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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력, 기획력, 추진력이 뛰어나고, 영화 제작과 관련해 밑바닥 경험이 많아 위기 대처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강우석 감독의 측근으로 직언을 서슴지 않는다. 실제로 한번 얘기하면 끝이 없다.” 영화평론가 오동진이 쓴 책 <승부사 강우석>은 김인수를 그렇게 소개했다. 그건 시네마서비스의 전신인 강우석 프로덕션에서 창립작 <투캅스>(1993)의 현장 프로듀서로 시작해 2005년 7월21일 시네마서비스 사장까지 두루 겪은 ‘제작자 김인수’에 대한 평가일 것이다. 2008년 시네마서비스 대표직을 사임한 뒤 김인수는 2011년 8월 기반조성국장으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에 합류한 뒤 2013년 사무국장으로 일하다가 올해 초 영진위를 떠났다. 조종국 <씨네21> 편집위원은 그를 두고 “영화 산업과 정책 등에 대한 이해가 깊고, 사고와 발상이 합리적이며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이 장점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건 ‘행정가 김인수’에 대한 평가
[김인수] “영화의 도시로서 부산이 한 단계 더 성장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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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겸 방송인 홍석천은 요즘 24시간이 모자란다. JTBC <마녀사냥>, MBC <나 혼자 산다> 출연에 이어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요리하랴,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는 인테리어와 패션에 대해 조언하랴, 이태원에서는 외식업 운영까지 하랴, 정신이 없다. 얼마 전까지 TV드라마 <복면검사>(2015)에서 형사로 등장했고 틈틈이 영화의 카메오로도 얼굴을 내비쳤다. 올해 첫회를 맞은 서울국제음식영화제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관객과의 대화도 진행했다. 요즘 가장 ‘핫’하다는 분야마다 홍석천의 이름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최근 미국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되며 한국 최초의 커밍아웃 연예인인 홍석천을 새로이 바라보고 있기도 하다.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만은 그 어느 때보다 여유로워진 홍석천, 그를 만났다.
-매회 게스트가 원하는 요리를 만들고 승패를 가리는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스타 셰프들을 제치고 가장 많
[trans × cross] 이런 인생도 하나 있어야 재밌잖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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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이 7월30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유주얼 서스펙트>의 각본가, <작전명 발키리>의 연출자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매쿼리가 감독으로 합류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다섯 번째 영화는 어떤 작품일 것인가. 알려진 바는 많지 않지만, 앞서 공개된 트레일러와 제작진의 인터뷰에서 밝혀진 정보를 토대로 영화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를 재구성해 소개한다. 다음은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을 보기 전 알아야 할 여섯 가지 정보다.
#1 “의장님, IMF를 해체할 때가 됐습니다.” ― 알렉 볼드윈이 연기하는 정부 인사
조직원이 몰살됐던 1편부터 국장이 살해당한 4편까지, ‘미션’ 시리즈의 주인공 에단 헌트(톰 크루즈)가 소속된 조직 IMF는 한시도 평화로운 날이 없었다. 시리즈의 5편에 해당하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에서도 IMF의 수난사는 계속된다. 개봉에 앞서 공개된 트레일러에서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스파이의 대가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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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The Intern
감독 낸시 마이어스 / 출연 앤 해서웨이, 로버트 드니로, 르네 루소, 냇 울프, 애덤 드바인
<왓 위민 원트>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등을 연출한 낸시 마이어스의 신작. 서른살의 젊은 CEO(앤 해서웨이) 젊은 CEO (로버트 드니로)이 취직한다. 줄거리만 보아서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흥미로운 대구를 이룰 것 같은 영화. 낸시 마이어스 영화 특유의 날카롭고 솔직한 대사들도 기대된다. 9월24일 개봉예정.
[WHAT'S UP] 70세 노인, 서른살 CEO의 인턴이 되다 <인턴> The Int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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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에이프(KEITH APE)의 공개 싱글 <잊지마>(It G Ma)의 성공은 올해 상반기 한국 힙합을 통틀어 가장 화제가 된 사건이었다. 다들 잊지 마. 키스 에이프는 이 노래로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로서는 최초로 빌보드 차트 케이팝 영상 부문 순위에 들기도 했다. 이 노래의 인기 덕분에 그는 미국의 음악 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무대에 설 수 있었고, 현재는 본격적인 미국 활동을 위해 출국한 상태다.
<UNDERWATER REBELS>는 미국의 젊은 흑인 래퍼 켄 레벨(KEN REBEL)이 얼마 전 공개한 싱글이다. 그러나 곡의 주체가 켄 레벨로 표기되어 있는 것과 별개로 이 노래는 누가 들어도 키스 에이프의 <잊지마>의 연장선으로 들린다. 느릿한 트랩 비트와 동양적인 선율이 그렇고, <잊지마>의 주역(?)인 키스 에이프의 크루 ‘코홀트’(Cohort) 멤버들이 이번에도 참여한 것이 그렇다.
즉 <잊지마>
[마감인간의 music] 눈치보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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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 Não Pare na Pista: A Melhor História de Paulo Coelho
감독 다니엘 아우구스토 / 각본 캐롤리나 코쵸 / 촬영 제이콥 솔리트레닉 / 음악 파스칼 가이그네 / 출연 줄리오 안드라데, 라벨 안드라데, 파비아나 귀글리, 파비울라 나쉬멘토, 엔리케 디아즈, 난코 노보 / 수입•배급 미콘 / 제작연도 2014년 / 상영시간 111분 /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제공 케이블TV VOD
셰익스피어보다 많이 번역 출판된 작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외국 작가, <순례자>와 <연금술사>의 저자,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의 삶은 소설보다 극적이다. <파울로 코엘료>는 문자 그대로 영화 같았던 그의 삶을 재구성한 영화다. 17살의 젊은 코엘료와 히피 문화에 빠져들었던 중년의 코엘료, 그리고 작가로 성공한 노년의 코엘료까지 3명의 코엘료의 삶이 교차하는 구성이 여느 전기영화에 비해 독특하게 다가온다
[케이블 TV VOD] 최초 개봉작 <파울로 코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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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손님> 지도에도 없는 마을
[정훈이 만화] <손님> 지도에도 없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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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주를 먹는다 생각하고 먹어라. 교수가 말했다. 교수가 내민 병에는 동료들의 인분이 들어 있었다. 인분을 먹고 인간이 되라는 게 교수의 주문이었다. 그는 먹어야 했다. 그가 당한 고통은 인분을 먹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수시로 동료들과 교수에게 얼차려를 받았고 얼굴에 비닐봉지가 씌워진 상태에서 호신용 스프레이를 맞아야 했으며 피부가 괴사할 지경에 이를 때까지 야구방망이로 구타당하기도 했다. 며칠 동안 벌어진 일이 아니다. 그는 이 일을 지난 2년 동안 당해왔다. 교수가 지시했고 두명의 동료가 동참한 일이었다. 교수는 경찰 조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게 악마가 씌었던 것 같다.
우리는 이런 일을 마주했을 때 대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떠올린다. 왜 당하고 있었을까. 동료들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여자였다. 충분히 폭행을 제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않았다. 하지 못했다.
우선 권위와 위계에 의한 것이라 생각해볼 수 있다. 교수는 해당 분야의 권위자였다. 과거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그들은 모두 평범한 학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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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과 <숀더쉽>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 <인사이드 아웃>의 캐릭터 기쁨(Joy)과 슬픔(Sadness)은 일반명사와 구별하기 위해 ‘조이’와 ‘새드니스’로 표기합니다.
<고양이를 부탁해>의 태희(배두나)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사람들이 제일 많이 시키는 것”을 일괄 주문하는 아버지에게 “때리는 것만 폭력이 아니에요”라고 말한다. <파스카>의 가을(김소희)은 채식을 한 지 오래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여전히 불고기를 들이민다. “비싼 거야, 먹어. 채식은 혼자 있을 때나 해!” 가을과 스무살 연하 요셉(성호준)의 관계는 멀쩡하다. 둘은 가난하지만 충분히 좋은 삶을 살고 있다. 성실히 일하고, 힘들어도 남에게 고통을 전가하지 않으며 더 약한 존재를 도울 ‘여력’마저 견지한다. 폐인과는 거리가 먼 이 평범한 커플을 위험한 국외자로, 비련의 주인공으로 몰아가는 건 “네게 뭐가 좋은지 내가 더 잘 안다”고 믿는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슬픔이랑 사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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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립자> <투쟁 영역의 확장>을 쓴 미셸 우엘벡의 <복종>이 출간된 날 프랑스 대표적 풍자 전문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를 겨냥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총격 테러가 벌어졌다. <복종>은 2022년 이슬람 정권이 들어선 프랑스 사회를 그린 소설로, <렉스프레스>는 “소설은 시대와 그 시대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평했다.
[도서] 2022년 이슬람 정권이 들어선 프랑스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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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곶의 찻집>과 <쓰가루 백년 식당>를 쓴 모리사와 아키오의 에세이다. 여름이면 무조건 산과 바다, 강으로 나가 무한한 자유를 느꼈던 이십대 시절 여행기. 보트를 타다가 폭포로 떨어질 뻔한 후 맥주, 쇠등에 떼와의 결전 뒤 만신창이가 된 후 미지근한 맥주…. 맥주의 계절 여름을 그만의 방식으로 만끽한 흥미진진한 모험기.
[도서] 모리사와 아키오의 이십대 시절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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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1996년을 배경으로 한 고1 여학생 하석의 이야기다. 부족할 것 없는 가정환경이지만 집에는 하석이 태어날 즈음 사라진 언니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지 못할 좋은 딸이자 모범생이었던 언니를 이길 수 있는 방법으로 하석은 ‘죽음’을 생각하고, 자살 방법을 수집하기 시작한다.
[도서] 제2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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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포함해 출판물의 저자이거나 편집자인 사람들은 책 표지에 대해 자주 투덜거린다. 출판 디자인, 그중에도 표지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의 변은 왕왕 “책이 이렇다”다. 자신의 책 표지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불편한 마음이 드는 이유도 거기 있을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이 표지는 혹시 내 책이 이렇게 읽혔다는 뜻은 아닌가? 충분한 금전적 보상이 주어지지 않고 일의 양이 많고 일정이 급박한 한국 출판 환경이 어긋남의 주범인 경우가 많은데도.
“표지 디자이너의 역할은 거의 문자 그대로 독서라는 본질적 행동을 하는 일이다. 즉, 책의 껍질 속을 꿰뚫어보고 그 책의 토대를 정확히 찾아 보여주는 일이며, (…) 표지 디자이너는 예언자들이 나뭇잎이나 내장을 읽어내는 식으로 책을 읽는다.” 뮤지션이자 북디자이너인 피터 멘델선드가 만든 책 표지를 모은 <커버>의 소개글을 쓴 톰 매카시는 책의 무의식을 측정하는 일이 바로 피터 멘델선드의 재능이라고 설명한다. 피아니스트로 음악원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책의 영혼을 읽어내는 북디자이너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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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라일리의 전전두엽 컨트롤타워 근무자는 논리•합리•윤리의 이성 3형제가 아니다. 지식•지성•지혜의 지능 3종 세트도 아니다. ‘기쁨’(joy), ‘슬픔’(sadness), ‘까칠’(disgust), ‘버럭’(anger), ‘소심’(fear)이라는 이름의 감정 5남매다. 성인인 라일리 부모의 뇌 속 통제본부도 이성이 아닌 감정이 제어장치를 책임지기는 마찬가지다. <인사이드 아웃>의 이와 같은 설정이 나오기까지는, 최근 30여년 사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신경과학, 진화학 등 마음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의 공이 컸을 터다. 인류가 이성의 영역이라고 여겼던 인간의 의사결정에 얼마나 많은 감정이 개입하는지 알게 된 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간 이성이 애써 내린 판단이라고 알아온 것들도 이기적 유전자들이 본성에 충실한 결과였다는 사실도 속속 밝혀지는 참이다. 그런 의미에서 픽사는, 있지도 않은 공포를 조장해 콩고물을 취하려는 에너지 기업과 여기에 공생하는 정치권력을 대놓고 지
[송형국의 영화비평] 인간의 본질이 감정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