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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에는 대가가 있다. 공동체에서 떨어져나온 인간은 이 세계에서 그리 복된 삶을 살지 못하지만”이라고, 20년 넘게 이어진 독일 뮌스터에서의 생활에 대해 허수경 시인이 쓴 산문집 <너 없이 걸었다>에 적혀 있었다. 그는 독일어를 배우고 10년이 지나서야 독일어로 쓰인 시를 읽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고는 향수병을 뜻하는 ‘하임붸’(Heimweh)라는 말과 대칭을 이루는 ‘페른뵈’(Fernweh)라는 단어를 알려준다. “먼(Fern)이라는 단어와 슬픔(Weh)이라는 단어가 합쳐져서 먼 곳을 향한 그리움, 동경 내지는 사무치게 그리운 어떤 심정을 뜻한다.” 독일에서 날아온 허수경 시인의 부고를 접하고, 내내 이 고독과 슬픔이라는 감정을 생각했다. 그 감정 안에 머물 수 있는 이국의 땅을 택한 시인을 기억했다.
타고난 나라와 언어 속에 머물지 않고 나라와 언어를 독일과 독일어로 선택해 이주해 살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60년대생 여성 작가가 또 한 사람 있다. <현등사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여행하는 말들> 혼자 가는 먼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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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 IF BEALE STREET COULD TALK
감독 배리 젠킨스 / 출연 스테판 제임스, 데이브 프랭코, 핀 위트록, 레지나 킹, 테요나 패리스
<문라이트>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배리 젠킨스 감독의 신작. 할렘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영화로, 제임스 볼드윈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티쉬와 포니는 연인 사이다. 포니가 강간 혐의로 감옥에 수감되자, 그의 아이를 임신한 포니는 인종차별에 맞서 남편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나선다. 올해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이래 영미권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 북미에서 11월 30일 개봉예정.
[WHAT'S UP]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 할렘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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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8>의 배우 아콰피나가 미국 TV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이하 <SNL>)의 호스트로 발탁됐다. 이는 2000년에 호스트였던 배우 루시 리우 이후 거의 18년 만에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이 두 번째로 <SNL>의 호스트가 된 사례. 10월 6일 첫 방송을 통해서 게스트인 트래비스 스콧과 함께 등장한다. 반면, 지난 5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로부터 제명당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미투 운동을 “사회적인 거대한 히스테리의 사례”라고 표현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그가, 신작 <나는 고발한다>의 시놉시스를 공개하면서 또 한번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 간첩 혐의를 받았던 19세기 드레퓌스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마치 자신의 성폭행 범죄혐의를 변호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영화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UP&DOWN] <오션스8>의 배우 아콰피나, 호스트로 발탁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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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개월간 자취를 감췄던 중국 톱배우 판빙빙에게 중국 세무당국이 탈세혐의로 약 1437억원의 추징금 및 벌금을 부과했다. 같은 날 중국 관영통신사인 <신화사>를 비롯한 일부 매체에서 판빙빙의 벌금형을 보도한 직후, 중국의 웨이보(微博)에 판빙빙의 계정으로 사과문이 게재됐다. 판빙빙의 계정에 마지막으로 글이 올라온 것은 6월 2일, 실종을 둘러싼 그간의 무수한 의혹을 뒤로하고 124일 만에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판빙빙은 사과문을 통해 “최근 고통으로 애타는 시간을 보냈다”, “세무국에서 나오는 모든 결과를 받아들일 것을 약속드린다”, “국가 없이는 나 판빙빙도 없다”고 밝혔다.
사건의 출발점은 이렇다. 지난 5월 말 중국 국영방송 <CCTV> 토크쇼 진행자 추이융위안은 자신의 SNS에 판빙빙이 고액의 영화 출연료를 두고 이면 계약서를 작성해 그간 총 100억원가량의 탈세를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탈세 의혹과 함께 판빙빙은 약 4개월이 지나도록 세간에 모습을
판빙빙, 그간 행방의 비밀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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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처럼 접근하자.” <암수살인>의 이봉환 미술감독이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매료됐던 김형민 형사(김윤석)와 살인범 강태오(주지훈)의 팽팽한 두뇌 싸움은, 말 그대로 사실적인 공간에서 펼쳐져야 했다. 일례로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인 교도소의 수사 접견실은 지금은 폐허가 된 건물인 부산의 옛 사상경찰서 1층에 세트를 지었다. 2층에는 형사과 세트를 지었다. “진짜 접견실을 가볼 수 없기 때문에 자료 수집차 교도소 생활을 다룬 다큐멘터리는 거의 다 훑어봤다.” 40석 정도의 형사과 책상을 만들 때도 “성격상 엇비슷하게 묘사하는 걸 견디지 못해” 40명의 캐릭터를 상상하며 각자의 성향에 맞는 책상 디자인을 모두 달리 꾸며놨다. 형민이 태오가 던져준 단서를 좇다가 결정적 증거를 포착하는 유치장 창고 장면도 의도치 않게 사실을 그대로 재현한 경우다. 형민의 실제 모델이었던 김정수 형사가 단서를 발견하게 된 것도 실제로 유치장 창고라는 걸 알게 된 김태균 감독이 그 장면을 유
<암수살인> 이봉환 미술감독 - 전면에 드러나지 않되 진짜처럼 보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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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가톨릭영화제(CaFF)에서 영화제 자원활동가를 모집한다. 종교 무관하고 영화를 사랑하는 성인이며, 영화제 전 기간(10월 25~28일) 참여 가능한 사람, 사전 준비 모임(10월 11일, 18일)에 참여 가능한 사람이면 누구나 환영. 모집인원은 20명이며, 홈페이지(caff.kr/caffsien)에서 지원서를 다운로드해 작성 후, 이메일(caffsien@caff.kr)로 접수. 봉사활동 확인서 발급, 공식 유니폼 지급, 영화제 기간 식사 제공. 문의는 가톨릭영화제 사무국(0507-1424-0712) 및 홈페이지(www.caff.kr)나 이메일(caffsien@caff.kr)로 하면 된다.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에서 ‘독립 극영화 제작 25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10월 16일(화)~2019년 3월 30일(토) 매주 화·목요일 오후 2~5시 진행. 5개월 동안 2편의 실습작과 1편의 수료작 제작을 통해 극영화 제작과정을 체계적으로 경험해본다. 영화 <질투는 나의
제5회 가톨릭영화제, 자원활동가 모집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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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시네마가 마블 스튜디오 10주년을 기념해 ‘마블 시네마’ 기획전을 연다.
10월 25일부터 11월 7일까지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국내 개봉작 중 17편을 상영하는 행사다.
-고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의 이름을 딴 ‘지석영화연구소’(가칭)가 출범한다.
연구소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성장을 모색하고 아시아영화에 대한 연구를 목표로 할 예정이다.
-대만영화 <청설>의 재개봉을 앞두고 수입사 오드(AUD)와 영화수입배급사협회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청설>이 이중 수입 계약을 진행한 영화라는 영화수입배급사협회의 입장에 대해 오드(AUD)는 작품을 적법하게 수입했다고 반박했다.
대만영화 <청설>, 재개봉 앞두고 이중 수입 계약 갈등 심화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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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과 CGV용산아이파크몰이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GV) 프로그램, 용씨네 PICK 세 번째 작품으로 이지원 감독의 장편 데뷔작 <미쓰백>이 선정됐다. 연초에 2018년 개봉을 목표로 하는 기대작을 소개하는 ‘한국영화 톱 프로젝트16’ 특집 기사에서 <미쓰백>을 소개한 바 있던 <씨네21>이기에 더 반가운 자리였다. 10월 2일, CGV용산아이파크몰 11관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는 주성철 편집장, 김소미 기자가 진행을 맡고 이지원 감독이 참석했다. <미쓰백>의 이지원 감독은 “기자간담회를 제외하면 처음 가지는 공식적인 GV여서 조금 긴장된다. 공들여 완성한 영화를 나룻배에 태워 드디어 강물에 띄워보내는 심정”이라고 진솔한 첫 인사말을 던졌으며, 이어 주성철 편집장과 김소미 기자의 간단한 감상평이 이어졌다. 주성철 편집장은 “관심 있게 지켜봐 온 영화인데, 무척 뭉클하고 묵직한 결과물을 확인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영화를 본
<미쓰백> 용씨네 PICK, “서로를 구원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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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했다. <씨네21>과 나이가 같다. 그리고 올해도 공식 데일리를 발행하기 위해 일찌감치 이화정, 이주현, 김성훈, 송경원, 임수연 기자가 부산으로 향했다. 개막일에 발행되는 1호를 시작으로 영화제 내내 부산의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주말경 태풍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는데, 영화제측은 해운대에서 치러지는 비프빌리지 행사를 센텀으로 옮겨오면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저 무사히 뜨거운 축제의 주말을 보내길 기원하는 마음뿐이다. 무엇보다 한동안 영화제를 떠나 있던 이용관 이사장, 그리고 역시 지난 2년여 동안 ‘야인’으로 지냈던 전양준 집행위원장이 함께 복귀하며 치르는 첫번째 영화제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한목소리로 ‘화합과 정상화, 그리고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들 외에 기존의 김영우, 남동철, 박도신, 박진형 프로그래머에 더하여 남경희 월드영화 프로그래머, 성지혜 아시아영화 프로그래머, 허경 와이드앵글 프로
[주성철 편집장] 이제 23살 부산국제영화제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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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필름
배우 전종서와 박신혜가 스릴러 영화 <콜>에 캐스팅됐다. 영화는 서로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는 두 여자가 한통의 전화 통화로 연결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이충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올가을 촬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개봉은 2019년.
스튜디오앤뉴
영화 <비스트>(가제)에 이성민과 유재명이 출연한다. <방황하는 칼날>의 이정호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 영화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팽팽하게 맞서는 두 형사의 격돌을 그린 범죄액션영화다. 2019년 개봉을 목표로 올해 안에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아이뉴 컴퍼니
배우 서예지와 진선규가 주연을 맡은 미스터리 호러 영화 <암전>이 지난 9월 20일 서울에서 촬영을 마쳤다. <암전>은 영화감독 지망생 미정(서예지)이 귀신이 찍었다고 전해지는 영화를 찾던 중 괴담 속 실제 영화감독인 재현(진선규)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배우 서예지·진선규 주연 영화 <암전>, 9월 20일 크랭크업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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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콩레이의 북상으로 예보됐던 비 소식도 개막식은 비켜나갔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지난 10월 4일 오후 6시부터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이용관 BIFF 이사장, 전양준 BIFF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감독 임권택·장률·호소다 마모루·김용화·황동혁·브리얀테 멘도사, 배우 이보희·신성일·안성기·윤여정·자오타오·현빈·장동건·양귀매·김희애·진선규·야기라 유야·최희서·류이호·유연석·남주혁, 올해 뉴커런츠상 심사위원을 맡은 배우 구니무라 준 등이 레드카펫에 올랐다. 세계적인 음악감독 류이치 사카모토의 피아노 연주로 문을 연 개막식은 배우 김남길과 한지민의 사회로 본격적인 행사를 시작했다. 올해의 한국영화 공로상은 브줄국제아시아영화제 공동창설자 겸 집행위원장인 마르틴 테루안, 장 마르크 테루안에게 돌아갔다. 이어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상한 류이치 사카모토는 “이 세계에서 폭력에 의한 지배가 없어지기를 간절히 기원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10월 4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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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몸무게, 크리스찬 베일이 작품을 위해 다시 체중을 증량했다. 미국의 전 부통령 딕 체니를 소재로 한 영화 <바이스>에서 크리스찬 베일은 주인공 딕 체니 역을 맡았다. 10월3일 공개된 <바이스> 공식 예고편에서 그는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체중 증량, 노인 분장을 한 모습을 선보였다.
크리스찬 베일은 2004년 <머시니스트>에서 불면증으로 야위어가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55Kg까지 체중을 감량하는가 하면, 2014년 <아메리칸 허슬>에서는 타락한 사기꾼을 표현하기 위해 20Kg 가까이 체중을 증량했다. 또한 <아메리칸 사이코>, <배트맨> 시리즈 등에서는 근육질의 몸을 만들며 작품을 위해 자유자재로 체중을 조절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바이스>가 실제 인물을 소재로 한 영화인만큼, 그의 변신은 딕 체니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낸 듯하다. 미국 48대 부통령 딕 체니는 2001년부터 2008년
체중 증량에 노인 분장까지, 고무줄 몸무게 크리스찬 베일의 <바이스> 예고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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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드라이버>의 힙스터 드라이버, 베이비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배우 안셀 엘고트. 그가 이어폰을 빼고 직접 노래를 부른다. 엘고트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리메이크하는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주인공으로 확정됐다.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도 불리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그는 남자 주인공인 토니 역을 맡았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1957년 초연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원작으로, 배경을 뉴욕 서부의 슬럼가로 각색한 작품이다. 또한 등장인물들을 10대 청소년들로 변경했으며 가문 간의 갈등 또한 인종 간의 갈등으로 바꾸었다. 이탈리아계로 구성된 제트 파와 푸에르토리코계로 구성된 샤크 파의 반목 속, 이루어질 수 없는 토니와 마리아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미국의 유명 작곡가 레너드 번스타인이 음악 작곡을 맡았으며, 화려한 안무와 당대 사회 문제를 잘
<베이비 드라이버> 안셀 엘고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주연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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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너마저’가 지난해 봄 발표한 열 번째 싱글 《분향》을 올여름 내내 들었다. 2007년 처음 이 밴드를 인지한 이유는 주변 입소문이었을까…? 소셜 미디어가 발달하지 않은 시절이었다. 오래된 일기를 뒤져보니 이런 구절도 있다. ‘브로콜리너마저, 장난 아니게 가슴을 후벼판다. 앨범에 든 모든 곡이 자연스레 요즘 오며가며 가장 자주 듣는 아이팟 노래가 되었다. 여자 보컬의 곡도 좋지만, 남자 보컬의 곡들- <끝> <청춘열차>- 도 좋다. 특히 <끝>은 정말, 들으면서 힘이 들 정도.’ 음악, 아니 노래는 주로 작업하는 패션 분야와 다르다. 유행과 시대상, 소위 무브먼트라고 하는 움직임에 신경 쓰거나 분석하며 듣지 않는다. 그래서 브로콜리너마저의 음악은 비슷한 시대를 겪은 또래 친구들과 나눈 넋두리와 닮았다. 고요한 밤, 집으로 돌아가는 ‘열두시 반의 거리’를 떠올린다. ‘이제 니를 몇번이나 더 보겠노’ 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에 너무나 얇은 손목과 발목
[마감인간의 music] 브로콜리너마저 《분향》, 여운남는 가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