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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가 식기는커녕 갈수록 달구어지고 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성별에 따라 불합리한 출연료를 지급하고 있다는 사실에 다수의 영화인들이 목소리를 보탰다. 얼마 전 제니퍼 로렌스는 “소니픽처스 해킹 때 유출된 문서를 통해 남성배우들에 비해 내가 출연료를 얼마나 적게 받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쉽게 출연료 협상을 그만둔 스스로에게 분노를 느낀다. 내가 협상을 오래 끌지 않은 것은 까다로운 사람으로 여겨지고 싶지 않아서였다. 여성들은 공격적으로 보이지 않는 선에서만 의견을 드러내도록 길들여진 것이 아닐까”라는 요지의 에세이를 뉴스레터 사이트 ‘레니레터’(Lennyletter)에 기고했다. <포브스>가 공개한 2015년 할리우드 배우 수입 순위에서 10위권 안에 든 여성배우는 제니퍼 로렌스와 스칼렛 요한슨 둘뿐이었다.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에서는 할리우드에서 여성배우가 주요 배역을 맡는 비율이 26%에 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폴 페이그 감독은 제니퍼 로렌스의 의견
[해외뉴스] 갈수록 뜨거워지는 할리우드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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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가 열렸던 지난 10월30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이하 상무위원회)에서 중국 영화산업에 대한 여러 개혁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는 22개 성•자치구•직할시•홍콩•마카오 특별행정구•인민해방군에서 선출된 대표로 구성된 중국의 최고 권력기관으로, 상무위원회에서 내려진 결정들은 실질적인 효력이 있다고 보면 된다. <씨네21>이 단독 입수한 문서 ‘2015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영화산업 지침’ 초안에 따르면, 일단 상무위원회는 ‘영화촬영제작허가증(단편)’을 폐지하기로 했다. 2011년 발표된 영화산업촉진법에 따르면, 중국정부는 기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 제작사업에 뛰어드는 것을 격려한다. 하지만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하 광전총국)의 심사를 거쳐 영화 촬영제작허가증(단편)을 받은 뒤 두편 이상의 영화를 제작, 상영해야 영화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 영화촬영제작허가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촬영제작허
[포커스] 중국영화 날아오를 준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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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원승환 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이사
한국영화 및 영화산업의 진흥을 목적으로 설립됐으나, 목적과 무관하게 운영되고 있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꼼수가 도를 넘고 있다.
지난 9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제출한 ‘201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사업설명자료’에 따르면, 예술영화를 연간 216일(한국 예술영화 73일, 한국 독립영화 50일 포함) 이상 상영하는 예술영화전용관(약 25개 스크린)이 다시 지원을 받게 된다. 이는 올해 영진위가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을 폐지하고, 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 사업을 신설된 것과 배치된다. 사업을 변경해놓고 국회에는 변경 없이 추진한다는 자료를 보낸 것이다. 변경된 내용이 사업효과 등에 아주 조금 반영되어 있긴 하다. 하지만 사업의 주요 내용과 산출 근거는 분명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이다. 국회 제출 자료와 실제로 예정된 사업이 다르다면 이는 국회에 대한 기망 행위라 할 수 있다. 이런 어처구니
[한국영화 블랙박스] 영진위의 어이없는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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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만나는 프랑스영화는 어떤 느낌일까. 11월19일부터 22일까지 제주시 영화문화예술센터(옛 코리아극장)에서 제6회 제주프랑스영화제가 열린다. 다양성영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제주도민과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프랑스영화를 통해 한자리에 만나길 바라는 취지에서 시작된 영화제다. 또한 한국과 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며 2015~16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맞이해 양국의 우정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올해는 ‘예술’이라는 다소 포괄적인 주제로 장편 11편과 단편 10편을 상영한다. 개막작인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2014)를 비롯해 <디올 앤 아이>(2014), <미라클 벨리에>(2014), <에덴: 로스트 인 뮤직>(2014),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2013), <홀리 모터스>(2012) 등이 관객과 만난다. 특히 임상수 감독은 <연인>(1992)을 추천작으로 꼽고 영화제를 찾으며
[인디나우] 제6회 제주프랑스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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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수다’와 ‘뒷담화’로 이뤄지는 서울극장 시네마살롱에서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11월 상영작으로 선정, 관객과의 대화를 시작한다. 유명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 이용 상임 수석이 모더레이터로 참여하고, 익스트림무비의 김종철 편집장이 게스트로 참석한다. 또한 ‘최고의 락(樂)플러를 찾아라’, ‘올해 최고의 영화 선정베틀’ 등 관객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극장 홈페이지(www.seoulcinema.com) 또는 페이스북(www.facebook.com/seoulcinema) 참조. 11월27일(금) 오후 7시30분, 서울극장.
*한겨레교육문화센터 11월 강좌. ‘백승재의 시나리오작가 양성 25기’, ‘1인 영상 제작: One Man Reporter 20기’, ‘스톡 사진 포트폴리오 4기: 사진, 팔리는 콘텐츠가 되다’, ‘구도의 모든 것: 황금 비율부터 나만의 구도 찾기까지’, ‘김원섭의 여행사진’, ‘세계 미술관 산책
[소식] 한겨레교육문화센터 11월 강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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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가 미국에서 TV시리즈로 제작된다
=투모로 스튜디오가 제작 판권을 구입했으며 <우주전쟁>의 각본을 맡은 조시 프리드먼이 참여할 예정이다. 각각 연출과 제작을 맡았던 봉준호, 박찬욱 감독도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7대 집행위원장에 최용배 한국종합예술학교 부원장이 위촉됐다
=최용배 신임 집행위원장은 2001년 영화사 청어람을 설립해 40여편의 영화를 제작, 배급했고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임기는 2016년 1월부터 3년간이다.
-<이터널 선샤인>이 재개봉 7일 만에 8만명을 돌파했다
=10년 만에 재개봉한 <이터널 선샤인>은 이미 재개봉 영화사상 최다관객 기록을 경신했고 10년 전 흥행 수치를 따라잡고 있다. 2005년 개봉 당시 관객수는 17만명이었다.
[댓글뉴스] <설국열차> 미국 TV시리즈로 제작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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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드림캡쳐
허정 감독의 신작 <장산범>(출연 염정아, 박혁권)이 11월2일 크랭크업했다. <장산범>은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내는 전설 속 괴물 장산범을 둘러싼 한 가족의 미스터리를 그리는 작품. 2016년 여름 개봉예정이다.
비에이엔터테인먼트
김성훈 감독의 신작 <터널>에서 하정우와 배두나가 호흡을 맞춘다. <터널>은 터널 속에 갇힌 한 남자의 고군분투를 그린 스릴러물로 하정우는 터널에 고립된 남자 역, 배두나는 그의 아내 역에 각각 캐스팅됐다. 2016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스티븐 소더버그가 연출하고 채닝 테이텀이 주연을 맡았던 <매직 마이크>의 속편 <매직 마이크 XXL>이 11월11일부터 VOD 서비스를 통해 국내 최초 개봉한다. 영화는 KT 올레tv, SK Btv, LG U+tv, 케이블TV, 네이버, 푹, 티스토어, 호핀, 구글에서 서비스된다.
[인사이드] 허정 감독의 <장산범> 11월2일 크랭크업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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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에 미국 넷플릭스(Netflix)사가 투자사로 나선다. 투자 금액은 총 5천만달러(약 578억원)다. 넷플릭스는 전세계 69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VOD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하우스 오브 카드>(2013~), <마르코 폴로>(2014~) 등의 드라마 제작과 <비스트 오브 노 네이션>(2015), <와호장룡2>(2015), <워 머신>(2016) 등의 영화 투자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유럽과 브라질, 일본 진출에 이어 지난 9월9일 내년 초 한국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다(<씨네21> 1022호 국내뉴스 참조). 넷플릭스와 함께 플랜B 엔터테인먼트도 <옥자>의 공동 제작사로 참여한다. 플랜B 엔터테인먼트는 <노예 12년>(2013), <월드워Z>(2013) 등의 영화를 제작한 중견 제작사로 현재 넷플릭스가 투자한 작품인 브래
[국내뉴스] 출발이 좋은 봉준호 감독 신작 <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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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엄마>와 <친구 엄마> 등 이른바 ‘엄마’ 시리즈의 공자관 감독을, 그쪽 세계(?)를 모르고 살아온(확인할 방법은 없다) 정지혜 기자가 만났다. 지난주 뒤늦은 여름휴가로 런던에서 애비로드를 걸으며 비틀스의 추억에 젖고, 파리의 시네마테크에서 <한여름의 판타지아>를 다시 한번 감상하며 모처럼의 여유를 만끽했던 그로서는, 자신이 진행해야 할 차주 기획 기사 소식을 히드로공항에서 문자메시지로 접하고는 차라리 <데스티네이션> 같은 일이 벌어지기를 바랐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건 인터뷰가 끝난 뒤 오랜만에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별일 없으신지 안부를 묻기도 했다는 정지혜 기자는 흥미롭고 즐거운 인터뷰 후일담을 들려주었다.
에로영화는 1980년대 한국 영화산업을 굳건히 지탱해온 장르였다. 그해 흥행 1위였던 안소영 주연 <애마부인>(1982)과 이대근 주연 <변강쇠>(1986)로 대표되는 선 굵은 시리즈의 계보는 당대 최
[에디토리얼] 헨젤과 그랬대, 싸보이지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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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란기 대표는 이탈리아예술영화제(이하 IFAF), 1인출판사 본북스, 한국과 이탈리아의 문화 교류 통로로 기능하고자 설립한 단체 이탈치네마의 대표다. 이탈리아영화를 국내에 소개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탈리아 문화예술전도사라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빠듯하게 업무를 소화하고 있다. IFAF의 경우, 프로그래밍•상영•전시•홍보 제반의 일들을 지난 7년간 후원에 의존하지 않고 혼자서 꾸려왔다. “이탈리아 영화인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는 하지만 네트워크 형성 역시 정란기 대표의 능력이라면 능력이다. ‘드라마 인 코미디’라는 주제로 열린 올해 IFAF는 4월16~19일, 10월22일~11월2일, 상반기와 하반기 두번에 걸쳐 열렸다. 이탈리아 단편영화 상영으로 시작한 첫 회 IFAF는 2회 때부터 영화 상영과 이탈리아영화 사진 전시를 병행하는 ‘영화예술제’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매년 영화제가 끝나면 이 미친 짓을 내가 왜 하고 있나 싶다”면서도 “이탈리아 단편영화를 보러오는 마니아
[STAFF 37.5] 작지만 알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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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진과 방준석, 이들이 듀오 프로젝트 ‘방백’(bahngbek)이란 이름으로 12월 초 앨범을 발매한다. 백현진은 페이스북에 ‘여러분의 관심이 특별히 없더라도 앨범은 발매되오니 이 점 널리 양해를 구한다’는, 역시나 백현진다운 까탈스러운 포스팅으로 이 소식을 전했다. 홍대 제비다방에서 열렸던 공연의 유튜브 영상을 하염없이 리플레이하던 이들은, 둘이 함께 부른 <학수고대했던 날>의 가사만큼 눈이 빠지도록 이 소식을 기다려왔을 터. 내년 1월3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리는 앨범 발매 기념 공연 <너의 손>도 예매창이 열리자마자 호응이 뜨겁다. 90년대 중반 방준석이 ‘유앤미 블루’ 활동을 하던 시절부터 친분을 쌓았으니 둘은 벌써 20년 지기다. 듀오를 결성한 건 처음이지만 둘은 뮤지션으로 함께한 세월만큼이나 서로 곁에 두고 말이 통하는 친구이기도 하다. 음악 작업뿐 아니라 미술, 영화계를 오가며 전방위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백현진은 지난해 어어부 프로젝트 4
[백현진, 방준석] “어른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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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는 맨날 웃는다’, 나에 대한 사람들의 가장 큰 오해다. (웃음)” 실제로 웃음이 많은 편이고, 그래서 곧잘 제 주변을 환하게 만드는 배수지이지만, 스물둘 또래의 친구들처럼 그녀도 다양한 감정을 품고 산다. 하지만 타고난 근성과 긍정의 기운은 숨길 수가 없다. 인터뷰 당일에도, 감기에 심하게 걸려 기침을 해대면서도 피로한 티는 내지 않는다. 코를 찡긋거리고 웃으며 “힘을 내야지”라고 말할 뿐이다. “밝고, 당차고, 독하다. 그런데 당차고 독한 모습을 장식적으로 내비치지 않는다.” <도리화가>의 이종필 감독이 표현한 수지의 캐릭터는 곧장 진채선의 모습과 포개진다. <도리화가>는 신재효의 제자 진채선이 조선 최초의 여류 소리꾼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판소리 가락에 실어 펼쳐놓는다. 진채선은 여자는 판소리를 할 수 없었던 시대, 금기에 맞서 제 꿈을 이룬 깨어 있는 여성이었다.
<건축학개론>(2012) 이후 두 번째 영화에 출연하기까지 신중을 기하는
[배수지] 깡, 독기, 끈질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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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알고 소리를 내야지 모르고 내면 안 된다.” 조선시대 판소리 학당 동리정사에서 수많은 명창들을 키워내던 동리 신재효는 판소리의 자세를 이렇게 말한다. 류승룡은 신재효를 연기하면서 자신도 연기의 기본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고 한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판소리의 수칙을 읽어가는데 그 가르침이 연기를 할 때와 똑같더라. 내 연기 스승님들이 생각나고, 연기를 배우던 시절도 떠오르더라.” 수양딸 송화(오정해)에게 약을 먹여서라도 판소리의 맥을 이어가려던 <서편제>(1993)의 유봉(김명곤)이 극한의 방식으로 치달았다면, 조선 최초의 여류 소리꾼 진채선(배수지)과 그를 길러낸 신재효의 방식은 지금으로 따지자면 합이 잘 맞는 멘토와 멘티에 가깝다. 단 이 과정에는 7살 때부터 사서삼경을 다 읽고 입신양명을 꿈꿨지만, ‘천한 중인배’의 신분으로 꿈을 이루지 못했던 신재효의 울분과, 여성의 신분으로 언감생심 소리꾼이 될 꿈을 꾸지 못했던 진채선의 열망이 함께 응집되어 있다. 진
[류승룡] 확신, 소신, 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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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은 시종일관 장난이 끊이질 않는다. 바닥에 엎드린 배수지의 깜찍한 포즈를 유심히 보고서는, 카메라 슛이 들어가자마자 고대로 따라한다. 자리에 앉으려는 배수지의 의자를 흔들어 깜짝 놀라게 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커버 촬영을 하는 내내 웃음을 유발하려는 그의 시도가 멈추질 않는데, 배수지는 이런 류승룡의 장난에 조금은 익숙해진 눈치다. “아무리 노력해도 멈출 수 없다”는 것이 그의 변명인데, 덕분에 지독한 감기로 힘든 배수지는 잠깐이나마 기운을 얻고, 스탭들 역시 웃음을 선물받는다. <도리화가>의 촬영현장은 오늘의 이 분위기와 연결해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두 배우는, 촬영은 고됐지만 합이 잘 맞은 덕에 100%가 아닌 120% 즐거웠던 현장으로 <도리화가>를 기억한다.
<도리화가>는 조선 후기 판소리를 집대성한 당대 최고의 판소리 대가 신재효, 그리고 남자만이 소리를 할 수 있었던 당시의 금기를 깨고 최초의 여류 소리꾼이 된 진채
[류승룡, 배수지] 복숭아꽃 자두꽃처럼 아름다운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