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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의 약점이 크립토나이트이고, 배트맨의 약점이 이름과 얼굴을 숨기고 폭력적인 삶을 사는 자경단원의 어둡고 황폐한 마음이라면, 스파이더맨의 약점은 우유부단함과 가족에 대한 죄의식이다. 한편 미국 최대의 무기 생산업체 대표이며 아이언맨이라는 인류 최고의 보병 개인 화기인 아머를 장착한 토니 스타크의 약점은 바로 알코올이다. 사업과 연애에 문제가 생기자 그가 도망친 곳은 병 속의 악마, 술이다. 데드풀이 그를 다시 알코올 중독자로 만들라는 청부를 받고 찾았을 때 그는 금단증상 때문에 제정신이 아닌 채 더러운 삼류 호텔방에서 아이언맨 팬티 한장만 걸친 외설스런 모습으로 소파에 파묻혀 있었다.
토니 스타크는 술에 취해 아이언맨 아머를 장착하고 비틀비틀 하늘을 날아 화학약품 수송열차의 탈선 사고현장을 찾아가 판단력이 마비된 채로 화학약품 탱크를 들어올렸다가 놓치는 바람에 엄청난 재앙을 만든다. 사고 후, 술을 끊는다고는 했지만 금단증상이 심한 상태에서 민간인인 대출업자를 찾아가 사무실
[오승욱의 뒷골목 만화방] 워런 엘리스, 마이크 데오다토 주니어 외 <썬더볼츠: 악당을 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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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장르명을 붙이자면 ‘노이즈 팝’이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오해 말기를. ‘노이즈’라는 수식은 그저 비평가의 편의를 위한 것일 뿐, 도리어 음반의 기조는 ‘꿈결 같은 멜로디’에 있기 때문이다. 만약 관심 있다면, 신해경의 이 앨범 《나의 가역반응》을 플레이한 뒤 첫곡 <권태>만큼은 꼭 감상해보길 바란다. 정확히 1분40초에 터져나오는 극적인 전환을 통해 이 앨범이 지닌 장점들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노이즈 팝’이나 ‘몽환적인 선율’ 등의 표현이 보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예상하기 마련이다. “음, 멜로디보다는 분위기로 승부를 보는 음반이겠군.”
그러나 《나의 가역반응》은 좀 ‘많이’ 다르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부유하는 듯한 공기 속에서도 꽤나 선명한 멜로디를 느낄 수 있고, “좀 잔잔하다” 싶으면 꽤나 강렬한 리듬이 등장하며 인상적인 순간들을 구축하는 앨범이다. 앞서 언급한 <권태> 외에도 기타 노이즈의 아름다운 잔상을 일궈
[마감인간의 music] 꿈결 같은 멜로디 - 신해경, 《나의 가역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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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파리, 런던, 도쿄, 밀라노… 와 같은 유명한 도시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나 가방 따위를 볼 때마다 나는 그 자리에 서울이나 유년기를 보냈던 대전이라는 지명을 넣어보고는 했다. 그러면서 궁금해했다. 뉴욕이나 파리 시민들은 자기가 살아가는 도시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을까. 내게 대전은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은 도시였다. 일단은 너무 지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울은… 말할 것도 없이 너무 힘든 곳이었다. 지난주에는 집주인이 연락을 해왔다. 계약이 만기될 예정이니 보증금과 월세를 올리자는 얘기였다. 짧고도 긴 대화 끝에 집주인은 월세만 올리겠다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나도 젊었을 때 고생해봐서 알아. 그런데 내가 보증금을 계속 올리는 게 그쪽도 좋을 거야. 나중에 이사할 때 어떡하려고 그래.” 나는 그저 고개를 주억거리며 생각했다. 서울을 사랑하기란 왜 이렇게 힘든가. 살아가기도 힘든 곳이니 사랑하기란 어불성설인 것일까. 그러면서 나는 집주인의 계산을 헤아렸다. 복비
[한유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사랑할 수 있을까,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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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양우석 / 출연 송강호, 김영애, 오달수, 임시완 / 제작연도 2013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우리나라 최고법인 헌법, 그중에서도 제일 앞에 나오는 제1조가 정하는 바다. 법률을 전공했다는 필자는 물론이거니와 정의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아끼는 조항이다. ‘민주’라는 말,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말 모두 대한민국, 즉 우리나라의 주인은 바로 ‘국민’이라는 것을 표방하고 있다.
즉, 헌법 제1조를 보면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말이어서, 이에 따르면 국민은 주체, 국가는 객체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우리는 학교에서 국가를 구성하는 3대 요소에 대해 배운 바 있다. 국민, 영토, 주권이 그것이다. 이렇게 배웠던 필자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 영화는 바로
<변호인>이다. 영화 <변호인>에서 송우석 변호사(송강호)는 수사관인 증인 차동영(곽도
[내 인생의 영화] 이정렬의 <변호인> 국가란 국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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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와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컨택트>에서 백색 스크린- 때로는 언어를 가르치는 화이트보드 역할을 하는- 을 사이에 두고 헵타포드와 지구인들이 접촉하는 어두운 방은, 사진가 스기모토 히로시의 <영화관>(Theatres) 연작을 곧장 연상시켰다. 1976년부터 지금까지 발표되고 있는 이 시리즈는 미국 각지의 구식 극장과 드라이브 인 시어터를 촬영한 작품들로, 상영영화의 러닝타임 내내 조리개를 열어두고 스크린을 유일한 광원 삼아 빈 극장 실내를 찍은 결과다. 스기모토 히로시가 찾아낸, 정사진으로 시간을 담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희게 빛나는 스크린은 영화 한편을 이루는 무수한 이미지들의 총합이다. <컨택트>에 등장하는 만남의 방 역시 낯선 세계와 조우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영화관과 닮은 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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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터널 애니멀스>와 <컨택트>의 에이미 애덤스가 제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터널 끝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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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한민국 사람들은 결혼을 적게 하고, 결혼을 해도 출산을 하지 않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녀 없는 기혼여성이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그들 각자 단순하지 않은 생각이 있을 텐데, 나라와 방송은 그들 걱정을 꽤나 심층적으로 해주겠다고 나선다. 국가 경쟁력이 인구와 비례한다는 그래프를 들추며 조바심을 내더니, 저출생 현상이 여성의 불필요한 고스펙 때문이라는 어이없는 연구 결과를 국책 연구기관을 통해 발표한다. 그렇다고 결혼할 줄 아나? 아기 낳을 줄 아나? 대답은 ‘아니올시다’다. “정부야, 네가 아무리 나대봐라. 내가 결혼하나. 고양이하고 살지.” 문제의 연구기관 앞에서 벌어진 시위의 플래카드 문구다.
tvN의 예능 리얼리티 프로그램 <10살 차이>. 최여진, 황보, 황승언 세 여성 출연자가 10살 연상과 10살 연하의 남성과 소개팅을 하고, 선택을 한다. 캐치프레이즈는 ‘나이혁명 로맨스’다. 하지만 제작진이 뽑아낸 ‘열정과 안정’이라는 자
[김호상의 TVIEW] <10살 차이> 연애도 결혼도 내가 알아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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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잭맨은 밤이 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울버린을 끝내야 했다. 한편의 영화만 남았다. 대개의 배우들은 자기가 맡을 캐릭터의 여정에 관해 개입할 수 없다. 그는 그럴 수 있었다. 그럴 권한이 있다. 특히 울버린에 관해서는 더욱 그렇다. 휴 잭맨이 아닌 울버린은 관객도, 폭스도, 심지어는 휴 잭맨 자신도 상상할 수 없었다. 시간이 그렇게 흘렀다. 이제는 더이상 할 수 없다. 그는 너무 늙었다. 새삼스럽지만 피부암 문제도 있다. 끝내야 할 때다.
그런데 어떻게 끝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휴 잭맨은 오늘도 결국 답을 찾지 못했다. 그는 와인 한잔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 온몸이 축축하게 젖은 채로 벌떡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게 새벽 4시였다. 꿈을 꾼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았다. 온통 그의 머릿속을 채우고 있는 건 다른 것이었다. 갑자기 모든 게 명확해졌다. 그는 곧바로 녹음기를 움켜쥐었다. 전원을 켜며 그는 마지막 울버린 영화의 키워드가 될 세 가지 영화의 이름을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로건>의 깊이와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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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문라이트>를 서둘러 챙겨본 것은 순전히, 배리 젠킨스 감독 스스로도 얘기했듯 왕가위 영화의 향기가 느껴진다는 이유에서였다. 솔직히 크게 느끼지 못했고 잘 따라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앞섰지만, 어떻게 그 기분을 내보고자 했는지 그 애초의 마음만은 잘 알 것 같았다. <아비정전> <해피 투게더> <화양연화>의 어떤 장면들이 떠오르는지는, <필름스테이지>에서 편집한 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와 관계없이 왕가위를 좋아하고 블랙무비도 좋아하는 입장에서, 흑인 주인공의 삶을 담은 한편의 LGBT영화로서 좋았다. 그런 점에서 남녀 조연연기상을 각각 흑인 배우들인 <문라이트>의 마허샬라 알리, <펜스>의 비올라 데이비스에게 주고 <문라이트>에 작품상까지 안겨준 올해 아카데미는 꽤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2013년 4월12일,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문라이트>, 밤의 해변에서 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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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이크 도레무스의 영화 <이퀄스>(2015)는 ‘기쁨, 증오, 슬픔, 욕망’ 같은 인간의 감정을 통제해서 공동체의 절대적인 안정을 유지하는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는 감정의 기복 없는 평온한 정신 상태를 이상적인 사회로 그리고 있다.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에 대한 지향은 동일한 유니폼과 집같이 개인의 다름을 제거하는 방식을 통해서 달성된다. ‘더러움’과 ‘비정상’이 없는 <이퀄스>의 미래 도시는 일본 생활용품 브랜드 ‘무지’의 인장 없는 제품들처럼 단순하고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지나 유니클로 광고를 보고 있는 착각을 갖게 하는 영화 <이퀄스>는 대부분의 장면을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촬영했는데, 특이하게도 실존하는 건축가의 건물을 사용해서 미래 도시를 만든다. 나는 자기의 건축 언어가 완성된 ‘건축가’의 건물이 영화에 나오면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건축가의 미적 자의식이 발현된 건축 형태는 자기 완결성이 있
[윤웅원의 영화와 건축] SF영화 <이퀄스>에 안도 다다오와 다니엘 리베스킨트의 건축이 어울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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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랩 게임은 내가 접수했지!” 같은 래퍼들의 가사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게임이란 힙합 ‘신’ 혹은 힙합 ‘산업’ 자체를 가리키는 은어다. 때문에 래퍼의 이름이 게임인 건 힙합 안에서는 멋있는 일이다.
《1992》는 게임이 지난해 말에 발매한 최근작이다. 2005년, 닥터 드레의 지원을 받고 등장한 지 10여년 만에 벌써 8번째 정규앨범이다. 《1992》라는 앨범 타이틀은 대부분이 연상하는 그것이 맞다. 1992년.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취임, 선미의 출생,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게임이 이 앨범에서 이야기하는 건 LA 폭동, NBA 올스타전, O. J. 심슨 등이다. 미국인에다 캘리포니아의 악명 높은 소도시 콤프턴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인 만큼 자연스러운 소재다. 게임은 이 앨범에서 유년기에 겪은 폭력적인 환경과 다양한 사건, 갱단의 일원이었던 부모 등에 대해 생생하게 가사를 써낸다. 음악 속 가사가 곧 음악가 자신의 실제 이야기인 힙합
[마감인간의 music] 자전적인 가사의 힘 - 더 게임, <The Soundtr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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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아연실색할 행적이 드러나며 시작된 사건은 이제 클라이맥스로 달려가고 있다. 예상대로 탄핵이 되면 벚꽃대선이 전개된다. 몇달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오늘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실질심사가 진행된다. 사람들의 공분에는 십분 공감하지만 대학 동창생이 이런 지경에 몰린 것은 처음이라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칼럼이 게재될 무렵이면 영장이 발부되거나 기각되어 있을 것이다. 연수원을 함께 다닌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미 구치소에 있다. 우 전 수석과는 동창생이라는 것 외에 인연이 없지만 조 전 장관은 연수원 시절 한반에서 가깝게 생활했다. 화려한 길을 걷다 경계를 넘어선 그는 젊어서는 냉혹한 정치와 거리가 멀었고 선량했다. 특검에 전폭적 지지를 보내면서도 마음이 무겁다.
문득 이 세계의 위험을 실감한다. 지난해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뒤늦게 빠져들어 예측 불허의 이야기에 농락당했다. 인간의 본질과 세
[조광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한국은 내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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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1월17일, 해안가 작은 마을에서 총성이 울렸다. 무장대의 습격으로 군인 두명이 죽었다. 시신을 발견한 마을 주민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열명의 원로가 시신을 들것에 담아 군부대를 찾아갔다. 군인들은 흥분했다. 경찰가족 한명을 뺀 아홉명을 그 자리에서 사살했다. 그리고 마을을 급습했다. 가옥 400여채가 화마에 휩싸였다. 1천여명의 주민을 운동장으로 몰아넣은 군인들은 아이들에게 빨갱이 가족을 골라내라고 지시한다. 여의치 않자, 마구잡이 학살이 시작됐다. 경찰 김병석은 증언했다. “군 지휘관들은 적을 죽여보지 못한 사병들의 경험을 위해 박격포 섬멸 대신 총살을 택했다.” 북촌리에서 443명이 숨졌다. 살아남은 남자가 없다시피 했다. 이듬해 전쟁이 터지고 3년이 지나서야 끝났다. 1954년 1월, 주민들은 전쟁 때 죽은 마을 출신 장병의 추도식 자리에 모였다. 이때 누군가 “오늘은 우리 마을이 불타 사라졌던 날이기도 하니 그때 죽은 이들을 위해 묵념하자”고 제안하자, 아이고 아
[노순택의 사진의 털] 촛불은 인민 태극기는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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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가브리엘 액셀 / 출연 스테판 오드랑, 보딜 크예르, 브리기테 페더슈필 / 제작연도 1987년
재미삼아 페이스북에 돌아다니는 ‘나를 설명하는 문장’이라는 검사를 해봤다. 그 첫 번째 특징으로 ‘멋진 요리사’가 나왔다. 결과를 본 페친들이 의외라며 놀려댄다. 정치학을 공부하고 정치권에서 온갖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내게 여전사는 몰라도 요리사는 아니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
피곤에 지쳐 영화 한편 보고 싶을 때 내가 주저 없이 택하는 건 요리영화다. 음식은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일본 시골의 소박한 음식을 보여준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리틀 포레스트2: 겨울과 봄>은 물론 <남극의 쉐프> <아메리칸 셰프> <식객> <줄리 & 줄리아> <라따뚜이> <로맨틱 레시피> 등 요리를 소재로 한 영화는 한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 요리란 내가 힘들고
[내 인생의 영화] 조기숙의 <바베트의 만찬> 음식은 종교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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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영화에서처럼 막 러블리하고 그렇진 않다.” 갓 결혼한 커플이 함께 양치질을 하는데, 막상 상대가 보는 앞에서 거품을 뱉기 민망해서 괜히 길어지는 칫솔질 소리가 욕실에 울린다. 거리낌 없이 방귀를 붕붕 뀌어대는 배우자와 오래 살고 있다면 tvN <내일 그대와>의 송마린(신민아), 유소준(이제훈) 커플의 풋풋함이 귀엽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에겐 생활과 습관이 다 섞여들 만큼의 시간이 남아 있지 않다. 시간여행자인 소준이 다녀온 미래에선 둘이 3개월 만에 헤어지게 된단다. 3년 후 같이 죽게 되는 운명을 바꾸려 한 결혼인데, 그마저도 곧 깨진다니. 뭐가 잘못된 걸까?
낡은 브래지어를 버리려다 도로 세탁기에 넣고 새 속옷을 사느니 술 사먹는다 흥얼거리던 마린의 삶에서 생활감이 사라진 건 소준과 급하게 결혼한 후부터다. 거실에 걸린 커다란 결혼사진만 치운다면 소준의 집에 마린의 흔적은 남지 않는다. 나쁜 술버릇, 속물 엄마, 아역배우였다가 잘 안 풀린 케이스로
[유선주의 TVIEW] <내일 그대와> 말이 통해야 운명을 바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