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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레닌그라드, 젊은이들이 뒷문으로 몰래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그곳엔 당시 구소련에서 금기시된 자유사회의 상징인 록음악 공연이 한창이다. 그룹 주파크의 리더인 마이크(로만 빌릭)는 뛰어난 음악성으로 록 신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뮤지션. 아름다운 여인 나타샤(이리나 스타르셴바움)와 결혼 생활로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이크 무리의 여름 여행에 빅토르 최(유태오)가 나타난다. 재능 있는 신참 뮤지션 빅토르는 어느덧 마이크와 음악 동지들의 일원이 되어가고, 한편으로 나타샤와 사랑에 빠져 갈등한다.
<레토>를 한창 촬영하던 2017년은 러시아의 영웅인 뮤지션 빅토르 최의 탄생 55주년이 되던 해였다. 그가 28살 나이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요절한 이후, 지난 시간 동안 그를 영화화하려는 시도도 많았다. <레토>는 그 무수한 열망을 수렴한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는 기대했던 전기영화의 틀을 벗어난다. 영웅으로 추앙받았던 시대의 아이콘의 무게
<레토>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 싶은 자유로운 뮤지션 ‘빅토르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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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브롱스에 사는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르텐슨)는 나이트클럽 경호원으로 일하며 문제가 생기면 주먹으로 해결하는 남자다. 일거리를 찾던 중 세계적인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의 운전사로 취직한다. 인종분리정책과 짐 크로 법이 존재하던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계급과 신분이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은 콘서트 투어를 위해 맨해튼에서 출발해 미국 남부로 길고 긴 여정을 함께하면서 인종차별로 인한 온갖 끔찍한 일을 겪게 된다. 로드무비 성격을 띤 영화 <그린 북>은 당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자신들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시설을 안내하는 책자 <그린 북>에 의지해 다녀야 했던 시대의 비극을 재현하는 한편, 양극단의 세계에서 살아가던 두 사람이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우정을 동시에 그린다. <그린 북>은 어느 누구에게도 오롯이 감정이입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정체성을 지닌 두 사람의 관계를 지금 시대의 폭력성을 되묻게 만든다. 몸무게를 잔뜩 불려
<그린 북> 취향도, 성격도 완벽히 다른 두 남자의 특별한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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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의 액션은 <언니>의 보장된 볼거리다. 여성 원톱 액션영화가 드문 현실에서 신체적으로 잘 훈련된 배우가 선보이는 다부지고 시원스러운 액션은 분명 귀한 쾌감을 준다. 다소 허술한 미장센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시선을 집중시키는 피사체 이시영의 힘은 야무지다. 문제는 영화의 불편함도 비슷한 지점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스스로 코르셋을 벗고, 링 위에 올라가 복싱선수가 된 배우에게 구태여 짧은 원피스와 하이힐을 고집하는 것이 <언니>의 세계다. 남성 악역들의 시선을 빙자해 당당히 신체를 관음하는 카메라는, 굳이 윤리적 차원을 언급하기 이전에 액션 신의 긴박감을 떨어트리는 주범으로 적발될 만하다.
이시영만큼이나 영화의 다른 한축에서 놀라움을 주는 건 신인배우 박세완이다. 경호원으로 근무하는 언니 인애(이시영)의 동생 은혜(박세완)는 지적장애가 있다. 성매매 카르텔의 피해자가 되어 자취를 감춘 동생을 구하기 위해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자비 없이 폭력을 휘두르는 것
<언니> 동생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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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경성, 일본은 조선의 모든 학교에서 조선어 과목을 폐지하는 등 한글을 아예 말살시키려는 공격적인 정책을 펼친다. 벼랑 끝까지 밀린 상황에도 불구하고 류정환(윤계상)을 필두로 한 조선어학회 회원들은 주시경의 죽음으로 중단됐던 조선어사전, 말모이 원고를 완성하기 위해 분투한다. 극장에서 일하는 김판수(유해진)는 감옥소에 들락날락하고 아들의 월사금도 술 마시는 데 쓰는 한심한 한량이다. 그는 아들의 학비를 마련하려고 정환의 가방을 훔치다 발각돼 크게 망신을 당하는데, 공교롭게도 감옥소에서 인연을 맺은 조 선생(김홍파)이 소개해준 자리가 조선어학회의 심부름 일이라 당혹스럽다. 까막눈인 그는 처음에는 그들과 티격태격하지만 한글을 공부하고 우편물을 통해 전국의 말을 모으는 ‘말모이 작전’에 합류하면서 한글을 지키는 일에 헌신하게 된다.
2년 전 1천만 관객을 동원한 <택시운전사>(2017)처럼 중요한 역사적 사건에 휘말리게 된 소시민의 각성을 주 뼈대로 한다. 교과서에
<말모이> 전국의 말을 모으는 ‘말모이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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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원 감독은 2007년 장편 데뷔작 <도살자>를 통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물론이고 제46회 뉴욕영화제, 제41회 시체스국제영화제 등 해외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개성 넘치는 공포영화로 주목받은 그가 10년 만에 또 한번 색다른 공포를 안긴다. 공포영화를 찍는 감독 지망생에게 벌어진 일을 다룬 영화 <암전>은 얼핏 김진원 감독의 자전적 체험이 반영된 것처럼 보이지만, 어디까지나 공포의 ‘재미’를 살린 특색 있는 ‘장르영화’라는 목표를 놓치지 않는다.
-데뷔가 절박한 감독 지망생이 소재를 구하려고 소문 속의 공포영화를 찾아간다는 설정이다. 공포영화에 관한 공포영화라는 점이 독특하게 다가온다.
=소재를 찾다가 일본의 한 TV프로그램을 봤다. 어릴 때 재밌게 본 영화에 나온 곳을 찾아가는 컨셉이었는데 흥미로웠다. 저작권 문제로 마지막에 해당 영화의 영상을 보여주지 못하는 점도 재미있었다. ‘영화를 찾아간다’는 방식에 끌려 거기에 살을 붙여나갔다. 처음부터 의
[2019년 한국영화⑱] <암전> 김진원 감독 - 장르는 공포, 테마는 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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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좀비영화가 아니라 가족 코미디 영화다.” 이민재 감독이 영화를 소개하며 강조한 건 ‘좀비’가 아니라 ‘가족’이다. <기묘한 가족>은 조용한 마을에 등장한 좀비때문에 벌어지는 예측 불허 소동극이다. 가족으로 엮인 개성 강한 캐릭터와 예상을 비껴가는 황당한 사건들이 영화에 긴장과 웃음을 동시에 불어넣는다. “충청북도 보은에서 두달간 합숙하며 촬영했는데, 촬영이 없는 날에도 다들 집에 돌아가지 않고 현장에 머물렀다.” 훈훈하고 끈끈했던 촬영장의 분위기까지 듣고 나니 <기묘한 가족>이 담아낼 가족의 모습과 유머가 더욱 기대된다. <기묘한 가족>은 이민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어떻게 좀비 코미디 영화를 구상하게 됐나.
=기본적으로 코미디영화를 좋아한다. 유쾌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2010년 여름쯤 초고를 썼는데, 신종플루가 유행하던 시절에 느닷없이 영화적 상상을 해봤다. 전염병이 돌고 있는 상황에서,
[2019년 한국영화⑰] <기묘한 가족> 이민재 감독 - 죽이기보다 살아남기를 중심으로 좀비 가족영화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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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감독은 인터뷰 내내 자신의 상업영화 데뷔작인 <엑시트>가 “보통 재난영화와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 말은 재난영화의 공식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과감하게 했다는 뜻으로 들린다. 스무고개처럼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가 던져준 힌트를 종합해보면 주인공 용남(조정석)과 의주(윤아)는 불청객 같은 정체불명의 유독가스를 피해 어느 날 밤부터 그다음 날 아침까지 하룻밤 사이 쉴 새 없이 도망쳐야 하는 상황이고, 그 상황만으로도 충분한 속도감과 오락적인 재미를 줄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영화 <다찌마와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2007)의 조감독 출신인 이상근 감독은 “장르의 틀 안에서 새로움을 끊임없이 찾아내 보여주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신예다운 패기를 드러냈다.
-제목만 보면 액션영화나 재난영화 같은데.
=원래 제목과 사건이 다른 시나리오를 작업하다가 외유내강으로 가지고 오면서 플롯과 캐릭터 그리고 사건이 완전히
[2019년 한국영화⑯] <엑시트> 이상근 감독 - 작은 능력으로 재난에 대처하는 웃음을 잃지 않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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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규모는?” “나도 정말 궁금하다. (웃음)” <델타 보이즈>(2016), <튼튼이의 모험>(2017), <다영씨>(2018)까지 저예산도 아닌 초저예산으로 매년 장편영화를 한편씩 뚝딱 만들어낸 고봉수 감독이 이번엔 슈퍼히어로영화를 연출하게 됐다. 고봉수 감독을 믿고 투자한 곳은 김용화 감독이 대표로 있는 덱스터. 고봉수 감독이 동생 고민수 작가와 의기투합해 준비 중인 <봉수만수>(가제)는 도깨비라 불리는 괴력의 형제 봉수와 만수가 주인공인 액션 히어로 영화다. 따뜻한 유머와 감성은 살리면서도 보편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고봉수 감독을 만나 신작 이야기를 들었다.
-<델타 보이즈> <튼튼이의 모험> <다영씨> 세편의 독립장편영화를 만들고 상업영화로 진출하게 됐다.
=처음에 제안한 건 영화사 람의 최아람 대표다. 기존에 보여준 코믹함을 잘 살리면 좋겠다며 함께 상업영화를 만들어보
[2019년 한국영화⑮] <봉수만수>(가제) 고봉수 감독 - 시원한 액션이 있는 유머러스한 히어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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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갑자기 사라지면 부모는 몸이 즉각적으로 반응해.” 지난해 여름 어느 날 ‘제작자’ 윤종빈 감독이 김광빈 감독과 나눈 통화 내용을 본의 아니게 엿들은 적 있다. 당시 두 사람이 준비하던 영화 <클로젯>에 ‘아이가 실종되는 상황이 있나 보다’, ‘가족 이야기겠구나’라고 짐작만 했을 뿐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클로젯>은 아이가 실종되고, 아이의 실종에 얽힌 비밀을 알고 있는 퇴마사가 아이 아버지를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였다. 이 영화는 윤종빈 감독과 배우 하정우가 공동 제작하고, 두 사람의 중앙대 연극영화과 후배인 김광빈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자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촬영을 마치고 막 후반작업에 돌입한 김 감독은 장르가 장르인 만큼 매우 조심스러웠다.
-이야기를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평소 호러와 스릴러, 판타지 장르에 관심이 많다. 인물이 어딘가로 가서 어떤 일을 겪는다는 설정은 외국 영화에서 많이 볼 법한 이야기이지 않나.
[2019년 한국영화⑭] <클로젯> 김광빈 감독 - 자녀와의 진정한 소통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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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서른의 반격>을 쓴 손원평 작가의 장편 연출 데뷔작인 <도터>(가제)의 시나리오 표지에는 ‘언제든, 당신에게도 올 수 있는 사람’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해석하기에 따라 멜로드라마 속 운명의 상대로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도터>(가제)는 이 문구를 미스터리 스릴러로 접근하는 영화다. 잃어버린 딸을 되찾은 가족이 겪게 되는 갑작스럽고 낯선 일상의 변화 속에는 말 그대로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근원적인 공포와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 모른다.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2005), <두 유 리멤버 미 3D>(2012) 등의 단편으로 주목받은 뒤 한동안 소설가로 대중과 만났던 손원평 감독은 배우 캐스팅과 함께 본격적인 제작 준비에 돌입했다.
-2018년 초 <씨네21>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와 연애소설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당시 준비 중이라고 언급했던 독보적인 여
[2019년 한국영화⑬] <도터>(가제) 손원평 감독 - 한국식 홈 스릴러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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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 시리즈가 5년 만에 돌아왔다. 권오광 감독의 <타짜: 원 아이드 잭>은 최동훈 감독의 <타짜>(2006), 강형철 감독의 <타짜: 신의 손>(2014)을 잇는 세 번째 <타짜> 영화다. 1편에 등장했던 전설의 타짜, 짝귀의 아들 도일출(박정민)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 작품은 시대상을 반영한 각색과 박정민, 류승범, 이광수 등 자기만의 뚜렷한 색깔을 가진 배우들, 팀플레이가 돋보이는 심리전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한다. <타짜: 원 아이드 잭>은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인상적이었던 저예산 장편영화 <돌연변이>(2015)를 연출한 권오광 감독이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장편 상업영화다. 상업 오락영화의 리듬을 철저하게 따라가되 관객이 ‘이 영화는 결이 좀 다른 것 같아’라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게 그의 목표다. 군산, 진도, 서산, 강화도 등을 오가며 연말연시 촬영에 박차를 가하던 권오광 감독을 어렵
[2019년 한국영화⑫] <타짜: 원 아이드 잭> 권오광 감독 - 현실로 돌아왔을 때 삶이 더 기분 좋아지는 영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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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픽션>(2011)이 코믹 멜로였다면, 이번엔 정통 멜로다. 최근 찾아보기 힘든 멜로드라마로 전계수 감독의 신작 <버티고>는 반가운 도전이다. <삼거리극장>(2006)을 비롯한 전작과 톤이 사뭇 다르지만 감독이 20년 전부터 구상해온 궁극의 시나리오다. 42층 고층 건물 안을 부유하는 30대 초반 여성 서영(천우희)과 유리창 너머로 그녀의 상처를 지켜보는 로프공 관우(정재광)의 ‘아찔한’ 사랑 이야기. 30대 초반에 일어날 수 있는 각종 ‘현기증’(vertigo) 나는 어려움을 ‘버티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한 여성의 변화를 지켜보는 성장 드라마로도 읽힌다.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 중인 전계수 감독을 만났다.
-현기증을 앓는 고층 건물 안의 여성, 불법 체류자인 로프공 남자의 사랑이야기다. 42층이 주는 불안함을 이들 사랑의 바탕으로 설정한 이유는 뭔가.
=20년 전 일본 요코하마에서 IT 회사를 다녔는데, 그때의 경험담이 영화의 바탕이다.
[2019년 한국영화⑪] <버티고> 전계수 감독 - 뭉뚱그려져가는 감각의 결을 되살릴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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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이름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더해지는 배우들의 공통선택! 어느 날 수중에 굴러든 거액이 든 돈 가방이 욕망의 전시와 파멸의 시작이었다. 불황의 시대에, 돈 때문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짐승이 된 사람들. 폭행, 사기, 살인 등 범죄를 주재료로 미스터리, 스릴러, 누아르 등 자극적이고 강렬한 것만 골라 모두 담은 독한 장르를 표방하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이 악행의 중심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을 조명한다. 소네 게이스케가 쓴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국민대 영화과를 졸업하고 <거룩한 계보>(2006) 연출부를 거쳐 다큐멘터리 <남미로 간 세 친구>(2013)를 연출한 김용훈 감독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이다.
-캐스팅 이야기부터 하자. 첫 장편극영화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구성이다. 시나리오가 그만큼 대단하다는 의미일 것 같다.
=전도연 배우 덕에 첫 단추를 잘 꿰었다. 변화무쌍한 여자
[2019년 한국영화⑩]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김용훈 감독 - 일상에서 오는 누아르라는 새로움 잘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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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이어 2019년 또 다른 9편의 한국영화 신작과 만난다. 올해 개봉을 목표로 크리스마스 시즌, 연말 연초를 잊고 촬영장에서, 또 편집실에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감독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간 구상하고 직접 촬영 현장에서 부대끼며 열과 성을 다했고, 혹은 다 할 예정인 작품들에 대한 최초 공개인 만큼 그들 모두 흥분된 마음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인터뷰와 함께 첫 공개되는 영화의 이미지, 시놉시스를 비롯해 미리 완성된 영화를 그려볼 수 있게끔 관전 포인트도 정리했다. 기대 감독들의 대거 귀환, 장르의 다변화와 함께 2019년 극장가도 여전히 뜨거울 것 같다. 물론 이번 9편으로도 끝이 아니다. 특집은 다음호까지 이어진다. 계속 지켜봐주시라.
[연속 특집2] 2019년 한국영화 신작 감독과의 대화 ⑩ ~ 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