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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구스범스> 조폭만화 외길 30년
[정훈이 만화] <구스범스> 조폭만화 외길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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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거장의 만남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의 신작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사운드트랙이 발매됐다. 음악감독은 감독의 전작 <바벨>(2006)에서 사용된 음악 <Bibo No Aozora>의 주인공 사카모토 류이치. <레버넌트…>의 O.S.T는 둘의 만남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암 투병으로 활동을 일체 멈췄던 사카모토 류이치가 건강을 회복하고 만든 첫 앨범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카모토 류이치와 함께 여러 사운드 작업을 했던 일렉트로니카 뮤지션 알바 노토, 밴드 내셔널의 멤버 브라이스 데스너,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25인조 오케스트라 등 든든한 조력자가 힘을 보탰다.
현대적 서울
1999년 세상을 떠난 사진작가 한영수는 유족이 운영하는 한영수문화재단이 출간한 작품집 <서울 모던타임즈>(2014), <꿈결 같은 시절, Once Upton a Time>(2015)을 통해 다시금 주목받았다.
[culture highway] 두 거장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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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트풀8>의 결말을 포함한 상세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인사이드 아웃>에서 처음으로 공주 아닌 여성을 주인공으로 선택한 픽사가 이제 문화적 다양성에도 시선을 돌리는 것일까? <굿 다이노>와 묶어 상영 중인 단편 <산제이의 슈퍼 팀>은 인도계 소년과 아버지의 이야기로 백인 아닌 인간 캐릭터가 주역인 픽사 최초의 작품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성장한 산제이 파텔 감독의 자전적 회고담인 <산제이의 슈퍼 팀>은, 가족의 힌두교 전통에 거리감을 느끼던 인도계 미국 소년이 아빠의 신을 친근한 애니메이션 우주로 끌어들여 슈퍼 히어로로서 사랑하게 되는 일화를 그린다. 부모에게는 신앙인 종교가, 자식들에겐 문학일 수도 있다. 한 거실에서 화목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좋지 않겠냐고 파텔 감독은 묻는다.
01/05
<헤이트풀8>에 대한 시시콜콜한 질문을 하나씩 적어보기로 한다. 일단 <헤이트풀8>의 앙상블이 여덟명이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풀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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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 클럽만 고집하는 축구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의리보다 돈이 우선하는 시대가 아닌가. 스티븐 제라드가 존경스러운 건 단지 AC밀란을 상대로 한 2005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0 대 3으로 뒤지던 시합을 뒤집어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이스탄불의 기적’의 주인공이어서가 아니다. 1998년 리버풀에 입단해 2015년 LA갤럭시로 옮기기까지 17년 동안 줄곧 고향팀 리버풀에서만 504경기를 뛴 ‘원 클럽 맨’이라는 사실이 대단하다. 긴 세월 동안 세계 최고의 미드필드로 활약했지만, 그가 들어올린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은 단 하나도 없었다. 마음만 먹으면 더 많은 우승컵을 수집할 수 있었음에도 제라드는 끝내 리버풀에 남았다. 제라드만큼 리버풀을 사랑한 선수는 없었고, 그는 리버풀의 자랑거리이자 로맨티스트였다.
이 책은 선수의 일대기를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는 보통의 자서전과 다르다. 프리미어리그 2013∼14시즌이 시작하기 직전부터 2014∼15시즌이 끝난 뒤
[도서] 리버풀의 로맨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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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의 시사회에서, 대부분의 기자들이 좋은 평가를 내린 까닭에 대니 보일 감독과의 인터뷰는 그 어느 때보다 유쾌하게 진행됐다. 기자들의 호의적인 태도에 한결 마음을 놓은 대니 보일이 이번 작품에 대해, 그리고 작품을 함께한 특별한 동료들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1984년과 88년, 98년을 묘사하면서 각기 다른 카메라/필름을 사용했다.
=그렇다. 각각의 프레젠테이션은 16mm, 35mm, 알렉사 카메라로 촬영했다. 이를 통해 일종의 기술 혁신이 되어가는 모습을 날것 그대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16mm 촬영을 통해 컴퓨터의 시초가 태어나던 순간의 강렬함과 투박함이 잘 전달됐다고 믿는다. 아! 이건 비밀인데, 16mm를 쓴 또 다른 이유는 배우들을 좀더 어리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웃음) 두 번째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던 순간은, 잡스의 인생에 있어서 잊지 못할 아름다운 이야기가 가득하다고 생각했기에 당연히 35mm가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은
[현지보고] 대니 보일, "스티브 잡스에 대한 나만의 존경의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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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25일, 런던 시내 차링 크로스에 자리잡은 코렌시아 호텔에서 영화 <스티브 잡스>의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대니 보일 감독과 각본가 에런 소킨(<소셜 네트워크> <머니볼> 각본)을 비롯해 배우 세스 로건, 제프 대니얼스, 마이클 스털버그 등이 참여했다. 대니 보일과 에런 소킨이 만났다는 것만으로 화제가 된 <스티브 잡스>는, 잡스가 대중에 보여줬던 세번의 프레젠테이션 준비과정 혹은 무대 뒷이야기를 통해서만 그의 삶을 조망한다. 에런 소킨이 선택한 3개의 프레젠테이션은 1984년의 매킨토시, 1988년의 넥스트 큐브 그리고 1998년의 아이맥 론칭 행사로, 영화는 이들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되기 40분 전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한다. 무려 197쪽에 달했다는 에런 소킨의 대본에 맞춰 쉴 틈 없이 대사들을 쏟아내는 배우들은 뮤지컬 무대에 올라 있는 듯 보이기까지 한다.
자칫 지루하고 평범해 보일 수 있는 각각의 론칭 행사
[현지보고] 1월21일 개봉 앞둔 <스티브 잡스> 미리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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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미국 미네소타에서 고니시 다카코라는 이름의 일본 여성이 숲속 눈밭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죽기 전 그녀와 이야기를 나눴던 경관의 오해로 당시 모든 뉴스에서는 그녀가 코언 형제의 영화 <파고>(1996) 속 숨겨진 돈가방을 찾기 위해 미국에 왔다가 봉변을 당한 것이라고 소란스레 보도했다. 이후 조사를 거듭한 끝에 그녀의 죽음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밝혀졌지만 <파고>의 돈가방을 찾아 미국의 소도시 ‘파고’에 도착한 일본 여성의 죽음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일종의 ‘도시 전설’(urban legend)로 번져나갔다. 데이비드 젤너 감독은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이하 <쿠미코>)가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때 “바탕으로 했다”라는 말은 어쩐지 난처하게 들린다. 왜냐하면 이 영화가 바탕으로 한 출발점이 현실도 허구도 아닌 ‘(도시) 전설’이기 때문이다.
‘다카코 전설’에서 무
[우혜경의 영화비평] 폴 버니언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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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통령’ 꼬마버스 타요가 극장판 애니메이션 <꼬마버스 타요의 에이스 구출작전>으로 돌아왔다. 어린이들을 사로잡은 TV시리즈 <꼬마버스 타요>의 첫 번째 극장판 애니메이션이자 ‘뽀로로’와 ‘타요’를 탄생시킨 아이코닉스가 최초로 제작한 장편애니메이션이기도 하다. 메가폰을 잡은 류정우 감독은 TV시리즈 <꼬마버스 타요> <뽀롱뽀롱 뽀로로>의 스토리보드에 참여했고, <천년여우 여우비>(2007)에서 조감독을 맡아 TV시리즈와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동시에 경험한 감독이다. ‘타요’의 스크린 데뷔와 함께 장편애니메이션 감독으로 데뷔한 류정우 감독을 만나기 위해 판교의 아이코닉스 사옥을 찾았다. ‘타요’와 ‘뽀로로’ 캐릭터들에 둘러싸인 사내 카페에서 나눈, 애니메이션에 대한 애정 가득한 대화를 전한다.
-TV시리즈 <꼬마버스 타요>의 첫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아이코닉스의 첫 장편 극장용 애니메이션이라 회사 차원에서도 신경을
[people] “극장용 애니메이션 제작의 토대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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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지 않은 외모, 담백한 연기, 무던한 성격까지. 평범함은 사이먼 페그가 지닌 최고의 무기다. 그런 점에서 SF 코미디 <앱솔루틀리 애니씽>의 소심하고 평범한 남자 닐은 사이먼 페그의 맞춤 캐릭터처럼 보인다. 닐은 은하계 고등생물위원회가 실시하는 선악능력테스트의 시험 대상으로 무작위 선출돼 갑자기 초능력을 얻는다. 지구의 존폐가 그의 손에 달려 있지만 닐은 초능력 사용법을 모른 채 1차원적 소원들을 실현시킨다. <앱솔루틀리 애니씽>은 <몬티 파이튼의 성배>(1975), <몬티 파이튼: 삶의 의미>(1983) 등을 만든, 영국의 코미디 그룹 몬티 파이튼의 멤버 테리 존스가 오랜만에 연출한 작품이다. 더불어 사이먼 페그의 종횡무진 활약상을 만끽할 수 있는 영화다.
-유년 시절 코미디 그룹 몬티 파이튼에 영향을 받기도 했나.
=몬티 파이튼은 어릴 적 내 영웅들이다. 그들의 TV쇼와 영화를 보면서 자랐다. 영국식 유머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people] 장르보다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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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에 처음 시작해 올해로 11회째를 맞는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의 가장 큰 재미는 영화인들의 각양각색 추천작을 확인하는 것이다. 올해도 허우샤오시엔•박찬욱 감독, 임수정•정재영 배우 등 15명의 ‘친구들’이 16편의 작품을 추천했고(허우샤오시엔 감독이 특별히 두편의 영화를 추천했다), 이들의 다양한 개성에 걸맞게 각 추천작들은 특정 장르나 시대에 쏠리지 않았다. 고전에서 다큐멘터리까지, 멜로드라마에서 호러까지 골고루 분포된 친구들의 선택작을 몇편만 살펴보자.
다큐멘터리: <워 룸>(감독 크리스 헤게두스, D. A. 페네베이커, 1993)
이번 ‘친구들의 선택’ 섹션 중 가장 낯선 작품은 바로 다큐멘터리영화인 <워 룸>이다. 변영주 감독이 추천한 이 영화는 1992년 당시 빌 클린턴과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의 대통령 선거 과정을 기록한 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는 두 대선 후보의 전형적인 대결 구도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대신 빌
[영화제] 믿고 보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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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메리카 원시림과 사막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이자 자연다큐멘터리다. 생태계의 돋보기가 되어줄 친구들은 다람쥐 보리와 사막쥐 뭉치다. 다람쥐 보리는 겨울 준비에 한창이다. 보리는 커다란 도토리를 작은 입속에 우걱우걱 집어넣은 채 자신의 도토리 저장소로 향한다. 이때 한 다람쥐가 보리의 행동을 은밀히 지켜보며 보리의 양식을 노린다. 원시림 반대편 사막에는 사막쥐 뭉치가 가족들과 지낸다. 뭉치의 어미는 자식들에게 먹일 양식을 구하던 중 전갈을 만나 한판 대결을 벌인다. 다행히 사막쥐는 전갈의 독에 대한 해독 능력이 있다. 엄마가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된 뭉치는 엄마를 찾아 홀로 집을 나선다.
<BBC>에서 제작한 이 작품은 저속촬영과 고속촬영을 오가며 비가시적인 자연 생태계를 인간에게 보여주는 데 공을 들인다. 다람쥐와 쥐를 의인화해 이들의 상황에 관객이 몰입하게 만들면서 자연다큐멘터리가 가질 수 있는 딱딱함을 완화했다. 보리와 뭉치의 짧은 성장기가 중심축을 형성하는 가
동물 친구들을 통해 보여주는 자연 생태계 <미니 자이언트 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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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 피터(에이드리언 브로디)는 딸 이비의 죽음 이후 악몽에 시달린다. 자전거를 배우던 이비는 피터가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 달려오던 차에 치여 사망했다. 딸을 잃고 방황하는 피터에게 선배 던컨 박사(샘 닐)가 자신의 환자 중 몇몇을 만나볼 것을 권한다. 환자들은 자신의 과거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 외에 별다른 공통점이 없어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미스터리한 소녀 엘리자베스가 피터를 찾아온다. 말이 거의 없고 이따금 괴상한 소리를 내던 소녀는 ‘12787’이라는 의문의 숫자가 적힌 쪽지만을 남겨둔 채 홀연히 사라진다. 피터는 사건의 단서를 얻기 위해 환자들의 차트를 뒤지던 중 1987년 고향 마을에서 일어난 열차 사고를 불현듯 떠올린다.
언뜻 자신의 트라우마를 다른 이들을 통해 극복하는 스토리처럼 보이지만, 이런 이야기는 흔하다. 진부함을 벗어나기 위한 <백트랙>의 전략은 두 가지다. 하나는 심리 스릴러가 어울리는 이야기에 공포라는 장르적 외피를 덧씌우는 것
공포물이 더해진 심리 스릴러 <백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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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인 민아(안용준)는 오랜 설득 끝에 엄마(김영선)에게 성전환수술 동의서를 받는다. 그동안 일해왔던 트랜스젠더 바에서도 처음으로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게 된다. 하지만 첫 공연이 끝난 직후 민아가 폭행 사건에 휘말리면서 수술도, 공연도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친언니처럼 가깝게 지내던 동료 유리(진혜경)가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유리를 구하려다, 순간의 사고로 상대편 남자가 현장에서 즉사한 것이다. 검사는 민아를 살인죄로 기소하고 변호를 맡은 김기주(정유석)는 형법의 긴급피난 조항을 근거로 무죄를 주장한다. 한편 남자 교도소에 수감된 민아는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성적인 괴롭힘을 당하지만 여자 교도소로의 이감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김세연 감독의 <하프>는 법정영화의 틀 속에서 트랜스젠더의 인권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영화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뿐 아니라 트랜스젠더를 정신질환으로 분류하는 법원의 태도, 법적 성별과 실제 성별 정체
이분화된 시스템에서 드러나는 차별과 폭력 <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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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렬 소위(임시완)는 6•25 전쟁 통에 가족도, 동료도 모두 잃는다. 전출 명령을 받은 부대에서 그는 전쟁고아들을 만나게 되고, 낙담한 아이들에게 희망을 일으켜주자는 의도에서 ‘합창단’을 조직한다. 자원봉사자 선생님인 박주미(고아성)는 적극 도움을 주지만, 제 사리사욕에 눈이 먼 상이군인 갈고리(이희준)는 아이들을 이용하기에 급급하고 사사건건 한상렬과 부딪힌다.
<오빠생각>은 6•25 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한다. 당시 민간인들은 ‘인민군 만나면 인민군가를, 국군을 만나면 국군군가를 불러야 살 수 있었던’ 혼란의 시대를 겪어왔다. 전쟁고아들로 구성된 합창단이 부르는 노래 <오빠생각>은 좌우, 분단이라는 이름으로 훼손되지 않는 희망의 울림이다. 한상렬은 음악가의 감성을 가지고 전쟁의 참상과 맞닥뜨린다. 인민군에게 총구를 겨눌 수밖에 없는 군인의 신분이지만, 소년 인민군 앞에서는 주춤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기도 하다. 그런 그는 비록 어른
혼란의 시대에 부르는 희망의 노래 <오빠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