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래들리 쿠퍼가 제작, 연출, 주연까지 맡은 뮤지컬영화 <스타 이즈 본>이 지난 10월 5일, 북미에서 개봉해 평단과 관객 모두의 지지를 받았다. 현재 제작비의 두배에 달하는 7천만달러의 수익을 거둔 상태. <롤링스톤>의 비평가 피터 트래버스는 이 영화의 각본과 음악에 대해 “흠결이 없고 훌륭한 모던 클래식”이란 평을 남겼다. 북미에서 <스타 이즈 본>과 같은 날 개봉한 <베놈>의 톰 하디는 개봉 직후 한 매체와 나눈 인터뷰에서, 자신의 분량 중 30~40분 가량이 편집됐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가 이를 공식 해명했다. 그는 “편집된 영상은 영화 내용과는 무관”하며 “즉석에서 자유롭게 연기한 장면”들이 편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UP&DOWN] 브래들리 쿠퍼 <스타 이즈 본>, 평단과 관객 모두 호평 外
-
<가디언즈> 시리즈의 감독직에서 내려온 지 약 3개월 만에 제임스 건 감독의 행보가 드러났다. 10월 9일 워너브러더스는 제임스 건 감독이 <수어사이드 스쿼드2>의 각본 계약을 체결하고 집필 중이며, 감독직도 논의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임스 건 감독은 지난 7월, 약 10년 전부터 트위터를 통해 소아성범죄를 연상시키거나 홀로코스트를 모욕하는 발언 등을 한 것이 문제가 되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불미스런 이유로 디즈니-마블에서 퇴출당한 감독이 워너-DC의 기대작에 합류한 상황이다. <수어사이드 스쿼드2> 감독으로 내정돼 있던 개빈 오코너의 하차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 <수어사이드 스쿼드2>는 리부팅 시리즈로 조커, 할리퀸, 데드샷 등 주요 캐릭터에 새롭게 접근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임스 건의 기용이 DC의 부진한 흥행 성적에 날개를 달아줄지 지켜볼 일이다.
마고 로비의 할리퀸이 중심이 되는 <버즈 오브
마블에서 퇴출된 제임스 건 감독, DC <수어사이드 스쿼드2> 각본 계약 체결
-
나이키, 소니, 닥터 드레 등의 광고로 이름을 알린 조나단, 조쉬 베이커 형제. 그들의 영화 데뷔작 <킨: 더 비기닝>이 10월11일 개봉했다. 우선 CF 감독 출신답게 네온 조명을 활용한 프로덕션 디자인이 눈에 띈다. 거기에 로봇, 첨단 무기 등을 위해 마블의 시각효과팀이 가세했다 하니 비주얼만큼은 걱정 없겠다. 그렇다면 베이커 형제 이전 화려한 비주얼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광고계에서 먼저 주목받던 감독들은 누가 있을까. 할리우드부터 국내까지, CF 감독에서 영화감독으로 변모한 이들을 알아봤다.
리들리 스콧
CF 감독들이 영화계로 진출하는 초석을 닦은 리들리, 토니 스콧 형제. 형인 리들리 스콧은 영화감독으로 데뷔하기 전 맥주회사 기네스의 광고 등을 연출했다. 이후 영화 데뷔작인 <결투자들>로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했지만 그를 본격적으로 스타덤에 올려준 것은 1984년 제작한 애플의 맥킨토시 컴퓨터 광고다.
광고는 맥킨토시 발매가 1984년이라는
화려한 비주얼, 기발한 상상력의 CF 감독 출신 영화감독들
-
파리 제8대학교 대학원에서 영화학 박사 학위를 받고 <여름이 가기 전에> <미국인 친구> 등을 연출한 성지혜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 아시아영화 프로그래머로 합류했다. 그는 중화권 영화를 담당한다. 프로그래머 채용 면접 당시 “유럽쪽으로 지원하지 그랬냐”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그는 예전부터 시네필로서 자신의 가슴을 떨리게 한 영화는 허우샤오시엔, 왕가위 등 중화권 감독의 작품이었다고 말한다. “<열혈남아>(1988) 같은 영화는 100번씩 보고 모든 장면과 대사를 외웠다. 그 사람들이 없었다면 난 영화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관심사는 문득 중국어에 관심이 생겨 학원에 다니다 중국을 오가는 것으로 이어졌고, 아예 2016년부터 베이징영화아카데미에서 방문학자 생활을 시작했다. “중국은 내가 생각하던 것과 완전히 다른 곳이었다. 베이징에 갔다가 정말 기절할 뻔했다. (웃음) 젊은 사람들의 태도가 매우 개방적이다.” 지금 중국인들이 좋아하
성지혜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 프로그래머 - 중국 상업영화의 활력
-
-
“마이클은 평소에 차를 많이 마셔요. (웃음)” <할로윈>의 살인마 마이클 마이어스가 존 카펜터의 <할로윈>(1978)에 처음 등장했을 때가 1963년이었으니(그 시점에서는 어린아이), 이제 족히 환갑이 훌쩍 지났을 것이다. 시리즈마다 심하게 다친 것은 물론, 십발의 총을 맞거나 전신 화상을 입기도 했던 그가 아직도 죽지 않고 건강과 체력을 유지하는 비결이 뭘까 물었더니, <할로윈>을 새롭게 부활시킨 블룸하우스의 프로듀서 제이슨 블룸은 그처럼 농담을 건넸다. 물론 이어서 “과연 저게 말이 될까 의심하는 가운데 마이클의 질긴 생명력이 초현실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 또한 <할로윈> 시리즈의 매력 아닐까”라는 진담도 함께.
<씨네21>은 올해도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데일리를 만들며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이번호와 다음호에 걸쳐 그들을 소개할 예정인데, 일단 개봉일이 얼마 남지 않은 <할로윈>(10월 31일 개봉)의 제
[주성철 편집장] 부산에서 <할로윈>의 제이슨 블룸을 만나
-
CJ, 롯데, 쇼박스, NEW 4대 투자·배급사가 부산에서 2019년 라인업을 발표했다. 네 회사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해운대와 벡스코 일대에서 자사의 밤 행사를 각각 열었다. 지난해까지 영화제를 보이콧했던 영화인들이 부산으로 오기로 하면서 각 배급사들은 잠시 멈춘 밤 행사를 부활시킨 것이다. 일단, CJ엔터테인먼트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 <패러사이트>(가제)를 포함해 <걸캅스>(감독 정다원), <귀수>(가제, 감독 리건), <극한직업>(감독 이병헌),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가제, 감독 손용호) , <사바하>(감독 장재현), <엑시트>(가제, 감독 이상근), <클로젯>(감독 김광빈) 등 8편을 내놓는다. 지난해 말과 올해 여름 시장에서 <신과 함께> 시리즈로 ‘쌍천만’을 달성한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말모이>(감독 엄유나), <증인>(감독 이한), <타짜3
CJ, 롯데, 쇼박스, NEW 4대 대형 배급사 내년 라인업 발표해
-
나는 마블의 팬이 아니다. 고로 마블 작품은 보지 않는다. 실은 마블,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 DC, <스타워즈>, <트랜스포머>, <영구와 땡칠이> 시리즈를 모두 보지 않는다. 자랑은 아니지만 사실이다. 미안하다, 사실이 아니다. 어떤 마블 작품은 본다. 흑인 문화나 힙합과 관련 있는 마블 작품은 본다. 그래서 <블랙팬서>(2018)도 봤다.
얼마 전엔 <루크 케이지> 첫 번째 시즌을 넷플릭스에서 정주행했다. 사실 이 시리즈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다. 지루하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난 재미있었다. 뉴욕 할렘을 배경으로 하고, 흑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래퍼 맙 딥이나 힙합 그룹 우탱 클랜을 대사에 집어넣는 작품을 나는 사랑하지 않을 자신이 없다. 게다가 에피소드 제목도 죄다 뉴욕 힙합의 상징인 갱스타의 노래 제목을 빌려왔다. 하! 이건 끝내주는 ‘힙합’ 드라마다.
사운드트랙도 훌륭하다
[마감인간의 music] 메소드 맨 <Bulletproof Love>, ‘힙합’ 드라마
-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윤재호 감독의 <뷰티풀 데이즈>(2017)는 이나영이 6년의 공백을 깨고 선택한 영화다. 탈북 여성에 다 큰 아들을 둔 엄마 역할. 악질 탈북 브로커를 만나 고생하는 10대, 나이 많은 조선족 남자와 결혼해 시골에서 가정을 꾸리는 20대, 그리고 서울에서 술집을 운영하며 애인과 새 삶을 사는 30대의 현재까지, 캐릭터의 긴 역사도 소화해야 했다. 작품에 대한 혹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으면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작품이다. 고정된 이미지에 갇히길 거부하며 늘 과감한 선택을 해온 이나영은 <뷰티풀 데이즈>에서도 전에 본 적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빨갛게 머리를 염색하고 빨간색 가죽 코트를 입고 아들에게 된장찌개를 끓여주는 ‘엄마’ 이나영의 잔상은 꽤 깊다. 부산영화제가 개막하기 전, 서울에서 미리 이나영을 만났다.
-<씨네21>과의 인터뷰는 물론 인터뷰 자체가 오랜만이다.
=언제가 마
<뷰티풀 데이즈> 배우 이나영, "이야기와 캐릭터에 설득됐다면 그 캐릭터가 되려고 노력할 뿐"
-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는 호주의 여성감독 안나 브로이스키가 2013년에 만든 다큐멘터리다. 암스테르담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소개된 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원제인 ‘Aim High in Creation!’은 김정일의 저서 <영화와 연출>의 단원 제목 ‘창작에서는 크게 노리는 것이 있어야 한다!’에서 따온 것이다. 도쿄에서 태어난 안나 브로이스키 감독은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주한 호주대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한국, 필리핀, 베트남, 미얀마, 이란 등에서 자랐으며, 동아시아에 대한 이해가 깊다.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는 진귀한 영화다. 좀처럼 보기 힘든 북한 사회와 북한영화를 보여준다. 또한 북한의 체제선전을 따라가면서 그들의 우스꽝스러움을 폭로하는 ‘내재적 접근법’을 통한 비판이 담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서구 사회에 악마처럼 알려져 있는 북한 사회의 가치가 무엇인지도 생각하게 해준다. 그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 북한을 먼저 만나본 안나가 남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교훈
-
춘천에 도래한 가을 속에 쌍을 이루는 서로 다른 기행이 있다. 장우진 감독은 <춘천, 춘천>(2016)에서 20대 끝자락의 피로와 권태로 방황하는 청년 지현(우지현)과, 서울에서의 역할로부터 도피해 짧은 여행에 나선 중년의 커플 흥주(양흥주)·세랑(이세랑)의 이야기가 ‘데칼코마니’ 같다고 말한다. 춘천행 열차에 몸을 싣는 세 인물이 안개처럼 서서히 흩어지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으면, 어느덧 선명한 우울과 고독을 대면하게 된다. 2014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 부문 대상을 수상했던 데뷔작 <새출발>(2014)에서 시작해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 감독상을 수상했던 <춘천, 춘천> 그리고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겨울밤에>(2018)까지 장우진 감독은 지금껏 세편의 영화에서 조금씩 형식적 변주를 거듭해온 주목받는 감독이다. 영화제 순방으로 바빴던 <춘천, 춘천>의 개봉을 앞두고 만나는 자리
<춘천, 춘천> 장우진 감독 - 아름답고 지루한 도시에서
-
말쑥한 청춘 스타의 얼굴인 줄 알았더니, <춘천, 춘천>에서 하릴없이 호반의 도시를 배회하는 ‘지현’을 보면서 그의 타고난 쓸쓸함도 발견하게 됐다. 장우진 감독의 <새출발>로 스크린에 데뷔해 <춘천, 춘천>이 개봉관에 당도하기까지 쉼 없이 일해온 그는, 그사이 명필름랩 1기로 입성해 내실을 다졌다. <너와 극장에서> <환절기> 같은 독립영화 기대작들에서도 우지현은 꾸며놓는 대로 어울리고 편안한 배우였다. “얼굴이 많다”라는 평가를 들을 때 가장 즐겁다는 그에게서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이해한 배우의 지혜가 묻어났다.
-<춘천, 춘천>의 지현은 어떤 인물인가.
=장우진 감독의 전작 <새출발>의 연장선 안에 있는 캐릭터다. 표면적으로는 취업의 어려움을 겪는다는 문제가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모든 것이 유예된 상태에서 무언가 중요한 것들을 자꾸 잃어버리고 있다는 슬픔이 핵심적이라고 봤다. 지현의 미래가
<춘천, 춘천> 우지현 - 풍경과 조응하는 배우
-
익숙한 듯 새롭고, 새로운 듯 익숙하다. 10월 3일 개봉한 영화 <암수살인>(감독 김태균)의 촬영은 노련하면서도 정교해 관객을 능수능란하게 들었다 놨다 한다. 이야기가 우직하게 전개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촬영감독이 누구인지 크레딧을 확인했더니 황기석이었다. 젊은 관객에게 생소한 이름일 수 있겠다. 1990년대 말 혜성처럼 등장해 영화 <친구>에서 ‘실버리텐션 기법’(필름 현상 과정에서 색소에 붙어 있는 은 입자를 씻어내지 않고 남기면 명암의 차가 커져 밝은 부분은 더 밝아지고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두워지면서 콘트라스트가 강한 영상이 만들어진다. 보통 회상 장면에서 쓰인다.-편집자)을 처음 시도하고, 현장 편집기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기술들을 선보였고, 이후 <와니와 준하> <형사 Duelist>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여러 영화에서 좋은 촬영을 보여준 그다. 황기석은 한때 충무로에서 승승장구하다가 돌연 미국으로 떠
황기석 촬영감독의 <암수살인> 포토 코멘터리
-
충무로에서 분기별로 꼭 등장하는 영화, 바로 형사영화다. 2018년 가을엔 <암수살인>이 관객을 찾았다. 2012년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소개된 실화를 소재로 한 <암수살인>은 자신의 범죄를 고백한 범죄자와 그의 암수 범죄를 끈덕지게 쫓는 형사를 조명한 영화다. 올해 극장가를 가장 성실하게 드나든 주지훈이 범죄자 강태오를, 러닝타임 내내 단서를 찾느라 바쁜 김형민 형사는 김윤석이 연기했다.
김형민 형사는 김윤석이 연기한 다섯 번째 형사 캐릭터다. 김윤석은 그간 충무로에서 다양한 유형의 형사를 연기해왔다. 형사라는 좁은 범위 안에 모인 캐릭터들이지만 각각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처럼 충무로에서 유독 형사 캐릭터와 연이 자주 닿았던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이른 바 형사 전문 배우들. 그들이 출연한 영화와 필모그래피 속 대표 형사 캐릭터를 소개한다.
형사 캐릭터를 4번 연기한 배우
김상경
출연작 <살인의 추
충무로 형사 왕중왕전, 형사 캐릭터를 가장 많이 연기한 배우는 누구?
-
<뉴욕 라이브러리에서>가 상영된 2017년 9월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프레더릭 와이즈먼 감독을 인터뷰할 수 있다는 희소식을 접했다. 와이즈먼의 영화들은 언제나, 뛰어난 영화감독 이상의 강인한 현자가 그 뒤에 서 있는 것처럼 보였다. 요다를 만나게 된 루크의 마음이 이럴까? 약속 장소인 호텔 로비에 도착했을 때 와이즈먼 감독은 앞 순서의 인터뷰어에게 사운드와 관련된 복잡한 문제를 끈기 있게 설명하며 눈으로 당신을 알아봤다는 신호를 보냈다. 감독 곁에는 홍보담당자도 프로듀서도 없었다. 마침내 당신 차례라고 감독이 손짓한 순간 나는 노련한 명의의 진료실로 호명된 환자처럼 긴장해 결의를 가다듬었다. 대가의 기본적인 매뉴얼을 묻는 나이브한 질문에, 단호하고도 겸손한 감독은 명료한 답을 돌려주었다.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한 러시아 영화인이 와이즈먼을 알아보고 다가왔다. 엊그제 <뉴욕타임스>에 실린 <뉴욕 라이브러리에서>에 대한 호평을 읽었다는 인사였다. 와이즈먼
<뉴욕 라이브러리에서> 프레더릭 와이즈먼 감독 - '그것'들이 영화가 되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