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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타(아베 히로시)는 한때 문학상을 수상한 촉망받는 소설가였다. 하지만 그건 이미 15년 전의 영광일 뿐이다. 소소하게 번 돈마저 도박으로 탕진하는 그의 습관은 료타의 가정을 망쳤다. 이제 작은 사설탐정 사무소에서 근근이 돈을 벌며 살아가는 료타는 이혼한 아내 교코(마키 요코)가 새로운 남자를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남자가 아들 싱고(요시자와 다이요)의 삶에 들어가고 싶어 한다는 사실도. 여전히 가족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지만 자신의 처지 때문에 어찌할 수 없이 살아가던 여름의 나날들 가운데 오랜만에 온 가족이 료타의 어머니 요시코(기키 기린)의 집에 모이게 된다. 그리고 바로 그날, 그해의 스물네 번째 태풍이 찾아온다.
<태풍이 지나가고>는 올해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이다. 일견 평온해 보이는 가족간의 대화 사이로 그들 각자가 지닌 아픔과 상실의 감정이 드러나는, 전형적인 고레에다 스타일의 가족 드
지금 당신은 당신이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 <태풍이 지나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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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가 “이제 모든 것이 끝난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장정을 종결한 지 3년 만인 2013년 9월, 신규 ‘<해리 포터> 영화’ 제작 소식을 할리우드발 부엉이가 물고 날아왔을 때, 아무도 진심으로 놀라진 않았다. 모든 메이저 스튜디오가 브랜드 가치를 보유한 원작을 찾으러 묵은 창고를 뒤지고 있는 터에, <해리 포터> 우주만큼 치밀하고 광활한 세계관을 정립해놓고는 달랑 프랜차이즈 하나로 “모든 것을 끝낼” 거라고 믿은 구경꾼은 없었기 때문이다. 잠정적으로 3부작으로 기획된 <신비한 동물사전>(Fantastic Beasts and Where to Find Them)에는 해리 포터도, 호그와트 마법학교도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직접적 속편도 프리퀄도 아닌 이 이야기는 J. K. 롤링이 지팡이 하나까지 창조한 ‘포터 월드’의 역사와 세계관을 공유한다. 2015년 11월 5일 아침 비바람 속에서 열명 남짓한 각국 기자를
[스페셜] <해리 포터> 세계의 첫 번째 확장, <신비한 동물사전> 촬영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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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충만한 바캉스를 계획한다면 답은 정해져 있다. 매년 여름이면 찾아오는 ‘시네바캉스 서울’이 모자람 없는 답이 될 것이다. 7월28일부터 8월28일까지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한 번째 ‘시네바캉스 서울’이 열린다. 우선 올해는 미국과 일본 공포영화의 거장들, 존 카펜터와 구로사와 기요시의 작품들이 한여름의 열기를 식힐 채비를 하고 있다. ‘존 카펜터 특별전: 어둠의 제왕’과 ‘구로사와 기요시 특별전’ 외에 ‘시네필의 바캉스’, ‘야쿠티아에서 온 영화’, ‘작가를 만나다’까지 총 5개 섹션 31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존 카펜터 특별전: 어둠의 제왕’에서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존 카펜터가 만든 다양한 스타일의 호러·SF·미스터리영화 6편이 소개된다. 슬래셔 호러영화의 효시 격으로 꼽히는 <할로윈>(1978)부터 인기 비디오 게임 <메탈 기어 솔리드>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뉴욕 탈출>(1981), <트랜스포머&
[영화제] '시네필의 피서' 2016 시네바캉스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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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영화협회와 루나 시네마(고전영화를 야외상영 또는 극장이 아닌 특별한 장소에서 상영하는 단체다)가 2016년 여름 시즌을 겨냥한 이벤트로 ‘별빛 아래 SF영화들’(SCI-FI Under the Stars) 특집을 기획했다. 협회와 극장쪽이 밝힌 상영작 라인업 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들은 오리지널 <스타워즈> 3부작이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4~6편이기도 한 <새로운 희망>(1977), <제국의 역습>(1980), <제다이의 귀환>(1983)은 8월3일부터 3일간 매일 밤 8시45분 런던 외곽에 자리한 햄튼 코트 궁궐 야외마당에서 관객을 만난다. 런던의 여름 일몰 시간이 밤 9시 전후인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별빛 아래 세워진 상영관에서의 특별한 경험이 되는 셈이다. 8월6일에는 가족 방문객을 위한 ‘제다이 마스터클래스’와 더불어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이 상영될 예정이다. 영국영화협회는 “‘제다이 마스터
[런던] 여름 시즌 이벤트로 런던탑, 윈저 성 등의 야외극장에서 상영되는 SF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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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 교육부 고위 공무원의 ‘개, 돼지’ 발언으로 한동안 시끄러웠다. 대체로 국민들은 이 사건의 두 지점에서 격노했는데, 우선은 그가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이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발언자가 ‘교육’부 소속이라는 점이었다. ‘고직’이라는 요소가 놀람과 분노를 유발하는 데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사실은 역으로 현재 한국 국민들의 ‘고위층’의 윤리감각에 대한 기대감이 거의 최저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아마도 그의 발언은 흔히 ‘대중’이라고 칭해지는 수많은 국민에 대한 도덕적, 지적 우월감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도덕적 우월감이라는 단어가 과연 이론적으로 성립 가능한 것일까? 타인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존재론적 우월감을 느끼는 순간 ‘윤리적’ 우위란 자동박탈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치 “나는 세상에서 제일 겸손한 인간이야”라는 말이 그 자체로 어불성설인 것처럼 말이다. 우디 앨런의 <이레셔널 맨>은 이
[김지미의 영화비평] 식자들이 결코 도달하지 못할 ‘개, 돼지’들의 윤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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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분의 1. 1950년 9월15일로 예정된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할 확률이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할 때, 오직 한 사람만이 희박한 확률에 베팅을 걸었고 역사가 바뀌었다. 7월27일 개봉하는 이재한 감독의 <인천상륙작전>에서 그 한 사람,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을 연기하는 이는 영국 배우 리암 니슨이다. 저돌적인 의지와 치밀한 전략으로 맡은 바를 완수하는 강인한 남자의 초상을 떠올렸을 때, 리암 니슨은 최근의 할리우드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 중 하나다. 그런 그가 첫 한국영화 출연작 <인천상륙작전>으로 지난 7월13일 한국을 찾았다. 이날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들을 수 있었던 리암 니슨의 촬영담은 그가 유엔 연합군의 전설적이고 논쟁적인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결코 소홀함이 없었음을 확인시켜줬다.
-한국영화에 출연하는 건 처음이다.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한국전쟁에 대해 늘 관심을 두고 있었다. 영국과 미국의 기준으로 한국전쟁은
[액터/액트리스] 수백만명의 생명이 걸린 의사결정, 그 결정의 순간을 연기한다는 것 - <인천상륙작전> 리암 니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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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뤽 고다르는 <경멸>(1963)을 준비하며, 두 가지의 새로운 경험을 기대했다. 먼저 프랑스 최고 스타였던 브리지트 바르도와 협업하는 것이며, 미국의 제작자를 통해 할리우드의 시스템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이었다. 두개의 소망은 모두 실현됐다. 그런데 작업과정은 고통과 이에 따른 외로움의 연속이었다. 브리지트 바르도도, 미국의 제작자 조셉 레바인(대표작은 <졸업>(1967))도 고다르의 새로운 미학을 이해하지 않았고,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영화 속에서 미국인 제작자 역할을 맡은 잭 팰런스는 아예 말도 건네지 않았다. 고다르는 스타와 제작자로부터 거의 외면당한 채 촬영을 진행했다. <경멸>의 주요 무대는 로마와 나폴리 앞의 카프리 섬이다. 촬영 당시의 현장 분위기 때문인지, 아름답기로 소문난 카프리 섬도 고다르의 영화에선 ‘이방인의 태양처럼’ 고독하고, 부조리해 보였다.
카프리에서 겪은 고다르의 외로움
<경멸>은 이탈리아의
[한창호의 트립 투 이탈리아] 나폴리의 세 화산섬- 카프리, 프로치다, 이스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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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스캔들로 기자회견을 하는 남편 곁을 지키는 모멸스러운 상황에서 남편 옷의 실밥에 눈이 가는 아내. 미국 <CBS> 원작과 tvN 리메이크 <굿와이프>의 강렬한 시작은 동일하다. 그리고 리메이크는 헌신적인 아내가 기자회견장을 벗어나 남편의 뺨을 때리는 반전 대신, 실밥으로 향하던 김혜경(전도연)의 시선에 전후 맥락을 만드는 것을 택했다.
구둣발로 들어와 다급하게 변명을 늘어놓는 남편 태준(유지태)을 낯선 사람 보듯 아래위로 훑어보던 플래시백에 이어, 혜경은 한번 더 자기를 믿고 따라달라는 태준의 말을 “내가 왜”라고 끊어낸다. 마치 당신의 해명은 필요 없다는 듯, 물음표를 제거한 침착한 어투에 찌푸린 미간과 탐색하듯 움직이는 눈동자. 혜경의 시선은 자신이 판단해 동기를 찾겠다는 의지와 연결된다. 혜경이 변호사로 취업한 로펌의 조사관 김단(나나)이 남편을 용서할 거냐고 묻자 혜경은 답한다. “용서 안 해요. 그냥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생각하고 관찰하려고요.”
[유선주의 TVIEW] <굿 와이프> 천천히 생각하고 관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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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자, 대동여지도>
감독 강우석 / 출연 차승원, 유준상, 김인권, 남지현, 신동미 /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 9월
고산자(古山子). 뜻을 옮기면 ‘옛 산사람’ 정도 되려나. 고산자는 조선시대 지리학자 김정호의 호다. 후대엔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사람으로 잘 알려졌지만 조선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담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유랑했던 그의 사적인 이야기는 거의 전해진 바가 없다. 강우석 감독의 20번째 작품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이처럼 베일에 싸여 있는 지리학자 김정호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조명하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조선의 지도를 만들기 위해 모든 걸 내건 김정호(차승원)와 그의 지도를 이용해 권력을 장악하려는 흥선대원군(유준상)의 갈등, 그리고 지도의 제작 과정 등을 담아낼 예정이다. 미리 공개된 스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눈이 시리도록 청명한 풍경들이다. 그동안 배경보다는 인물과 사건에 주목하는 영화를 만들어왔던 강
[Coming Soon] 강우석 감독이 그려낸 조선의 풍경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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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의 신작 <마이펫의 이중생활>은 반려동물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상상해봤을 생각을 컨셉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다. 아침마다 주인과 포옹을 하고 입을 맞춘 뒤 집에 홀로 남게 된 반려동물들. 과연 주인 없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하지 않나? 하루 종일 대문 앞에서 코박고 나를 기다리는지, 옷장과 신발장을 뒤지며 집 안을 엉망으로 만드는지, 냉장고에서 맛난 음식을 꺼내 먹는지, 밖으로 몰래 탈출을 꿈꾸는 건 아닌지….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 회장이자 이 작품의 제작을 맡은 크리스토퍼 멜라단드리와 감독 크리스 리노드는 아침 식사를 함께하는 자리에서 이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했다고 한다.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는 과거 <슈퍼배드> 시리즈와 <미니언즈> <로렉스> 등으로 주목받은 애니메이션계의 신흥 강자다. “문화와 세대를 아우르며, 관객을 마음으로 웃게 하는 것이 목표”라는 이들의 새 작품 <마이펫의
[현지보고]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마이펫의 이중생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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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만 남게 되더라도 해야 할 일.” 1950년 9월15일의 인천상륙작전은 수세에 몰린 남한군에 그토록 절박한 임무였다. 7월27일 개봉하는 이재한 감독의 <인천상륙작전>은 이 전쟁의 승패를 가른 건 한 사람의 뛰어난 전략뿐만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영화다. 더글러스 맥아더의 손과 발이 되어준 이름 모를 병사들, 이정재가 연기하는 해군 첩보부대 대위 장학수는 그 수많은 무명의 영웅들 가운데 한명이다. 한때 공산주의에 빠져들었다가 전향한 소련 유학생 출신의 해군 대위는 전쟁의 흐름을 어떻게 바꿔놓았을까. 그 향방이 이토록 궁금한 이유는 고전적인 느낌의 액션 히어로를 연기하는 이정재의 모습을 굉장히 오랜만에 본다는 자각 때문이기도 하다. <도둑들>부터 <암살>에 이르기까지 최근 몇년간 판세를 뒤흔드는 반전 있는 인물을 연기하며 주목받아온 이정재의 변화에 대해 그에게 직접 물었다.
7월12일 베이징, 13일 서울, 14일 다시 광저우…. 2016년
[커버스타] 새로움을 향해 정면 돌파 - <인천상륙작전> 이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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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스와 스릴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앨프리드 히치콕의 영화를 스크린에서 즐겨보자. CGV아트하우스가 ‘히치콕 특별전-ALL ABOUT HITCHCOCK’을 마련했다. 히치콕의 작품 중 대중적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싸이코>(1960)를 비롯해 <이창>(1954), <현기증>(1958), <새>(1963) 이상 4편이 국내에선 최초로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상영된다. 더불어 켄트 존스 감독이 만든 히치콕에 관한 다큐멘터리 <히치콕 트뤼포>(2015)도 만날 수 있다. 8월 국내 개봉예정인 <히치콕 트뤼포>는 프랑수아 트뤼포와 앨프리드 히치콕의 50여 시간 인터뷰 대담집 <히치콕과의 대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히치콕의 영화 세계를 이해하는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이다. 이상 5편은 8월4일부터 8월24일까지 전국 CGV아트하우스에서 순회 상영한다(8월4일부터 10일까지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인디나우] 히치콕 특별전 - ALL ABOUT HITCHCOCK, 8월4일부터 전국 CGV아트하우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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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일어난 미국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격사건의 범인 중 하나였던 딜런 클리볼드의 어머니 수 클리볼드가 쓴 논픽션. 아들이 세상에 존재했던 만큼의 시간이 흘러,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을까를 되뇐다. <엘리펀트>나 <케빈에 대하여>처럼 사건의 연장선에서 상상력을 발휘했던 작품들이 이미 존재하지만,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를 읽으면 그 작품들은 픽션이라는 이유로 즐길 수 있었던 것이구나 싶어진다. 수 클리볼드는 가해자의 어머니이자 자살자의 유가족이다. 아들의 시체를 치운 자리에 백묵으로 그린 가늘고 긴 형체를 보며 아들이구나 생각하는 대목, 방송에서 아들 사진이 나올 때 가장 못 나온 사진이라 신경이 쓰인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느껴지는 엄마로서의 마음이 있고,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의 성장과정을 되돌아보며 자신이 놓친 신호는 없었는지 복기를 거듭하는 대목에는 책임감이 있다.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부모들에게 사과하고 싶었지만 변호사의 조언으로 사
[도서] 나는 내 아이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다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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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으면서 알게 되는 삶의 진실 중 하나. 나라는 인간의 특징이자 개성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사실 젊음이었다. 여행에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이 그렇다. 비행기 타는 것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경유항공편 타기가 취미였다. 침대 8개 있는 도미토리 룸에서 자고, 아침엔 바나나 하나 저녁엔 기네스 파인트 한잔으로 사흘씩 돌아다녔다. 숙박비가 아까우면 도시간 이동은 심야버스나 심야기차를 이용했고, 그런 선택을 하는 사람이 나라고 생각했다. 그건 그냥 젊어서 그런 것이었다. 아침보다는 밤에 원고를 더 잘 쓴다든가, 술마시며 밤새도록 어울리길 좋아한다든가 하는 것 전부.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2>는 자동 주차 차단기에 머리를 부딪힌 뒤 곧 죽는다는 청승을 떠는 빌 브라이슨으로 시작한다. 그것도 무려 도빌에서. 도빌로 말하자면 프랑스의 바닷가 도시로, 도시의 이름을 딴 영화제가 열리며, 에릭 로메르 영화들에서 종종 등장하던 곳이다. 그리고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이게 빌 브라이슨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