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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에 단 하루,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고양이로 선택받기 위한 경연을 담은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한 톰 후퍼 감독의 <캣츠>는 개봉 이후 여러 이슈와 엇갈린 반응을 낳고 있다. 하지만 빅토리아 역을 소화한 프란체스카 헤이워드의 발견에 대해서는 영화의 호불호와 별개로 이견이 없는 듯하다. 주인에게 버림받았으나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는 고양이 빅토리아를 연기한 그녀는 유려한 퍼포먼스와 안정적인 연기로 영화 전반을 이끌며 고양이 세상으로 관객을 인도한다. “(발레 공연과 달리) 영화는 모든 장면이 시간순으로 촬영되지 않기 때문에 내 캐릭터에 조금 더 집중하고 깊이 있게 파고들어야 했다”라며 영화 촬영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던 그녀는 배우들과 함께 고양이 행동 전문가에게 수업을 받고,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사이먼을 오랜 시간 관찰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케냐인 어머니와 영국인 아버지를 둔 프란체스카 헤이워드는 1992년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태어났다. 이후 조부모와
<캣츠> 프란체스카 헤이워드 - 연기하는 발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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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의 곽상천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당시 경호실장 차지철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박통에 충성을 다했던 행동대장이며, 10·26 사태의 현장에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숨진 대통령의 경호실장. <마약왕>에서 이두삼(송강호)의 마약 유통을 돕는 최진필로 우민호 감독과 손발을 맞췄던 이희준은 <남산의 부장들>에서 거침없이 말하고 행동하는 권력의 2인자 곽상천을 통해 특별한 변신을 보여준다. 지금껏 시도한 적 없는 체중 증량과 직설적 연기로 우악스러운 육식동물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는 이희준은 <남산의 부장들>에서 변신이 가장 기대되는 배우다.
-심장을 뛰게 만드는 시나리오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남산의 부장들>이 그랬다고.
=너무 심장이 뛰어서 시나리오 읽다가 물 마시며 목을 축였다.(웃음) 끈기와 집중력이 부족한 편이라 대본을 한번에 다 읽은 적이 별로 없는데 이건 한번에 다 읽었다. <미
<남산의 부장들> 이희준 - 직선적으로, 심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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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도원은 활화산 같은 배우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은근한 존재감으로 상대를 위압하고, 감정을 폭발시킨다 싶으면 순식간에 주변을 에너지로 뒤덮는다. 하지만 배우로서 그의 진가는 눈을 뗄 수 없는 존재감이 아니라 끊임없는 질문과 반성에 있다. 당장의 성과와 상찬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를 과신하는 일도 없이, 그는 오늘도 연기라는 전장을 향해 나아간다.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역을 맡았다.
=이병헌 배우가 한다고 해서 일단 시나리오를 달라고 했다. (웃음) 대사가 살아 있고 이야기도 박진감이 넘쳐서 앉은자리에서 한번에 읽었다. 예전에 <남산의 부장들> 책도 봤었는데 논픽션의 방대한 이야기를 시나리오에서 입체적이고 생생하게 풀어낸 점이 인상 깊었다. 실화보다 훨씬 재미있고 사실적이고 공감이 가는 측면도 있었다. 처음부터 박용각 역으로 캐스팅 제안을 받았는데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나 역시 제일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박용각이었기 때문에 크게 고민하지 않고 합류를 결정했다.
<남산의 부장들> 곽도원 - 연기라는 전장에서 몸부림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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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은 이병헌의 생경한 목소리, 핏줄이 바짝 선 이마를 만날 수 있는 영화다. 머리카락 한올 내려오는 것도 용납하지 않던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은 자신이 따르던 ‘박통’(이성민)이 그의 기준에서 그릇된 선택을 이어가자 평정심을 잃어가고, 김규평을 연기한 이병헌 역시 전에 없던 얼굴을 보여준다. 워낙 유명한 역사적 사건이기 때문에 별다른 사전 정보가 없어도 그가 연기한 김규평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그가 총으로 쏜 박통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는 것을 쉽게 인지할 수 있다. 하지만 왜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이병헌은 기본적으로 “역사적으로 미스터리한 부분은 영화를 본 후에도 미스터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배우다. 늘 흐트러짐 없는 연기로 기어코 관객을 설득해내는 그를 만나, 한국사의 흐름 자체를 뒤집은 인물을 연기한 심경을 들었다.
-우민호 감독과는 언제쯤부터 이야기를 나눴나.
=정확히는 기억 안 나지만 드라마 <미스터
<남산의 부장들> 이병헌 - 극한의 감정, 극한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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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2015), <마약왕>(2017)을 만든 우민호 감독의 신작 <남산의 부장들>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한 10·26 사건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영화는 10·26 사건 발생 이전 40일의 시간을 따라가며 박 대통령과 2인자들의 관계를 보여준다.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 미국으로 도피한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은 영화 내내 서로를 의심하고 경계하며 대립각을 세운다. 그리고 이병헌, 곽도원, 이희준 세 배우는 영화 내내 연기로 진검승부를 치른다. 뜨겁고 날카롭고 묵직하게 시대의 공기와 인물의 심연을 그려낸 세 배우를 만났다.
<남산의 부장들> 이병헌·곽도원·이희준 - 연기의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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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에 어두운 원장이 오로지 동물만 생각하면서 평생을 바쳐 일궈온 따뜻한 동물원일 것.” 손재곤 감독과 <이층의 악당> 이후 줄곧 함께해온 김현옥 미술감독은 <해치지 않아>의 메인 공간인 동산파크의 컨셉을 이렇게 소개했다. 김현옥 미술감독은 실제 한국에서 운영되는 동물원과 다르지 않도록 운영 형태를 똑같이 재현하려 노력했다. 미술팀을 이끌고 있지만 본인이 맡은 영화에서는 세트 제작도 함께하는 그가 가장 공들인 부분은 “세트 제작 공정을 동물원 제작 공정과 동일하게 도입해 만드는 것”이었다. 동물원의 기본 규격을 모두 지키는 한편, “동물원의 바위를 만들어내는 GRC 공정을 그대로 적용해” 동물 방사장을 지었다. 동산파크의 구조와 시설 분위기는 전국 6곳의 실제 동물원 모습을 조합해서 만들었다. 광릉수목원, 부산 삼정더파크, 경남수목원, 전주동물원, 청주동물원, 울산동물원에서 장소를 조합해 가상의 동산파크를 만들어냈다. 극의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는 고릴라, 북극곰
<해치지 않아> 김현옥 미술감독 - 동물의 특성을 닮은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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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 번째 구름>은 <녹차의 중력>과 한몸인 동시에 전혀 다르다. <녹차의 중력>이 온전히 ‘임권택 감독’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백두 번째 구름>은 일종의 대화에 가깝다. <녹차의 중력>이 임권택에 대한 사랑을 담은 영화라면 <백두 번째 구름>은 영화 현장이 주인공인 영화다. 임권택에 대한 영화이자 영화 현장에 대한 기록. 무엇보다 이것은 ‘임권택이라는 영화’에 대한 정성일의 답변이다. 결정되지 않는 순간들이 영화에 들어올 때까지 기다린 끝에 영화가 되도록 허락하는 것. 아니 영화가 우리를 허락하는 걸까. 1235호 <녹차의 중력> 씨네인터뷰에 이어, <백두 번째 구름>을 향한 말들을 전한다.
-<녹차의 중력>의 마지막, 오랜 기다림 끝에 영화 <화장>의 고사가 진행되고 “이따금 바람이 불고 맑음”이란 자막과 함께 <희망가>가 울려퍼진다. 그리하여 드디어 &l
<백두 번째 구름> 정성일 감독 - 임권택 감독 영화 현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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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에서 조인창(하정우)이 이끄는 부대에는 여군이 한명 있다. 미사일을 해체하기 위해 북한에 갔다가 예기치 못한 사고로 백두산 폭발을 막는 임무를 대신 맡게 돼 우왕좌왕하는 대원들 중에서, 민중사는 가장 침착하고 믿음직스럽다. 그런데 <백두산>보다 몇주 먼저 개봉한 <속물들>을 본 관객마저도, 한량처럼 사는 마약중독자 소영과 <백두산>의 민 중사를 같은 배우가 연기했다는 것을 거의 알아차리지 못한다. 단 두편의 영화만으로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 옥자연은 이같은 반응에 “신인의 이점 같다. 지금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라며 배우로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백두산>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오디션을 본 사람 중에 가장 군인 태가 났다고 한다. <인랑>에서는 인랑의 일원이었고, 드라마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에서는 형사, 드라마 <이몽>에서도 독립군을 연기해 액션 경험이 있다.
<백두산> <속물들> 옥자연 - 영화라는 멋진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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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남이 가진 무기는 그가 모두에게 먹히는 ‘호감형’이라는 점이다. 어느덧 또래 남자들의 워너비였던 모델 시절이 잘 기억나지 않을 만큼 말이다. 여러 일화에서 드러난 대인배적 면모라든지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미운 우리 새끼> <스페인 하숙> 등에서 보여준 솔직하고 성실한 면면은 그를 초등학생부터 노년층까지 알아보고 좋아하는 스타로 만들었다. 허술하고 귀 얇은 캐릭터로 관객을 웃게 한 <보안관>(2017)이 본래 그가 가진 매력을 연기로 승화하는 법을 발견한 작품이라면, <보안관>의 인연으로 만난 <미스터 주>에서는 배우 배정남의 훌쩍 성장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국가정보국 요원이지만 어딘가 어설프고 툭하면 사고를 치는 만식은 영화 특유의 귀엽고 재기발랄한 톤을 책임지는 핵심 캐릭터다. 주연작도 처음, 영화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것도 처음, 영화로 인터뷰를 연달아 많이 하는 것도 처음이라고 밝힌 그는 대화를 나누
<미스터 주: 사라진 VIP> 배정남 - 좋은 팀에 속하는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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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앵님’ 전에 국장님이 있었다. 김서형이 드라마 <SKY 캐슬> 전에 촬영을 마친 <미스터 주>는 배우의 멋짐과 귀여움을 은근하게 공략하는 소소한 선물꾸러미 같다. 머리를 다쳐 온갖 동물들의 말이 들리기 시작한 남자 태주(이성민)를 중심으로 가족 관객층을 겨냥하는 영화는, 김서형의 중량감과 매력을 적소에 배치했다. 여기에 장르에 대한 이해도, 동료 배우들과의 팀플레이를 중시하는 배우의 태도가 더해지니 의외의 시너지가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진작에 나왔어야 할 영화”라는 반가움으로 <미스터 주>를 선택했다는 김서형은 관객을 대신해 작품 안에 리액션을 촘촘히 메운다.
-지난 <씨네21>과의 ‘씨네인터뷰’에서 반려견과 함께 사진 촬영을 했다. 원래 동물을 좋아하고 친밀하게 느낄 것 같은데, 이번 영화의 어떤 점에 끌렸나.
=반려견을 키우다보니 확실히 마음의 공감대가 있었다. 동물과 소통하는,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닌 각양각색의 동물들과 교
<미스터 주: 사라진 VIP> 김서형 - 유쾌한 카리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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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아직 못 봤지만 배경에 쓰일 영화음악을 몇곡 들어봤는데, 오! 마치 디즈니 영화 같았다.” 동물영화 혹은 가족 코미디라는 분류로 소개될 <미스터 주>는 한국영화에선 쉬이 도전하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영화다. 수많은 동물이 영화 내내 쏟아지듯 등장할 텐데, 동물 캐릭터들은 극중 사람과 대화를 하거나 함께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주연을 맡은 배우 이성민은 이미 <로봇, 소리>(2015)에서 로봇과의 교감 연기를 경험한 적 있지만 역시나 동물들과 호흡을 맞추는 영화는 낯설 수밖에. 물론 부제인 ‘사라진 VIP’가 의미하는 어떤 숨은 작전의 실체 또한 극의 재미를 책임질 요소다. 어쨌거나 2020년에도 배우 이성민의 마초적인 매력을 보여줄 개봉예정작이 줄줄이 대기 중인 가운데, 이번 영화는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독특한 변곡점이 되어줄 것 같다.
-동물과 교감하는 능력을 얻게 된 국가정보국 요원 태주(이성민)의 소동극을 다룬 이번 영화의 시나리오를
<미스터 주: 사라진 VIP> 이성민 - 긴장을 놓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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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보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에 특별한 게스트를 한 마리 모셨다. 바로 <미스터 주: 사라진 VIP>(이하 <미스터 주>)의 주인공 알리. 이성민, 김서형, 배정남 배우와 함께 사진기자의 포즈 요청에 맞춰 능숙하게 포즈를 취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 영화 왠지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동물과 교감하는 비상한 능력을 갖게 된 국가정보국 요원 태주(이성민)의 코믹한 소동극을 보여줄 <미스터 주>는 <재심>(2016), <또 하나의 약속>(2013)을 연출한 김태윤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 또 최근 <비스트>의 강력반 에이스 한수, <공작>의 북한 고위층 간부 리명운 등을 맡았던 배우 이성민의 출연작이라는 점에서 여러모로 의외의 선택과 조합으로 이뤄진 영화다. 배우들의 조합은 또 어떤가. 스릴러와 카리스마 빼고는 남는 게 없을 것 같은 세 배우와 한 마리의 개가 만났으니 독특한 호흡을 보여주지 않을까.
<미스터 주: 사라진 VIP> 알리, 이성민, 김서형, 배정남 - 웃지 않을 수 없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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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진짜처럼 믿을까.” 그것만 고심했다. 백두산 폭발이라는 한반도 전역의 불안, 그 씨앗이 공포로 피어나는 과정을 영화 <백두산>은 시각적으로 밀어붙여야 했다. 재난 상황과 그 여파를 생동감 있게 전달하는 것이 영화의 제1목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두산>에 참여한 제갈승 시각특수효과(VFX) 슈퍼바이저는 이를 “관객이 스스로 충분히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데미지”라고 표현했다.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리얼리티가 부각되는 강남 장면을 인상적인 순간 중 하나로 꼽는다. 한국 관객 상당수가 기시감을 느낄 만한 랜드마크”를 찾았던 VFX팀은 고층건물과 유동인구가 많고 차가 막히는 풍경이 결정적인 순간에 빛을 발하리라고 봤다. 높은 건물이 많을수록 무너지고 부서지는 스펙터클이 커지고, 정체 상황에서 혼란이 가중되어 보인다는 확실한 원리를 가동한 것이다. 사실 익숙한 공간을 재현한다는 것은 특수효과팀에 양날의 검이다. “관객이 현실과 다른 점을 찾아
<백두산> 제갈승 VFX 슈퍼바이저 - 익숙하지만 새로운 리얼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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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 분담을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김씨표류기>(2009)나 <나의 독재자>(2014)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이해준) 김병서·이해준 감독은 두 전작에서 각각 촬영감독과 감독의 관계로 협업한 적 있다. 이해준 감독은 당시에도 “롤이 다르다고 해서 자기 파트 일만 한 게 아니라 이야기부터 미술까지 함께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김병서 감독 역시 촬영과 연출을 겸했던 <감시자들>(2013)과의 차이점을 언급했다. “그땐 촬영을 함께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현장에서는 내가 특화된 부분에 집중했다. 이해준 감독은 내가 카메라를 잡는 것뿐 아니라 본질적인 작업을 같이 수행했으면 했다.” 두 사람이 함께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전 과정을 함께한 <백두산>은 제작비 260억원이 투입된 재난영화다. 드라마 요소가 강한 작품을 함께했던 김병서·이해준 감독이 의외의 선택을 한 것처럼 비칠 수 있겠지만, 규모의 비주얼이 압도적인 <백두산>
<백두산> 김병서·이해준 감독, "1분 안에 펼쳐질 공포를 현실감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