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제 준비에 어려움은 없었나.
=5명이 함께 기획했는데, 2명은 미국에 있어 많은 부문을 온라인으로 소통해야 했다. 예산 문제도 쉽지 않았다. 그리고 영화제가 열리는 공간이 원래 연극 공연 극장이라 영화의 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해야 했다. 준비하는 이들 모두 생업이 있어서, 함께 시간 내기도 어려웠다.
-이 영화제를 기획하고 준비했던 단체 코리엔테이션(Korientation)에 대해 소개해달라.
=코리엔테이션은 비영리재단이다. 12년 전 독일 동포 2세 15명이 시작했지만 독일에 아시아인이 한국인 말고도 베트남, 중국계 다른 아시아인들도 많다는 것을 깨닫고 함께하기로 했다. 우리는 ‘아시아 독일의 시각’이라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문화, 정치, 미디어와 관련하여 목소리를 낸다. 이 영화제도 프로젝트 중 하나다. 모든 회원이 영화제에 자원봉사로 참여한다.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이루어내고 함께 성장한다는 게 가슴 벅차다. 회원은 100명 정도인데, 모두 베를린에 있는 것은
[베를린아시아영화제] 최선주 베를린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 - 아시아를 둘러싼 질문들이 확장되고 있다
-
부슬부슬 내리는 비와 때이른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산을 쓴 시네필들이 길을 꽉 채우고 있었다. 지난 10월 7일 저녁, 어두컴컴한 골목길의 반짝이는 꼬마전구 장식이 페스티벌의 시작을 알렸다. 베를린 다문화 본거지 크로이츠베르크 지역의 유서 깊은 극장 발하우스에서 제5회 베를린아시아영화제가 포문을 열었다. 허름한 입구를 지나 극장 안으로 들어가면 확 트인 넓은 공간이 펼쳐진다. 1863년에 지어진 시 소속 연극 공연 공간 발하우스는 주로 이주민을 주제로 한 연극 공연이 열리는 장소다. 이곳에서 10월 14일까지 8일간의 영화축제가 열렸다.
벌써 10년째다. 베를린아시아영화제의 시작은 북한과 한국 고전영화를 스크린에 소개하고 한국, 대만, 홍콩 여성감독의 작품을 소개하는 여성영화제였다. 2회부터는 아시아영화제로 확장됐다. 2년마다 열리는 아시아영화제는 해를 거듭하며 베트남, 타이, 중국, 몽골, 필리핀, 캄보디아, 일본 디아스포라까지 아우르며 진화했다.
바쁜 이주노동자의 삶
제5회 베를린아시아영화제가 선택한 영화들
-
올해 뉴욕영화제의 화제작 중 하나는 노아 바움백 감독의 신작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였다. 한 가족의 이야기를 앤솔러지로 풀어가는 이 작품은 날카로운 유머와 더불어 가족사를 조명하는 방식이 마치 바움백 감독의 전작 <오징어와 고래>를 연상시킨다. 이번 영화는 조각가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해롤드(더스틴 호프먼)와 그의 자녀들(엘리자베스 마벨, 애덤 샌들러, 벤 스틸러) 사이의 갈등과 뒤늦은 성장통을 그렸다. 해롤드는 두번 결혼해서 여러 명의 자식을 뒀지만 이들이 성장과정 중 만나지 못하며 서로간에 오해와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 첫 부인의 아들인 대니(애덤 샌들러)와 둘째 부인의 아들 매튜(벤 스틸러) 사이의 갈등은 너무도 공감되는 대목이다. 이 작품은 최근 개봉된 영화 중 가장 뉴욕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바움백 감독이 참석한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의 기자회견 내용을 옮긴다.
-<프란시스 하>(2012) 이후
[뉴욕영화제]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 노아 바움백 감독 -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것은 여전히 소중한 경험이다
-
리처드 링클레이터, 토드 헤인즈, 우디 앨런, 노아 바움백, 루카 구아다니노, 숀 베이커…. 이름만 들어도 영화 팬을 설레게 하는 감독들의 신작이 뉴욕의 가을 극장가를 물들였다. 제55회 뉴욕영화제가 9월 28일부터 10월 15일까지 뉴욕 일대에서 열렸다. 뉴욕영화제는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제 중 하나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영미권 작가 감독들의 신작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영화축제로 자리매김해왔다. 올해 뉴욕영화제에서는 총 99편의 장편과 69편의 단편영화가 소개됐다. 이중 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작품과 새로운 발견의 영화, 시상식 시즌을 노리는 스튜디오의 영화들이 포진해 있는 영화제의 메인 섹션, ‘메인 슬레이트’에 초청된 영화는 모두 25편이다. 한국 작품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그 후>와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이 섹션에 이름을 올렸다.
여성감독의 수작들, 영화제를 수놓다
이번 영화제의 화두 중 하나는 메인 슬레이트 부문의 작품 중 3분
제55회 뉴욕영화제에서 만난 영화들
-
-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영화인들로 해운대 앞바다가 떠들썩한 10월, 지구 반대편에서 또 다른 두개의 영화 축제가 열렸다. 미국 뉴욕영화제와 독일 베를린아시아영화제가 그것이다. 올해로 55회를 맞은 뉴욕영화제는 매해 가장 뜨거운 영미권 작가 감독들과 그들의 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5회를 맞은 베를린아시아영화제는 유럽 사회에서 여전히 소수인 아시아인들의 현재를 응시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영화 축제다. 뉴욕의 양지현 통신원, 베를린의 한주연 통신원이 각각 두 영화제를 찾아 애정어린 리포트를 보내왔다. 영화 보기 참 좋은 계절, 세계의 관객을 매혹시킨 화제의 영화들을 소개한다.
제55회 뉴욕영화제와 제5회 베를린아시아영화제 취재기
-
이 이야기는 ‘4차 산업혁명’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시아에서 영화를 잘 만드는 법과 4차 산업혁명이 대체 무슨 관련이 있냐고? ‘한-아세안 차세대영화인재육성사업’(ASEAN-ROK Film Leaders Incubator, 이하 FLY)의 사회를 맡은 최윤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의 말을 들어보자. “넷플릭스를 필두로 나라별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할리우드의 파라마운트, 디즈니 같은 메이저 스튜디오들도 자사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년, 혹은 내후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변화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보다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기존에는 나라별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투자와 배급이 이루어지고 로컬 필름을 제작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온라인 스트리밍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되기 때문에 로컬뿐만 아니라 글로벌하게 서비스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투자가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사회와 사회, 문화와 문화, 국가와 국가간의 경계가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와 FLY영화제에서 만난 아시아 영화인들의 교류
-
‘영화’로운 도시, 로마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국제영화제가 열린다. 올해로 12살 생일을 맞이하는 로마국제영화제가 10월 26일부터 열흘간 열린다. 지난해 로마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였던 <문라이트>가 2016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면서 올해도 국제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 예상되는 화제작에 세간의 관심이 높다. 타비아니 형제의 조연출로 영화 경력을 시작한 안토니오 몬다 감독은 지난 2015년부터 로마국제영화제를 이끌어왔다. 올해 영화제 조직위원장에 연임된 그는 앞으로 3년 동안 로마국제영화제를 이끌게 된다. 그는 현재 뉴욕대학교에서 영화와 미디어를 가르치며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이번 영화제는 39편의 영화가 경쟁부문에 초청되었고 이중 34편이 월드 프리미어 상영작이다. 네편의 복원 영화, 세편의 청소년 제작영화 등 31개국 영화가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개막작은 스콧 쿠퍼가 감독과 각본을 맡은 미국 서부영화 <하스타일>(Hostiles)이
제12회 로마국제영화제의 화제작들
-
<남한산성>은 그 시작과 함께 병자호란의 역사적 맥락에 관한 묘사를 최소화한 채 ‘오로지 살고자 하는’ 왕과 신하의 얼굴을 관객에게 들이민다. 한마디로, 거두절미의 서사.
속수무책의 무의미함
우리는 무방비 상태로 남한산성이라는 낯선 세상에 툭 하니 던져진 왕과 신하를 마주해야 한다. 최명길(이병헌)과 김상헌(김윤석), 그리고 이시백(박희순)을 제외한 왕과 신하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심지어 자신들이 어떤 세상에 던져졌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발 딛고 서 있는 세상과 그 세상에 대한 인식간의 괴리. 그러니 그들의 말이 허공을 맴돌 수밖에 없다. 겉도는 말이 넘쳐날 때 세상은 무의미해진다. 한마디로 남한산성은 ‘세상이 무의미해진 공간’이다.
<남한산성>은 이 무의미한 세상의 결과를 민초들의 고통과 이유 없는 죽음으로 표현한다. 병자호란에서 가장 큰 전투였던 ‘북문전투’는 이 무의미함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황동혁 감독이 북문전투를
<남한산성>이 원작에서 취한 것, 혹은 배제한 것
-
수상해 보이는 남자를 ‘변태’로 오인하는 해프닝. 우연과 오해를 로맨스의 포석으로 삼는 드라마들에서 자주 보았던 상황이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다루는 드라마에 놓이니 이물감이 굉장하다. 그리고 KBS2 <마녀의 법정>은 베테랑 검사 마이듬(정려원)과 초임 검사 여진욱(윤현민)의 첫 대면과 재회를 통해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가 몰리는 심리적 절벽을 분석하고, 어떻게 정보가 누락되고 판단이 왜곡되는지를 설명한다. 검사도 신변에 위협을 느끼면 중요한 정보를 놓칠 정도인데, 성범죄 피해의 당사자, 또 피해자가 아동인 경우는 어떨까? ‘여성아동범죄전담부’ 검사들은 물증이 없고 진술 증거가 대부분인 성범죄 사건에서 진실을 캐내야 하는 이들이다. 그들이 만나는 피해자들의 기억과 진술은 불완전할 수 있으며, 가해자와 피해자의 주장은 충돌한다. 이듬과 진욱의 일은 쉽지도 않고, 쉬워서도 안 된다.
<마녀의 법정>에는 “무죄를 받았으면 무고로 갚는다. 이게 성폭행
[TVIEW] <마녀의 법정> 무엇을 바꿀 것인가
-
<미옥>
제작 영화사 소중한 / 감독 이안규 / 출연 김혜수, 이선균, 이희준 / 제공·배급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 개봉 11월 9일
그간 누아르 장르에서 여성은 보조적인 인물에 지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미옥>은 범죄조직을 이끄는 여성 보스 나현정(김혜수)이 새로운 삶을 준비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속내를 쉬이 드러내지 않는 그녀 옆에서 조직의 궂은일도 마다지 않는 임상훈(이선균)은 나현정의 선택을 이해할 수 없다. 한편, 검사장의 딸과 결혼하면서 출세 가도를 꿈꾸던 검사 최대식(이희준)은 나현정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잡히자 임상훈을 이용해 복수를 하려고 한다.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세 사람이 물고 물리는 과정을 통해 긴장감을 선보이는 게 이 영화의 관건일 듯하다. 전작 <차이나타운>(감독 한준희, 2015)에서 묵직한 카리스마를 선보인 바 있는 김혜수가 또 어떤 강렬함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미옥>은 <좋은 놈
[Coming Soon] <미옥>,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야”
-
<메소드>에서 오승훈은 연극 <언체인>의 주연으로 발탁된 버릇없는 톱 아이돌 영우를 연기한다. 영우는 베테랑 연극배우 재하(박성웅)를 만나 연기에 재미를 느끼고 그와 겁 없이 사랑을 나눈다. 고등학생 때까지 농구선수로 뛰다가 20살이 넘어 새로운 길에 도전한 오승훈은 드라마 <피고인>(2017), 연극 <나쁜자석>(2017), <렛미인>(2016) 등으로 연기의 재미를 맛보았고, 영화 데뷔작 <메소드>로 강렬한 신고식을 치른다. 배우로서의 신조는 “스스로에게 떳떳하자”. <메소드>의 문을 여는 알 파치노의 말, “오로지 진실할 뿐이다. 거짓을 말할 때조차도”라는 문장이 자연히 떠오른다.
-<메소드>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을 걸었다.
=생애 첫 레드카펫이었다. ‘이 수많은 사람들 중에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을까? 이 환호 소리 중에 나를 향한 소리도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고,
<메소드> 오승훈 - 치명적인 매력을!
-
“활자로 읽을 때와 재하(박성웅)와 영우(오승훈)가 키스하는 광경을 직접 볼 때 느낀 감정이 많이 달랐다.” <메소드>에서 윤승아가 연기한 희원은 대학로에서 메소드 연기로 유명한 배우 재하의 오랜 연인이다. 재하가 연극 작업을 함께하게 된 후배 배우 영우와 점점 가까워지는 모습을 불안하게 지켜보면서 재하, 영우 두 남자 사이에서 서사의 균형을 위태롭게 유지하는 역할이다. 주로 드라마에서 밝고 귀여운 면모를 보여주었던 까닭에 배우로서 좀더 큰 욕심을 내고 싶은 상황에서 만난 <메소드>는 윤승아에게 “배우 인생의 터닝포인트” 같은 작업이라고 한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를 봤나.
=힘주고 봐서 목에 담이 온 것 같다. (웃음) 촬영 마지막 날, 스탭들과 함께 ‘조금 더 찍으면 안돼?’라는 말이 나올 만큼 호흡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 작품을 만나기 쉽지 않은데.
=한번도 없었으니까.
-희원은 남자친구인 재하가 상대역인 영우와 가까워지는 모습을 지
<메소드> 윤승아 - 나를 보여준다는 일
-
이제껏 박성웅이 주로 보여준 캐릭터는 눈에 힘준 인물이었다. 장르영화 속 악역이거나 센 캐릭터이거나. 평소의 그가 유머러스하고, 장난기 많으며, 솔직하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만 알 뿐이다. <메소드>에서 박성웅이 연기한 재하는 배역에 몰입해 연기하기로 정평이 난 연극배우다. 연기에 관한 한 강한 신념을 가진 그는 아이돌 스타 영우(오승훈)와 함께 연극을 준비하다가 배역의 감정에 휩쓸려 사랑에 빠지게 된다. 자신의 실제 모습과 닮은 구석이 많은 캐릭터인 데다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설정인 이야기는 이번이 처음인 까닭에 재하는 박성웅에게 “도전”이었다.
-영화는 어땠나.
-빡빡하게 진행됐던 촬영 상황과 현장 환경 등을 고려했을 때 아주 만족한다.
-재하는 박성웅의 실제 모습 중에서 솔직하고 부드러운 면모와 닮은 구석이 많던데.
=하하하. 역시 아는 사람은 안다니까.
-악역이나 센 캐릭터를 주로 맡아온 까닭에 출연 제안이 들어왔을 때 반가웠을 것 같다.
=너무 해
<메소드> 박성웅 - 솔직하고 부드럽게
-
“(윤)승아와 영화에서 연인 사이고, 얘(오승훈)와 키스 신도 찍었는데 뭘. (웃음)” 사진기자가 박성웅에게 “얼굴을 윤승아씨와 오승훈씨쪽으로 좀더 가까이 다가가줄 수 있나”라고 요청하자 박성웅은 선뜻 포즈를 취한다. 부산국제영화제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서울에 올라온 까닭에 호흡이 척하면 척이다. <메소드> 촬영 마지막 날, 배우와 스탭들이 “한달 더 찍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던 것도 “팀워크가 좋았던 덕분”이다. 11월 2일 극장 개봉하는 영화 <메소드>는 메소드 연기로 정평이 난 배우 재하(박성웅)와 아이돌 스타 영우(오승훈)가 연극을 작업하다가 서로에게 이끌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재하의 오랜 연인 희원(윤승아)은 둘의 관계를 불안해하며 지켜본다.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영화와 달리 농담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세 배우는 마치 친남매 같다. 다음 장부터 세 배우의 <메소드> 작업기를 전한다.
<메소드> 박성웅·윤승아·오승훈 - 연기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