을 바탕으로 곳간이 바닥을 보일 때마다 속편들을 쏟아냈다. 이러한 속편의 연쇄가 소위 장르, 시리
의혹들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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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작가의 표절은 우리 사회 전반에 파문을 남기고 있다. 침묵의 카르텔을 깨고 자성의 목소리를 촉구하는 건 문단만이 아니다. 창작 전반에 걸쳐 자기반성과 시스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영화계 역시 오랜 시간 표절 관련한 문제 자체를 덮어두고 지나왔다. 매해 거르지 않고 의혹이 불거져도 잠시만 침묵하면 뒤이어 밀려오는 파도에 묻혀 어느덧 잊혀져가는 관행은 좀처럼 깨지지 않는다. 표절 자체보다 두려운 건 점차 무뎌져가는 수치심과 좌절된 도덕이다. 지금이야말로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이 필요한 시점이라 믿으며 아직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이 남아 있을 때, 한국영화계가 묻어온 표절 논란을 다시 살펴보려 한다. 우선 마녀재판식의 감정적 과열을 경계한 채 영화에서 표절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살펴봤다. 이어 안시환 평론가가 표절과 오마주의 경계를 넘나드는 창조적 모방의 사례를 살폈다. 2000년 이후 한국영화계에 어떤 표절 논란이 있었는지도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판례를 통해 표
양심이라는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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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비행선을 띄우는 일과 지하로 철도를 달리게 하는 일… 인간이 상상하지 않았다면 불가했을, 무에서 유를 창조했으니 어쩌면 신비롭다 할 수도 있는 그 과정 속 지난한 결과물 가운데 후자인 지하철에 오늘도 나는 오른다. 물론 억만장자는 아니니 앞으로도 우주선을 타고 별들의 침묵 사이사이를 후비고 다닐 가능성은 아마 제로이지 싶다. 만약 돈이 생긴다 해도 나는 하늘이 아닌 땅에 투자했을 터, 어쨌거나 나는 내 발만을 믿기 때문이다. 나는 내 몸에만 의지하기 때문이다.
그런 어느 저녁 7시 반 무렵인가, 휠체어 고정벨트 함이 있는 지하철 9호선의 한 칸에 서게 되었다. 쿠션은 아니지만 폭신한 등받이가 기둥으로 붙어 있어 가능할 때는 내 등을 기대도 된다는 의미로 읽었는데 순간 이 안내문이 눈에 띄는 것이었다. ‘뚜껑을 열고 안전벨트를 당겨 휠체어 팔걸이에 걸고 고정하십시오. 사용 후에는 벨트를 원위치시키고 뚜껑을 닫아주십시오.’ 살피가 겹겹 붙게 쪄낸 만두처럼 내 살과 네 살이 붙
[김민정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상식은 얼마나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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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쿠 골든가에서 새벽장사를 하던 밥집이 종로구 인사동으로 짐작되는 골목 어딘가에 자리 잡았다. 단골과 뜨내기손님이 적당히 섞여드는 건 원작과 다를 바 없고, 같잖은 단골 자부심으로 처음 온 손님을 불편하게 하는 점은 제법 한국 식당 같다. 일본판 밥집의 기본메뉴인 돈지루 정식은 SBS <심야식당>에선 반찬이 여러 접시인 가정식백반(!)으로 바뀌었다. 많이 팔아야 이윤이 남는 백반을 심야 기본메뉴로 삼은 것부터 기이한데 메뉴판엔 가격도 붙어 있지 않으니 저 집 백반은 자연산 도다리나 고추잡채 같은 ‘시가’인가 불안해진다. 냉장고에 넣지 않고 보란 듯이 꺼내놓은 알록달록한 파프리카는 2회 만에 꼭지가 검게 말라가고 10년이 넘은 전기밥솥과 불기가 닿은 흔적이 없는 새 주방기구들의 부조화가 안타깝다. 무슨 이야기가 얹혀도 어색할 것 같은 공간에서 ‘마스터’(김승우)만이 허리에 손을 올리거나 팔짱을 끼는 일본판의 포즈를 꽤 그럴싸하게 재연하고 있더라.
물론 나는 한국판이 원
[유선주의 TVIEW] 설정도 번역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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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2012)
<덴 쉬 파운드 미>(2007)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2000)
<캐스트 어웨이>(2000)
<왓 위민 원트>(2000)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1997)
배우들이 연출로 자신의 새로운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것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제 그리 낯선 일은 아니다. 아역배우로 시작해 할리우드 스튜디오를 거치며 스타로 성장한 다음, 나름의 저예산 독립영화로 영역을 옮겨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펼쳐놓는 배우, 감독들을 우리는 여럿 보아왔다. 여배우, 감독만 치더라도 (조금씩 다른 경로를 거치긴 했지만) 조디 포스터나 소피아 코폴라, 그리고 최근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안젤리나 졸리 등이 쉽게 떠오른다. 하지만 이들에 비하면 헬렌 헌트는 꽤 조용한 ‘감독 신고식’을 치른 편이다. <라이드: 나에게로의 여행>(이하 <라이드>)은 2007년 &l
[헬렌 헌트] 투명하게 역할에 스며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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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단편
2013 <C’est Si Bon>
2012 <내가 같이 있어줄게>
2011 <붉은 손>
2010 <백서>
장편
2013 <파스카>
“용기를 잃을까봐 두려워. 맞서 싸워야 할 것들이 많은데….” <파스카>의 요셉은 고등학교를 자퇴한 열아홉 소년이다. 그리고 마흔살의 가을을 사랑한다. 가을과 요셉은 고양이들을 자식처럼 키우며, 함께 밥 먹고 함께 잠이 든다. 이 사랑의 책임을 현실적으로 떠안는 건 가을이다. 요셉은, 의지와는 무관하게 자신이 무력한 존재임을 느낀다. “요셉은 무모하게 마음만으로 모든 것을 뚫고 나가는 인물이다. 직업이며 사회적 배경을 모두 걷어냈을 때, 요셉에게 남는 본질적인 마음이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그 마음은 다름 아닌 순수하고 용기 있는 사랑이다. 성호준은 “삶의 경험치가 달라도”, “마음의 꼴이 닮은 사람은 알아볼 수 있는 법”이라고 했다. <홀리모터스>에서 드니 라
[who are you] 확신대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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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밤새도록 풍악이 울리고 춤과 노래가 끊이질 않는다면, 그건 예외 없이 결혼식이 한창인 것이다. 그런데 인도에서는 여전히 집안 사이의 정혼으로 부부의 인연을 맺는다. 몇번 만나지도 못하고 평생의 배필을 정한다니, 이러한 인도의 결혼 문화를 대하는 인도의 신세대는 어떤 심정일까? 그 속마음을 짐작할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최근 인도 극장가에서 가장 뜨거운 영화, <타누 웨즈 마누 리턴즈>다.
<타누 웨즈 마누 리턴즈>는 2011년에 개봉한 <타누 웨즈 마누>의 속편이다. 1편은 런던에서 살다가 신붓감을 찾기 위해 인도로 돌아온 남자, 타누와 거침없는 성격의 여자 마누가 부모의 주선으로 만나지만 우여곡절 끝에 비로소 결혼에 골인하게 된다는 내용의 영화였다. 속편인 <타누 웨즈 마누 리턴즈>에서 타누와 마누는 이미 4년차 부부가 되어 있다. 런던에서 살던 이들은 서로 다투는 과정에서 상담을 받게 되는데, 상담 도중 다툼으로 인해 마누가
[델리] 인도 신세대들의 결혼 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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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은 잘 만든 법정 드라마로 손색이 없지만 픽션보다 더 개연성이 없는 현실을 의식한 탓인지 매듭이 불완전한 방식으로 봉합된다. 사건의 실체는 끝내 명확히 해명되지 않는다. 대신 사건 당사자들의 감정이 극적으로 부각되는데 나는 그게 좀 이상해 보였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던 주인공 변호사들의 노력은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법정의 판결은 두루뭉술하며 변호사들이 구출하려 했던 피해자들은 깊은 절망과 회한에 빠진다. 사건의 실체를 가림막했던 국가기관의 당사자들은 어느 누구도 징벌받지 않고 그들 모두 앞으로도 무탈하게 살아갈 것이 암시된다. 이것은 감독 김성제의 정직한 태도를 반영하는 것이겠지만 이 영화가 지금보다는 더 주목받기를 원했던 평자로서 약간의 이의를 제기하려고 한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변호사 윤진원(윤계상)과 장대석(유해진), 기자 공수경(김옥빈)이지만 정작 말미에 정서적 초점을 맞추는 인물은 피고인 박재호(이경영)다. 박재호
[김영진의 영화비평] 여백으로 남은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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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라는 땅에는 탈출의 유혹이 있는 것 같다. 현재의 모든 조건에서 벗어나고픈 욕망의 끝에는 종종 이탈리아가 등장한다. 이상한 일이다. 그곳에도 분명 문명이라는 것이, 말하자면 억압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게다가 이탈리아는 문명을 대표하는 서방 7개국(G7)의 회원국인데도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이탈리아에서의 삶이 뭔가 다를 것이란 기대를 한다. 사실 나도 그랬다. 그 다름에의 기대와 상상이 7년간의 이탈리아 체류를 버티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탈출을 부추기는 땅
과거로 약간 멀리 가면 대문호 괴테도 그랬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바이마르 공국의 촉망받는 공직자로서 인생의 절정에 있을 때인 1786년, 괴테는 훌쩍 도망가듯 이탈리아로 떠났다. 37살 때였다.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무조건 쉬고 싶어 했다. 괴테가 기행문의 걸작인 <이탈리아 기행>에서 강조한 것은 이탈리아의 ‘무위’였다. 나태에 가까울 정도로 아무것도
[한창호의 트립 투 이탈리아] 마법의 도시, 꿈과 현실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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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꼭 알아봐주길 바라는 비밀
지난해 10월 첫 EP 앨범 《비밀》을 발매한 포크 듀오 김사월X김해원. 그들이 《비밀》을 만들기까지의 제작기를 담은 출판물을 발매했다. 이름하여 ‘비밀 노트’ . 홍대 인디신을 중심으로 각자 활동을 이어오던 두 사람이 한팀을 이루고, 앨범을 내고, 뮤직비디오를 찍고, 공연을 하게 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담았다. 특히 노트에는 신곡 <낮은발등> <아카시아>를 들어볼 수 있는 다운로드 코드까지 포함돼 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들의 관능적이고 음울한 사운드가 만들어지게 된 비밀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책방 유어마인드에서 판매 중이다.
싱어송라이터 김사랑 단독 콘서트
김사랑이 7월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홍대 카페 벨로주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7월3일 발매한 4집 《(HUMAN COMPLEX) Integrated》에 수록된 곡들을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다. 신곡 <기억나>의 가사를 주제로 팬들과
[culture highway] 막 비비안 마이어를 발견한 당신을 위한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