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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친구>는 마약 거래를 하다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된 틸다와 페툴라가 어릴 적 친구인 다프네의 음산한 대저택에 들어서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피로 물들어가는 여성들의 꿈과 우정은 현실과 환각의 교차로 아찔하고 황홀하게 표현된다. 모델과 배우로 활동해온 밋지 페어원 감독이 장편 데뷔작 <세 친구>를 들고 부천을 찾았다.
-직접 각본을 썼다. 어떻게 구상한 이야기인가.
=역할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늘 흥미로웠다. 아이들이 역할놀이를 하면서 가상의 인물과 세계를 창조하는 것처럼, 우리의 생각이 우리의 현실을 만드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할놀이의 규칙을 따르지 않으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전제에서 공포가 시작된다.
=역할놀이의 규칙은 우리가 살면서 받아들여야 하는 여러 삶의 규칙에 대한 메타포이기도 하다. 일을 하고 인간관계를 맺다보면 좋아하지 않더라도 받아들여야 하는 것들이 생긴다. 영화에선 틸다와 페툴라가 규칙을 따라야
[BIFAN에서 만난 사람들②] <세 친구> 밋지 페어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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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90년대를 풍미했던 할리우드 호러퀸 바버라 크램턴이 BIFAN을 찾았다. 스튜어트 고든의 <리애니메이터>(1985), <지옥 인간>(1986), <사탄의 테러>(1995) 등에 출연하며 스크림 퀸으로 이름을 떨친 바버라 크램턴은 <썬 초크>(2015), <나를 찾아봐>(2015), <비욘드 더 게이츠>(2016) 등에 출연하며 최근까지도 호러영화의 아이콘으로 활약 중이다. 올해 BIFAN은 ‘부천 초이스: 장편’ 심사위원으로 바버라 크램턴을 초대했다. 그녀의 대표작 <지옥 인간>의 특별상영과 메가토크 행사도 마련했다. 30여년 전 그때 그 모습 그대로 금발의 단발머리를 하고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바버라 크램턴은 장르영화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한국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열정적으로 피력했다.
-‘부천 초이스: 장편’ 심사위원으로 BIFAN을 찾았다.
=그동안 BIFAN을 스토킹하고 있었다. (웃음)
[BIFAN에서 만난 사람들①] 배우 바버라 크램턴 - 감독들의 언어는 모두 다른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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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기억되는 영화제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7월 20일 폐막식을 갖고 22일 공식적인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씨네21>은 BIFAN의 화제의 인물들을 두루 만났다. 판타스틱한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 할리우드 클래식 호러영화의 대표 배우 바버라 크램턴부터 자기만의 개성을 공고히 작품에 새겨넣고 있는 한국의 젊은 감독들까지, <씨네21>이 주목한 15인의 영화인들을 소개한다.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만난 사람들 ① ~ 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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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도는 푸른 하늘이 저물어 붉은 빛깔로 변할 무렵, 파란 물결이 출렁이는 해변가 수영장의 에어매트에 기대어서 칵테일 한잔에 영화 한편! 꿈 같아 보이지만 술 한잔하면서 영화를 즐기는 일은 이탈리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름 풍경이다. 이탈리아의 여름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탈리아에서는 6월부터 9월까지 크고 작은 영화제가 열린다.
올 상반기 상영된 이탈리아영화 중에서 영화제에 가장 많이 초청된 영화들은 무엇일까? 루카 구아다니노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파올로 비르치의 <엘라 그리고 존>, 루치아노 리가부에의 <메이드 인 이탈리아>, 가브리엘 무치노의 <모두 집에서는 잘 있다> <내 딸>, 파올로 소렌티노의 <그들1, 2>, 마테오 가로네의 <도그맨>, 발레리아 골리아의 <에우포리아>가 가장 주목받은 영화들로 뽑혔다.
국제적 관심과 흥미를 일궈낸 영화들로는 2018년 칸국제영화제에서
[로마] 이탈리아 야외 영화 상영에 가장 많이 초청된 영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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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 출연 힐러리 스왱크, 클린트 이스트우드 / 제작연도 2004년
떠돌이 개처럼 마음 가는 대로 여기저기를 헤매고 다녔던 10대 시절, 우연히 찾아가게 된 시네마테크 ‘문화학교 서울’이 아니었다면 영화를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만약 그곳이 정감 있는 형, 누나들이 있는 요리학원이었다면 아마도 지금쯤 음식 만드는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영화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다. 수수께끼 같은 영화를 보면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던 곳, 나를 아는 사람이 없어서 편하게 숨어들 수 있는 곳이어서 좋았다. 새롭고 낯선 장소에 가득한 영화에 대한 이상야릇한 열기도 처음 경험해보는 분위기였다. 막연하지만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 일었고 사람들로부터 얻은 의식의 환기는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세상까지 조금 달라 보이게 했다. 당시 나는 중국집, 횟집, 치킨집, 비디오대여점을 전전하며 배달부로 일하고 있었다. 어느날 밤 빈 그릇을 수거하기
장건재 감독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 이것만이 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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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겨울, 취업을 했다. 직업을 한번 바꾸고 소속이 몇 차례 달라진 끝에 2017년 봄, 회사를 그만두었다. 모든 에너지를 일에 쏟을 수 있는 시기가 끝난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그냥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사람이 일과 함께 성장하고 경력을 쌓거나 돈을 모으면서 다른 길을 모색하기에 13년은 충분히 긴 시간이었다.
“13일 아니고, 130일 아니고, 13년이에요”라는 KTX 해고 여승무원의 말을 들으며 그 시간의 무게를 생각했다. 2006년 5월, 한국철도공사(옛 철도청)는 채용 1년 뒤 정규직 전환이라던 약속을 어기고, 직접 고용을 요구하던 여승무원 280명 전원을 해고했다. 철도공사를 상대로 한 해고무효 소송은 1, 2심에서 승리했지만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대표적인 ‘사법거래’로 불리는 그 판결 직후, 여승무원 한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절망을 견디기에 13년은 너무 긴 시간이다. 어딘가에 뿌리내리고 일하려던 사람들의 젊음은 오랜 시
[TVIEW] <거리의 만찬> 길 위의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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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오브 핀란드> Tom of Finland
감독 도메 카루코스키 / 출연 페카 스트랭, 로리 틸카넨, 제시카 그레보스키 / 수입 영화사 레인보우팩토리 / 배급 아이엠 / 개봉 8월 말 예정
예술가 앤디 워홀과 로버트 메이플소프에게 영향을 주고, 앱솔루트 보드카의 디자인에 영감을 준 남자. <톰 오브 핀란드>는 동명의 활동명으로 유명한 핀란드 출신 아티스트 토우코 라크소넨의 일대기를 조명한 작품이다. ‘20세기 게이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준 예술가’라고 평가받는 그는 남성의 매력을 극대화한 에로틱 패티시 아트로 잘 알려진 인물. 핀란드의 대표적인 흥행 감독 도메 카루코스키가 연출을 맡은 영화 <톰 오브 핀란드>는 라크소넨의 보다 사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뒤 고향으로 돌아온 라크소넨은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답답함을 느낀다. ‘톰 오브 핀란드’란 이름으로 금지된 욕망을 담은 일러스트를 그리기 시작
[Coming Soon] <톰 오브 핀란드>, 금지된 욕망을 담은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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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화 감독과의 우정이 이렇게 깊었었나. (웃음)” <신과 함께> 시리즈에 ‘우정출연’ 하는 이정재가 의상 및 분장 테스트만 3일, 30회차 이상 현장에 나가고 홍보 활동에도 참여한다는 일화는 어느덧 이 작품에 관한 가장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됐다. 그만큼 우정출연이라기에는 스토리에 큰 영향을 주는 캐릭터인데, <신과 함께-인과 연>의 염라대왕은 전편보다도 중요도가 높다. 무엇보다 분장부터 발성 톤을 잡기까지 레퍼런스를 찾아보기도 힘든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것은 그냥 웃자고 회자되는 에피소드만으로는 짐작하기 어려운, 베테랑 배우에게도 큰 과제였다.
-그동안 인터뷰를 보면 캐릭터의 전사를 꼼꼼하게 생각하며 연기하는 스타일이던데, 염라대왕은 접근방식이 좀 달랐을 것 같다. 비주얼이나 연기 톤에 대해 고민도 많았을 테고.
=초반에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설정으로 보이는 게 중요했다면, 후반부에는 어떤 강력한 설정이 등장한다. 이것이 억지스럽지 않게 감독과 함께
<신과 함께-인과 연> 이정재 - 염라대왕의 적정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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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동욱이 연기하는 <신과 함께-죄와 벌>의 수홍은 억울한 죽음으로 인해 복수심에 사로잡혀 원귀가 되고, 형인 자홍(차태현)의 저승길에 방해가 되는 인물이다. 너무나 억울한 그의 죽음 앞에서 1400여만명의 관객이 눈물을 흘렸지만 실은 영화 내내 “원귀로밖에 등장하지 않아서” 배우가 지닌 매력을 온전하게 바라봤다고 하기엔 뭔가 부족함이 느껴졌을지 모른다. 강림이 저승 삼차사의 환생을 걸고 망자 수홍을 환생시키려고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는 2부 <신과 함께-인과 연>에서 수홍의 존재감은 확실히 다르다. 한층 더 드라마틱한 김동욱의 얼굴을 오래 볼 수 있게 됐다.
-지난 5월에 열린 제23회 춘사영화제 남우조연상 수상을 축하한다.
=작품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좋은 결실을 맺고 보답을 받으면 행복하다. <신과 함께-죄와 벌>의 흥행은 평생의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지금은 그때의 감상에 젖어 있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제작발표회나 다른 매체를
<신과 함께-인과 연> 김동욱 - 큰 산을 넘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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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기의 따뜻한 눈망울은 설령 그것이 판타지라 할지라도 넉넉한 위안을 준다. <신과 함께-인과 연>에 이르러 그녀는 선량함 이상의 깊이까지 갖추며 스크린 속 존재감을 한뼘 더 키웠다. 이승에서 괴력의 성주신(마동석)을 상대하는 동시에, 천년 전의 잃어버린 기억과 씨름하느라 바쁜 저승차사 덕춘에겐 전에 없던 쓸쓸한 기운마저 비친다. <마음이…>(2006)로 6살에 데뷔한 지 이제 13년차, “시리즈를 끝내고 나니 어느덧 20대가 코앞에 다가왔다”는 김향기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정말로 훌쩍 성장해버렸다.
-<신과 함께-인과 연>에서 달라진 덕춘의 모습이 있을까.
=1부와 비교해서 한층 더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장면들이 늘어났다. 그런데 한편으로 덕춘은 웹툰 속 특징을 가장 그대로 살리려고 노력했던 캐릭터여서 다른 차사들에 비해 천년 전 과거의 모습까지 한결같은 면이 있다. 감독님도 오히려 그 부분을 강조하셨는데, 이를테면 덕춘의 변하지 않는 ‘선한 마
<신과 함께-인과 연> 김향기 - 깊어진 선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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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맥은 저승차사 강림, 덕춘과 함께 천년 동안 인간에게 지옥길을 안내했다. 시니컬한 태도로 비죽 솟아오르는 비애감을 삼긴 채 우매한 인간들을 상대했다. <신과 함께-인과 연>은 천년 묵은 해원맥의 과거와 그 과거에서 비롯되는 깊은 비애감을 응시한다. 지상의 성주신이 들려주는 저승 삼차사의 과거에서 해원맥의 과거는 이들의 돌고 도는 생을 연결하는 핵심고리 역할을 한다. 2편의 중심에 해원맥이 그리고 주지훈이 있다.
-캐릭터 및 배경 설명이 많은 1편보다 해원맥의 전사가 펼쳐지는 2편의 시나리오를 더 흥미롭게 읽었을 것 같다.
=1편에선 지옥에 대한 설명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다. 캐릭터나 지옥의 세계 등 기본 설정이 구축되어 있는 2편에선 드라마가 부각된다. 드라마가 세니까 시나리오도 더 잘 읽히고 몰입도 잘될 수밖에 없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신도 많아서 촬영할 때도 2편이 더 재밌었다.
-천년 전의 과거와 현재 모습의 간극이 커서인지, 2
<신과 함께-인과 연> 주지훈,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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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맣게 그을린 피부. 하정우는 지난 6개월간 이탈리아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배우로, 연출가로 또 제작자로 역할하는 와중, 가장 긴 휴지기였다. “10년 전 인터뷰 때 기자님에게 한국영화의 한축을 이루는 영화인이 되겠다고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그 과정인 것 같다.” 한국영화의 도전과 성공의 집약체인 <신과 함께> 시리즈에 출연한 것도 배우로, 연출가로, 제작자로 외연을 넓혀가는 그의 계획에 딱 맞는 영화였기 때문이다. 2편에서는 저승 삼차사 강림의 천년의 비밀이 밝혀지는 만큼, 1편에서와 달리 본격적으로 활약한다.
-<신과 함께> 시리즈로 다시 시작이다. 1편에 비해 한층 디테일한 전개가 돋보인다.
=제작보고회를 하는데 기분이 이상하더라. <신과 함께-죄와 벌> 제작보고회를 한 게 기억나는데 다시 <신과 함께> 이야기를 하니까. 모두 1편이 잘될까 걱정이 많았는데 그때는 제작진이나 감독님, 배우 모두 2편까지 보면 관객이 인정해줄 거라
<신과 함께-인과 연> 하정우 - 배우·감독·제작자… 역할과 공감의 폭 넓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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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인과 연>의 시나리오를 넘기면서 생각했다. 1편은 2편의 세계를 펼치기 위한 전초전에 불과했다는 걸. 지난해 겨울 144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역대 흥행기록 2위에 오른 <신과 함께-죄와 벌>(2017), 그 후속편이 ‘예고대로’ 도착했다. 두편 동시 제작에 착수한 제작방식에 관객만큼 배우들도 이전 영화들에서와는 전혀 다른 경험을 했다. 기획, 촬영의 첫 경험에 이어 2편을 개봉하는 지금의 이 상황도 새롭다. <신과 함께-인과 연>은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삼차사가 그들의 천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을 만나 이승과 저승, 과거를 넘나들며 비밀의 조각을 맞춰나가는 과정. 비주얼은 더 스펙터클해졌고, 이야기는 더 방대해졌다. 1편 개봉 이후 대대적인 재회. 저승 삼차사 역의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와 수홍 역의 김동욱 그리고 염라대왕 역의 이정재를 한꺼번에 만났다.
<신과 함께-인과 연> 하정우·주지훈·김향기·김동욱·이정재 - 인연의 수레바퀴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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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반 이상이 지났다.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즌 개봉을 앞둔 대작들을 비롯해 수많은 작품들이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택시운전사>에서 <신과함께-죄와 벌>로 이어졌던 천만 관객 돌파 바통 올해엔 어떤 작품이 이어받게 될까. 2018년 개봉 예정인 충무로 기대작 20편을 소개한다.
스윙키즈
감독 강형철 출연 도경수, 박혜수, 자레드 그라임스, 오정세 개봉 2018년
1951년 한국 전쟁. 포로수용소의 북한군 로기수(도경수)는 우연히 탭탠스에 빠지고, 흑인 장교 잭슨(자레드 그라임스)이 만든 댄스팀 스윙키즈의 팀원으로 합류한다. 오합지졸 댄스팀이 뿜어내는 유쾌함과 한국 전쟁이라는 시대적 비극이 만나 색다른 시너지를 빚어낼 예정. <과속스캔들>, <써니> 등 작품 속에서 늘 음악을 중시해왔던 강형철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1년 동안 탭댄스를 연습했다는 배우들의 댄스 실력을 기대해보자.
안시성
감독 김광식 출연 조
2018년 개봉 예정 충무로 기대작 20편 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