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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계절에 찾아온 <특별시민>은 대선을 눈앞에 둔 5월 극장가에서 시의성만으로는 가장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한국영화다. “영화보다 현실이 더 극적이라 관객이 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는 제작진의 고민이 깊지만, 프로페셔널한 정치인의 옷을 입은 베테랑 배우들의 ‘썰전’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특별시민>은 충분히 흥미로운 영화다. 속을 알 수 없는 서울시장 3선 후보, 닳을 대로 닳은 정치 9단의 참모, 이제 막 진흙탕 싸움에 뛰어든 정치 신인을 최민식, 곽도원, 심은경이 연기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노련한 연기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세 배우가 한 영화 속에 자리할 때 우리는 어떤 광경을 목격하게 될 것인가? 프로가 연기하는 프로의 세계에 대해 <특별시민>의 세 배우에게 물었다.
[커버스타] 프로가 연기하는 프로의 세계 - <특별시민> 최민식·곽도원·심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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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가리베가스>(2005)의 김선민 감독이 암으로 지난 4월 18일 세상을 떴다.
향년 44살. 서울예술대학교와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가리베가스>는 일터를 잃고 가리봉동을 떠나게 된 여성 노동자의 하루를 그린 작품으로, 제4회 미쟝센단편영화제 비정성시 부문 작품상, 제4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단편영화상 등을 수상했다. <가리베가스> 이전에 만든 단편 <돌아보면>(2001), <달팽이의 꿈>(2003)에서도 가리봉동 쪽방촌 아이들과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후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 연출부로 일했으며, 구로 지역에서 시민활동도 꾸준히 이어갔다. <밀양>의 이한나 프로듀서와는 최근까지 장편영화를 함께 준비했다. 이한나 프로듀서는 김선민 감독을 “책임감이 강한 동료”로 기억했다. 장편영화를 세상에 내놓지 못하고 일찍 눈을 감았지만, 김선민 감독이 만들고자 했을 영화를 다
[인디나우] 단편 <가리베가스> 김선민 감독 세상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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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The Sense of an Ending
감독 리테시 바트라 / 출연 짐 브로드벤트, 샬롯 램플링, 미셸 도커리, 에밀리 모티머
<런치박스>(2013)의 리테시 바트라 감독 신작. 줄리언 반스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작은 빈티지 카메라숍을 운영하며 지내는 노년의 토니(짐 브로드벤트)에게 어느 날 한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첫사랑 베로니카(샬롯 램플링)의 어머니의 일기장이 자신에게 유품으로 남겨졌다는 것. 토니는 일기장을 찾기 위해 스무살 적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과거와 마주한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시네마페스트 부문 상영작이다.
[해외 박스오피스] 영국 2017.4.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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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가필드, 종군기자 영화 <블랙 라이언>에 출연한다
=<핵소고지>에 이어 앤드루 가필드가 또다시 전장으로 간다. <블랙 라이언>의 카를로스 마블로레온은 귀족 출신의 종군기자로 파키스탄과 알카에다의 연관관계를 최초로 발견한 언론인이다. 영화는 그의 미스터리한 죽음 이전의 마지막 임무를 다룰 예정.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의 쿠키 영상은 5개다
=국내 개봉을 앞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의 쿠키 영상이 5개가 될 것이라고 연출을 맡은 제임스 건 감독이 직접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팬들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관한 내용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브로드웨이 연극 버전 <겨울왕국>, 캐스팅 완료했다
=디즈니 연극 프로덕션은 최근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할 연극판 <겨울왕국>의 주요 캐스팅을 완료했다. 엘사 역에는 캐나다 출신의 뮤지컬 배우 캐
[댓글뉴스] 앤드루 가필드, 종군기자 영화 <블랙 라이언> 출연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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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 파워레인져스 출동하라!!
[정훈이 만화] <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 파워레인져스 출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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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상 모든 중요한 일에는 지름길이 없을까. (심각)
건강해지는 방법은 제대로 먹고, 충분히 자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상대가 원하는 것을 잘 살펴 그대로 해주면 된다(그가 원하는 것이 당신과의 절연이라면 안타까울 따름이지만). 대학 입시 때도 마찬가지였다. 오랜 경구. ‘국영수를 기본으로 예습·복습 철저히.’ 옛 베스트셀러 제목대로,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테드(TED) 강의 <할 일을 미루는 사람들의 심리>를 본 내 기분이 딱 그랬다. 아는 얘기야, 또. 또! 또!!
능률이라고 부를 것이 바닥을 치는 상황이라 <딥 워크>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부제는 무려 ‘강렬한 몰입, 최고의 성과’다. 이 책은 한때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움>의 21세기판 업데이트다. 몰두할 줄 아는 사람은 일을 능률적으로(적은 시간에 최대 효율로)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능률 때문에 고민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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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본지의 설문에 응답한 일이 있다. 한국영화 사상 최고의 여자 캐릭터를 묻는 질문이었다. 나는 <충녀>의 윤여정과 <밀양>의 전도연,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 그리고 마지막으로 <깊은 밤 갑자기>의 김영애를 꼽았다. 어쩌면 식상해질 게 빤한 이 리스트에 <깊은 밤 갑자기>의 김영애를 거론한 것에 대해 내심 기분이 좋아졌다. 조만간 영화를 다시 한번 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답을 보내고 나서 하루 이틀이 지난 날이었다. 김영애 선생님의 부고가 들려왔다. 차를 갓길에 세우고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나는 그날 밤 <깊은 밤 갑자기>를 다시 꺼내보았다. 그녀는 아름다웠다. 그리고 무시무시했다.
한국의 60년대에서 80년대 사이의 공포영화들을 돌아보면 공통점이 발견된다. 거의 대부분의 영화들이 <하녀>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그렇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는 기록적인 흥행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배우 김영애의 절정의 순간 <깊은 밤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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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스페셜 포커스 부문의 주인공은 시나리오작가 송길한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작가 송길한, 영화의 영혼을 쓰다’라는 이름 아래 그의 작품 세계를 아우르는 12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1980년대 이후 임권택 감독과 <짝코> <만다라> <길소뜸> 등의 영화를 함께했으며 <우상의 눈물> <안개마을> 등의 작품을 통해 인간과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을 보여온 송길한 작가는 전주국제영화제와 여러모로 인연이 깊다. 현재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부이사장이자 전주국제영화제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의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소회를 전한다.
전주는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 이후까지 한국영화의 메카로 불릴 만큼 1950년대와 60년대에 영화 제작의 중심지였다. 지역 영화인들이 설립한 ‘우주영화사’는 이미 영화 제작의 독자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다. <끊어진 항로> (1948), <마음의 고향>(감
[스페셜] 전주의 전설은 이렇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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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지대> The Untamed
아마트 에스칼란테 / 멕시코 / 2016년 / 100분 / 월드 시네마스케이프: 마스터즈
아마트 에스칼란테 감독에게 제7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안겨준 영화 <야생지대>는 그의 전작인 <헬리>(2013)의 잔혹한 사실주의와는 또 다른 면모를 갖춘 작품이다. 우주 한복판을 떠돌아다니는 운석의 이미지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숲속의 한 오두막에서 괴생명체를 만나러 다니는 여성 베로니카와 석연찮은 결혼 생활을 보내는 주부 알레한드라를 중심으로 두 가지 이야기를 동시에 풀어낸다. 평범한 일상을 지내던 알레한드라의 가정에 베로니카가 도착하면서부터 가려져 있던 부부관계의 균열이 노출되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영화는 멕시코 사회에 만연한 남성우월주의와 호모포비아적인 사회상을 거칠게 묘사해낸다. 감독은 멕시코 과나후아토 지역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망사건을 토대로 각본을 작성했다. 판타지적인 소재와 사실주의적인 스타일을 배합
[스페셜] 황금연휴에 전주에서 봐야 할 영화 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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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며느리> Myeoneuri: My Son’s Crazy Wife
선호빈 / 한국 / 2017년 / 80분 / 경쟁부문: 한국경쟁
결혼 3년차인 진영은 시어머니와 냉전 중이다. 시어머니는 진영에게 ‘바람직한’ 며느리를 기대했다. 시댁 행사에 꼬박꼬박 참여하고, 종종 안부전화를 걸어주는 싹싹한 며느리 말이다. 그러나 진영은 시어머니의 지나친 간섭과 요구가 부당하다고 느낀다. 두 사람의 협상 시도는 번번이 결렬되고, 마침내 만남 자체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른다. 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것은 두 사람의 핑퐁 게임에서 탁구공이 된 남편, 호빈이다. 고부갈등이 번진 이후 이들 부부 사이는 조용한 날이 없었다. 영화는 어느 쪽이 더 옳은지를 가려내는 데 관심이 없다. 관객은 시아버지와 처제 등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증언을 조합해 두 사람의 관계가 어긋난 원인을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다. 그러나 이 질문만은 유효해 보인다. 왜 시댁 식구 중 여성인 두 사람만이 얼굴을 붉혀야 하는가. 가부장
[스페셜] 황금연휴에 전주에서 봐야 할 영화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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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심장, 위> Still Life
모드 알피 / 프랑스 / 2016년 / 82분 / 프론트라인
도살자 청년은 매일 밤 쏟아져 들어오는 동물들을 도축한다. 도살장은 동물들의 울부짖음으로 가득하고, 청년은 죽음의 감촉이 자신의 손을 떠나지 않는 것에 괴로워한다. 청년은 잠시나마 죽음이 반복되는 도살장에서 벗어나 집으로 돌아온다. 악기를 연주하며 귀를 씻어내고 눈을 가린채 잠들어보지만, 그는 다시 위악적인 기계음이 장악한 도살장으로 돌아오게 된다. 모드 알피 감독의 장편 데뷔작 <목, 심장, 위>의 저력은, 난무하는 동물들의 죽음을 다루는 방식에 있다. 도살장은 잔혹한 인간들의 세계가 투영된 작은 곳이지만, 동물들의 죽음은 인간들의 세계를 묘사하기 위해 소모되지 않는다. 감정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도살자들의 표정과 동물들의 울부짖음이 서로의 경계를 무너뜨릴 때, 비좁은 공간인 도살장의 풍경은 우리의 삶 지척까지 다가온다.
[스페셜] 황금연휴에 전주에서 봐야 할 영화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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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씨앗> The Seeds of Violence
임태규 / 한국 / 2017년 / 82분 / 경쟁부문: 한국경쟁
군대와 가정 안에서 폭력에 노출되어 고통받는 사람들의 하루를 좇는 영화. 군대 선임병들과 단체로 외박을 나가기로 한 날, 이주용(이가섭) 일병은 고참들의 비위를 맞추랴, 눈치 없는 후임 병사 필립(정재윤)을 챙기랴 정신이 없다. 게다가 누군가 박 병장(오규철)의 행실을 고발하는 쪽지를 간부들에게 건넸다는 사실이 사병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즐거워야 할 외박이 가혹행위의 장으로 변해버리자, 주용은 매형 수남(박성일)의 병원으로 필립을 데려가 치료를 해주기로 한다. 그런데 일은 점점 꼬여만간다. 영화는 주용과 필립을 따라가면서 이들이 그렇게도 벗어나고 싶어했던 폭력의 세계로부터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의 살풍경에 주목한다. 모든 걸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남성들의 행태가 사람을 어떻게, 어디까지 망가뜨릴 수 있는지를 실험하듯 몰아붙이는 카메라의 건조한 시
[스페셜] 황금연휴에 전주에서 봐야 할 영화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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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츠 랑> Fritz Lang
고르디안 마우크 / 독일 / 2016년 / 104분 / 시네마톨로지
독일 표현주의영화의 마스터, 프리츠 랑에 대한 흥미로운 페이크 다큐멘터리. 영화는 랑의 첫 번째 유성영화이자 장르영화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M>(1931)의 제작 과정을 조명한다. SF영화 <달의 여인>(1929)을 만든 뒤 차기작을 구상하던 프리츠 랑은 뒤셀도르프의 연쇄살인범 페터 귀르텐의 사연에 매료된다. 그는 경찰의 도움으로 감옥에 수감된 귀르텐을 만나게 되고, 그가 죽인 마지막 희생자의 친구 안나의 도움을 받아 연쇄살인범의 초상을 완성해 간다. 그런데 귀르텐에 대해 알아갈수록, 프리츠 랑은 자신의 어두운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현실과 허구가 뒤섞여 있는 <프리츠 랑>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이 거장의 자전적인 일대기에 도발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그가 첫 번째 부인 엘리자베스 로젠탈을 죽였을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다. 실제로 랑의 아내
[스페셜] 황금연휴에 전주에서 봐야 할 영화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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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시테> Fe´licite´
알랭 고미 / 프랑스, 벨기에, 세네갈, 독일, 레바논 / 2017년 / 123분 / 프론트라인
펠리시테(베로 찬다 베야 음푸투)는 킨샤사 거리에 있는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며 생계를 이어가는 여성이다. 그녀의 노래는 울림이 크고, 아름다우며, 힘이 있다. 클럽을 찾은 손님들은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잠시나마 지친 영혼을 달랜다. 얼마 되지 않는 클럽 공연 수입으로 근근이 살아가던 그녀에게 청천벽력의 소식이 전해진다. 그녀의 아들이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해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것이다. 병원에서 그녀는 아들의 수술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듣고 망연자실한다. 클럽의 멤버 중 한명인 타부(파피 음파카)는 펠리시테를 돕겠다고 나선다. 매사에 흥분을 잘하는 남자다. 펠리시테는 마지못해 그의 손길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아들의 수술비를 모으는 건 쉽지 않다. 부잣집을 찾아가 수술비에 보탤 돈을 요청해보지만 그녀는 매몰차게 거절당한다.
<펠리시
[스페셜] 황금연휴에 전주에서 봐야 할 영화 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