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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도쿄에서 화제의 인물은 단연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었다. 도쿄국제영화제는 ‘호소다 마모루의 세계’라는 섹션을 마련해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 <썸머워즈>(2009), <늑대아이>(2012), <괴물의 아이>(2015) 등 그의 장편애니메이션들을 상영했다. 그의 중•단편 6편(<디지몬 어드벤처>(1999), <디지몬 어드벤처: 우리들의 워 게임!>(2000), <꼬마 마녀 도레미 시즌4 40화>(2002), <슈퍼플랫 모노그램>(2003), <플래닛 66에서 온 창조물~롯폰기 힐스 스토리~>(2003), <내일의 나자>(2003)) 또한 ‘작가성의 맹아 1999-2003’ (作家性の萌芽)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여 상영됐는데, 호소다 마모루의 세계가 지난 20년 동안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한눈에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롯폰기 힐스에서 만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5분짜리
[스페셜] 특별전 ‘호소다 마모루의 세계’의 주인공 호소다 마모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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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을 눈앞에 둔 도쿄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호소다 마모루와 이와이 슌지,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감독과 실사영화 감독의 특별전을 기획해 일본 관객의 주의를 집중시켰고, ‘아시아 삼면경 2016: 리플렉션’(Asian Three-Fold Mirror 2016: Reflections) 프로젝트와 ‘크로스 컷 아시아 #03: 컬러풀 인도네시아’ 기획전을 열어 아시아영화계와의 관계를 다졌다. 경쟁부문 상영작 16편 또한 예년에 비해 알찼다. 지난 10월25일부터 11월3일까지 롯폰기 힐스에서 열린 제29회 도쿄국제영화제 소식을 전한다. 올해 영화제에서 특별전을 연 호소다 마모루 감독과 연출 데뷔작을 찍은, 허우샤오시엔과 지아장커 영화의 음악감독 한노 요시히로, 경쟁부문 <설녀>를 연출한 기키 스기노 감독과도 만났다.
“영화제 레드카펫이 일본 국회 카펫보다 더 흥분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10월25일 도쿄 롯폰기 힐스에서 열린 제29회 도쿄
[스페셜] 제29회 도쿄국제영화제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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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해리 포터 팬들의 ‘아씨오’(소환 마법) 주문이 성공한 걸까. <해리 포터> 프랜차이즈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이 11월1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총 5편의 시리즈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라는 <신비한 동물사전>은 해리 포터를 떠나보낸 워너브러더스가 야심차게 선보이는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의 시작점이자 새로운 캐릭터와 사건으로 무장한 또 다른 마법세계의 빅뱅을 예고하는 영화다. 더불어 <신비한 동물사전>은 ‘해리 포터’ 소설의 원작자 J. K. 롤링이 시나리오작가로 데뷔전을 치르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전세계적인 관심이 쏠리는 만큼 개봉이 임박한 지금까지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는 이 영화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소식들을 문답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호그와트를 떠나 1920년대 미국으로 눈길을 돌린 ‘해리포터’의 평행우주는 어떤 놀라움을 담고 있을까.
Q. 어떻게 시작된 프로젝트인가?
‘해리 포터’
[스페셜] <신비한 동물사전>을 둘러싼 여섯개의 질문과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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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절과 더불어 중국 극장가의 최대 황금시즌인 국경절(10월1∼7일) 박스오피스가 15억8600만위안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14.9%나 감소했다. 총관객수는 5105만명으로 이 역시 지난해 대비 10.2% 감소한 수치다. 이번 국경절 박스오피스 성적이 초라한 이유에 대해 여러 분석이 있다. 일단은 기대작이었던 펑샤오강 감독의 <아부시반금련>이 개봉 직전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여 상영이 연기되었고, 국경절 박스오피스의 90%를 차지한 4개의 주요 작품 중 왕징 감독이 연출하고 유덕화와 황효명이 주연을 맡은 <왕패두왕패>와 궈징밍 감독의 <작적>이 예상보다 낮은 성적을 기록한 게 박스오피스 부진의 큰 원인으로 꼽힌다.
국경절 기간 가장 좋은 흥행성적을 기록한 작품은 <오퍼레이션 메콩>이다. 홍콩의 임초현 감독이 연출하고 펑위옌, 장한위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타이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중국 상인의 배 2척에서 벌어진 마약강도사건을 바탕으로
[베이징] 국경절 박스오피스 지난해 대비 14.9%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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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엄마는 한 계절 동안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상을 떠난 동네 노인들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유독 그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 건 죽음에 관한 것이고 장소가 병원이었기 때문이다. 수면내시경이 끝나고 가수면 상태에서 깬 엄마는 갑자기 그런 노인들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마지막에는 내게 그런 걸 소설로 써보라고 했다. 그 이야기에서 죽음의 과정이 어떠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러니까 병사(病死)였던가, 사고사였던가, 투병의 기간이 길었던가, 혹은 비참했던가- 그 이야기를 전하던 엄마의 태도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기억한다. 엄마는 그들의 죽음이 결과적으로 어떻게 되었는가가 아니라 죽음 직전까지 그들이 어떤 일상을 보냈는가를 주로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의 이런 모습에 대해 기억할 수 있었다. 어느 노인의 산책은 도시의 경계선에 이르기까지 종일 이어지기도 했다는 것. 그 노인에게는 엄마가 여러 번 강조했듯이 번듯한 집이 있었지만 돈이 필요한 자식을 위해 처분하고 세들어
[김금희의 영화비평] <죽여주는 여자>의 마지막 장면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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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이하 <당자당>)이 홍상수 감독의 영화 중 유난히 밝고 발랄하게 느껴진다면 대부분은 이유영의 공이다. 영화 속 민정은 천연덕스러운 건지 완벽하게 거짓말을 잘하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스스로도 자신의 정체를 혼란스러워하는 건지 알 수 없게 그려진다. 누가 어떤 시각에서 어떻게 보고 싶어 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이는 이 비어 있는 캐릭터는 한편으론 의뭉스럽고 한편으론 한없이 투명하다. 이유영은 언어로 형용하기 어려운 이 모호한 캐릭터를 거의 완벽에 가깝게 소화한다. 아니, 배우가 캐릭터를 소화한 건지 배우에게서 캐릭터를 뽑아낸 건지조차 헷갈린다. 개성 넘치는 역할들을 도맡아오던 그녀는 이번엔 누구도 설명할 수 없는 여인이 되어 영화 한가운데 서 있다. 발랄함을 풍기면서도 화면 전체를 잠식하고 있는 존재감은 그녀를 배우 이유영이 아니라 <당자당>의 민정으로 만든다. 적어도 20대 여배우 중 이만큼 자신을 지우고 역할로 기억되는
[액터/액트리스] "맡은 역할로만 기억되는 배우였으면 한다" -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이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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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생각해봤을 주제다. 많은 프로그램에서 이미 녹여낸 포맷이다. 흔히 ‘예능 늦둥이’라고 불리는 방송인들. 스포츠 스타든 아나운서든 가수든, 그녀 혹은 그가 우연한 기회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진가를 인정받는 일은 흔했다. 하지만 이 일을 이렇게 노골적으로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예능 인재 발굴 프로젝트’라니. 프로그램의 제목은 무려 <예능인력소: 하실 분 쓰실 분>이다.
tvN에서 방송하는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예능 빈익빈 부익부 시대를 만든 장본인이라고 제 입으로 말하는 김구라다. 늦깎이 예능 스타로 스포츠 스타 서장훈과 ‘프로 불참러’ 조세호, ‘자숙 예능인’ 이수근, ‘들이대’ 김흥국이 보조를 맞춘다. 예능 스타가 되고 싶은 인력(‘빛날이’라고 부른다)을 선배 예능 스타(‘바라지’라고 부른다)가 짝을 맞춰 데리고 나온다. 첫 관문은 김흥국의 ‘멘탈 트레이닝-들이대 방’. 의식의 흐름에 따라 질문이 쏟아지는 5분간의 면접 시간을 통해 빛날이들이 메
[김호상의 TVIEW] <예능인력소: 하실 분 쓰실 분> 예능 스타를 생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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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제작 CAC엔터테인먼트 / 감독 박정우 / 출연 김남길, 김영애, 문정희, 정진영, 김명민 / 배급 NEW / 개봉 12월 초
곧 우리 앞에 실제로 벌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판도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은 원전 사고로 인해 사면초가에 놓인 대한민국의 한복판을 비춘다. 평소와 다름없이 일하던 원전 노동자 재혁(김남길)은 갑작스런 사고로 무너져가는 원전으로부터 빠져나와야 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빠진다. 전작 <연가시>(2012)에서도 최악의 재난 상황에 처한 사회와 그 안에서 갈등을 겪는 인물의 이야기를 연출한 바 있는 박정우 감독의 신작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신뢰할 수 없는 정부와 수습되지 않는 재난 상황, 엉성한 시스템 안에서 악전고투하는 평범한 시민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연가시>의 주인공이었던 김명민이 대통령 역으로 특별출연해 관심을 모은다.
[Coming Soon]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가 시작된다 <판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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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개관 9주년을 기념한 기획전을 개최한다. ‘멀티채널 시대의 독립영화: 내 손의 영화, 극장 밖의 영화’란 제목으로 기획된 이번 행사는 극장이란 고전적인 공간을 벗어나 다양한 채널을 통해 관객과 만남을 시도하고 있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윤성호 감독의 <썸남썸녀> <출중한 여자> <대세는 백합> <게임회사 여직원들> 같은 웹드라마, 홍덕표 감독의 <발광하는 현대사>처럼 IPTV용 애니메이션도 소개된다. 미디어로 행동하라 영상팀의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충북>도 상영할 예정이다. 인디스페이스는 올해 한 차례 휴관 위기를 맞았지만 후원 캠페인을 통한 많은 이들의 지지에 힘입어 정상 운영 중이다. 멀티플렉스의 독과점과 영화진흥위원회의 원칙 없는 정책으로 입지가 좁아져 가는 상황에서 독립영화의 저변 확대를 위한 새로운 시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또한 웹드라마,
[인디나우] 인디스페이스 개관 9주년 기획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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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何者
감독 미우라 다이스케 / 출연 사토 다케루, 스다 마사키, 아리무라 가스미, 니카이도 후미, 오카다 마사키, 야마다 다카유키
다섯명의 대학 졸업반 친구들은 취업에 대한 정보를 나누며 친해진다. 이들은 트위터를 통해 서로의 기분을 파악하곤 한다. 그러던 중 다쿠토(사토 다케루)는 무리 중 한명인 다카요시(오카다 마사키)의 비밀 계정을 발견하고 충격에 휩싸인다. 대학생들의 연애, 우정, 취직 활동을 그린 청춘물이다. 최연소 나오키상 수상에 빛나는 아사이 료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해외 박스오피스] 일본 2016.10.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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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니슨이 닐 조던 감독의 신작 <더 트레이너>에 출연한다
=리암 니슨은 아일랜드에 살고 있는 말 트레이너 존 무어 역을 맡았다. 모든 걸 잃은 존 무어가 망명해온 십대 소녀 나드야와 말을 매개로 소통한다는 이야기다.
-조니 뎁이 <신비한 동물사전2>에 출연한다
=캐스팅된 역할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오는 11월16일 국내 개봉하는 <신비한 동물사전>에도 카메오 출연한다.
-<람보>가 <람보: 뉴 블러드>라는 제목으로 리부트된다
=아리엘 브로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작가 브룩스 맥라렌이 각본을 쓴다. 실베스터 스탤론이 활약해온 람보 역엔 새 배우가 캐스팅될 예정이다.
[댓글뉴스] 리암 니슨, 닐 조던 감독 신작 <더 트레이너>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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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닥터 스트레인지> 마법보다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 현실세계
[정훈이 만화] <닥터 스트레인지> 마법보다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 현실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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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나 러스를 비롯한 여성 SF 작가들의 단편을 모은 <혁명하는 여자들>은 SF이기 때문에 가능할 상상력으로 ‘가능성’을 모색한다. 그런데 무엇이든 시도하기 위해서는, 사회에서 여성이라 받는 제약을 어떻게 할 것인지부터 고민해야 한다는 사실에 맞부딪힌다. 이 단편집에는 2인칭으로 쓰인 소설들이 있다. “너는” 혹은 “당신은”이라고 이야기를 이어간다. 읽는 독자에게 던지는 강력한 암시다. 당신이 이 상황에 (구겨)넣어져 있고 거기서 도망가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여자주인공이 2인칭으로 칭해진다는 데는 또 한 가지 뜻이 있을 것이다. 여자는 ‘나’로 정체성을 찾고 확고하게 만들어가기보다 ‘너’로 규정지어진 틀 안에서 행동하도록 교육받는다.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너’의 틀 안에 있기를 요구받는다. 스스로의 외모를 평가하는 기준은 밖에서 온다. 말이나 행동의 규범 역시 그렇다.
이 책에 실린 2인칭 소설들은 다른 소설들에 비해 유난히 서글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SF와 페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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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건국 이래 최대 정치 스캔들이다. 사정 기관 혹은 정치권의 자정 노력에 의해 밝혀진 것이 아니라 언론의 취재로 촉발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워터게이트에 비견될 만하다. 사안의 중대성에 걸맞은 결말을 맞는다면 우리 사회의 가능성으로 기록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흑역사가 될 것이다.
비선 실세나 재단을 활용한 재벌과의 불법 자금 거래 등의 행위는 과거 군사독재정권에서도 있었던 일이다. 일종의 학습효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안보와 외교를 비롯한 국정 전반에 걸쳐 비선 실세의 이해관계가 작용했고 국민의 세금이 그들을 위해 운용되었다는 사실은 자다가 벌떡 일어나게 만든다. 나는 정말 며칠째 세금이 아까워 밤잠을 설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우리 공동체의 수준과 미래를 대변하기 위해 뽑은 대통령이라는 걸 감안할 때, ‘그들이 무슨 짓을 한 것인가’라는 질문은 곧 ‘우리가 무슨 짓을 한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되돌아온다. 나는 안 뽑았는데요, 라는 말은 지금과 같은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우리 사회의 <로제타>들에게 무엇을 물려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