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레이션의 현주소
영 아티스트들의 축제,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가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코엑스 D홀에서 열린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일러스트레이션 분야 대표 전시로, 지난해에 비해 2배 커진 규모로 관객을 맞이한다. 일러스트레이션과 그래픽디자인, 독립출판 등 관련 분야에서 750여명의 작가가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취향에 맞는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절호의 기회다. 행사 기간 동안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관람료는 성인 1만원이다. 기획전, 세미나 등의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www.seoulillustrationfair.co.kr)에서 확인하자.
한국 문화 변동의 코드 ‘그로테스크’
태극기 집회로 상징되는 기묘한 숭배 문화, 축제와 시위의 경계가 모호한 광장 문화, 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혐오 코드의 부상. 한국 사회의 주요 단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영화평론가 이창우는 신간 <그로테스크 예찬>에서 외환 위기
[culture highway] 싱어송라이터의 명가, 안테나뮤직의 레이블 콘서트 外
-
15년 전 전도연은 ‘피도 눈물도 없는’ 여자였다. 충무로 최정상의 배우가 신인이나 다름없는 류승완 감독의 <피도 눈물도 없이>(2002)에 출연해 많은 화제가 됐다. 거친 삼류인생도, 남자들과 돈가방을 두고 싸워야 하는 액션도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악다구니 쓰고 맞아가며 망가졌던 그는 “여배우가 아니라 배우로 살아남고 싶다”고 거듭 얘기했다. 우리는 그 뒤로 전도연이라는 배우가 어떻게 살아 남았는지, 자신의 위치를 지켜왔는지 잘 안다. 7월 13일 시작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그의 배우 인생 20주년을 기념해 특별전 ‘전도연에 접속하다’를 준비했다. <피도 눈물도 없이>(2002)는 물론이고 <해피엔드>(1999), <너는 내 운명>(2005), <밀양>(2007), <멋진 하루>(2008), <하녀>(2010), <무뢰한>(2014) 등 그의 출연작 17편이 상영된다. “욕심이 많아서 어느
[메모리] 전도연, 멋진 모험의 시작
-
첫 키스 상대를 점찍은 나이, 7살이었다. 당돌한 성격의 이 소녀 줄리(매들린 캐럴)는 맞은편 집으로 이사 온 동갑내기 소년 브라이스(캘런 매콜리피)에게 반한다. 반짝이는 눈빛이 남달랐다나 뭐라나. 줄리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내내 ‘막 들이대는’ 식의 애정공세를 펼친다. 그러나 브라이스는 지나칠 정도로 솔직한 줄리가 부담스럽다. 1년 내내 뒷자리에서 킁킁대며 자신의 냄새를 맡아대는 상대가 어떻게 마냥 좋을 수 있겠는가. 브라이스는 줄리를 피하기 위해 갖은 꾀를 내보지만, 줄리는 이마저 수줍음이 많은 그가 표현을 못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둘이 중학생이 되던 무렵부터 줄리만의 짝사랑으로 보이던 로맨스의 갑을 관계가 뒤집힌다(flipped). 부쩍 자란 줄리의 이상형은 ‘부분의 합이 전체보다 큰 사람’. 눈빛 따위에 흔들리지 않고 됨됨이를 보겠다는 기준에 못 미쳐 딱지맞기로는 브라이스도 예외가 아니다. 한편 엄마 뒤에 숨기 바쁜 7살 때 모습 그대로이던 브라이스는 줄리의 변화를
[리뷰] <플립>, 첫 키스 상대를 점찍은 나이, 7살이었다.
-
<파밍 보이즈>는 농사 유망주 세명의 무모한 도전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지황은 농업을 통해 미래를 꿈꾸지만 막상 농사를 지으며 살 수 있을지 확신이 안 든다. 부모님이 농부인 두현은 농사일이 싫어 공대로 진학했지만 군대에서 제대한 뒤 농촌을 즐겁게 살 수 있는 곳으로 바꿔보기로 결심한다. 하석은 대학을 졸업했지만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취업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농사에 눈을 돌리게 된다. 각기 다른 처지에 있는 세 청년은 해외 농업 산업을 보고 배우기 위해 세계 일주를 떠난다. 호주 워킹홀리데이에 참여해 1년 동안 마트 청소, 음식 배달 등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여행 자금을 모은 이후 라오스, 인도네시아, 인도,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 여러 국가의 농촌을 돌아다니며 그들의 농사 노하우를 배워나간다. 이 영화는 그들의 전체 여정 중에서 이탈리아의 테라 베네 코뮌(이탈리아의 젊은 청년들이 모인 농업 커뮤니티), 프랑스의 테아 드 리앙(젊은
[리뷰] <파밍 보이즈>, 농사 유망주 세명의 무모한 도전을 그린 다큐멘터리
-
-
1948년 이스라엘인 팔레스타인에 살던 사람들을 내쫓고 그 땅에 자신들의 나라를 세운다. 계속되는 폭격과 봉쇄정책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의 땅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로 분리됐고 서안지구 한쪽에 팔레스타인인 정착촌이 들어서기 시작한다. 애초에 하나의 땅이었으나 이젠 팔레스타인 관할 구역과 이스라엘 관할 구역, 양측 공동 관할 구역으로 나뉘어졌다. 아니다. 이름만 그렇지 이스라엘 관할 구역은 다른 구역으로까지 무지막지하게 확장됐다.
<올 리브 올리브>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삶의 터전으로 들어가 그들의 현실을 살펴본다. 팔레스타인인들의 70% 이상이 올리브를 일구며 산다. 영화의 중심 내레이터인 위즈단에게도 올리브를 키워 자신을 비롯한 10남매를 키워온 부모가 있다.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올리브나무 사이로 끊임없이 자신들의 뿌리를 위협받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있다. 무자비한 폭격으로 한달 사이에 자식 둘을 잃은 부모가 있고, 친구도 집도 잃은 이들이 곳곳에 있다. 하지만 영화는
[리뷰] <올 리브 올리브>, “우리가 꿈꾸는 행복은 이 곳에 있어요”
-
1980년 시카고, 촉망받는 신문기자 리(마이크 보겔)는 ‘사실’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는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만 사실로 인정하기 때문에 신 역시 믿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날, 리의 어린 딸이 위험한 사고를 당한 뒤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다. 이 사건을 계기로 리의 아내는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지만 리는 여전히 신을 부정한다. 그리고 심지어 예수의 부활을 반박하는 기획기사를 쓰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관련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리는 자신의 확신이 조금씩 흔들리는 걸 느낀다.
<예수는 역사다>는 무신론자로 살다가 나중에 목사가 된 리 스트로벨의 실제 삶을 바탕으로 만든 극영화이다. 국내 개봉 제목을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선교를 목적으로 한 작품이다. 즉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들, 특히 기독교 교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의심하는 관객을 대상으로 한다. 이런 목적 자체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
[리뷰] <예수는 역사다>, 선교를 목적으로 한 작품
-
미국 중서부를 횡단하며 잡지 정기구독권을 파는 10대들. 잘 팔리지 않는 물건을 방문판매한다는 건 애초에 강매나 사기의 의도가 다분하다. 마치 피라미드 조직처럼 아이들은 그 상술에 이용되지만, 그럼에도 일탈과 자유, 방랑의 시간이 허용된다는 이유로 기꺼이 판매팀의 승합차에 올라탄다. 아이들의 실생활은 집을 뛰쳐나와 새롭게 크루에 합류한 18살 소녀 스타(사샤 레인)의 눈을 통해 면밀하게 관찰된다. 연애와 섹스, 패션까지 모든 게 자유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이곳 역시 엄격한 규율로 유사어른 크리스탈(라일리 코프)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은 어른들의 관점에서 보면 엇나간 아이들의 시간에 함께하기로 한다. 실제 1년간 잡지를 방문판매하는 크루들을 따라다니며 각본을 썼고, 그 길에서 만난 아이들로 캐스팅 라인도 꾸렸다. 제이크 역의 샤이아 러버프의 상대역이자 주연배우인 사샤 레인 역시 길거리 캐스팅으로 발굴한, 연기 경험이 전무한 연기자다. 촬영도 최소한의 스탭들이 배우
[리뷰] <아메리칸 허니: 방황하는 별의 노래>, 10대들의 진짜 표정
-
<카>(2006) 시리즈가 시작된 지도 10년이 넘었다. <카2>(2011) 이후 6년 만에 나온 세 번째 시리즈 <카3: 새로운 도전>은 시리즈의 공백기를 반영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때 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하던 레이싱계의 전설 라이트닝 맥퀸(오언 윌슨)은 어느덧 날렵한 디자인과 파워풀한 엔진을 장착한 신예들에 밀려 퇴물 소리를 듣게 된다. 경쟁하던 동료들 역시 하나둘 은퇴를 선언하고, 외롭게 스피드 경쟁을 펼치던 맥퀸도 떠오르는 슈퍼스타 스톰(아미 해머)에게 망신을 당하며 1위 자리를 내준다. 급기야 치명적 부상을 입고 은둔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맥퀸은 젊은 트레이너 크루즈(크리스텔라 알론조)를 만나 재기를 도모한다.
픽사의 신작 <카3: 새로운 도전>은 나이듦에 관한 이야기다. 영광의 자리에서 어떻게 아름답게 내려올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곧 나이를 먹으면서 도태되고 소외되기 마련인 어른들의 보편적 마음을 반영한 이야기로 확
[리뷰] <카3: 새로운 도전>, 나이듦에 관한 이야기
-
모두가 심각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혼자만 신난 소년이 있었다. 토니 스타크/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제안을 받고 ‘시빌 워’에 참여한 피터 파커/스파이더맨(톰 홀랜드)은 다음 임무가 언제일지 설렘을 안고 하루하루를 보낸다. 이 말 많고 의욕 넘치는 소년을 관리하게 된 토니는 MIT 진학 준비에 전념하라고 권하지만 자전거 도둑을 잡고 길 잃은 할머니를 도와주는 ‘친절한 이웃’에 머무는 것은 피터의 성에 차지 않는다. 한편 어벤져스 군단과 외계 세력의 전투로 생긴 산업폐기물을 처리하던 아드리안 툼즈/벌처(마이클 키튼)는 그 일이 토니 스타크와 정부에 넘어가면서 하루아침에 빈털터리가 된다. 이에 앙심을 품은 아드리안은 외계 첨단무기를 훔쳐서 개조하는 빌런이 되고, 그의 존재를 알게 된 피터는 다른 선배 영웅들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 자기가 일을 해결해보려고 한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최근 슈퍼히어로영화의 추세와 정반대
[리뷰] <스파이더맨: 홈커밍>, “어벤져스가 되려면 시험 같은 거 봐요?”
-
1930년대 캐나다의 작은 시골 마을, 어린 시절부터 심한 관절염을 앓고 있는 모드(샐리 호킨스)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다. 친구를 사귀고 싶어 일부러 밖으로 나가기도 해보지만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 대신 보호자 역할을 맡고 있는 친척의 무서운 감시를 피하기는 힘들다. 항상 집을 벗어나 자유를 누리고 싶어 하던 모드는 우연히 가정부 구인 광고를 보고 즉시 에버렛(에단 호크)의 집을 찾아간다. 에버렛은 생각보다 더 무뚝뚝하고 폭력적인 사람이었지만 모드는 아랑곳하지 않고 에버렛의 집에 머물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얼마 안 가 낡은 벽을 캔버스 삼아 자신의 취미인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시간이 흐른 후, 모드의 그림은 두 사람의 삶에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안겨준다.
TV드라마 <핑거스미스>(2005) 등을 연출했던 에이슬링 월시 감독의 신작 <내 사랑>은 캐나다의 화가 모드 루이스(1903~70)의 전기영화이다. 영화는 그녀가 장애, 가난과 가정폭력, 여성
[리뷰] <내 사랑>, 1930년대 캐나다의 작은 시골 마을
-
감독 에드워드 양 / 출연 오념진, 금연령, 오가타 이세이, 조너선 창 / 제작연도 2000년
서른에 잔치는 끝난 줄 알았다. 변변한 잔치를 열어본 적도 없는 나의 30대에 최영미의 선언이 아프게 박혔다. 어느 날 눈을 떠보니 멍청한 30대가 되어 요절할 기회조차 사라진 허망함이랄까. 이미 잔치가 끝났으니 남은 세월을 가끔 <서른 즈음에>나 부르며 일상이나 대충 수습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 기실 나는 잔치를 벌여본 기억조차 없었다. 2000년 당시 다큐 전문 채널에서 방송 마감에 허덕이는 나날 속에서 나만의 유사 잔치를 꿈꾸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한달에 한두번 운 좋게 쉬는 주말에 간혹 ‘100만원의 날’을 정하고 하루 새 100만원을 쓰곤 했다. 아침에 현금으로 100만원을 뽑아서는 당일 운좋게 만난 이와 젊은 졸부처럼 탕진하거나, 홀로 맞는 날엔 한두곡외 별로인 음반이나 사도 안 사도 그만인 책들을 수십여만어치 사기도 했다. 공허와 권태에 대한 나름의 반동이었고,
이창재의 <하나 그리고 둘> 사표 유발 영화
-
※<스파이더맨 : 홈커밍>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많은 이국 감독들이 미국의 광활한 땅과 끝없는 도로, 한적한 노변 식당(diner)과 모텔의 풍경에 매료됐다. 빔 벤더스, 아키 카우리스마키, 왕가위, 월터 살레스로 이어지는 긴 명단에 영국 감독 안드레아 아놀드도 <아메리칸 허니: 방황하는 별의 노래>(이하 <아메리칸 허니>)로 이름을 올린다. 삶의 전망을 찾기 힘든 소녀 스타(사샤 레인)는 월마트에서 우연히 만난 청년(샤이아 러버프)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여 ‘가출팸’에 합류한다. <아메리칸 허니>는 모텔과 승합차의 영화다. 아이들은 일 나가는 미니밴 안에 흐르는 음악을 따라 부르고 밤이면 모텔 마당에서 춤을 춘다. “나는 미국의 모텔이 좋다. 방문을 열면 내 차가 보이고, 문 밖에 의자를 놓고 앉아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다 낯선 이들과 대화가 시작된다.” 안드레아 아놀드의 표현이다.
06/28
어떻게 한 거지? 설마 체구를 줄인 건가?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인턴십
-
“번외로 여러분에게 질문을 드리고 싶다. 왜 이렇게 영화를 좋아해주시는지 이유가 궁금하다.” 지난 6월 30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슈퍼플렉스관에서 열린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Thank You 상영회’가 마무리될 무렵 배우 임시완이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질문을 던졌다. 주연배우가 관객과의 대화(GV) 시간에 역으로 객석에 진지하게 물을 만큼 이날 600여명의 관객이 현장에서 보여준 열정은 엄청났다. 설경구, 임시완, 김희원, 전혜진과 함께했던 이날의 풍경을 전한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불한당> Thank You 상영회’ 현장
-
불한당원들에게 병갑(김희원)은 ‘아픈 손가락’이다. 병갑이 재호(설경구)에게 보인 마음은 외사랑에 가깝고, 칼로 친구를 차마 찌르지 못하고 울던 모습이 가슴에 콕 박혔다고들 한다. 두번의 대관 행사에 참석하며 이런 반응을 실감했다는 김희원과 나눈 짧은 이야기를 옮긴다.
-6월 15일에 열린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대관 행사는 어땠나.
=팬미팅을 하는 느낌이었다. 감동받았다. 그날 선물을 한 트레일러 가까이 받았다. 심지어 나도 처음 보는 20년도 더 된, 내가 연극 할 때 사진까지 모아 앨범을 만들어 보내준 사람도 있었다.
-미림분식을 찾을 불한당원들에게 알려줄 만한 팁이 있나.
=즉석떡볶이는 즉석에서 먹어야 한다. (웃음) 실제 촬영하는 데는 7∼8시간씩 걸린다. 첫 촬영 때는 떡볶이가 맛있었는데 장면 연결을 위해 계속 물과 고추장을 붓는 바람에 나중에는 다 불어서 맛이 없더라. 그리고 쿨피스를 먹으면 매운맛이 가시니까 꼭 곁들이시라. (웃음)
-재호와 현수(임시완),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김희원, "굉장히 새롭고 감동적이고 감사한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