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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부터 강렬했다. 연기파라고 하면 또래배우 중 첫손가락에 꼽힐 것이다. 천우희는 그간 남들이 쉽게 넘보기 힘든 캐릭터를 도맡아왔지만 본인은 그마저도 고정관념이라고 선을 그었다. <어느날>의 미소는 이제껏 그녀가 맡은 역할 중 가장 편하고 귀엽고 발랄한 인물이다. 하지만 배우 천우희의 연기인생에 있어선 도전이자 도약의 시점이라 해도 좋을 것 같다.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가는 걸음이 경쾌하고 신나 보이기까지 한다.
-3월 11일 팬미팅을 가졌다. 축하드린다. ‘희소식’이란 팬미팅 제목이 참 좋다.
=사실 지난해에 하려다가 부득이하게 미뤄졌다. 그동안 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시사회 정도뿐이라 여러 가지로 아쉬웠는데 열심히 준비한 만큼 잘 마무리된 것 같아 뿌듯하다. 민낯을 보여주는 것 같아 쑥스럽긴 했지만. (웃음)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나 인터뷰에서의 모습과 달라서 혹시나 깨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좋아해주셔서 편안해졌다.
-스스로 생각할 때도
[커버스타] 당당하고 자연스럽게 - <어느날> 천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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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에 뭐했어?” “그냥 집에 있었어. 기념일을 챙기는 스타일이 아니라.” 천우희와 김남길의 대화를 듣고 며칠 전이 김남길의 생일(3월 13일)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김남길에게 생일은 특별한 ‘어느 날’이 아니다. 언제부턴가 그는 “특별함보다 일상의 소소함으로부터 오는 행복감”을 더 크게 느끼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런 그가 평범한 이들의 마음속 상처를 보듬는 영화 <어느날>을 선택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멜로라는 드라마틱한 장치를 끌어오지 않고서도 남자와 여자의 인간적인 유대 관계를 말할 수 있다고 믿는 이 영화는, 최근 삶의 본질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진 배우 김남길에게 좋은 힌트가 되어줬다고 그는 말한다.
-<어느날>의 출연을 처음에는 고사했다고. 다시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에는 어른 동화 같은 느낌의 작품을 내가 잘 소화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이 없었다. 그러다 <살인자의 기억법>을 촬영하
[커버스타] 본질을 더듬는 마음으로 - <어느날> 김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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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남매라고 해도 믿겠다. 스튜디오에 들어선 천우희와 김남길의 모습이 그렇다. 생일을 그냥 별일 없이 보내버렸다는 김남길의 말에 “밥이라도 같이 먹을걸”이라고 다정한 말을 건네는 천우희와 촬영 도중 분위기 전환을 위해 소소한 농담을 건네던 김남길의 모습을 보며 촬영장에서 그들이 주고받았을 합을 조심스레 짐작해본다. 이윤기 감독의 신작 <어느날>은 한국영화계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도맡아왔던 천우희와 김남길의 일상 연기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시각장애인 미소와 과거의 상처를 간직하고 살아가는 보험조사원 강수가 바로 두 배우가 새로 입은 옷이다. 육체는 죽어가고 있지만 정신은 누구보다 명징하게 살아 있는 여자와 몸은 멀쩡하지만 정신이 죽어가는 남자는 서로를 구원할 수 있을까? 볕 좋은 어느 날, 천우희와 김남길을 만나 <어느날>의 현장에서 그들이 공유했던 어떤 것들에 대해 물었다.
[커버스타] 다정한 교감 - <어느날> 김남길·천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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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독립다큐멘터리 축제 인디다큐페스티발2017이 3월 30일 폐막했다. 8일간 총 49편의 다큐멘터리가 관객과 만났고 포럼과 시네토크로 불확실한 현재의 시국에서 다큐멘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미래를 전망했다. 특히 올해 다큐멘터리스트들의 카메라는 탄핵정국과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돌아보는 데로 관심의 추를 기울였다. 박근혜정권퇴진행동이 만든 옴니버스 프로젝트 <광장>이 대표적이다. 홍형숙의 <푸른고래날다>, 강유가람의 <시국페미>, 황윤의 <광장의 닭>, 김정근의 <청소> 등을 비롯해 10명의 감독들이 탄핵된 박근혜 전 정권의 문제와 이후의 세계는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말한다.
또 하나, 의미 있는 작품들로는 4·16연대 미디어위원회가 만든 7편의 옴니버스물 <416프로젝트 “망각과 기억”>과 4·16참사 3주기를 기록한 <망각과 기억2: 돌아 봄>이다. 세월호에 대한 망각의 조짐에 강력히
[인디나우] 현 시국 조명한 작품들 돋보인 인디다큐페스티발2017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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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 Power Rangers
감독 딘 이스라엘리트 / 출연 데이커 몽고메리, 나오미 스콧, RJ 사일러, 베키 G., 루디 린, 브라이언 크랜스턴
형형색색의 슈트를 입고 지구를 누비는 다섯 전사들. 어린 시절 안방에서 즐기던 전대물(지구를 구하거나 악당을 물리치는 내용의 영상물)의 원조, <파워레인저>가 할리우드영화로 만들어졌다. 학교의 아웃사이더 다섯은 정체불명의 우주선을 발견한 뒤 강력한 힘을 얻게 된다. 이들은 세상을 파멸시키려는 리타(앨리자베스 뱅크스)에 맞서기 위해 파워레인즈로 거듭난다. 브라이언 스파이서 감독의 1995년작, <파워레인저 더 무비>를 리부트했다.
[해외 박스오피스] 영국 2017.3.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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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카펜터 감독의 1981년작 <뉴욕 탈출>(국내명 <커트 러셀의 코브라 22시>)이 리메이크된다
=이십세기폭스가 2015년 초 리부트 판권을 획득한 <뉴욕 탈출>은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메가폰을 잡고 닐크로스가 각본을 맡았으며, 프랜차이즈 시리즈로 제작될 예정이다.
-제이크 질렌홀이 <더 아나키스트 vs ISIS>에서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과 또 한번 호흡을 맞춘다
=<더 아나키스트 vs ISIS>는 <롤링 스톤>의 기사에 기초한 영화로 미국의 자원봉사자, 사회주의자들이 쿠르드 민병대와 손잡고 시리아에서 ISIS와 맞선 실화를 다룬다.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신작 <Where’ d You Go Bernadette>에 크리스틴 위그가 캐스팅됐다
=남극으로 가족여행을 떠나기 전 사라진 엄마 버나드에 대한 이야기로, 미라아 샘플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크리스틴 위그는 버나드를 귀찮게 하는 이웃
[댓글뉴스] 제이크 질렌할,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과 한 번 더 호흡 맞춘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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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4월 1일, ‘마음이 피곤하여 더이상 세상을 사랑할 수 없다’는 말을 남기고 홍콩 만다린오리엔탈 호텔에서 투신자살한 장국영. 러닝타임 47년, 왕가위라는 클라이맥스, 그리고 만우절의 라스트신. <영웅본색> <천녀유혼> <아비정전> <패왕별희> <동사서독> <해피 투게더> 등으로 홍콩영화계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했던 미남자이자 배우, 그리고 가수였던 장국영의 14주기를 맞아 그의 다소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전한다.
유년기의 기억
1956년 9월 12일, 원숭이띠에 처녀자리로 태어난 장국영은 무려 10남매 중 막내였다. 10남매 안에서 ‘섬’처럼 지내온 유년기는 그의 인생과 캐릭터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셋째형, 넷째 누나, 그리고 바로 위인 아홉째 형은 그가 어렸을 때 세상을 떴다. 그래서 실제로는 7남매라고 할 수 있는데, 공교롭게도 죽은 아홉째 형과 그의 생일이 같았기에 가족들은 언제나 그 형
[알고 봅시다] 장국영에 대해 당신이 몰랐을 법한 5가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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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공각기동대 리더 메이저 투입해!
[정훈이 만화]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공각기동대 리더 메이저 투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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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등학교 2학년 10반에 재학 중이던 이다혜 학생은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다혜양은 참사 일주일이 지나 발견되었다. 다혜양 어머니의 인터뷰를 보면, 다른 곳은 다 곱게 나왔는데 손가락 있는 데만 벗겨져 있어서, 살아 나오려고 애썼을 흔적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2학년 10반 21명 중 단 한명만이 살아 돌아왔다. 나와 이름이 같은 이다혜양을 잊은 적이 없다. 잊을 수가 없다. 고작 이름 석자 같다고 이렇다.
세월호 참사 직후, 유가족(유가족이라고 불러도 될지 망설이던 때였다)들이 구조되지 못한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팽목항을 걷는 영상이 뉴스를 통해 보도되었다. 돌아오라고,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그 모든 감정이 담긴 울부짖음 같은 호명이 울음으로 뭉개져 밤의 팽목항을 울리는 모습을 보는 순간 느꼈던 것은 고통이었다. 세월호 추모집회에서 희생자 304명의 이름이 불릴 때, 도로 떠오를 기약이 없이 캄캄하고 깊은 물속에 잠긴 느낌을 받은 사람은 나 하나뿐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미카엘라야, 하고 불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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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가 휩쓸고 지나간 한국, 그 황량한 대지에 한 줄기 단비, 아니 한장의 성적표가 내렸다. 2학기 성적이 나왔다는 비보를 듣고 학교로 나간 나는 과방에 모여 있던 동기들에게 당황해서 말했다. “나, 성적이 잘못 나왔나 봐, 3.98이야.”(만점은 4.3) 내가 수업은 한달에 한두번 들어갔고, 시험은… 보기는 했겠지? 하도 오래간만에 학교에 갔더니 경비 아저씨가 어머님이 뭐하시니 묻고 싶은 표정으로 지난달에 강의실 바뀌었다고 알려주던 사람이 나다.
하지만 동기들은 태연했다. “우리는 전부 4점 넘었어.” 아아, 스승님, 눈물이 앞을 가렸다. 사정은 이랬다. 20세기라고는 해도 신랑감 선호도 조사에서 인문대 대학원생이 농부 다음을 차지하던 시절, 우리 과 교수들은 인문대에서도 유독 쓸모없는 지식을 연마하고는(영어사전이 아니라 옥편을 공구하는 과다) IMF 폭격을 맞은 폐허로 나설 제자들을 염려해 A학점 폭격을 하사하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기도 하지, 뭐 그렇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취업준비생의 도(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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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오극장 전경. ‘33다방은 11시에 커피로 열어요. 55극장은 23시에 영화로 닫아요.’ 극장 입구 벽면에 쓰여있는 글귀가 오오극장 첫 방문자에게 간단한 길잡이가 돼준다. 통유리로 돼 있어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오오극장. 그곳이 궁금하다면 주저말고 들어가보자.
2. 오오극장 상영관. 55석의 상영관. 앞줄 4개 좌석이 휠체어 좌석이다. 휠체어 이동에 용이하도록 극장 입구부터 상영관까지 문턱을 최대한 낮췄다. 오오극장 화장실문 역시 미닫이로, 안으로 들어가면 휠체어를 탄 관객도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끔 설계했다.
3. 오오극장은 단관극장인데 사실은 관이 하나 더 있다. 제2의 관이 바로 여기. 상영관과 삼삼다방 사이 자투리 공간에 2인석의 DVD방을 만들었다. 여기 역시도 미닫이문이라 밀어젖히고 들어가면 ‘나만의 공간’이 나온다. 단, 오오극장 멤버십에 가입한 회원들에 한해 사용이 가능하니 가입부터 하자.
4. 극장 안에는 DVD가 빼곡하다. 대구 영상미디어
[스페셜] ‘커뮤니티 시네마’를 만들어간다 - 대구 독립영화 전용관 오오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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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5mm 필름 영사가 가능한 영사기. 남태우 프로그래머는 이런 일화도 들려줬다. “한번은 배급사가 지역의 극장이라 못 믿겠다며 필름을 안 주려고 하더라. 필름을 어떻게 다룰지 알 수 없다나? 내가 그랬다. 우리도 필름 똑바로 틉니다. 어디 거꾸로 틉디까?” 지역 극장이라 겪게 되는 웃지 못할 일들의 한 예에 불과하다.
2. 동성아트홀 상영관.
3. 대구 동성아트홀의 관객이 쉴 수 있는 비밀의 공간, 카페 뤼미에르. 영화를 본 뒤 카페에 들러 전시물을 둘러보고 차 한잔을 하면 좋다. 도심의 복합문화공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니 동성아트홀에 간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라.
4. 대구 동성아트홀 로비.
5. 카페 뤼미에르의 테라스에서 본 동성아트홀의 맨 꼭대기층. 저 창 너머에서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관객이 더 많아지길 바라본다.
대구 동성아트홀
대구광역시 중구 동성로 69(동성로 1가) artmovie.co.kr/home
03.27 대구행
대구 중구, 즐비하
[스페셜] 확장 가능성 무한대, 대구답게 간다 - 대구 예술영화 전용관 동성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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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독립예술극장 신영
강원도 강릉시 경강로 2100 theque.tistory.com
03.03 강릉행
3월 24일 강릉 독립예술극장이 정식 재개관을 했다. 지난해 2월 29일 잠정 폐관한 이후 1년을 조금 넘긴 뒤였다. “다들 강릉 신영 재개관식에 가서 서울이 다 조용하다”라는 어느 독립영화인의 말이 농담이 아닌 것이 독립영화인들 상당수가 이날 강릉으로 달려가 재개관을 축하했다. 왜 안 그렇겠는가. 강릉 신영의 시작부터 함께해온 박광수 프로그래머의 말대로 “강릉시네마떼끄가 소유하고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비영리 민간 극장”이 다시 돌아왔는데 말이다. <씨네21>은 재개관 준비가 한창이던 3월 3일 강릉 신영을 찾아갔다. 극장에 들어섰지만 한창 상영관 내 바닥 공사가 진행 중이라 모든 게 어수선했다. 기존의 200석 규모를 111석으로 줄이면서 좀더 너른 좌석을 갖추고 계단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박광수 프로그래머는 “3월이 되니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면서 분주한
[스페셜] 시네필이 만들어지는 곳 - 강릉 독립예술극장 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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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판부터 남다르다. 손으로 직접 그린 영화 포스터 간판이 입구 상단에 떡 하니 자리잡았다. 광주극장 간판을 일일이 그려온 박태규 선생의 작품이다. 지난해 개관 81주년을 맞아 광주극장에서 진행된 기념영화제의 개막작 <광인>의 포스터다.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윤수안 감독의 <떠도는 땅>과 조재형 감독의 <맛의 기억> 두편의 단편을 엮은 것으로 5·18에 대한 기억의 영화다. 다른 한쪽에는 ‘관객 가족도’가 걸렸다. 실제 광주극장의 오랜 관객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은 걸 바탕으로 그린 작품이라 더 뜻있다.
2. 광주극장 2층과 3층으로 올라가면 빛이 잘 드는 긴 복도가 이어진다. 마치 오래된 목조 가옥을 개조한 사진 전시관으로 들어선 듯하다. 광주극장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흑백의 사진들이 걸려 있다.
3. 1930년대부터 60년대까지는 극장 경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들이 있었으니 일본어로 ‘기도’(木戶)라 불렀다. 극
[스페셜] 영화에 창극, 시국 집회… 역사의 저장고 - 광주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