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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앞에는 <몬스터>라 이름붙인 18권의 기록이 있다. 이 괴물은 지난 몇년 동안 나와 친구들의 심장을 움켜쥐고 긴장의 땀과 공포의 피를 짜내고 또 짜냈다. 도저히 견딜 수 없다며, 완결될 때까지는 절대 쫓아다니지 않겠다며 포기를 선언한 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기회가 왔다. 드디어 그 괴물이 하얀 침대에 누워 잠이 든 것이다. 이제 좁은 책꽂이에 쌓아온 그 기록을 꺼내 처음부터 읽어가자. 한 장면 한 장면을 되새기고, 칸과 칸 사이의 복선을 들추어내고, 조각조각 흩어져 있던 비밀의 퍼즐을 맞추어가자.나는 <몬스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과 약력을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추리 장르의 핵심은 인간이다. 누가 죽느냐, 누가 죽였는가가 중심이다. 거기에 어떻게 죽였는가가 덧붙여지는 것이다. 양심에 따라 소년을 살려낸 대가로 악의 한가운데로 떨어진 천재 외과의 덴마를 중심으로 수십명의 이름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몇배가 되는 시체들을 만나야 한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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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만화 사상 최고 인기의 히로인 토미에의 전설이 부활한다. 불행하게 죽은 뒤 끊임없이 재생하여 남자들을 유혹해 자신을 다시 죽이게 만든다는 공포의 주인공 토미에는 만화가 이토 준지가 1980년대에 데뷔하며 만든 캐릭터. 초기작에서는 다소 불안정한 데생으로 그려졌던 토미에가 최근 발간된 <토미에 어게인>에서는 현대적이고 세련된 터치의 이미지로 새로운 사건들을 만들어낸다. 이토 준지는 계속 색다른 아이디어로 토미에를 이끌어가려 하지만, 내용에서는 진부하고 구태의연한 면모가 많이 보인다. 해변의 동굴에서 참살된 신체로 나타나 소년을 유혹해 파멸에 이르게 하는 ‘소년’, 죽은 뒤 계속 번식하는 토미에의 살을 양조장 가마에 넣었다가 거기에서 빚은 술로 끔찍한 환상에 빠지게 되는 ‘살로 빚은 술’ 등의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다.신나는 만화교실 부천만화정보센터가 여름방학을 맞아 제5회 ‘신나는 만화교실’을 연다. 어린이반과 청소년반을 각 30명씩 선착순 모집하며, 7월20일부터 8
<토미에 어게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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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역사: 영화와 새로운 과거의 만남>
로버트 A. 로젠스톤 엮음·김지혜 역소나무 펴냄1만2천원 <미국역사비평>이라는 역사학회지에 영화평을 실었던 필자들이 각자 ‘역사영화’ 한편씩을 골라 역사와 영화의 관계, 영화를 통해 어떻게 과거를 다시 이해할 수 있는지의 문제를 고찰한 글 모음. 영화를 오락물이 아닌 ‘과거의 유산’으로 보고 접근했다. 엮은 이 로젠스톤은 캘리포니아 공대 역사학과 교수이며 <미국역사비평>의 영화비평란을 맡고 있는 편집자. 영화 <레즈>의 역사 자문을 맡기도 했다.----
영화, 역사: 영화와 새로운 과거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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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과 수상>대학로 정보 소극장6월25일∼8월11일평일 7시30분, 토 공휴일 4시30분·7시30분, 일 4시30분(월 쉼)문화아이콘02-762-0810대중의 웃음을 갈구하는 개그맨과 대중의 비웃음을 두려워하는 수상이 같은 병원에 입원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는 코미디. 이들이 입원한 병원은 다름 아닌 정신병원으로, 두 주인공 개그맨과 수상은 갈등을 겪으면서도 서로 의지하는 이상한 관계를 보인다. 배우 박광정이 대표로 있는 극단 파크에서 올리는 연극. 올해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김재엽이 희곡을 썼다. ----경동교회 여해문화공간7월2일, 4일, 5일7시30분, 3일 7시50분, 6일 3시·7시30분, 7일 5시노동문화정책센터02-2637-6562, 예매천지인, 꽃다지, 밴드가객, 우리나라, 449프로젝트, 유정고밴드, 서기상, 손현숙, 김애영, 그리고 또 여러 민중가요 노래꾼들이 엿새 동안 긴 민중가요 퍼레이드를 벌인다. 공연장 역시 민중교회의
개그맨과 수상/2002 노래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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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Memories 2> 조관우유니버설 발매매력적인 가성의 소유자 조관우가 다시 부른 한국 가요사의 기억할 만한 노래 모음. 정훈희의 <꽃밭에서>, 김추자의 <님은 먼 곳에> 등을 리메이크한 <My Memories>에 이어 두 번째 리메이크 음반이다. 조관우는 자신의 음반에서 꾸준히 1∼2곡씩 과거의 히트곡을 새롭게 해석해오곤 했다. 이번에는 윤연선의 <얼굴>부터 서울대트리오의 <젊은 연인들>, 최진희의 <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 최연제의 <너의 마음을 내게 준다면>까지 70∼90년대를 아우르는 곡들을 바이브레이션이 풍부한 특유의 높은 가성으로 들려준다.----<정원에 꽃이 필 때>안나 게르만아울로스뮤직 발매러시아 로망스의 대표적인 여가수 중 하나인 안나 게르만의 음반. 러시아 로망스는 18세기 말경에 생겨나 귀족층의 예술로 사랑받아온 러시아 가곡. 발랄한 재즈곡 같은 <봄
My Memories 2/정원에 꽃이 필 때/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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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레사운드? 혹자는 음습, 퇴폐, 저속을 가리키는 ‘카바레’라는 기표를 두고 고개를 갸우뚱거릴지도 모를 일이다. 이는 여타 인디 레이블/뮤지션이 그렇듯, 아는 사람은 다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를 수밖에 없는 레이블명이다. 조금 더 부연하자면 한국 인디 신은 지난 1990년대 중반 생성·증식기를 지나 최근 하강기에 접어들었다는 게 중론인데, 그런 지난한 과정에서 목도되는 카바레 레이블의 존재는 독특한 것이었다. ‘인디=펑크’라는 강박 이데올로기를 깬 사례(다양한 음악 스타일 중 특히 모던 록 진영에서)가 속속 등장했지만 그 가운데서도 ‘인디 중의 인디’로 손꼽힐 카바레는 꾸준히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그 독특함은 때로 ‘뜨거운 감자’들을 낳기도 했다(뽕짝에 대한 희화화인지 오마주인지 불투명한 볼빨간의 <지루박리믹스쑈>처럼).그들이 벌써 5주년이 되었다고 기념 음반을 내놓다니. 한국 인디 신에 드리워진 복마전 같은 터널 속을 끈질기게 통과하리라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카바레사운드 5주년 기념 음반 <안녕하세요 카바레사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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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구, 이거 돈깨나 깨졌어…. 그렇게 말하면서 이시영(시인·당시 <창작과비평사> 부사장)은 이 책을 건네줬었다.창비야 원래 책 인심이 후한 데고, 내가 ‘사회주의자’ 시늉을 요란히 한 적도 있지만, 그렇다고 달라지도 않는데(사실 그런 책이 있는지도 몰랐다), 더군다나 고가의 사전을 거저 준다는 것은, 장사는커녕 애초부터 손해볼 생각하고, 아니 거의 재산 사회환원 차원의 기증용으로 만들었다는 뜻이겠다. 이시영도 말만 그랬지, 표정은 세금낸 사람의 억울함 플러스에 후련함 마이너스로 덤덤했다.이 책은 사실 운이 좋다. 사회주의운동이 퇴조 정도가 아니라 부관참시되던 1996년에 나온 것.아나키스트 운동사는 마지막 아나키스트들이 십시일반하여 300부 한정판으로 찍었고 시중에 나오지 않았다. 나는 그 책을 펴낸 이중 하나인 이진섭에게 한권 선물받았었다. 이진섭은 한때 기자였다가 당시 출판사 근무를 했는데 창비에 <동의보감> 원고를 주선해준 일등공신이다. 지금은 소식이 없
<한국사회주의운동 인명사전> 강만길·성대경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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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룸>을 감독한 데이비드 핀처는 미국인들의 일상적 심성 안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들을 즐겨 그려낸다. <쎄븐>에서도, <파이트 클럽>에서도, 그는 뒤틀린 미국인들의 마음 뒤안길을 속속들이 찾아다녔다. 이번에는 9·11 테러 이후를 살아가는 미국 중산층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다. 외부의 어떤 공격으로부터도 안전한 방이라는 뜻인 ‘패닉 룸’은 9·11 테러 이후 새로운 관심사의 하나라고 한다. 마돈나도 자기 집에다가 이런 방을 설치했다고 전해진다. 뉴욕에 사는 이혼녀 조디 포스터가 딸과 함께 이사온 날, 이 집에 설치된 패닉 룸에 숨겨진 돈을 노리는 침입자가 들어오고 조디 포스터 모녀는 안전을 위해 오히려 패닉 룸으로 숨어들어간다. 거기서부터 드라마가 성립한다. 핀처는 히치콕의 스릴러, 인질영화, 도둑영화 등 몇개의 장르를 넘나들며 조합한 컨벤션을 가지고 그 대치상황을 꾸며낸다.음악은 하워드 쇼어가 맡았다. 이 사람은 지난해 <반지의 제왕
<패닉 룸>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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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계의 ‘큰손’들이 뭉쳤다. SBS프로덕션과 대원씨앤에이홀딩스, 손오공, 에펙스디지탈은 2003년 4월 방영을 목표로 39부작 30분 TV시리즈 <범퍼 킹> 제작에 들어갔다. 지난해부터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이들 회사는 여러 작품을 검토한 끝에 레이싱 카 경기를 다루는 <범퍼 킹>을 함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방송사, 해외 배급사, 캐릭터 유통사, 제작사가 전략적으로 한 작품을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을 끈다. 그만큼 마케팅 전략을 확실하게 세우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범퍼 킹>이 여타 TV시리즈와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다.먼저 26부작이라는 공식을 깨고 39부작으로 구성되는 점이다. 이는 자본금 회수 사이클이 긴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고려한 것이라고. 제작사인 에펙스디지탈은 “애니메이션이 오래 기억되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이 오래 작품을 기억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13부작이나 26부작은 기억될 만하면 끝나고
강백호, 레이싱카를 타다, <범퍼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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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만화책이 있다. 내용과 겉포장이 잘 조화를 이룬 책이다. 책이야 내용만 좋으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책꽂이에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모양도 중요하다. 시인 김정환은 “내용은 머릿속에 진열은 모양 예쁜 걸로만 한다”고 자신의 신조를 밝히기도 했다. 내용을 머릿속에 집어넣지 못하는 나는 내용과 모양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책이 좋다. 그래서 고급스러운 장정에 다양한 디자인으로 무장한 프랑스나 일본 만화에 마음을 빼앗기는 건지도 모르겠다.한때 우리나라에도 고급스러운 만화책들이 나온 적이 있었다. 50년대에 잠깐 출판되었던 서점용 만화책이나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까지 나왔던 백제, 까치의 단행본(길창덕, 박수동, 고우영, 강철수 등)은 무척이나 고급스러웠다. 그러나 조악한 지질과 그저 저가에 묶어내기 급급한 만화방 만화는 만화를 ‘책’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만들어갔다. 90년대 다시 서점용 만화책이 등장했고, 일본의 만화시스템을 받아들인 국내 만화출판사들이
이두호 <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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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산문화사가 발행하는 두개의 잡지 <쥬티>와 <웁스>가 ‘끝내’ 폐간되었다. 그중 한 잡지는 이 지면을 빌려 과도한 기대감을 드러냈을 정도로 성공을 기원했는데 어처구니없게 끝나버렸다. 마지막 기대에 실망한 지금, 전혀 다른 토양에 이식된 일본식 만화시스템과 그 시스템에 안주한 사람들에 대한 기대를 공식적으로 철회한다. 그들은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지 못한다. 청원하고 탄원하기보다는 돌파해야 할 시점인데 청원이나 탄원조차도 찾기 힘들다. 결국 시장 돌파는 만화전문 출판사들이 아니라 새롭게 이 시장에 뛰어드는 일반 출판사나 신생 출판사의 몫이 될 것이다. 일반 출판사들이 펼치는 세밀한 기획과 마케팅은 물량을 만들어대기 바쁜 만화 출판사에서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만화 출판사 중 새로운 만화를 출판하며 보도자료를 보낸 경우는 한두번에 불과할 정도다. 반면, <객주>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같은 하드보드 양장의 재판본이나 <비빔
<쥬티> <웁스> 폐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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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초록&보라 3가지 색깔 콘서트>대학로 컬트홀6월22일 7시, 23일 5시·7시30분공연예술기획이일공 02-7665-210PC통신 나우누리의 아카펠라 동호회에서 전문 아카펠라 연주그룹으로 성장한 아카펠라 그룹 키씽의 콘서트. 메이저 세븐, 가스펠라, 잉어즈 등 3개 소그룹이 빨강, 초록, 보라를 주제로 한 레퍼토리를 공연한다. 메이저 세븐은 <베사메무쵸> 등 빨강의 느낌을 주는 곡을, 가스펠라는 <오페라의 유령> 등 초록빛 느낌의 곡을, 잉어즈는 에릭 클랩튼의 등 보라빛 느낌의 곡을 각각 들려준다.<슈가도넛 단독공연> 쌈지스페이스6월21일 7시30분02-422-8111산뜻한 선율과 경쾌한 펑크 사운드가 만난 밴드 슈가도넛의 단독 공연. 2000년 5월에 결성된 슈가도넛은 4인조 록밴드. 지난해 쌈지사운드페스티벌에서 ‘숨은 고수’로 등장한 이들의 음악은 브릿팝, 펑크 등 하나의 틀에 머물기보다는 명랑한 에너지와 감성적인
빨강&초록&보라 3가지 색깔 콘서트/슈가도넛 단독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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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그림의 미술사>조이한 웅진닷컴 펴냄1만3천원
현대인의 시각에서 보면 특별히 도발적일 것도, 발칙할 것도 없는 마네의 <올랭피아>가 당시엔 그토록 사람들의 비위를 거스른 이유는 무엇일까? <위험한 그림의 미술사>는 그에 대한 자세한 해답을 제공한다. 카라바조, 프리드리히, 마네, 뭉크, 뒤샹 등 바로크에서 현대까지 시대를 앞질러가 시대와 불화할 수밖에 없었던 다섯명의 화가와 그들의 작품에 얽힌 스캔들을 통해 시대와 예술의 상관관계를 흥미롭게 제시한다.
위험한 그림의 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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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앞 광장을 붉은색으로 메운 붉은 악마들, 온 거리를 돌아다니며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자동차 안의 청년들, 녹색 구장 속 꽃미남들을 주시하다가 축구경기에 매료된 여성들…. 월드컵을 맞이해 최근 우리 눈앞에 선보이고 있는 풍경들은 너무나도 낯선 것이다. 그런데 혹시 온힘을 다해 자신이 좋아하는 팀과 선수를 응원하다 이런 생각이 든 적은 없는지. “도대체 내가 왜 이러고 있는 거지, 축구가 뭐기에?”
<속을 알면 더 재미있는 축구이야기>는 이같은 의문에 시원한 답을 주는 책이다. 요즘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라는 ‘본업’보다 ‘축구마니아’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장원재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축구의 본질을 간단명료하게 정의하고, 나아가 월드컵이라는 행사가 갖는 의미까지 친절하게 설명해낸다. 그에 따르면 축구는 전세계가 공히 즐기는 유일한 스포츠다. 육상도 일부 아랍국가에서 마라톤을 법으로 금지할 정도니 축구만큼 보편적이진 못하다. 이런 보편성을 갖고 있는 축구는 그가 보기
장원재의 <속을 알면 더 재미있는 축구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