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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 하비는 게임에 빠져 있는 소년이다. 곧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장난감 박물관의 관장인 하비의 아빠는 말을 듣지 않는 아들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아빠와 다투고 집을 나선 하비는 박물관 폐관 공사 현장에 있다가 지하 비밀공간으로 빨려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발견한 장난감 조종기로 전시된 장난감들을 풀어 살아 움직이게 만든다. 그러다 봉인되었던 박물관 마스터도 함께 깨어나고, 박물관 마스터는 사람들을 장난감으로 만들어버리려는 계획을 세운다. 하비는 친구 모니카, 반려견 제리, 아빠, 그리고 착한 장난감들과 함께 박물관 마스터에 맞서 싸운다.
밤이면 박물관의 전시물들이 살아 움직였던 벤 스틸러 주연의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와 비슷하게, <박물관이 진짜 살아있다>도 박물관의 장난감들에게 생명력을 부여한다. 마리오네트 목각 인형처럼 디자인된 장난감들은 마스터의 조종을 따르며, 이는 주인공 소년 하비가 즐겨 하는 비디오게임의 방식과 유사하다. 다채로운 디
<박물관이 진짜 살아있다> 살아 움직이는 장난감들과 박물관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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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거짓말이 진실보다 해가 덜하다. 바라는 걸 이뤄라. 은밀하게.” 스타트업 기업 ‘알리바이 닷 컴’은 완벽한 알리바이를 준비해 사생활을 지켜주고,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주 고객층은 외도를 숨기려는 남자들. 주인공 그레그(필리프 라슈)는 아버지가 바람피운 것을 어머니에게 들키지 않았다면 가족이 더 행복했을 거라는 생각에 이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좋아하게 된 플로(엘로디 퐁탕)가 “사기꾼에 거짓말쟁이는 딱 질색”이라고 말하는 법률가라 난감하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그레그는 자신의 직업을 승무원이라고 속이고 데이트를 이어가지만, 플로의 아버지 제라흐가 젊은 여자와의 불륜을 도와달라고 찾아왔던 손님임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누군가에게는 가벼운 팝콘 무비일 수 있겠지만, 다른 누군가는 웃을 수 없는 문제적 장면이 산재해 있다. 볼링공 대신 강아지를 굴려서 볼링핀을 맞히는 장면이나, 불타는 강아지를 수영장으로 던지는 등 충격적인 신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난민을
<알리바이 닷 컴> 완벽한 알리바이를 준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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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노먼은 우연히 하늘에 뜬 UFO를 발견한 뒤, 한눈을 팔다 발을 헛디뎌 강물로 추락한다. 소식을 듣고 신속히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노먼은 무사히 구출된다. 이 오프닝은 영화의 주된 흐름과 코드를 알려준다. UFO가 나타나면 사고가 발생하고 소방관이 출동한다. 이런 단순함은 다른 애니메이션과 공유한 이 영화의 장점이다. 노먼을 비롯한 폰티판디 마을의 4명의 아이는 사건사고 현장의 단골이다. 대장 노릇을 하며 아이들을 선동하는 이는 노먼인데, 노먼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인물은 방송인 벅 더글러스다. 외계인 탐험 프로그램의 MC로, 관련 서적을 쓰기도 한 벅은 방송을 통해 최근 외계인이 출몰한 폰티판디 마을 방문을 예고하며 지역 탐험대를 공개 모집한다. 노먼은 탐험대의 조건인 외계인 증거 수집을 위해 친구들을 모아 숲속을 헤친다.
‘외계인’ 소재를 차용하지만 이 땅에 발붙인 인간이 살아가는 모양새가 영화의 핵심이다. 드론 배달을 시도하는 피자가게 점장은 UFO를 비롯한 외계
<출동! 소방관 샘: 외계인 대소동> 도와줘요! 소방관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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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더 트리>가 정의하는 이웃이란 나의 공간과 인접한 곳에 존재하며 나의 신경을 긁는 자들이다. 이웃간의 분쟁으로 인한 흉흉한 일들이 일어나는 요즘, 이러한 정의에 어느 정도 동의할 수밖에 없다. <언더 더 트리>가 더 나아간 부분이 있다면, 숨기고 싶은 나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과정과 이웃간의 분쟁이 연결되는 부분을 절묘하게 포착한 데 있다. 아틀리(스테인트호르 흐로아르 스테인트호르손)는 과거 연인과의 섹스 동영상을 보며 자위하다가 아내에게 들켜 집에서 쫓겨난다. 열쇠를 바꿔버려 집에 들어갈 수 없게 된 아틀리는 문을 마구 두드리다가 앞집 부부의 경계하는 눈초리를 마주한다. 아틀리의 부모인 발트빈(시구르더 시거르존슨)과 잉가(에다 뵤르기빈스노티르) 부부는 이웃 사람과 나무 한 그루 때문에 분쟁 중이다. 잉가는 콘라드(토르스테인 바흐만)가 갑자기 나무가 채광을 가린다고 불평하는 이유가 재혼한 젊은 아내의 요구 때문이라 생각하니 왠지 괘씸한 마음이 든다. 두 부
<언더 더 트리> 나무 한 그루가 부른 끔찍한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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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 발레단에 입단한 마틸다(미할리냐 올샨스카)는 발레 공연을 관람하러온 황태자 니콜라이 2세(라르스 아이딩어)와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된 황실은 마틸다에게 살해 협박까지 할 정도로 심하게 반대한다. 마틸다의 신분이 황태자와 사랑에 빠지기에는 턱없이 모자랐기 때문. 하지만 니콜라이는 황실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결코 위엄을 잃지 않고 당당한 마틸다를 더욱더 사랑하게 된다. 애초 니콜라이와 혼인을 약조했던 알릭스(루이제 볼프람)는 두 사람 사이를 방해하려고 필사의 노력을 하는데 급기야 마틸다의 피까지 구해가며 이상한 의식을 치른다. 황제의 서거 이후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을 준비하는 과정 중에 두 사람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러시아 개봉 당시 반러시아적이라는 이유로 상영금지 청원까지 열렸던 작품으로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마지막 사랑을 다루고 있다. 주목해서 볼 점은 당대 러시아 왕조의 일상을 재현한 미술이다. 영화에 사용된 의상이 5천벌이 넘을 정도로 왕조의 미술
<마틸다: 황제의 연인>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마지막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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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위해 조용한 시외로 이사 온 의대생 개비(테레사 팔머)는 그녀의 이웃 트레비스(벤자민 워커)의 개가 자신의 개를 임신시켰다고 의심하고 항의하기 위해 트레비스를 찾아간다. 트레비스는 개비에게 추파를 던지고 개비는 그런 트레비스에게 화를 낸다. 다음날 개와 함께 동물병원을 찾은 개비는 그곳에서 수의사로 일하는 트레비스를 다시 만난다. 그 후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되지만, 개비에게는 오랜 남자친구 라이언(톰 웰링)이 있고, 트레비스에게도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는 여자친구 모니카(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가 있다. 라이언이 장기 출장을 간 동안 트레비스와 개비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지만, 라이언이 돌아오자 개비는 라이언과 다시 만나고 트레비스는 이 상황을 지켜본다.
<노트북>(2004), <디어 존>(2010)의 원작자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중반까지는 전형적인 로맨스로 가볍게 보기 좋다. 오래된 연인과 새로운 사랑 사이에서
<초이스> 두 연인 앞에 끊임없이 계속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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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코치 기철(마동석)은 부당한 판정에 항의하다 제명당한 후 동생의 소개로 지방의 기간제 체육교사 자리를 얻는다. 제 몸 사리기 급급한 학교 선생들의 무관심 속에 학생들로부터 공납금 거두는 일을 맡은 기철은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한다. 여고생이 실종되었는데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다. 유진(김새론)만이 실종된 친구 수연(신세휘)을 찾아나선 가운데, 기철과 사사건건 부딪치지만 이윽고 힘을 합친 두 사람은 누군가에 의해 수연의 흔적들이 지워지고 있음을 눈치챈다.
시작부터 끝까지 기시감의 연속이다. <동네사람들>은 그동안 한국 스릴러영화에서 수없이 차용된 소재와 상황, 해결방식을 총집합시킨 영화라 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악당에게 지배당하는 작은 마을에 정의로운 아웃사이더가 도착해 사건을 해결하고 홀연히 떠나는 구조는 큰 틀에서 서부극이 연상되는데 디테일은 지극히 한국(영화)적이다. 폐쇄적인 지방도시, 침묵하는 다수와 소외된 약자 등 한국 사회가 장르적으로 소비해
<동네사람들> 여고생이 사라졌지만 너무나 평온한 시골의 한적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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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것 같아. 갑자기 오자고 한 사람도 그렇고, 따라온 나도 그렇고.” 송현(문소리)은 윤영(박해일)을 따라 군산에 간다. 그녀는 윤영의 선배의 아내다. 송현을 좋아했던 윤영은 송현이 이혼했다는 사실을 알고 함께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 것이다. 둘은 군산에서 며칠 머물기로 하고 민박집을 찾는다. 사람을 가려서 받기로 알려진 민박집은 중년 남자(정진영)가 자폐 증세가 있는 딸(박소담)과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그곳에 묵게 된 윤영과 송현은 민박집의 부녀와 엇갈린 사랑을 한다.
‘거위를 노래하다’(당나라의 시인 낙빈왕이 쓴 시 <영아>(咏鹅)로 거위의 모습을 묘사한 내용이다.-편집자)라는 부제가 뜨기 전까지 영화는 약 1시간17분 동안 윤영과 송현의 군산 기행기를 그린다. 간간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윤영과 송현이 어떤 관계인지 짐작만 될 뿐, 서로에 대한 감정까지 알기 어렵다. 이리(<이리>), 경주(<경주>), 수색(<춘몽>) 등 장률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애매모호한 두 남녀의 군산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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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델왈드(조니 뎁)가 돌아왔다. 마법 세계의 입장에서는 결코 반갑지만은 않은 소식일 터. 왜냐하면 전편 <신비한 동물사전>(2016)에서 그린델왈드는 어둠의 마법사로서 유럽 곳곳에서 테러를 일삼아 미국 마법 의회(MACUSA)가 경계하던 인물이었다. 훗날 <해리 포터> 시리즈에 등장할 볼드모트에 버금가는 문제적 존재인 셈인데 사상도 둘이 비슷하다. 그린델왈드는 마법사들이 비마법사인 노마지(영국식 표현은 머글)보다 우월한 존재이기 때문에 마법과 비마법 세계는 공존이 아니라 주종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비한 동물사전>에서는 그가 마법 의회 안보부장 퍼시발 그레이브스(콜린 파렐)로 위장해 강력한 어둠의 힘을 지닌 크레덴스(에즈라 밀러)를 부하로 삼으려 하다가 크레덴스에게 피해를 입히고 만다. 문제의 원흉은 그때도 지금도 그린델왈드라는 점을 잊지 말자.
원작자 J. K. 롤링이 처음으로 직접 각본을 썼던 <신비한 동물사전>은 기존
[겨울 외화 빅5 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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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돌림노래가 지겨웠던 관객에게도, <범블비>의 예고편은 솔깃하다. 액션의 지나친 물량 공세로 피로감을 주던 전작과 달리 1987년 캘리포니아의 작은 마을로 무대를 옮겼고, 성인 남성이 아닌 10대 소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접근이 신선하기 때문이다. 여기엔 시리즈 중 처음으로 마이클 베이가 연출을 맡지 않았다는 이유가 큰 지분을 차지할 것이다. 대신 애니메이션 <쿠보와 전설의 악기>(2016)를 연출한 트래비스 나이트가 감독을 맡아 <트랜스포머> 세계관의 첫 캐릭터 무비를 책임진다. 그는 <엠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이 거대한 프랜차이즈에 접근하면서 캔버스의 작은 구석에 집중하고 싶었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내가 속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라이카는 어둠과 빛, 강렬함과 따뜻함, 유머와 사랑의 예술적인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런 철학을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녹여내고 싶다.”(<엠파
[겨울 외화 빅5 ④] <범블비>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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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이 바퀴를 단 기계가 되어 움직인다. 무려 세계에서 가장 큰 유람선의 두배 크기다. 그리고 7층짜리 거대 도시 런던은 다른 약한 도시를 잡아먹는다. 필립 리브의 소설 <모털 엔진>은 SF 장르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뻗칠 수 있는지 새삼 감탄하게 하는 역작이지만, 쉽게 시각화할 엄두가 나지 않는 초현실적 시공간이 묘사된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를 만든 피터 잭슨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는 <모털 엔진>의 판권을 일찌감치 구입해 2008년부터 각색에 매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본인이 직접 연출할 예정이었던 <모털 엔진>은 <호빗> 프로젝트가 먼저 착수하면서 연기됐고, 결국 <모털 엔진>은 <킹콩>(2005)과 <아바타>(2009)의 시각효과를 담당했던 크리스천 리버스의 장편 데뷔작이 됐다. 스케줄상 직접 연출이 어려웠던 피터 잭슨이 제작자에 이름을 올린 대신,
[겨울 외화 빅5 ③] <모털 엔진>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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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감독에게 이 프로젝트를 넘겨야 할까? 안 돼, 그러기엔 내가 이 작품을 너무 사랑하는데….” 지난 2011년 <콜라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제임스 카메론은 이렇게 말했다. <알리타: 배틀 엔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제임스 카메론의 드림 프로젝트였다. 유키토 기시로가 1990년 출간한 만화 <총몽>에 완전히 매료된 카메론은 2000년대 중반부터 이 작품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실사영화를 반드시 만들겠다며 공공연하게 얘기하고 다녔다. 그 작품이 바로 <알리타: 배틀 엔젤>이다. <아바타>(2009)가 전세계 박스오피스 역대 1위를 달성하고, 몇편의 속편 제작이 확정된 뒤에도 제임스 카메론은 <알리타: 배틀 엔젤>을 완전히 접거나 다른 감독에게 섣불리 넘겨주지 않았다. 영화에 대한 애정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그렇게 무한대로 연기될 것 같았던 <알리타: 배틀 엔젤> 프로젝트가 수면 위로 떠오른 건
[겨울 외화 빅5 ②] <알리타: 배틀 엔젤>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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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말하면, 최근 DC 확장 유니버스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제작진의 잦은 하차와 갈등, 세계관에 대한 오독, <저스티스 리그>와 같이 DC의 슈퍼히어로들이 총출동한 팀 무비의 흥행 부진은 마블과 함께 슈퍼히어로영화를 두고 건전한 대결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 믿었던 DC의 역량에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DC 확장 유니버스에 희망이 남아 있다면, 그건 바로 <아쿠아맨> 덕분이 아니겠냐는 생각이다. 아직 마블조차 충분히 탐구해본 적 없는 바닷속 왕국을 주요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 <쏘우>(2004)와 <컨저링> <인시디어스>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론칭하고 <분노의 질주: 더 세븐>(2014)을 시리즈 사상 최고의 흥행작으로 만든 제임스 완이 연출을 맡았다는 점은 <아쿠아맨>에 이유 있는 희망을 걸게 한다.
<아쿠아맨>은 등대지기 아버지와 바닷속 왕국 아틀
[겨울 외화 빅5 ①] <아쿠아맨>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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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극장가에서 블록버스터 외화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지금까지의 통계만 보더라도 연간 박스오피스 상위 5위권에 세편의 외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이 포진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외화의 공습은 전통적인 성수기 시장인 겨울 극장가에서 다시 한번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11월 14일 개봉예정인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를 시작으로 <아쿠아맨>과 <범블비> <모털 엔진> <알리타: 배틀 엔젤> 등의 블록버스터가 내년 초까지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판타지, 액션, SF 등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장르와 최첨단 기술을 통한 시각적 향연을 예고하는, 올겨울 개봉예정인 다섯편의 대작 외화를 소개한다.
개봉 기다리는 겨울 외화 빅5 ① ~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