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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호텔2> Hotel Transylvania2
감독 젠디 타타코브스키 / 목소리 출연 애덤 샌들러, 셀레나 고메즈, 케빈 제임스, 스티브 부세미 / 수입•배급 UPI 코리아 / 개봉 12월24일
인간청정구역이었던 몬스터 호텔의 문이 활짝 열린다. 전편에서 종족의 장벽을 뛰어넘고 결혼에 골인한 뱀파이어 마비스와 인간 조니 부부는 사랑의 결실인 아들 데니스를 얻는다. 그런데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손자를 볼 때마다 할아버지 드라큘라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자랑스런 몬스터여야 할 손자가 어쩐지 인간인 것 같아서다. 드라큘라는 데니스에게 카리스마를 심어주기 위해 동료 몬스터들을 불러 무시무시한 몬스터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전편보다 더 다양해진 몬스터 캐릭터, 데니스가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역동적으로 그려낸 드라마가 돋보인다. 현재까지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4억달러를 기록한 <몬스터 호텔2>는 소니픽처스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중에선 5억6천만달러의 수익을
[Coming Soon] 인간청정구역 몬스터 호텔 문이 열린다 <몬스터 호텔2> Hotel Transylvani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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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제이콥스가 10월28일부터 30일까지 열린 국제 사운드아트 워크숍 문래레조넌스 2015에서 마련한 공연과 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미국 실험영화의 역사라 불리는 거장이자 동시대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아방가르드 영화작가인 그를 만날 드문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적지 않은 그의 나이를 고려해보면 이번이 마지막 방문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직접 만나본 그는 권위 있는 대가가 아니라 마음씨 좋은 이웃집 할아버지 같았다. 오랜 반려자이자 예술세계의 동지 플로 제이콥스와 나란히 걷는 그의 얼굴에는 인자한 미소가 묻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자 이내 두눈에 현기와 활력 어린 광채가 맴돌기 시작했다. 숱한 평론가와 이론가들이 수십번 분석하고 이야기한 내용일지 모르지만, 그의 입을 통해 직접 듣는 작품 세계에 대한 이야기는 남다르다. 켄 제이콥스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중앙대학교 공연영상창작학부 김지훈 교수가 인터뷰어를 맡아 그가 지향해온 가치와 작품의 의미를
“디지털은 이미 하나의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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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낯선 이름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 아방가르드영화를 논하는 데 있어 켄 제이콥스의 존재는 역사 그 자체라 해도 좋을 만큼 거대하다. 60년대 언더그라운드영화의 부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켄 제이콥스는 이후 영화 매체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형태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시지각에 깃든 환영성을 바탕으로 관객의 체험영역을 확장해나가는 그의 작업은 매체의 경계는 물론 우리의 감각까지 넘나들며 보는 이들을 매혹한다. 어느새 여든이 훌쩍 넘은 그가 대표적인 퍼포먼스 중 하나인 <신경환등기> 공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켄 제이콥스의 발자취를 다시 정리해봐야 할 필요를 느꼈다. 좀더 정교하고 명확한 언어로 그의 작업을 표현하고자 켄 제이콥스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김지훈 중앙대학교 교수에게 도움을 청했다. 영화미디어학자로서 확장영화와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활동을 이어온 김지훈 교수는 마침 준비 중인 책에서도 켄 제이콥스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
무한과 역설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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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다 거짓말이다. 거짓말일 때 설득력을 가진다. 충격적인 사실 앞에서 즉각적인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무의식은 거짓말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거짓말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이야기는 우리를 고통과 대면시킨다. 세계를 부정하는 으슥한 그늘로 우리를 끌고 들어가 이중부정의 윤리학을 펼친다. 그늘의 경계를 더듬어 빛의 자리를 만들어낸다. “다 거짓말이야!” 누구도 그렇게 반박할 권리가 없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으니까. 진실의 자격은 그렇게 해체된다. 이야기가 비난받는 때는 거짓말이 충분히 숙련되지 못한 경우다. 도저히 속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을 때. 우리는 이렇게 혀를 찬다. 이 작가는 통찰력이 부족하다고. 거짓말은 통찰력의 산물이다. 거짓말이 불가능한 우주의 인간이라면 그 어떤 것도 통찰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받아들이면 된다.
세계는 겹을 이룬다. 세계는 세계를 부정하는 요소들로 구성된다. 거짓말은 거짓말 위에 세워진다. 에셔의 <그리는 손>처럼. 영화에서 벤츠
[손아람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다 거짓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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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가하면 안 된다. 둘째, 로봇은 인간이 내리는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단, 첫 번째 법칙에 위배되는 경우는 예외다. 셋째, 로봇은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하지만 첫 번째와 두 번째 법칙에 위배되는 경우 역시 예외다. 러시아 태생 미국 작가이자 SF소설 대가인 아이작 아시모프가 1942년 단편 <런어라운드>에서 제시한 로봇의 3원칙이다. 2015년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할 로봇들에겐 이 3원칙이 유용할까.
tvN에서 ‘하이테크 시골 예능’, <할매네 로봇>이 방송 중이다. 사투리로 봐선 전라도의 한 시골에, 어느 날 로보-트 센타가 만들어지고, 장동민, B1A4 바로, 배우 이희준이 각자의 로봇과 함께 나타난다. 지정된 세 집으로 분산된 이들은 ‘할매’가 계신 그곳에서, 할매의 일손을 돕게 된다. 하이테크의 산물인 세 로봇은 호삐, 머슴이, 토깽이라는 극단적으로 아날로그스러운 이름을 받아들고 할머니의 다리를 주무르고, 마을
[김호상의 TVIEW] 로봇이 마늘을 빻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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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시?>(2014)
<봉인된 비밀>(2013)
<레일라를 만나며>(2012)
<라스트 스텝>(2012)
<오렌지 슈트>(2012)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2011)
<펠리시티 랜드>(2011)
<시린>(2008)
<고독한 밤>(2007)
<먼 나라 여인의 초상>(2005)
<계절의 샐러드>(2005)
<쓰레기의 시>(2005)
<버려진 정거장>(2002)
<물과 불>(2001)
<달콤한 잼>(2001)
<믹스>(2000)
<영국가방>(2000)
<세이다>(1998)
<레일라>(1996)
히잡을 패션으로 승화시키는 여인, 살아 있는 잉그리드 버그먼, 이란의 보석, 우아함과 기품을 어깨에 두른 여인. 레일라 하타미를 표현하는 대부분의 말들은 그녀의 기품
[레일라 하타미] 한폭의 그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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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6 <테렌스 맬릭 프로젝트>(가제)
2015 <5 to 7>
2012 <007 스카이폴>
2011 <해피니즈 네버 컴즈 얼론>
여배우에게 007 시리즈 본드걸은 매력적인 독배다. 누구나 한번쯤은 탐낼 만한 역할이지만 화려한 만큼 단 한번의 날갯짓으로 끝나버린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1979년생 베레니스 말로에에게 기회가 찾아왔을 때 그녀는 조금 다르게 생각했다고 한다. 본드걸이란 역할을 따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제임스 본드 영화에 참여하고 싶은 것이고, 스타덤에 오르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 독특한 세계의 일부가 되고 싶은 것이라고. 베레니스 멜로에는 자신이 가진 장기를 활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논리적으로’ 본드걸 역할에 도전했다. 3년이 지난 지금 그 선택이 옳았음이 새삼 증명됐다. 신작 <5 to 7>에서 말로에는 한층 완숙한 팜므파탈이 되어 돌아왔다. 짧지 않은 모델 경력과 프랑스 TV드라마에 출연한
[who are you] 본연의 자신감이 만드는 당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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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알지만 이름은 모르는 배우들을 위한 시상식이 열렸다. 이른바 캐릭터 배우라고 불리는 연기자들을 위한 상으로, 그 역시 캐릭터 배우로 깊은 인상을 남긴 할리우드 고전배우인 아트 카니의 이름을 딴 ‘카니 어워드’다. 제1회 카니 어워드가 지난 11월1일에 열렸다. 아트 카니의 아들인 브라이언 카니가 주축이 되어 기획됐고, 올해를 시작으로 해마다 열릴 예정이다. “시상식의 조연상은 주연에게 돌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캐릭터 배우들이 그동안 마땅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카니 어워드는 이름을 알리지 못했으나 영화와 TV쇼에 촉감과 질감을 선사해온 배우들을 위한 공로상이나 다름없다.”(브라이언 카니)
카니 어워드는 할리우드의 배우, 제작자, 감독, 스튜디오 대표 등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수상자를 결정하는데, 열명의 후보 중 네명의 경륜 있는 배우들과 한명의 지켜볼 만한 젊은 배우를 선정한다. 첫해의 수상자가 된 다섯명의 이름은 낯설겠지만, 그들의 얼굴은 영화를
[L.A] “아~ 이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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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유명 시나리오작가 릭의 주변에는 항상 아름다운 여인들이 넘쳐난다. 잘나가는 배우들이 그와의 작업을 고대하고 있으며, 힘 있는 제작자들도 그를 움직이려고 애쓴다. 이렇듯 겉으로는 물질적 풍요함이 넘쳐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 릭은 완전히 고갈된 상태다. 마치 황무지에 떨어진 인간처럼 그는 심적으로 상실돼 있다. 이런 릭의 심리를 테렌스 맬릭은 내레이션의 목소리를 빌려 설명한다. 영화 초반부 내레이션에서 ‘진주를 찾아 서쪽의 이집트로 떠나간 동쪽 나라의 통치자 아들의 이야기’는 이 때문에 등장한다. 이야기 속 동방의 왕자는 이집트에 도착해 그곳 사람들이 준 차를 마시고는 기억을 잃는다. 그렇게 자신이 왕의 아들이란 사실과 진주를 찾아 이곳에 왔단 사실도 잊은 채 그는 깊은 잠에 빠져든다. 그 왕자의 모습이 릭과 매우 흡사해 보인다.
서사의 삭제와 이미지의 나열
영화 <나이트 오브 컵스>의 인트로 시퀀스에는 이후 이 작품이 향하게 될 복잡다단한 마음의 여정이 고스란
[이지현의 영화비평] 순간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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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만이 사랑하는 사람을 천국으로 인도하지요!
(중략)
너희, 사랑의 불꽃들아, 밝은 곳으로 향하자!
스스로 저주하는 자
진리는 구원해주리라.
(중략)
참으로 허망한 것
모조리 쓸어버리고,
영원한 사랑의 핵심
구원의 별이 빛나게 하라.”
-괴테, <파우스트> 비극 제2부 5막 중에서(강조는 인용자)
언젠가 과음으로 떡이 되어 뻗은 다음날. 홀로 있는 조용한 집에 나를 위해 끓여놓은 북엇국 한 수저를 간신히 떴다. 뜨끈한 국물이 내 식도를 타고 넘어갈 때 난 살았다는 안도의 신음을 뱉었다. 참회의 맛. 구원의 맛. 그 따뜻한 북엇국 한 그릇은 ‘여전한’ 사랑의 징표였다. 내 눈엔 눈물이 맺혔다.
누구나 용서받길 원한다. 누구나 위로받길 원한다. 구원받길 원한다. 다시 말해 사랑받길 원한다. 사랑이 없다면 이 모든 것은 불가능하고 사랑이 없다면 모든 것이 공허하다. 평생을 갈구한 지식들을 내팽개치고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계약을 맺은 뒤 젊음을 획득한 파우스트 박사.
[황덕호의 시네마 애드리브] 사랑과 구원을 위한 변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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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인문학? 언제는 “인문학이 위기”라더니 이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답은 인문학에 있다”며 온갖 수식을 붙인 인문학들이 줄을 잇는 트렌드 중 하나겠거니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앞에 붙은 말 강호의 뜻을 살펴보면 잠시 멈칫하게 된다. 설마 했겠지만 흔히 ‘무림의 고수’들이 제 몸을 숨겨 수행의 길을 걷는다는 그 강호(江湖)가 맞기 때문이다. 저자 이지형은 사람들의 삶 주변을 겉돌기만 하는 인문학의 무력함을 탄식하며, 그 대안으로 강호인문학을 시침 뚝 떼고 권한다. 강호를 지키는 고수는 사주, 풍수 그리고 주역 셋이다. <강호인문학>은 이 셋의 복권이 진정한 위로의 등장을 예고한다는 확신하에 시작한다.
작가의 지난 책 목록을 살펴보면 그가 오랫동안 ‘강호’와 위로의 관계를 강조해왔음을 알 수 있다. ‘답답하고 어수선한 마음 달래주는 점의 위로’라는 부제가 붙은 책 <바람 부는 날이면 나는 점 보러 간다>(2011)부터 사주, 풍수, 소주에 대한 ‘살림지식총서
씨네21 추천 도서 <강호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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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영화의 아성을 허물듯이 세를 넓혀가고 있는 2010년대, <BBC>가 공개한 드라마 <셜록>은 베네딕트 컴버배치라는 걸출한 배우를 지구에 알리며 영향력을 불렸다. 빅토리아 시대의 원작을 21세기 런던을 배경으로 고스란히 재현한 이 시리즈는, 컴버배치의 셜록과 마틴 프리먼의 왓슨이 선사하는 호흡(둘의 사랑을 목격하겠다는 동인녀들의 의지!)을 동력 삼아 동시대 드라마 시리즈의 꼭대기에 우뚝 섰다. 새로운 시즌을 만나기까지 2년을 기다려야 하지만, 전세계의 셜록 팬들은 2016년을 시작하며 나이를 다시 두살 먹었다는 사실도 잠시 잊은 채 <셜록: 유령신부>를 보기 위해 마음을 가다듬을 것이다. 그들에게 <셜록>의 모든 걸 집대성한 책 <셜록: 크로니클> 한글판을 권한다.
1.2kg이 넘는 무게를 자랑하는 <셜록: 크로니클>은 연대기라는 이름을 충분히 만족시킬 만큼 독자들이 상상할 만한 모든 자료를 담고 있다. 페
씨네21 추천 도서 <셜록: 크로니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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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2007)로 ‘바리데기’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후, 황석영 소설의 인물들은 대부분 과거에 살았다. 흥미로운 점은 그들은 대개 옛날 사람이었지만, 그들과 함께 황석영이라는 나이든 대가는 동시대 대중과 더 가깝게 만났다는 점이다. 작가 자신의 십대 시절을 그린 <개밥바라기별>(2008),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에서 시작해 다시 해방 시기부터 한국 현대사를 거슬러 오르며 개발시대의 치부를 고스란히 드러낸 <강남몽>(2010), 임오군란과 동학혁명 등 반동의 시대인 19세기를 거쳐온 한 이야기꾼의 이야기인 <여울물 소리>(2012)를 거치며 황석영의 문학은 그 힘을 이어나갔다.
새 소설 <해질 무렵>은 “지금-여기, 이곳은 과연 무엇인지”라는 질문을 던졌던 <낯익은 세상>(2011)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현재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현재에서 과거를 끊임없이 끄집어내면서
씨네21 추천 도서 <해질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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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영미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명이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의 존재감은 그리 두드러지지 않는다. 작가가 60살에 발표한 <싱글맨>(1964)이 2009년에야 한국에 소개되(어 절판되)긴 했지만, 이셔우드보다는 이를 원작 삼아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를 연출한 패션디자이너 톰 포드의 이름이 더 두드러져 보였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6년이 지난 지금 이셔우드의 대표작 <베를린이여 안녕>(1939)이 드디어 한국에 도착했다. 이 소설집은 비슷한 시기에 발표돼 ‘베를린 이야기’라는 책으로 같이 묶인 바 있는 장편소설 <노리스씨 기차를 갈아타다>(1935)와 나란히 ‘창비세계문학’ 시리즈의 일환으로 나왔다.
이셔우드는 동성애가 형사 고발의 대상이던 시대인 영국에서 태어났지만, 자신의 동성애 성향을 애써 감추지 않았다. 25살부터 35살에 이르는 시기, 그는 문우이자 연인이었던 시인 오든과 함께 조국을 떠나 유럽 전역을 떠
씨네21 추천 도서 <베를린이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