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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베트남 합작영화로 베트남에선 2월 2일 개봉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호찌민에 사는 미(치푸)는 작곡가로서 조금씩 실력을 키워나가는 밝고 구김살 없는 초심자다. 미는 동네 골동품 가게에서 피아노를 사고 싶지만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형편상 쉽지가 않다. 한편 미가 동경하는 한국의 유명 작곡가 지필(정산)은 지난날의 화려한 이력과 달리 영감이 고갈된 상황이다. 이런 둘에게 지필의 연인 윤희(정채연)가 기억 혹은 환영의 형태로 자주 틈입해 들어온다. 지필이 윤희의 흔적을 찾아 호찌민으로 떠나게 되면서 미의 생활 공간에 여행자의 시선이 겹쳐지고 두 사람은 더욱 가까워진다.
<라라>는 한국과 베트남이 교류하는 과정의 중심에 한류 열풍과 베트남전쟁을 놓아둔다. ‘이것은 지나치게 안일한 태도가 아닐까?’ 반쯤 의심하며 지켜보고 있을 때쯤, 남성 인물을 보조하다가 불치병에 걸리는 한국 여성과 한국군을 구해준 언어장애를 가진 베트남 여성이 비극을 당한다는 고루한 설정들과
<라라> 사랑이어서 참 고마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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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조시 브롤린)의 소방팀, 크루 7은 산불 진화를 전문으로 하는 실력 좋은 소방대원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선발대인 ‘핫샷’이 아니기에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번번이 놓치게 되고, 에릭은 선배인 두에인(제프 브리지스)에게 ‘핫샷’으로의 승급 평가를 받게 해주길 부탁한다. 한편 마약에 찌들어 살던 브랜든(마일스 텔러)은 자신에게 딸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크루 7의 소방관 모집에 지원한다. 브랜든에게서 절실함을 발견한 에릭은 동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브랜든을 소방관으로 채용하고, 브랜든은 성실함으로 동료들의 인정을 받게 된다. 얼마 뒤 산불이 일어나고 진화에 투입된 크루 7은 그 실력을 인정받아 ‘핫샷’의 자격을 부여받게 된다. 그 후 크루 7은 애리조나주 야넬힐에서 발생한 산불에 투입되는데, 산불은 쉽게 진화되리라는 처음의 예상과 다르게 강풍을 만나 급속도로 번진다.
실화를 근거로 한 영화다. 스펙터클로서의 산불은 있지만, 영화는 액션을 추구하지
<온리 더 브레이브> 산불 앞에서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는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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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친구들을 괴롭혀온 1인자 용규가 제초제가 들어 있는 음료수를 마시고 입원한다. 양훈(이이경)은 용규의 자리를 꿰차고 1인자 행사를 하기 시작하고, 재영(이원근)을 ‘빵셔틀’의 제물로 삼는다. 나아가 재영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보영(박규영)의 집을 알아오라는 등 무리한 부탁을 하기 시작한다. 마지못해 보영의 뒤를 밟던 재영은 보영이 자신이 알고 지내는 누나 예리(박규영)와 똑같이 생긴 것에 놀란다. 양훈은 보영과 똑같이 생긴 예리를 소개시켜달라 하고, 양훈의 괴롭힘에서 벗어나고 싶은 재영은 비겁하게 그 부탁을 들어준다.
<괴물들>은 학교폭력의 피해자였던 재영이 자신보다 약자인 예리를 곤경에 빠뜨리면서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하지만 서사의 중심축은 곧잘 흔들린다. 영화는 산만하고 방만한 태도로 양훈과 재영과 예리의 이야기를 오간다. 그중에서도, 피해자로서도 가해자로서도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는 나이브한 재영 캐릭터가 가장 아쉽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
<괴물들>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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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 독일 점령하의 프랑스. 집시 태생의 재즈 기타리스트 장고(레다 카텝)는 두 손가락을 쓰지 못하지만 그만의 속주로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 그러나 독일군은 집시를 학살하고 있었고, 장고 또한 독일군의 감시를 벗어날 수 없었다. 장고는 독일군을 위해 공연할 것을 요구받지만, 공연을 거부하고 친구 루이스(세실 드 프랑스)의 조언을 받아들여 스위스로 망명하고자 한다. 그러나 독일군에 체포된 장고는 또다시 독일군을 위해 연주할 것을 강요받는다.
집시 스윙이라는 장르를 탄생시킨 실존 인물 장고 라인하르트가 1943년 독일군을 피해 망명을 시도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독일군은 장고에게 예술적 순수성을 지킬 것을 강요했고, 오직 자유롭기 위해 연주했던 장고는 독일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영화는 예술을 억압하는 독일군과 자유를 추구하는 장고의 대립을 주축으로 하며, 연주에만 관심이 있던 장고가 집시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정치적으로 각성하는 내용을
<장고 인 멜로디> 완벽히 재현된 장고의 기타 속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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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토냐>는 1990년대를 풍미한 미국 피겨스케이트 선수 토냐 하딩(마고 로비)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다. 이야기는 토냐 하딩과 그의 주변 인물들의 실제 인터뷰와 극을 오가며 진행된다. 딸이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까워한 엄마(앨리슨 재니)의 감시를 받으며 악으로, 깡으로 스케이트를 탔던 어린 시절부터 제프 길롤리(세바스천 스탠)와 사랑에 빠지며 결혼했지만 나중에는 주먹과 고성을 주고받던 결혼 생활, 기술보다 의상을 눈여겨보며 채점했던 심사위원단과 사사건건 충돌했던 선수 생활, 사건 배후로 지목된 낸시 케리건 피습사건까지 토냐 하딩의 삶의 주요 순간들이 펼쳐진다. 이 영화는 미국 선수로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한 이력보다 동료 선수 낸시 케리건 피습사건으로 더 잘 알려진 토냐 하딩을 악녀로 만든 것이 대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토냐 하딩의 실제 별명인 (은반 위의) ‘악녀’는 그가 진정 원하던 모습이 아니었다. “괴물” 같은 엄마 밑에서 사랑을 제대로 받지
<아이, 토냐> 세상이 열광하고 버렸던 은반 위의 악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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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IPC 아이스슬레지하키 세계선수권대회를 70여일 앞둔 어느 날, 홀로 서기가 불편한 장애인 남성들이 아이스하키 경기를 연습하기 위해 하나 둘 모인다. 이들은 정부의 별다른 도움 없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연습 비용을 충당한다. 그들은 두 다리가 멀쩡하던 시절보다 더 열심히 그리고 당당하게 살고 싶어 한다. 아이스하키는 그들에게 새로운 인생에서 주어진 기회나 다름없다. 꿈조차 다리가 없는 상태로 뛰지 못하는 꿈을 꾸던 이들은 열악한 주변 환경을 무릅쓰고 노력해 세계선수권대회를 착실하게 준비하기에 이른다. 스케이트 대신 양날이 달린 썰매를 이용하는 아이스슬레지하키, 일명 ‘파라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이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상 최초로 세계대회에서 은메달을 수상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 <우리는 썰매를 탄다>는 긴박한 경기의 현장감을 극대화하는 스포츠 다큐멘터리로서의 성격보다 좀더 폭넓은 주제에서의 휴먼 다큐멘터리를 지향한다. 때문에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연습 장
<우리는 썰매를 탄다> “썰매 위에서 가장 행복한 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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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한(김강우)은 아내 윤설희(김희애)를 살해했다. 박진한은 완전범죄라고 생각했지만, 그날 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사체보관실에서 보관 중이던 아내의 사체가 사라졌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이 기묘한 시체 실종사건을 담당하는 베테랑 형사 우중식(김상경)은 본능적으로 박진한을 의심한다. 진한은 중식에게서 벗어나고자 하지만, 숨겨두었던 살인의 증거들이 진한 앞에 나타나고 심지어 죽은 설희로부터 문자 메시지까지 받게 된다. 진한은 설희는 죽지 않았고, 죽은 척 위장했을 뿐이라는 가설을 세우게 된다.
스페인영화 <더 바디>(2012)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더 바디>는 개연성이 떨어지고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는데, 이 영화는 이 점을 의식해 원작에 비해 개연성을 높이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원작이 가지고 있던 매력을 몇 가지 잃어버렸다. 원작에서는 악착같은 형사에 의해 압박을 당하는 남편의 긴장과 공포, 심리묘사가 영화의 큰 축이었다. 이것은
<사라진 밤> 아내의 사체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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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버려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무니(브루클린 프린스)와 미혼모 핼리(브리아 비나이트)는 플로리다 올랜도에 위치한 테마파크 디즈니월드 건너편 ‘매직캐슬’ 모텔에 장기투숙하고 있다. 둘은 비슷한 처지의 이웃들과 모여 근근이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산다. 엄마가 일을 나가는 동안 무니와 친구들은 모텔 주변 폐허촌과 관광객들이 테마파크에 가기 위해 가끔 들르는 대형 마트 주변을 배회하며 시간을 보낸다. 무니와 친구들 곁에는 세상의 온갖 폭력이 잠재되어 있지만 누구 하나 그들을 보호해줄 사람은 없다. 그나마 무니의 안전을 가끔 돌보는 어른은 모텔 관리인 바비(윌럼 더포)가 유일하다. 홀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갖 잡일을 다 하는 엄마 핼리는 점점 힘에 부치고 투숙비가 밀리자 해서는 안 될 일에까지 손을 뻗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이웃들도 잃고 유일한 안식처였던 모텔에서조차 쫓겨날 위기에 처한다. 어떻게 해서든 살아갈 궁리를 하는 핼리와 무니의 일상에 해법은 없어 보인다. 그들의 삶은 늘 더
<플로리다 프로젝트> 버려진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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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감정을 조리 있게 기술하는 것이 가능이나 할까. <나라타주>는 그 불가능한 지점을 풀어내보려 안간힘을 쓰는, 그래서 안쓰러운 마음이 전해지는 영화다. 영화는 주인공 이즈미(아리무라 가스미)의 시점에서 지난 사랑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야근을 하던 비 내리는 밤, 이즈미는 대학생 때의 기억을 소환해낸다. 학교 연극제를 도와달라는 고교 연극부 선생님 하야마(마쓰모토 준)의 부탁을 받고, 그녀는 첫사랑 하야마와 다시 만나게 된다. 회상 속의 이즈미는 고교 시절 하야마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하야마는 거듭 그녀의 마음을 거부한다. 영화는 이즈미의 기억 속 이즈미가 이렇게 앞선 과거를 재구성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하야마와의 지지부진한 빈자리에 어느 날 그녀를 바라보고 사랑하는 친구 오노(사카구치 겐타로)가 등장하고 세 남녀의 관계는 한층 복잡해진다.
“마음에도 없으면서” 이즈미에게 잘해주는 하야마나, “다른 사람의 상대를 좋아하는” 이즈미를 보고도 그녀에게 집착하
<나라타주> 이즈미에게 하야마와 함께했던 시간들은 모두가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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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혜원(김태리)은 어느 겨울, 문득 짐을 챙겨 고향 미성리로 향한다. 집에 도착한 그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꽝꽝 언 땅에 묻힌 배추를 꺼내 얼큰한 배춧국을 끓여먹는 것. 그날부터 혜원의 자급자족 농촌 라이프가 시작된다. 잠깐 쉬다가 “금방 올라갈 거”라고 믿었지만, 계절은 겨울로 시작해 봄, 여름, 가을을 거쳐 다시 겨울로 순환한다. 평생 마을을 떠나본 적 없는 그녀의 친구 은숙(진기주), 대기업에 다니다 귀촌해 농사꾼이 된 또 다른 친구 재하(류준열)가 혜원과 함께다. 혜원은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직접 가꾼 작물로 요리를 해먹으며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삼시세끼> <효리네 민박>과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고 있는 영화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일본 만화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리틀 포레스트>는 농촌의 생명력 넘치는 풍경과 제철 음식으로 지은 풍성한 요리들, 자연 속에서
<리틀 포레스트> 혜원의 자급자족 농촌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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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놀즈는 내 꿈을 이뤄줬어요. 대신 난 그가 열망하는 걸 줬죠.” <팬텀 스레드>는 모닥불에 비친 한 여인의 얼굴에서 시작되는 영화다. 그녀의 이름은 알마(비키 크리엡스).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레이놀즈(대니얼 데이 루이스)는 머리를 식히러 시골로 향하던 중 어느 식당에서 알마를 발견했다. 그녀가 자신이 꿈꿔온 완벽한 뮤즈임을 직감한 레이놀즈는 식당 웨이트리스로 일하던 알마를 자신의 거처로 데려온다. 행복도 잠시, 알마는 레이놀즈의 세계에 적응하지 못한다. 누구보다 예민하고 누구보다 권위적인 레이놀즈의 세계에서 모든 것들은 그를 중심으로 공전한다. 어린 시절부터 동고동락한 누이 시릴(레슬리 맨빌)은 레이놀즈의 장단에 기꺼이 발을 맞추는 훌륭한 조력자지만, 알마는 그의 패턴에 자신을 맞출 생각이 없다. 부주의하며 느슨한 알마의 태도에 레이놀즈는 점점 싫증을 낸다. 그러던 어느 날, 알마는 멀어진 레이놀즈의 마음을 되찾기 위해 충격적인 선택을 한다.
폴 토머스 앤더슨의
<팬텀 스레드> “레이놀즈는 내 꿈을 이뤄줬어요. 대신 난 그가 열망하는 걸 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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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월터 머치 / 출연 페어루자 보크, 니콜 윌리엄스, 진 마시 / 제작연도 1985년
물론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영화들은 수없이 많다. 그러나 칼럼의 제목에 맞는 영화를 떠올리다보니 역시 결론은 하나다. 내 인생의 10년가량, 그러니까 6살 때부터 10대 후반으로 접어들 때까지 거의 매일 밤 머릿속에 떠오르며 나를 벌벌 떨게 한 영화. 이 정도면 가히 인생 영화라 칭할 만하다.
내 나이 만 6살. 나는 영국에서 이 영화를 관람했다(확인해보니 당시 영국에서 전체 관람가인 U등급으로 개봉했다. 다시 생각해도 믿을 수 없는 사실이다!). 디즈니가 제작한 이 작품은 <오즈의 마법사>의 속편으로, 제목 그대로 도로시가 오즈에 다시 가서 겪는 모험을 그린다. 그러나 이야기나 인물은 중요치 않다. 방점은 이미지, 이미지, 그리고 이미지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충격적인 공포에 시달렸다. 끔찍할 정도로 무서웠으며 옆자리의 엄마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고, 눈앞에서 펼쳐지
손원평의 <돌아온 오즈> 어린이 관람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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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이 가져다준 또 다른 즐거움은, 여성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TV로 접하는 경험이었다. 안경 너머 예리한 눈, 튼튼한 팔뚝, 안전모에 눌린 머리칼, 포효와 눈물. 강하고 빠르고 정확한 그들은, 평소 우리가 미디어로 접하는 여성상이 얼마나 대동소이했는지 깨우쳐줬다. 다큐멘터리 <피의 연대기>에서 김보람 감독은 여성의 생리를 새롭게 바라보면서 찾아온 미의식 변화를 털어놓는다. 결점이 많다고 여겨온 자신의 몸, 거리에서 마주치는 여자들의 신체가 드러내는 각양각색의 개성이 어느 날 귀엽고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김승희 감독이 연출한 애니메이션도 <피의 연대기>의 ‘심미안’을 완성한다. 움직이는 그림 속 여성들의 홀가분한 나체는 현실적 무게와 부피를 전한다. 그들은 남의 눈을 의식한 포즈를 취하지 않으며, 종종 자연스럽게 몸을 굽혀 본인의 성기를 들여다본다.
02/15
히어로 영화로서는 무겁고 복잡한 이야기를 짊어진 <블랙팬서>는 친숙한 외형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흐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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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5일,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이하 베를린영화제) 포문을 열었던 웨스 앤더슨의 신작 <개들의 섬>이 결국 은곰상 감독상을 거머쥐며 작품성과 존재감을 입증했다. 웨스 앤더슨이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받은 건 이번이 네 번째로, 그는 이제 명실상부한 베를린영화제 단골손님이 됐다. <개들의 섬>은 영화제 내내 기자, 평론가들에게 높은 별점을 받으며 수상이 유력시되는 작품이었다. 그의 전작이 가족의 불화를 즐겨 다뤘다면, 이번 영화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시대와 극우가 득세 중인 최근 유럽의 정세에 걸맞은 정치적 우화다.
<개들의 섬>의 배경은 20년 후인 근미래의 일본이다. 전염병에 걸린 개들은 모두 쓰레기섬으로 이송된다. 여기엔 파시즘이 지배하는 도시, 메가사키의 시장이자 권력자인 고바야시의 음모가 숨어있다. 사라진 개를 찾아 쓰레기섬에 이륙한 소년 아타리는 다섯 마리 개들과 만나고 실종된 ‘스팟’을 찾는 데 도움을 받는다. 한편 메가사키에선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감독상 <개들의 섬> 웨스 앤더슨 감독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