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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의문의 사고를 당해 숲에서 기억을 잃고 쓰러진 자윤(김다미)은 외딴 농가의 한 부부의 집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집안의 농장 일을 도맡으며 씩씩하고 털털한 여고생으로 성장한 자윤은 기울어지는 가세에 도움이 되고자 큰 상금을 준다는 TV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할 결심을 한다. 오랫동안 자윤의 뒤를 캐오던 비밀 조직의 일원 미스터 최(박희순)와 모든 일을 꿰뚫고 있는 듯한 닥터 백(조민수)은 그런 자윤을 한눈에 알아보고 그녀를 붙잡기 위해 의문의 능력자(최우식)를 자윤의 소재지로 급파한다. 평범해 보이는 소녀가 실은 비밀스러운 힘을 숨기고 사는 존재이며, 그녀를 견제하는 의문의 조직과 맞선다는 이야기는 SF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다. <마녀>가 흥미로운 지점은 남성 중심의 세계에서 그들만의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영화를 주로 만들어왔던 박훈정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영화라는 점이다. 박훈정 감독은 애초 이번 영화를 슈퍼히어로영화 시리즈가 펼치는 전략처럼 캐릭
<마녀> 그들이 나타난 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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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영화의 계절, 여름이 다가왔다. 계절에 따라 보기 좋은 영화가 나뉘는 것은 아니지만, 빗소리가 들리는 무더운 여름밤 하면 호러 영화가 생각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영화계는 계절을 막론하고 호러 영화 열풍이 불고 있다. 제임스 완 감독의 <인시디어스>, <컨저링> 시리즈 등이 계속 제작되고 있으며, <겟 아웃>, <유전> 등 참신한 호러 영화도 등장하고 있다. 국내 영화로는 정범식 감독의 <곤지암>이 올 상반기 외화 강세에도 장시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호러 붐에 힘입어 <컨저링2>에 등장했던 수녀 귀신을 다룬 <더 넌>, <그것> 속편, <할로윈> 리부트 등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호러 영화’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각 영화를 대표했던 캐릭터들이다. <인시디어스>의 열쇠 귀신, &
관객들의 심장을 쥐락펴락했던 호러 영화 속 유명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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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운 현실 반영과 가능성들
한국전쟁 직후 자연스레 냉전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한 반공영화가 확산되었다. 일차적으로는 반공 의식 강화에 목적을 두고 있었지만 본래 영화라는 게 딱딱한 틀로 고정하려고 하면 비죽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1960년 이전의 반공영화들은 이데올로기의 고취보다는 전쟁의 비극과 부조리를 조명하는 데 좀더 집중한다. 전쟁의 스펙터클을 재현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던 만큼 제한된 상황에서 휴머니즘적인 접근으로 상황을 해석하는 영화들이 다수 눈에 띈다. 이 시기 영화들은 북한을 적대국가로 설정하면서도 같은 민족, 같은 사람임을 잊지 않고 있다.
<피아골> 1955·감독 이강천
휴전 후 지리산에서 게릴라 활동을 이어간 빨치산 부대 내부의 갈등을 그린 영화. 잔혹한 빨치산 부대장 아가리(이예춘), 온갖 만행을 지켜보며 공산주의 이념에 회의를 느낀 철수(김진규)와 그를 연모하는 애란(노경희), 동료를 겁탈하고 다른 이에게 누명을 씌워 살해하는 만
[북한영화⑤] 한국영화 속 북한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졌는가, 휴전 직후부터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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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영화는 변하고 있다. 사회비판적 성격이 약해지는 가운데 다양성이 깨어나고 있는 추세다. 내외 정세가 안정될수록 다양성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유학파 청년 지도자의 로망과 체제 유지의 딜레마 사이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여기서는 김정은 정권하 제작된 북한영화를 두 가지 측면에서 조명하려 한다. 첫째, 이 시기 북한영화의 제작 현황과 전망이다. 둘째, 김정은 집권 초 북한영화에 나타난 특징을 통해 새 지도자의 의중과 북한 사회의 향방을 가늠하는 일이다.
김일성, 김정일 정권 시기에는 해마다 수십편의 영화들이 제작되었다. 특히 김정일은 ‘예술정치’를 표방하였으며, 영화의 위상이 가장 높았다. 그런데 김정은 정권 들어 새로 제작된 영화는 극소수에 불과하다(<표1> 참조). 반면 모란봉악단을 전면에 내세운 ‘음악정치’가 두드러진다. 김정은 정권은 왜 영화 제작에 인색한가? 우선, 영화 제작에 비해 음악에 투자하는 게 가성비가 높기
[북한영화④] 김정은 시대의 북한영화 - 이전 김일성, 김정일 정권 시기보다 제작 편수는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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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영화란 명칭은 모순적이다. 북한에서 당연히 북한영화라는 말은 없다. 자신들의 국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따온 ‘조선영화’가 있을 뿐이다. 이것은 우리가 ‘American cinema’를 미국영화라 부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후자는 다른 언어를 전제하지만 전자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같은 민족성원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헌법이 어떻게 정의하든 간에 휴전선 이북지역은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치지 못하는 또 다른 국민국가다. 따라서 해방 이후 현재까지 남한영화와는 다른 역사를 전개해온 북한영화를 살펴보는 것은 민족동질성이라는 관점에서 또 하나의 민족문화예술을 짚어보는 것이 아니다. 그런 관점은 ‘나’를 하나의 중심에 놓고 ‘또 하나’를 가정하기 때문이다. 분단 70년이 넘은 만큼 서로 다른 체제를 인정하고 그들의 관점으로 보면서도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시각만이 북한영화를 온전히 이해하는 길일 것이다.
민족해방에서 ‘조국해방전쟁’까지
1945 ~ 50년대
해방 이후 북한영화계는
[북한영화③] 북한영화의 역사와 미학 - 1945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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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미스터리하고 고립된 국가다.” 미국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제작한 <북한 잠입 취재기>(2008)를 여는 첫마디다. 이 영화는 세계에서 가장 접근이 제한된 나라, 북한의 이미지를 담겠다는 서방세계 필름메이커들의 도전 의식이 잠입 취재 형식으로 발현된 대표적인 사례다. 감독인 디에고 브뉘엘은 배우로 위장했고, 통신원인 리사 링은 의료팀을 대동해 평범한 북한 주민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갔다. 북한에 대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관심은 올해 재점화됐다. 북-미 정상회담 이틀 전인 6월 10일,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북한의 주요 외교 행보를 연대기 형식으로 정리한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노스 코리아: 경쟁에서 평화로>(2018)를 자사 채널을 통해 처음 공개했다.
북한의 선전 영화는 해외 인력과 합작하는 형태로도 꾸준히 제작되고 있는데, 러시아 감독 비탈리 만스키의 <태양 아래>(2015), 스페인 감
[북한영화②] 미국, 러시아 등 한반도 바깥 시선으로 바라본 북한 관련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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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지난 5월 ‘남북교류협력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내년 부산국제영화제를 남북 공동 영화제로 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라는 콘텐츠와 인력, 배경의 확장 앞에서 남북 교류를 꿈꾸는 영화인들의 청사진은 현재 무한 진행 중이다. 마침 내년은 <의리적 구토>(1919)가 나온 이후 한국영화 100주년을 앞둔 상황. 지난 100년 동안 한번도 보지 못한 영화계의 달라진 풍경을 1년 안에 보게 될지 모른다. 남북한 관계 개선에 맞춰 진행 중인 영화계의 각종 프로젝트들을 살펴봤다.
남북 영화 교류 추진 위한 전담팀 꾸린다
스크린 속 남북 영화 교류의 역사적 순간은 눈 깜짝할 순간 지나갔다. 2003년 ‘남북영화교류추진특별위원회’가 만들어진 후 남북한 영화인, 촬영지 등의 교류를 비롯해 남한 영화인들의 평양 방문, 국내 제작사가 북측과 연계하여 추진하는 기획개발 작품에 대한 기획개발비 지원 등의 계획이 마련되기도 했다. 그리고
[북한영화①] 이제 북한에서 영화 찍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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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남측의 문재인 대통령, 북측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연의 블록버스터급 영화가 연출됐다. 문 대통령이 북한 땅을 밟을 땐 ‘반전’의 드라마가,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한 프레임에 담기는 ‘CGI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능가하는 명장면이 펼쳐졌다. 평양냉면 제면기를 북에서 들고 온 김 위원장의, 독특한 캐릭터성도 발휘되었다. 남북 정상이 서명을 한 판문점 평화의 집과 새소리가 들리는 다리 위 회담 장소 같은 로케이션지 등 어느 하나 한반도 분단의 역사와 정치를 소재로 한 이 드라마에 걸맞지 않아 보이는 곳이 없었다. 부러 연출된 상황이 아닌 ‘현실’이기에 뭉클함과 웃음을 더 크게 전달할 수 있었던 ‘비현실’적인 상황 앞에서, 단절됐던 남북 70년 역사가 새롭게 쓰여졌다. 한국영화계로서는 2008년 7월 11일 금강산 인근 장전항 해변에서 있었던 박왕자씨 피살 사건 이후 10년간 완전히 끊겨버린 남북 영화 교류의 시계를 다시 되돌릴 가
북한의 영화, 북한에 대한 영화, 북한과 함께 만든 영화, 그것이 알고 싶다 ① ~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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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2016) 이전에 주옥같은 뮤지컬영화들이 있었다. 영화와 뮤지컬의 매력을 관객에게 소개해온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3회를 맞았다. 올해 영화제는 뮤지컬영화의 고전부터 최신작까지 관객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부터 창작자를 위한 뮤지컬영화 제작 지원 사업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일단 개막작 <씨네라이브: 손에 손잡고>(감독 임권택, 이하 <손에 손잡고>)가 영화제의 막을 올린다. <손에 손잡고>는 임권택 감독이 연출하고 도올 김용옥이 각본을 쓰고 내레이션으로 참여해 완성시킨 1988년 서울올림픽 공식 기록영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 필름 아카이브는 1912년 스톡홀름올림픽부터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올림픽의 역사적인 순간들을 담아낸 올림픽 공식 기록영화들을 소장하고 있다. 지난해 블루레이 제작사 크라이테리언에서 <100 Years of Olympic Films: 1912~2012>라는 제목의 박스세트가 발매되기도 했는데
[제3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 올림픽영화부터 고전 뮤지컬까지, 풍성한 음악영화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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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 네빌 감독이 연출한 <원트 유 비 마이 네이버?>(Won’t You Be My Neighbor?)가 화제다. 로튼 토마토에서 99%의 신선도를 기록한 이 작품은 지난 6월 8일 뉴욕과 LA의 29개 극장에서 한정 개봉했지만 입소문을 타고 오는 22일경에는 300개 극장으로 상영관을 확대할 예정이다.
<원트 유 비 마이 네이버?>는 1968년부터 2001년까지 미국 공영방송 <PBS>에서 <미스터 로저스의 네이버후드>를 제작하고 진행했던 고 프레드 로저스(1928~2003)와 그의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다. <미스터 로저스의 네이버후드>는 미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이다. 영화는 <미스터 로저스의 네이버후드>를 보고 자란 이들에게 이 방송이 미친 영향은 물론, 실제 방송을 볼 때는 인지하지 못했던 깊은 의미와 많은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로저스는 장로교 목사였으며, 평생 공화당 지지자였다. 하
[뉴욕] 어린이 방송 진행자 프레드 로저스를 그린 다큐 <원트 유 비 마이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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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 출연 에단 호크, 줄리 델피
2013년 2월, 첫 무주산골영화제를 준비하며 낯선 무주를 여기저기 둘러보던 중이었다. 캠핑을 좋아하던 팀장이 덕유산에 야외상영하기에 좋은 곳이 있는데 한번 가보자고 했다. 덕유대야영장 대집회장. 세계잼버리 대회가 열렸던 곳이라고 했다. 입이 딱 벌어졌다. 영화를 상영하기에 끝내주는 공간이었지만 너무 넓었다. 그때 무주에서 상영하고 싶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던 영화가 있었다. <비포> 시리즈였다. 당시 <비포 미드나잇>이 개봉했었는데, 무주에서 <비포> 시리즈를 연속으로 상영하면 멋지겠다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 <비포> 시리즈를 무주에서 상영할 수 있으리라곤 생각지 않았다. 모두 할리우드영화여서 판권 처리가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2년이 흘렀다.
2015년 3회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사무국장과 고민 끝에 처음엔 엄두가 안 났던 바로 그 대집회장에서 야외상영을
조지훈 프로그래머의 <비포> 시리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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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드라마를 좋아한다. 하지만 여성이 등장하면 불안해진다. 그에게 주어진 역할이 남자주인공의 연인인가? 희생양인가? (흔히 둘 다다.) 혼자만 정의감에 목소리를 높이나? 재미없는 대사만 도맡아 하나? 결정적 순간에 납치되나? 이런 함정들을 비껴가는 작품을 만나면 반갑기 그지없다. 넷플릭스 <에일리어니스트>는 인권개념도 과학수사의 필요성도 희박하던 19세기 뉴욕을 배경으로, 셜록과 왓슨 같은 남성 콤비가 연쇄살인범을 뒤쫓는 이야기인데, 중요한 인물은 이들이 아니라 경찰국장 비서인 세라 하워드(다코타 패닝)다.
“남자들이 여자를 혐오하는 건지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뉴욕 경찰국에서 일하게 된 최초의 여성인 세라는 자신에게 적대적인 남성 경찰들의 성희롱과 거친 세파로부터 ‘숙녀’를 보호해야 한다고 믿는 신사들의 차별을 동시에 겪는다. 퇴근 후, 소매를 커다랗게 부풀린 드레스를 벗어던졌을 때 맨살에 촘촘히 남은 코르셋 자국은 그를 억압하는 사회적 규범을 보여준다. 여성
[TVIEW] <에일리어니스트> 세라 하워드의 사건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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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제작 영화사 월광, 사나이픽처스 / 감독 윤종빈 / 출연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 개봉 8월 8일
북으로 간 스파이. 윤종빈 감독의 신작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 박석영(황정민)의 이야기다. 그는 안기부 해외실장 학성(조진웅)의 명을 받고 사업가로 위장한 채 북한에 잠입해 고위층의 신뢰를 얻어 정보를 캐려 한다. 그의 타깃이 되는 이는 북한의 외화벌이를 책임지고 있는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이성민). 속내를 알기 힘든 그에게 다가가는 길은 살얼음판이다. 제71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서 첫선을 보인 이 작품은 “시의적절하며”(<할리우드 리포터>) “첩보 기관의 업무와 정치적 속임수가 작동하는 방식”(<버라이어티>)을 정교하게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다. 액션보다는 심리전에 주목한 첩보물이라는 시사 반응도
[Coming Soon] <공작>, 북으로 간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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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학과장 민경배)가 개최하는 ‘미디어 전문가 초청 특강’이 오는 6월 30일 오후4시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열린다.
이번 특강은 현재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에서 강의를 담당하고 있는 미디어자몽 대표 김건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심영섭, 시사평론가 최영일 교수가 강연자로 나서며,’ 1인 미디어-호모크리에이터의 시대’ , ‘방송의 사회적 책임’ , ‘디지털미디어 비즈니스의 미래’라는 주제로 두 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미디어 분야의 최신 트렌드를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직접 듣고 소통하는 자리가 될 이번 특강에 참석을 원하는 사람들은 다음 링크 https://bit.ly/2ME3cz1를 통해 신청 할 수 있으며, 경희사이버대학교 재학생은 물론,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입학에 관심있는 사람들 누구나 가능하다.
또한, 경희사이버대학교에서 7월 6일(금)까지 2018학년도 2학기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수능·내신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 전문가와 함께 하는 오픈 특강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