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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가 밝혀지는 날들이다. 사과문이 올라오는 날들이다.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끝나지 않은, 끝나서는 안 될 날들이다. #문단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올라오는 글들은 양적인 면에서는 줄어들었을지 몰라도 여전히 힘을 잃지 않고 있다. 지난 열흘 동안 올라오는 거의 모든 글들을 찾아 읽으면서, 그동안 누적된 나의 모든 무지와 묵과가 역시 죄가 되어 돌아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완전히 몰랐던 것은 아니었다. 모른다고 믿었다. 불쾌한 상황을 피하기만 하면 된다고 믿었다. 나만 처신을 잘하면 된다고 믿었다. 편리한 믿음이었을 것이다. 죄를 가려주는 믿음이었으므로. 그러나 “모를 수 있다는 것도 권력”이라는 말 앞에서 나는 그간의 허술한 믿음 체계가 마침내 완전히 허물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새삼 내가 처한 위치와 조건들을 다시 돌아보았다. 나는 소설가이며, 문예창작학과 강사이고, 1인출판사 운영자이고, 가해 지목인의 친구이고, 피해자의 친구이며, 무엇보다 여성이고, 이러한 처지와 입
[한유주의 디스토피아] “모를 수 있다는 것도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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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금요일 아침, ‘음란마귀’의 영화 낭독 시간이 찾아온다. 개그맨 장도연이 진행을 맡은 채널CGV 영화 소개 프로그램 <아가씨-네>다. 영화 <아가씨>의 히데코(김민희)처럼, 장도연은 초록빛깔 기모노에 잔뜩 부풀린 머리를 하고 매주 영화 한편씩을 소개한다. 평소 장도연이 즐겨온(?) ‘19금 개그’를 십분 활용하고 있기에 적어도 영화를 궁금하게 만드는 데는 적중한 것 같다. 2007년 데뷔한 장도연은 <개그콘서트> <코미디 빅리그> 등의 공개 무대와 <롤러코스터2>(2012), <썰전>(2013) 등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단련한 거침없는 입담과 몸개그로 최근 방송가를 종횡무진하는 중이다. 이날도 장도연은 바삐 라디오를 마치고 인터뷰를 하러 왔다. 여러 방송국이 모여 있는 상암동에서 그를 만나 <아가씨-네> 진행 소감과 희극인으로서의 지난 10년의 삶에 대해 물었다.
-현재까지 2회 방영했다. 주변 반
[trans x cross] “해온 것보다 앞으로 할 게 더 많다” - 채널CGV 영화 프로그램 <아가씨-네> 진행 맡은 개그맨 장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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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일까, 과대평가된 감독일까
세계영화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감독 중 한명인 자비에 돌란의 특별전이 열린다.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11월2일부터 20일까지, 올해 개봉영화 중 주목할 만한 작품들과 함께 자비에 돌란의 전작을 상영하는 ‘가을날의 재회+자비에 돌란 특별전’을 연다. 11월11일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단지 세상의 끝> 상영을 시작으로 13일까지 자비에 돌란 감독의 장편 6편을 전작 상영한다. 11월11일 오후 2시에는 ‘한국에서 자비에 돌란의 수용’이라는 제목으로, 같은 날 오후 7시에는 ‘자비에 돌란 현상에 대해 말하다’라는 제목으로 특별 행사도 열린다.
반 고흐가 안내하는 황홀경
반 고흐의 작품들을 환상적인 미디어 아트로 만난다. 12월31일까지 동대문 apM CUEX홀에서 <태양의 화가, 반 고흐-빛, 색채 그리고 영혼>전이 열린다. 130여점의 작품이 전시되며, 캔버스 위에 LED 조명을 비춰 영상을 표현하는 미디어 파사드
[culture highway] 천재일까, 과대평가된 감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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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수입배급사협회가 지난 10월8일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출범식을 가졌다. 등록된 수입•배급사 수는 300여개에 달하지만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회사는 그중 1/10인 30여개 안팎. 그 가운데 20여개 영화 수입•배급사가 뜻을 모아 함께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들은 출범 기자회견 자리에서 불필요한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극장 및 디지털 유통 환경의 합리적 개선에 힘쓰고, 불법 콘텐츠 유통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이들을 한데 뭉치도록 했다. 극장 사업자 및 부가판권 사업자들을 상대하는 ‘을’의 목소리를 대변할 하나의 창구가 필요했던 것이다.
필름마켓에서, 극장에서 직접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관계라 수입•배급사들이 한배에 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대담에 참석한 김난숙 영화사 진진 대표, 서정원 더쿱 대표, 정상진 엣나인필름 대표, 김상윤 씨네룩스 대표도 그 점을 강조했다. “함께 모여 신뢰를 회복하고 머리
[스페셜] 영화수입배급사협회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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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겨울. 김주혁은 제주도에서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이하 <홍반장>, 2004)을 찍고 있었다. 상대역인 엄정화와의 뽀뽀 신(사진)은 영화 속 한 장면이 아니라 현장에 취재나온 기자들 앞에서 리허설해 보인 것. 제주도의 매서운 바람에 얼어 있는 김주혁의 ‘무표정’이 그저 풋풋하기만 하다. <홍반장>은 김주혁의 첫 단독 주연작이었다. 넉살과 오지랖이 지나친 만능 재주꾼 혹은 그저 백수 홍두식. 특별해 보이지만 특별할 것 없고, 완벽해 보이지만 허당인 이 남자를 김주혁은 허허실실 잘도 연기해냈다. 정확히 각 잡힌 캐릭터보다 허점이 보이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김주혁의 인간적 매력은 부각됐다. 홍상수 감독의 신작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에선 다투고 난 뒤 연락이 두절된 여자친구를 찾아다니는 남자 영수를 연기했다. “본능에 따라 움직였다”는 표현으로 홍 감독과의 첫 작업을 설명한 그는 자연스럽게 영화
[메모리] 지질한 매력의 발견 - 김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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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작은 레코드 가게에서 일하는 프렘(아유쉬만 커라나)은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청년이다. 번드르르한 외모 빼고는 내세울 것 없는 그는 평생을 아버지에게 휘둘려 살아왔다. 결혼 적령기인 그는 역시나 아버지의 뜻대로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 된다. 풍만한 체형, 고학력, 단출한 가족 형태 등 아내 산디야(부미 페드네카르)는 외모부터 가정환경까지 프렘과 공통점이 하나도 없다. 프렘은 그런 산디야를 홀대하고, 견디지 못한 산디야는 결국 프렘 곁을 떠난다. 한편 프렘이 일하는 카세트테이프 가게는 바로 옆에 생긴 CD 가게때문에 위기를 맞는다. CD 가게 사장은 프렘이 ‘아내 업고 달리기’ 대회에 나가면 가게를 철수하겠다고 한다.
<아내 업고 달리기>는 인도의 소도시, 한 젊은 부부의 우여곡절 많은 결혼 생활을 그린다. 중매와 결혼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인도 사회의 가족 문화, 결혼 풍습 등이 그려진다. 부부의 결혼 생활에 발목을 잡는 것은 남자의 학력, 집안에 대한 뿌
과거로부터 시선을 거두고 서로를 바라보게 되기까지 <아내 업고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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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뒷골목에서 살아온 도시 쥐 감바(가지 유우키)와 만푸쿠(다카기 와타루)는 통조림에 새겨진 바다 그림을 보고 매료된다. 이들은 바다를 직접 보겠다는 일념으로 도시를 가로지른다. 마침내 감바와 만푸쿠는 해안가의 한 선박으로 뛰어드는데, 그곳에서 떼를 이뤄 사는 선원 쥐들을 만난다. 쥐떼의 우두머리 오이쇼는 감바의 용감무쌍한 성격에 반해 함께 지내기로 한다. 어느 날, 츄타라는 이름의 어린 쥐가 선원 쥐들을 찾아온다. 츄타는 평화로운 유메섬이 잔혹한 두더지 노로이 무리에 파괴되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한다. 감바의 주도로 선원 쥐들은 유메섬을 향해 나아간다.
1975년 도쿄무비신사에서 제작된 26부작 TV애니메이션 <감바의 모험>이 3D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 <감바의 대모험>은 주인공 감바를 필두로 각양각색의 외양과 성격을 지닌 쥐들의 캐릭터극이다. 톡 튀어나온 앞니와 땡그란 눈, 둥글둥글한 외양이 특징인 캐릭터들은 3D기술을 입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
'함께' 라는 것의 중요성 <감바의 대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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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숲의 전경을 비추며 시작된다. 숲의 이모저모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는 남자가 있고 그의 말을 들은 뒤 호기심 어린 질문을 던지는 남자가 있다. 그런데 이들은 이미 숲에 있다. 짐작대로 한 남자는 앞을 보지 못한다. 하지만 곧이어 관객은 앞을 보지 못하는 이에게 열심히 설명해주던 남자가 근육병을 앓고 있어 몸을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앞을 보지 못하는 남자와 전신이 마비된 남자. 이동우와 임재신. 그들은 친구다. 영화 <시소>는 제주도로 함께 떠난 이 두 남자의 여정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연예인과 평범한 가장으로, 서로 전혀 다른 삶의 행로를 걸어오던 두 사람이 친구가 된 데에는 사연이 있다.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어가면서 딸의 모습을 더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던 이동우에게 임재신이 전화를 걸었고, 자신의 눈을 기증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자신의 신체 중 유일하게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눈을,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기증하겠다는
당신을 만나 보게 된 새로운 세상 <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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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제레미 섬터)는 골프에 특출난 재능을 가졌으나 폭력적인 아버지로부터 가족을 보호해야 하고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돈을 벌어야 하기에 US오픈에서의 데뷔는 그저 꿈으로만 간직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오기의 재주를 눈여겨보게 된 전문 도박사 리버보트(크리스토퍼 맥도널드)는 오기에게 내기 골프 선수로 일할 것을 권한다. 정직한 방법으로 데뷔하고자 했던 오기는 집안 형편 때문에 마지못해 내기 골프에 참여한다. 재능과 배짱으로 내기 골프계에서도 승승장구하던 오기와 리버보트는 라스베이거스의 큰손 지미 다이아몬드(마이클 누리)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고, 지미 다이아몬드는 오기와 리버보트에게 100만달러가 걸린 큰 게임을 제안한다. 오기는 지미 다이아몬드와 리버보트 사이에서 이겨도 죽고, 져도 죽게 되는 난처한 상황에 처한다.
거액의 판돈이 걸린 도박을 다룬 영화치고 <스퀴즈>는 상당히 심심하다. 때때로 영화는 케이퍼 무비와 스포츠 드라마 사이에서 방황한다. 골프선수 키이스
이겨도 죽고, 져도 죽는 운명의 경기 <스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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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교사인 마틸드 르루아(소피 마르소)는 남편의 탈옥을 도운 죄목으로 교도소에 수감된다. 폭력적인 수감자들과 억압적인 교도관들 속에 던져진 그녀에겐 오로지 아들과의 면회 시간, 그리고 남편에게 오는 연락만이 희망이다. 그러나 남편과의 연락은 끊어지고, 설상가상으로 그가 살인까지 저질렀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교도소 생활도 녹록지 않다. 룸메이트인 칸테는 폭력을 일삼는데 교도관들은 외면하고, 교도소는 휴지도 제때 지급되지 않을 정도로 비위생적이다. 남편에게 연락을 취하기 위해 수면제를 빼돌려 마르트(앤 르 니)에게 제공하지만 그에게서도 소식은 없다. 르루아는 폭력을 저지르던 남편을 죽인 아니타(수잔 클레망)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잔느(폴린 버렛) 등의 무리와 가까워지며 꿈도 희망도 없는 교도소 생활을 그저 버틴다.
원제 ‘La taularde’는 여성 죄수라는 뜻이고, 영제 ‘Jailbirds’는 감옥 속의 새들이라는 뜻이다. 제목 그대로, 영화의 배경은 오로지 교도소다. 영화는
억압과 부조리 속에서도 끊임없이 갈망하는 자유와 희망의 연대 <뷰티풀 레이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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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른살의 우편배달부 나(사토 다케루)는 어느 날 악성 뇌종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그리고 ‘악마’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자신과 똑같이 생긴 의문의 존재로부터 생명 연장을 위한 거래를 제안받는다. 악마는 세상에서 무언가를 없애는 대신 하루치의 삶을 주겠다고 한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는 법이므로. 정말로 첫쨋날엔 세상에서 전화가 사라진다. 잘못 걸려온 전화를 통해 만났던 첫사랑(미야자키 아오이)과의 과거도 전화와 함께 사라진다. 둘쨋날엔 영화가 사라진다. “영화는 한없이 있어. 그러니 우리는 영원히 영화를 주고받겠지.” 영화광 친구는 이렇게 말했지만, 세상의 모든 영화가 사라지면서 두 사람은 더이상 우정을 주고받지 못한다. 셋쨋날엔 세상의 모든 시계가 사라지고, 그다음엔 아픈 어머니와의 추억이 담긴 고양이가 사라질 예정이다. 결국 나는 세상의 모든 것이 사라지기 전에 선택을 내리기로 한다.
죽음을 다루는 영화는 많다. 불치병에 걸린 주인공,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인
내 곁에 있는 것들의 소중함과 그 존재의 필요성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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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18번째 장편. 한명의 여인과 주변의 남자들. <다른나라에서>(2011)와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2), <우리 선희>(2013)로부터 이어지는 플롯. 연남동에서 찍은 영화.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을 소개하는 데 이 이상 어떤 말을 더 보태야 할지 모르겠다. 이제까지의 홍상수 영화가 그러했듯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은 언어를 통한 설명과 이해의 힘을 무력화시킨다.
화가인 영수(김주혁)는 친구들로부터 애인 민정(이유영)이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웠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민정은 사실을 말하라고 다그치는 영수와 크게 싸운 후 연락을 끊는다. 영수는 민정이 그리워 찾아 헤매고 민정은 연남동 여기저기서 몇명의 새로운 남자들과 함께 목격된다. 민정을 다시 만난 영수는 “당신이 너무 좋아서 당신 믿을 겁니다”라고 고백한다. 영화의 스토리가 이게 맞느냐고 반문한다면, 알 수 없다. 민정이 계속 거짓말을 하는 건지
당신이 너무 좋아서 당신 믿을 겁니다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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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반, 충무로를 기웃거리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만 해도 내가 아는 감독이라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가 유일했고 가장 재밌게 본 영화를 꼽으라면 <황비홍>이나 <원초적 본능> 같은 영화가 고작이었을 것이다(물론 그 영화들은 지금도 여전히 훌륭하지만!).
<바톤 핑크>는 그즈음 비디오 가게에서 우연히 발견한 영화였다.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영화에 대한 정보가 없다보니 좋은 영화와 나쁜 영화를 구별하는 기준도 없었다. 그저 내가 재밌게 본 영화가 좋은 영화였다. <바톤 핑크>를 선택한 이유는 분명 트렌치코트에 중절모를 쓴 인물이 등장하는, 즉 마피아영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했다. 멋진 마피아가 아니라 작가가 등장했다. 그는 총 대신 타자기를 사용했다. 그것도 지질하고 코믹한 이미지에 가까운 배우 존 터투로라니!
보통 사람들에 대한 희곡을 써서 유명해진 핑크는 할리우드로
[내 인생의 영화] 천명관의 <바톤 핑크> 빌어먹을, 무지하게 덥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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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우샤오시엔이나 지아장커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그의 이름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허우샤오시엔의 <해상화>(1998), <밀레니엄 맘보>(2001), 지아장커의 <플랫폼> (2000), <24시티>(2008), <산하고인>(2015)을 포함하여 많은 영화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노 요시히로다. 이번엔 그가 영화 연출에 도전했다. 도쿄국제영화제 ‘아시아의 미래’ 부문에서 상영된 그의 연출 데뷔작 <빗속에서 흔들리는 여자>는 과거를 지운 채 새 삶을 살아가려는 남자 겐지(아오키 무네타카)와 그의 앞에 나타난 신비로운 여자 사토미(오노 이토), 두 남녀의 사연을 그린 미스터리 멜로드라마다. 한노 요시히로는 “연출을 직접 해보니 음악과 연출은 닮은 점이 꽤 많더라”라고 소감을 말했다.
-14년 전 파리에서 아오키 무네타카를 만나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들었다.
=그때 이 이야기가 시작된 것은 아니었다.
[스페셜] <빗속에서 흔들리는 여자> 한노 요시히로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