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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는 세계에 대한 공포가 혐오로 바뀌더니 점점 짙어졌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남미 국가들의 난민 혐오를 더욱 부추기는 것은 왜곡된 가짜 뉴스다. 물론 여기서 한국도 자유로울 수 없다. 전쟁과 가난, 참혹한 현실로부터 도망쳐 ‘산다’는 행위를 추구하는 것만으로도 난민은 공포와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는 이들을 잘 모른다. 언제나처럼 한차례 걸러진 세계 뉴스만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며 타인이 내 삶에 위협이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는 세계의 분쟁과 재난, 질병으로부터 생명을 살리기 위해 힘쓰는 국경없는의사회의 국경없는영화제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다.
전세계가 한 발짝 우측으로 움직이며 우파의 포퓔리슴 공격이 더해지는 가운데 올해 국경없는영화제의 주제는 ‘생명을 살리는 외로운 싸움’이다. 이번 영화제는 병원 폭격, 결핵, 이주민, 난민, 파괴되는 문화유산을 주제로 총 7편의 다큐멘터리를 상영한다. 영화들은 폭격으로 무너진 분쟁 지
국경없는영화제, 11월 23~25일 서울극장에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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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화협회(MPAA)가 주관하는 영상물등급제도가 11월 1일 50주년을 맞는다. MPAA는 이에 50년간을 정리하는 특별보고서를 발행했는데,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0년 동안 가장 많이 매겨진 등급은 R등급이다. 1968년부터 MPAA의 등급 시스템을 거친 총 2만9791편 중 약 58%에 달하는 1만7202편이 제한 관람가(17세 미만 부모나 성인 보호자 동반 요망) 등급인 R등급을 받았다. PG등급이 5578편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PG-13등급이 4913편, G등급이 1574편으로 가장 적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함께 운영하는 MPAA는 미국극장주협회와 협력하여 등급제도를 운영하며, 법적인 강제성은 없지만 등급을 받지 못한 영상물은 극장에서 상영을 거부한다.
영향력이 큰 만큼 이 제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종교단체는 물론 일부 영화인들도 이 제도의 문제점을 거론하는데, 특히 2006년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This Film is Not Yet Rated
[LA] 50주년 맞은 미국영상물등급제, 가장 많이 매겨진 등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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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로버트 크레이머 / 출연 알베르트 필버 / 제작연도 1984년
로버트 크레이머 감독의 1984년 작품 <우리 모두의 나치>를 통해 약 40년이란 세월이 흘러 마주한 병약한 나치 전범은 꽤나 지적이며 친절하기까지 한 노인이다. 이 영화는 악의 평범성에 대한 불편한 깨달음을 넘어 노약자라는 사회적 관념의 카테고리 안에서, 이제는 보호 대상이 돼야 할 것 같은 가해자를 만나게 되는 혼란 속으로 관객을 소환한다. 끊임없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게끔 하는 이 영화를 위해서 우선 2명의 독일 감독 얘기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그들은 부자관계였던 베이트 할란과 토마스 할란이다. 베이트 할란은 나치정권 선전부 장관 괴벨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가장 악명 높은 반유대주의 영화라 일컬어지는 <유대인 쥐스>를 만들었다. 아버지와 함께 어린 시절 히틀러의 식탁에 초대받기도 했던 토마스 할란은 아버지와 그들 세대에 대한 증오를 품고 독일 극좌운동에 참여한다. 그리고 <
조명진 프로그래머의 <우리 모두의 나치> 가해자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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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진실을 담고 있는 명대사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법이다. 그런데 넷플릭스 <김씨네 편의점>은 첫 에피소드부터 한방을 날린다. 캐나다에서 작은 편의점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한국인 이민자 가정의 딸 재닛(앤드리아 방)은 교회에 나와 ‘멋진 기독교인 한국인 남자친구’(Cool Christian Korean Boyfriend)를 만나라는 엄마(진윤)에게, 그런 건 존재하지 않는다며 조목조목 반박한다.
“우선, 멋진 한국인 기독교인 남자란 건 없어요. 멋지고 기독교인이면 한국인이 아니고, 멋진 한국 남자면 기독교인이 아니에요. 멋진 기독교인 한국인은 전부 여자라고요!” 아들 정(시무 리우)을 끔찍이 사랑하는 엄마는 “그럼 멋진 기독교인 한국인인 네 오빠는 여자니?”라고 우겨보지만 소용없다. 내게도, 우리 가족에게도 없는 장점을 모두 갖춘 (그리고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는) 남자를 어느 날 떡하니 대령할 것을 기대하는 엄마와 살아본 딸이라면 이 장면에서 수많은 기억이 떠올
[TVIEW] <김씨네 편의점> 어느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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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키즈>
제작 안나푸르나필름 / 감독 강형철 / 출연 도경수, 박혜수, 재러드 그라임스, 오정세, 김민호 / 배급 NEW / 개봉 12월 예정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불어닥친 춤바람은 과연 남과 북의 이념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강형철 감독의 <스윙키즈>는 “그 땅바닥 막 때리는 춤 같지도 않은 거이”라며 툴툴거리던 북한군 로기수(도경수)가 탭댄스에 매료되어 공연 무대에 오르게 되는 이야기다. 암울한 수용소 내에서 신나는 음악 무대를 꾸미려는 미군의 속내와 이를 저지하려는 북한군, 그리고 시대의 변화에 순응하려는 이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면서 벌어지는 갈등과 그 사이를 비집고 기어이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춤과 음악이 영화의 주요 감상 포인트가 될 터. 브로드웨이 출신 흑인 장교 잭슨(재러드 그라임스), 열정은 있지만 몸이 아파 오래 공연을 못하는 중공군 샤오팡(김민호), 전쟁 포로와는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무대에 오르려는 양판래(박혜수) 등
[Coming Soon] <스윙키즈>, 탭댄스와 전쟁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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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친구처럼 보이게 찍어주시죠!” 사진 촬영 중 송새벽이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인터뷰 중 두 사람의 극중 관계는 ‘유사 부자’가 아니냐는 기자의 말에 “첫사랑에 실패했다 쳐도 그건 절대 아니다. 실제로는 16살 차이니까 그냥 삼촌이라고 해달라”며 웃던 그가 후배와의 거리를 더 좁혀본 것이다. 송새벽과 한상혁은 함께한 촬영 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너 작곡도 하지?”라고 먼저 묻는 송새벽은 한상혁이 그룹 빅스의 멤버 혁으로서 쌓은 경력도 알고 있었다. 또한 “나같으면 촬영하면서 무척 긴장했을 텐데, 음악 하는 친구라 그런지 색소폰 부는 신을 굉장히 차분하게 연기하더라”며 후배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도 큰 스크린에서 보던 배우들을 실제로 보는 게 신기하다는 한상혁은 “(송)새벽 형님이랑 따로 술 마시면서 얘기도 많이 했는데 그때 선배님 표정 하나하나, 말씀하시는 거 하나하나가 영화의 한 장면 같더라”며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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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투게더> 송새벽·한상혁 - 유쾌한 프로페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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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마세요. 100가지 포즈가 준비되어 있어요.” 박성웅 배우가 호언장담한다. 촬영이 시작되자 굳이 동작을 지정해줄 것도 없이 척 하면 척이다. 그것도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 함께. 아빠의 구호를 외치면 아들이 함께 포즈를 취하는데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아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영화 <해피 투게더>에서 아버지 강석진 역을 맡은 박성웅과 아들 하늘 역을 맡은 최로운은 스크린 바깥에서도 진짜 아들과 아버지처럼 살갑다. “하늘 역의 아역배우가 몇명 있었는데 로운이를 보자마자 ‘저 친구’라고 생각하고 연출부에 강력하게 요구했다. 연기를 기능적으로 잘한다, 못한다, 라는 문제가 아니라 작품과 캐릭터에 착 달라붙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박성웅은 현장에서 직접 연기 호흡을 맞춰본 후 자신의 직감이 틀리지 않았음을 새삼 확인했다고 말했다. “사실 호흡을 맞추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 우리는 아들과 아빠를 연기한 게 아니라 촬영 내내 진짜 아들과 아빠가 되었다.”
비슷한 또래의 아
<해피 투게더> 박성웅·최로운 - 연습이 완벽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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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투게더>는 색소폰 연주자인 아빠와 재능을 타고난 아들 사이에 밤무대 인기스타이자 생계형 음악인이 끼어들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휴먼 드라마다. 예술적인 감각을 타고난 영재와 현실의 어려움, 이를 극복하는 가족의 사랑은 이미 익숙한 이야기인데 이를 설득력 있게 밀착시키는 건 결국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박성웅, 송새벽, 최로운, 한상혁 등 네 배우의 호흡은 믿어도 좋을 것 같다. 누구 하나 도드라지게 특이한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촬영이 끝난 후 거의 1년 만에 만나는 자리임에도 마치 어제까지 촬영을 하다 온 것처럼 자연스럽게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에서 영화 속 호흡을 느낄 수 있었다.
<해피 투게더> 박성웅·송새벽·최로운·한상혁 - 함께여서 든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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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지난 구매내역을 “오블리비아테”(기억력 삭제의 주문)할 시간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와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의 명장면과 영화 속 명소를 레고로 재현한 제품들이 새롭게 출시됐다. 레고는 그동안 호그와트 급행열차부터 호그와트 마법학교, 해그리드의 오두막은 물론, 그린고트 은행과 녹턴 앨리, 다이애건 앨리 등 시리즈와 관련된 거의 모든 공간과 명장면을 꼼꼼하게 재현해왔다. 마지막 출시 이후 7년 만에 새롭게 출시한 제품들은 11월 14일 개봉을 앞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와 관련한 새로운 시리즈 제품을 비롯해 6천개가 넘는 브릭으로 정교하게 재현된 호그와트 성까지 출시되어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마침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4DX 버전도 재개봉해 예매율 1위를 기록했으니, 새로 출시된 주요 제품들을 직접 조립하며 영화도 다시 한번 관람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75952 레고 신비한 동물사전 뉴트의 마
<신비한 동물사전>과 <해리 포터> 레고 컬렉션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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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완벽한 타인> 사형, 스피커폰을 켜세요!!
[정훈이 만화] <완벽한 타인> 사형, 스피커폰을 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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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은, 종종 사소하게 탄생한다. 존 카펜터가 처음에 떠올린 제목은 <베이비시터 살인>이었다. 애초 <블랙 크리스마스>의 속편으로 고안한 이야기였지만 각본 작업을 하면서 독립된 영화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제작비 조달에 난항을 겪으면서 이야기를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모든 사건이 하루 동안 벌어지도록 이야기를 수정해야 했던 것이다. 결국 특정한 하루가 선택되었다. 핼러윈이었다. 영화 <할로윈>의 전설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히치콕의 <싸이코>가 슬래셔 무비 장르의 태조 이성계라면 <텍사스 전기톱 살인마>와 <블랙 크리스마스>는 태종 이방원이었으며, <할로윈>은 세종 이도였다. <할로윈>은 슬래서 무비의 모든 규칙을 집대성했으며, 이러한 규칙은 이후 <13일의 금요일>과 <나이트메어>를 비롯한 슬래셔 무비뿐만 아니라 대개의 호러영화에 의해 계승되었다. 1978년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할로윈>의 전설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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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풀잎들>이 10월25일 개봉했다. <풀잎들>은 지난 2월 베를린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후 뉴욕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에 초청받은 작품이다. 어느 작은 커피집에서 주인공 아름(김민희)이 여러 인물들의 대화를 기록하는 이야기를 그렸으며, 대게의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그렇듯 정적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주고 있다.
<풀잎들>은 홍상수 감독의 네 번째 흑백영화다. 아직 개봉일이 정해지지 않은 <강변호텔>까지 하면, 홍상수 감독은 무려 다섯 편의 흑백영화를 찍었다. 1949년, 한국 최초의 컬러영화인 홍성기 감독의 <여성일기> 이후 차차 컬러로 바뀐 한국영화들. 지금은 컬러가 당연한 시대가 됐다. 그러나 홍상수 감독을 포함, 일부러 흑백을 선택한 국내 감독들이 있다. 그들은 왜 흑백으로 영화를 제작했을까.
<오! 수정>
감독: 홍상수 / 출연: 이은주, 정보석, 문성근 / 개봉 2000년
컬러가 당연한 시대, 국내 감독들은 왜 흑백으로 영화를 제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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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9일부터 매주 토요일 4주에 걸쳐 진행된 제1회 ‘2018 라이징스타를 찾아라’ 밴드 경연대회에서 헤이맨과 오드가 각각 2등과 3등상을 수상했다. 화성시문화재단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예술 활동을 독려하고, 신진 예술가를 발굴하기 위해 주최한 이번 대회에서 헤이맨은 관객뿐 아니라 참가팀에도 흠모의 대상이 됐을 정도로 이미 인디 음악 신에서 명성이 높다. 5명 멤버가 모두 모인 지 이제 막 4개월차에 접어든 오드는 신인 밴드만의 산뜻한 저력으로 단숨에 객석의 호감을 끌어낸 경우다. 친근하게 감기는 멜로디와 풍성한 사운드로 편안한 에너지를 소유한 두 밴드에 올가을 화성 시민과 공개 무대에서 만났던 경험을 물었다.
2위 헤이맨, “헤이맨의 앨범을 통해 여러 장르를 느껴보길”
-귀여운 팀명이 인상적이다.
=“헤이맨~.” 친근한 미국식 인사를 이름으로 썼다. 쉽고 편안하게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지었다.
-이번 제1회 ‘2018 라이징스타를 찾아라’ 밴
화성시문화재단 ‘2018 라이징스타를 찾아라’ 2위 헤이맨, 3위 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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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위대한 축복이다. 음악은 우리를 기분 좋게 하고 자유롭게 하는 힘을 가졌다. 음악은 인간이 자유롭게 꿈꾸도록 만든다. 음악은 우리를 단결시켜 한목소리로 노래하게 만든다. 그것이 음악이 가진 가치다.” 넬슨 만델라는 그렇게 음악을 사랑했고, 음악의 힘을 믿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 아파르헤이트에 저항하다 내란음모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젊은 넬슨 만델라는 27년 후 머리가 하얗게 세고 나서야 석방될 수 있었다. 감옥 안에서도 ‘자유를 향한 머나먼 여정’을 멈춘 적이 없었던 넬슨 만델라를 세상 밖으로 이끈 힘은 다름 아닌 음악이었다. 1988년 6월 11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25년째 수감 중이던 만델라의 70살 생일 축하 콘서트가 열렸다. 스팅, 조지 마이클, 스티비 원더 등 83명의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참여한 이 공연은 <BBC>를 통해 장장 11시간동안 생중계되며 70개국 10억명의 마음을 움직였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민운동이자 생일
넬슨 만델라 탄생 100주년 기념음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