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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 감독의 <불온한 당신>(2015, 개봉 7월 20일)에는 한국의 성소수자를 향해 ‘불온하다’고 외치는 이들과 온갖 ‘불온함’에 정면으로 맞서 돌파해가는 이들이 있다. 영화의 처음과 끝에 등장하는 1945년생 이묵은 ‘바지씨’다. LGBT라는 말조차 익숙지 않던 시절, 생물학적 여성으로 태어났으나 자신의 성적 지향을 달리 생각하는 이들이 스스로를 칭하기 위해 만든 말이다. 이묵의 인물다큐멘터리인가 싶었던 영화는 ‘동성애=종북, 빨갱이’로 만들어버리는 한국의 보수단체들의 집회 현장을 주목한다. 이어서 이영 감독은 2011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 이후, 대재앙 앞에서 성소수자들이 커밍아웃을 하게 된 이유로까지 영화의 품을 확장시킨다. 그곳에서 관객은 혐오 사회가 가져온 불온한 기류와 죽음에의 공포 앞에서 자신의 삶을 사수하려는 이들을 목격하게 된다.
-이묵의 인물다큐멘터리로 진행될 줄 알았던 영화는 한국 사회의 성소수자 혐오와 뿌리 깊은 종북몰이의 민낯을 보여주는
<불온한 당신> 이영 감독, “혐오를 방치하면 사회 전반의 공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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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를 소재로 했을 뿐 소설 <군함도>는 영화 <군함도>와는 전혀 다른 별개의 이야기다. 작가는 굳이 의미 부여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사실 한수산 작가는 누구보다 일찍 군함도에 주목했고 무려 27년을 매달려 소설 <군함도>를 완성했다. 일본의 일방적이고 왜곡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시도로 군함도가 언론의 관심을 받기 전부터 묵묵히 이야기를 발굴해왔다는 말이다. 오래 곁에 두고 진중하게 고민한 만큼 소설 <군함도>의 묵직함은 남다르다. 그렇다고 단지 무겁게만 접근하는 것도 아니다. 한수산 작가는 <군함도>에서 사람을 발견하고 이야기한다. 사람이야말로 역사, 민족, 시대를 불문하고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가치라고 해도 결코 과장이 아닐 것이다. 소설 <군함도>가 다시 읽고 여러 번 읽고 나눠 읽기에 좋은 소설, 필요한 이야기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내 작품이 첫발이 아니라도 좋다. 오히려 여러 이야
<군함도> 한수산 작가 - 소설로 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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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지산 밸리록!
7월 28일(금)부터 30일(일)까지 경기도 이천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에서 2017 지산 밸리록 페스티벌이 열린다. 만나기 힘든 국내외 뮤지션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꿈의 라인업은 이번에도 여전하다. 시규어 로스, 고릴라즈, 메이저 레이저, 디플로, 로드, 루카스 그레이엄, 래드윔프스, 갈란트, 레이니 등 해외 아티스트는 물론 이적, 넬, 지코, 혁오, 9와 숫자들, 선우정아 with 소월, 글렌체크,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소란, 칵스, 신현희와김루트 등 국내 실력파 뮤지션도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자세한 정보와 일정은 공식 홈페이지(www.valleyrockfestival.com)를 통해 확인하시길!
여름을 부탁해, 시네바캉스 서울
2017 시네바캉스 서울이 7월 26일부터 8월 27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총 다섯 섹션에서 30여편이 상영된다. <오즈의 마법사>(1939)를 비롯해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시
[culture highway] 올해도 어김없이 지산 밸리록!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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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싸움꾼이었다’고 말하는 건 옳지 않다. 그는 오늘도 싸움꾼이다.
누군가, 당신 필름에 가장 많이 담긴 이가 누구요, 라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문정현입니다.
그의 곁에서, 그의 싸움을 바라보며, 그 싸움을 사진기에 담으며, 그와 함께한 시간이 어느새 20년이 되어간다. 그는 이팔청춘 투사였다. 유신의 칼에 죽임당한 인혁당재건위 관계자들의 주검을 온몸으로 지킬 땐 말 그대로 청춘이었겠지만, 강산이 서너번 바뀌어 육신이 늙은 뒤에도 펄펄 뛰고 날며 싸웠다. 진압경찰의 고착을 뚫고 쓰레기차에 기어올라 포효했다. 미대사관 앞 은행나무에 올라 불평등한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규탄했다. 매향리 드넓은 폭격장의 철조망을 자빠뜨렸다. 어린 두 학생을 압사시키고 발뺌하는 미2사단 앞에선 삭발했다. 국방부가 파헤친 대추리 들녘 구덩이에 뛰어들어 내 몸까지 파헤치라고 절규했다. 용산참사 참혹한 망루를 올려보며 그것이 십자가인 듯 기도했다. 해군이 파괴한 강정마을 구럼비
[노순택의 사진의 털] 분노한 사제 분노한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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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캠 지갠뎃)은 매일 밤, 자폭 테러를 하는 악몽을 꾼다. 꿈에서 그는 달리는 지하철에다 무고한 시민을 밀어넣고, 유력 정치인을 살해한 후 건물을 폭파한다. 꿈에서 깨어나도 모두 방금 저지른 일처럼 감각이 선연하다. 가브리엘은 치료를 결심하고 정신과 의사 리즈 박사(조너선 리스 마이어스)를 찾는다. 하지만 리즈 박사가 준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서 악몽은 더 심해진다. 가브리엘은 리즈 박사와 그를 소개해준 아내, 엉뚱한 곳에서 자꾸 마주치는 경찰관 등 주변 사람들을 모두 의심한다. 마침내 가브리엘은 자신이 꿈속에서 저지른 일들이 모두 실재했던 미제사건임을 알게 된다.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의 일에 얽매인 남자, 불분명한 꿈과 현실의 경계. <블랙 쉐도우>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메멘토>와 <인셉션>의 설정 위에 첩보, 스릴러, 액션, SF 등 온갖 장르의 특성을 쏟아부은 영화다. 감독의 야심은 안타깝게도 과욕에 그친다. 비슷한 성격의 사건들
[리뷰] <블랙 쉐도우>, 꿈속의 살인이 현실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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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독일의 작은 마을.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독일의 많은 청년들은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집에 남은 자들은 가족을 잃은 슬픔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안나(폴라 비어) 역시 그중 한명이다. 전쟁으로 약혼자 프란츠를 잃은 그녀는 프란츠의 부모와 쓸쓸히 살아가는 중이다. 그런데 어느 날 뜻밖의 손님이 안나의 집을 방문한다. 프란츠의 친구인 프랑스인 아드리앵(피에르 니네이)이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당시 독일에는 전쟁으로 인한 반프랑스 정서가 팽배했고, 안나의 집에는 어쩔 수 없이 어색한 분위기가 감돈다. 그리고 안나는 아드리앵이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걸 눈치챈다.
2016년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상영작이었던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신작 <프란츠>는 에른스트 루비치의 1932년 작품 <내가 죽인 남자>(Broken Lullaby)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프란츠>는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해야 하는 자들의
[리뷰] <프란츠>, “당신의 거짓말을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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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광고회사 대표 해리엇(셜리 매클레인)은 은퇴 후 여유로운 생활을 하지만 까다롭다 못해 괴팍하기까지 한 성격 탓에 주변에 아무도 남아 있지 않다. 외로운 나날을 보내던 해리엇은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죽은 다음 신문에 실릴 부고 기사 내용이 걱정되기 시작한다. 이에 자신이 후원하는 신문사의 부고 작성 전문기자 앤(아만다 사이프리드)을 찾아가 자신의 부고 기사를 미리 써달라고 부탁한다. 이해관계에 얽혀 이 괴이한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앤은 해리엇이 바라는 ‘완벽한’ 기사를 쓰기 위해 ‘해리엇 인생 꾸미기’에 나선다.
‘부고 기사’라는 독특한 소재를 꺼내 들었지만, 황혼길에 접어든 주인공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바로잡지 못한 잘못들을 정리해나간다는 이야기는 그리 낯설지 않다. 곁을 주지 않은 해리엇의 ‘병적’인 까칠함도 ‘알고 보면’ 다 이유가 있고, 이러한 해리엇의 ‘반추’ 프로젝트 여정에 동참한 앤이 문득 자신의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되는 건 자동반사에 가까운 결론일 테
[리뷰]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해리엇 인생 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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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동화는 끊임없이 되살아나고 반복된다. <오즈: 신기한 마법가루>는 라이먼 프랭크 바움의 동화 <오즈의 마법사> 그 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오즈의 마법사>의 주인공 도로시는 고향으로 돌아온 후 할머니가 되었다. 도로시의 손녀 도로시는 어느 날 할머니의 장롱 속에서 마법의 구두를 발견하고 호기심에 구두를 신고 세번 부딪히자 동화 속 에메랄드 시티에 도착한다. 에메랄드 시티는 모든 것이 바뀌어 있다. 생명을 불어넣는 마법가루를 손에 넣은 목수 어핀은 우연히 생명을 부여한 카펫 곰과 인형 광대와 함께 에메랄드 시티의 정복을 꿈꾼다. 도로시는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사자를 만나 어핀을 막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
다시 쓰는 동화로 이목을 끌기 위해서는 변주가 필수다. <오즈: 신기한 마법가루> 역시 익숙하고 잘 알려진 <오즈의 마법사>를 색다르게 각색하며 재미를 안긴다. 러시아의 동화작가 알렉산더 볼코프의 <에메랄드 시티의
[리뷰] <오즈: 신기한 마법가루>, 마법가루를 찾고 위기에 빠진 에메랄드 시티를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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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발생 3일 후, 아프가니스탄 사막에서 강력한 수준의 방사선 열이 감지된다. 아프간 내전 참전 경험이 있는 CIA 소속 벤자민 케인스(요나스 볼)는 지역 주민에게서 신빙성 있는 증언을 듣는다. 탈레반의 기습보다 훨씬 더 위험한 ‘무언가’가 그곳 근방에 존재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렇게 2001년 11월, 케인스는 미국을 떠나 아프가니스탄 특수부대 예비군 그룹과 만난다. 월리스 헤이머(매튜 R. 앤더슨)가 이끄는 특수대원들은 케인스와 함께 ‘데저트’라는 비밀작전을 수행하러 사막으로 떠난다. 표면적으로 그들의 목표는 ‘압둘’을 찾아서 정보는 얻는 것이지만, 사막에서 일어나는 불가사의한 현상들이 점점 더 심리적 압박을 가하며 대원들을 옥죄어온다.
1999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인기를 끌어 화제가 되었던 <블레어윗치>의 감독 중 한명인 대니얼 미릭이 새로운 호러영화 <비마나 미스터리>를 들고 나타났다. 제목의 ‘비마나’는 힌두교 경전에서 언급되는 ‘하늘을 나
[리뷰] <비마나 미스터리>, ‘하늘을 나는 궁전’ 혹은 ‘비행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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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톨 머리와 짙은 눈썹, 액션 가면의 열렬한 팬이자 틈만 나면 엉덩이 춤을 추는 마성의 소년. 짱구가 극장판으로 돌아왔다. <액션가면 대 하이구레왕>(1993)부터 1년에 한편씩 개봉한 것이 벌써 25번째다. 이번에는 나스피디 별의 외계인 덩덩이가 짱구네 집에 불시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덩덩이는 누구든 아이로 변하게 하는 '꼬마꼬마 파워'를 쏘는데, 불행히도 짱구의 엄마 아빠가 공격을 받는다. 어른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반대 능력을 가진 덩덩이 아빠를 만나야 하는 상황. 짱구네 가족은 까칠한 외계인 덩덩이와 함께 그를 찾는 여정에 오른다. 언제나 그렇듯 이들 앞에는 온갖 역경이 도사리고 있다. 이 모든 것을 극복하는 힘은 끈끈한 가족애와 짱구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이다.
사실 진짜 고난은 덩덩이의 아빠를 만난 후부터 시작된다. 그는 지구 인류 전체를 아이로 만들 계획이다. 짱구네 가족이 일상으로 돌아갈 길이 요원해지는 가운데, 덩덩이는 어느새 정이 든 짱구네 가족과
[리뷰]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습격!! 외계인 덩덩이>, 짱구가 극장판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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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라몬(다니 로비라)은 모든 일에 열정이 넘치는 광고 기획자이다. 또한 그는 임신 중인 아내와 어린 아들을 둔 가장이기도 하다. 어느 날, 라몬은 운동화 끈을 묶다가 자신의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음을 느낀다. 그는 신체 기능을 서서히 마비시키는 질환인 ‘다발성경화증’ 환자였던 것이다.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삶의 희망을 잃어가던 라몬은 가족을 위해서라도 다시 한번 힘을 내기로 결심하고,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기로 한다. 주위 사람들은 모두 라몬을 말리지만 평소 라몬과 사이가 좋지 않던 전직 체육 교사 장인어른(카라 에레할데)은 의외로 순순히 라몬을 돕고 나선다.
스페인의 마르셀 바레나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 <100미터>는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실제 삶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제대로 걷지 못하는 건 물론 시력까지 잃어가는 주인공이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한다는 기본 줄거리만 보면 자칫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영화를 상상하기 쉽지만, <
[리뷰] <100미터>,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실제 삶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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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묵은 일흔이 다 된 나이임에도 무척 동안이다. 짧은 스포츠머리에 허스키한 음성을 지닌 이묵은 자신의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깨달은 후 바지씨(남자 역할의 레즈비언을 내부에서 지칭하는 말)로 평생을 살아왔다. 감독 이영이 사는 오늘날은 ‘바지’와 ‘치마’를 구분하지 않고 그저 레즈비언으로 통칭한다. 이묵의 정체성을 아는 고향 사람들은 짧은 머리의 취재진을 보고 남자인지 여자인지 궁금해한다. 이묵과 헤어져 서울로 돌아온 감독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종북 척결을 외치는 서울역 앞 집회현장이다. 예전부터 성소수자들이 모여 사는 곳 중 하나라는 성북에서는 성북주민인권선언문 채택을 앞두고 동성애 반대 집회가 한창이다. 영화는 이묵의 평온한 일상과 레즈비언으로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듣는 인터뷰 다큐멘터리처럼 출발하고 그 분위기는 영화 내내 이어질 것만 같다. 그러나 감독은 성소수자가 어떤 박해를 받아 왔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굳이 과거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는 듯, 여전히 만연한 동성애 혐오 현
[리뷰] <불온한 당신>, “여자를 사랑한 사람, ‘바지씨’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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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영화의 단골 소재인 공룡에 시간 여행이란 테마를 합쳤다. 여름방학을 맞은 소년 루카스(다리우스 윌리엄스)는 혼자서 탄 비행기가 난기류를 만나는 바람에 외딴섬에 떨어진다. 눈을 뜨니 같이 탔던 승객들은 온데간데없고, 책에서나 봤던 선사시대 공룡이 살고 있다. 당황한 루카스 앞에, 오랜 시간 섬에서 공룡을 연구 중이라는 캐서린(케이트 라스무센)이 나타난다. 캐서린은 해박한 공룡 상식으로 루카스를 여러 차례 위기에서 구하지만, 자신이 1950년대에서 왔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전한다. 시공간이 어지러운 외딴섬에서, 루카스는 캐서린과 함께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영화는 공룡의 모습을 실감나게 구현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인 것처럼 보인다. 다수의 TV 시리즈에서 시각 효과를 담당한 이력이 있는 감독이 직접 시각특수효과(VFX) 슈퍼바이저로 나섰다. 특히 많은 관객에게 익숙한 매끈한 피부 대신, 깃털로 뒤덮인 공룡을 그린 점이 이 작품의 차별화 포인트. 공룡이 깃털을 가
[리뷰] <다이노소어 아일랜드>, 공룡에 시간 여행이란 테마를 합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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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한적한 교외의 트레일러촌에 반사회적 집단이 거주한다. 콜비(브렌던 글리슨)를 정점으로 하는 떠돌이 집단은 일탈과 범죄를 일삼으면서 법망을 피해다닌다. 콜비의 아들인 채드(마이클 파스빈더)는 두 아이들만은 아버지의 강권적 지배에서 벗어나서 살게 하고 싶다. 하지만 콜비는 고요하지만 집요한 방식으로 채드와 손자들의 삶을 자신의 공동체에 묶어두려고 한다.
<우리를 침범하는 것들>은 감정이입의 지점이 모호한 영화다. 관객은 등장인물과 그 적대 세력 중 어디에서도 공감의 지점을 찾기 어렵다. 영화는 ‘우리를 침범하는 것들’에 대한 강렬한 적개심을 갖는 방어의 영화가 아니다. 콜비의 거주지는 문명을 거부하는 야만성의 공간이며 폭력과 불법이 권장되고 용인되는 장소다. 하지만 여기엔 명징한 선악의 이분법은 없으며 주인공 채드마저 강권적 지배자와 공권력 사이에 낀 무고한 희생자가 아니다.
콜비는 근대적 계몽의 저편에 머물러 있는 존재로, 세계를 떠돌며 자신의 방식으로 그곳을
[리뷰] <우리를 침범하는 것들>, 가장 거친 남자의 가장 뜨거운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