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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후보>는 액션과 리액션의 진수를 보여주는 코미디영화다.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은 4선에 도전하는 선거를 앞두고 거짓말을 할 수 없게된다. 최고의 무기인 거짓말을 잃게 된 주상숙은 선거전에서 불리하게 되고, 그의 보좌관인 박희철(김무열)은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이 영화는 국회의원과 보좌관의 직업 특성상 라미란이 장군을 던지면 김무열이 멍군으로 응수하는데서 웃음이 발생하는 이야기다. 배우 라미란·김무열이 전하는 액션과 리액션의 비결을 들어보자.
<정직한 후보> 라미란·김무열 - 나 이 사람 믿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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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하다. 기자가 일러두기 전부터 <씨네21>에 게재된 프로듀서들 인터뷰 기사를 검색해서 읽고 준비할 것들을 체크했다는 말에서, 김진우 프로듀서가 일할 때 어떤 사람인지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스마트폰에 설치한 날씨 관련 애플리케이션만 12개라고 했는데, 촬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세먼지·일출·일몰·바람·물때(간조와 만조 사이의 시차) 등을 따로 확인하기 위함이란다. 그와 <파괴된 사나이> <내부자들> <마약왕>을 내리 함께한 우민호 감독의 신작 <남산의 부장들>은 내용상 한국과 프랑스, 미국 로케이션을 오갈 수밖에 없는 대작이다. 제작진은 파리 개선문과 워싱턴 기념탑, 링컨 메모리얼 파크까지 스크린에 담아내며 실제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의 취지를 비주얼적으로 완성했다. 김진우 프로듀서는 까다로운 과제를 해낸 실무자다. 파리의 경우 홍상수 감독과도 작업한 적 있는 남윤석 프로듀서가 도움을 줬지만, 현지 프로덕션의 힘을
<남산의 부장들> 김진우 프로듀서 - 지금 느낌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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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빵맨’ 같은 통통한 양볼이 쏙 들어갔다. 체중이 무려 8kg이나 빠진 덕분이다. 지난해 정정훈 촬영감독은 눈코 뜰 새가 없었다. 미국 애틀랜타에서 루빈 플라이셔 감독의 영화 <좀비랜드: 더블탭>(2019)을 찍자마자, 다음날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에드거 라이트 감독의 신작 <라스트 나이트 인 소호>(올해 개봉예정이다.-편집자)를 연달아 작업했다. 또 알폰소 고메즈 레존 감독과 <커런트 워>(2018)의 보충촬영과 색보정 작업을 마무리해 영화를 개봉시켰다. 지난 1년 내내 앞만 보고 달려온 그와 오랜만에 전화 통화를 하며 그간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마침 미국 현지시각으로 2월 9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2주 앞둔 까닭에 아카데미 회원이기도 한 그로부터 <기생충>의 LA 현지 분위기를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다.
-지난해 <라스트 나이트 인 소호> 촬영이 끝난 뒤 어떻게 지냈나.
=오랜만에 이사하느라 정신이 없
미국 아카데미 회원으로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 투표 참여한 정정훈 촬영감독, "<기생충>팀 만나 부럽고 자랑스럽다고 얘기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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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총 9시간씩 이틀. 오는 2월 5일부터 6일, 8일부터 9일 두 차례 예정된 움직임연기 감독 프란체스카 제인스의 마스터클래스는 일정만으로도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프란체스카 제인스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A.I.>를 시작으로 <그래비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얼라이드> <블랙 위도우>까지 쟁쟁한 영화의 움직임연기, 안무 등을 연출한 전문가다. 그와 눈을 맞추고 몸을 움직이며 실전 레슨이 가능한 이 워크숍에는 배우, 감독, 드라마 연출가 등 영상 콘텐츠 분야에 몸담고 있는 수강생들이 대기 중이다. 한국에서 이러한 마스터클래스가 가능하도록 기획한 이는 뉴플러스오리지널 대표인 이정섭 감독이다. <리얼> <로맨틱 아일랜드> 각본을 쓰고 <사랑을 놓치다>를 각색한 그는 마스터클래스와 영화 제작 워크숍 진행을 통해 영화인들에게 경험과 기회를 확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아시아필
아시아필름랩 설립한 이정섭 뉴플러스오리지널 대표 - 오스카 수상자들과 함께 워크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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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가 바라본 예술가의 모습은 언제나 한층 더 내밀하고 세심하다. 거기엔 존경과 두려움, 동경과 콤플렉스, 예찬과 좌절이 복잡하게 뒤얽혀 있다.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후기작 <진저와 프레드>(1986)에 조감독으로 함께했던 에우제니오 카푸초 감독이 이 어려운 작업에 뛰어들었다. 페데리코 펠리니는 <길>(1957), <카비리아의 밤>(1957), <달콤한 인생>(1960), <8과 1/2>(1963), <영혼의 줄리에타>(1965) 등을 만들며 1950~60년대를 중심으로 이탈리아영화의 미학적, 정신적 차원을 확장한 기념비적 인물이다. 펠리니의 작품 중 비교적 덜 알려진 <진저와 프레드>는 펠리니의 오랜 동반자인 배우 줄리에타 마시나와 마르첼로 마스트로이안니의 조우를 볼 수 있는 귀중한 영화로, 당시 조감독으로 활동하며 펠리니로부터 영화 만들기의 무수한 비밀을 엿봤던 카푸초 감독
<네버 엔딩 펠리니> 에우제니오 카푸초 감독, "펠리니, 그는 내게 부처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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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십 중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하고 억울하게 해고당한 이력이 있는 성혜(송지인)는 이후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버틴다. <성혜의 나라>에서 28살의 가난한 청춘을 연기한 배우 송지인은, 그 나이라면 누구나 누려볼 만한 욕구와 치기를 빼앗긴 채 말라버린 성혜의 얼굴로 깊숙이 잠수했다. 발랄한 얼굴이지만 어딘가 수심이 묻어 있고, 한없이 앳돼보이다가도 세상을 이미 다 알아버린 사람 같은 표정을 짓는다. 흑백 화면 속의 강단 있는 이목구비가 미세한 표정에도 힘을 불어넣어 성혜의 얼굴에서 쉽게 눈을 뗄 수 없기도 하다. 20대 시절 성혜처럼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했고, 배우 데뷔 후에는 무명생활을 거쳐 불투명한 미래가 주는 불안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송지인의 나라는 어떤 곳일까. 첫 스크린 주연작 개봉을 앞둔 배우를 만났다.
-스크린 첫 주연작이다. 캐스팅 당시 어떤 상황이었나.
=매니저도 회사도 없지만 그저 연기가 너무 하고 싶은 상황이었다. 굉장
<성혜의 나라> 송지인 - 불안한 청춘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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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VOD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 홈초이스의 배급팀 ‘씨나몬’이 론칭 이후 맹렬히 활약 중이다. 전체 인원 5명의 소규모 팀을 이끄는 김현정 배급사업담당 국장은 “어떤 음식에 가미해도 독특한 맛과 향을 내는 계핏가루처럼, 투자·배급 사업에 독특한 취향과 색깔을 내고 싶다”고 말한다. 2015년부터 디지털 배급업에 뛰어들어 <아이 필 프리티>를 출발점으로 본격적인 극장 배급업을 시작한 씨나몬은 <베일리 어게인>이 약 9만4천명의 스코어를 달성하고 VOD에서도 높은 수익을 내면서 팀의 사기를 높였다. 김 국장은 영화를 선택할 때 “이 영화가 대중과 꼭 만났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지를 중시한다. “요즘 관객이 무엇을 좋아할까, 라는 트렌드보다는 각각의 영화가 가진 가치와 의미, 장점에 집중한다”는 김 국장은 약 43만 관객을 동원한 <장난스런 키스>를 대표적으로 언급했다. “<봄날은 간다> <클래식>처럼 마음에 팍 박히는 정
김현정 홈초이스 배급사업담당 국장 - 시나몬 같은 영화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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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라면 종을 막론하고 질색하던 국정원 요원 주태주(이성민)는 임무 도중 가벼운 뇌진탕을 겪은 후 살아 있는 온갖 동물들의 말이 들리기 시작한다. 한국을 방문한 판다(목소리 출연 유인나) 특사를 지키기 위해 군견 알리(목소리 출연 신하균)와 콤비플레이를 펼치는 그는, 여러 동물들의 아우성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딸에게 점점 더 좋은 아버지가 되어간다. <미스터 주: 사라진 VIP>(이하 <미스터 주>)는 말하는 동물과 인간이 부대끼며 사건·사고를 탐험하는 가족 판타지 드라마다. 몇몇 사랑받는 북미 프랜차이즈들이 떠오르지만 한국에서는 그 계보를 찾기 힘든 장르인데,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감독의 이름 또한 의외라 더욱 흥미롭다. <또 하나의 약속>(2013), <재심>(2016) 등 굵직한 실화에 기반한 영화를 만들었던 김태윤 감독에게 그 변신의 과정을 물었다.
-<또 하나의 약속>으로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태를, <재
<미스터 주: 사라진 VIP> 김태윤 감독 - 장르적 외연의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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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뀐 첫달에 벌써 이렇게 말하고 싶어진다. 올해의 독립영화를 만났다고. 지난해 무주산골영화제 뉴비전상(대상)과 영화평론가상, 서울독립영화제 독불장군상을 수상한 <작은 빛> 이야기다. 조민재 감독의 자전적 요소를 반영한 영화는, 한 남자를 둘러싼 남루한 삶의 표면을 뚫고 들어가 그 안에 저마다의 오롯한 빛과 생명력이 있으리라고 나지막이 읊조린다. 기술공인 주인공 진무(곽진무)는 뇌수술을 앞두고 기억을 잃을 수도 있다는 판정을 받는다. 남자는 그길로 캠코더를 들고 가족들을 찾아다닌다. 가족의 얼굴과 생활공간이 기록되고, 한때의 꿈과 추억이 구술되는 과정에서 이들 가족을 내내 괴롭히는 것은 죽은 아버지의 자취다. 끈끈히 대물림되는 가난과 가정폭력의 진실을 마주하는 동안, 놀랍게도 진무의 카메라는 고통에 질식한 기억을 소생시키고, 가족을 연결하고, 진무 자신이 삶과 화해하도록 이끈다. 카메라의 윤리와 자전성, 배우의 연기에 이르기까지 홀로 치열하게 공부하고 고민하며 데뷔작
<작은 빛> 조민재 감독 - 영화가 던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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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과 함께 미국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한국영화가 또 있다. 이승준 감독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이 지난 1월 13일 아카데미상 단편다큐멘터리 부문 후보 다섯편 중 하나로 올랐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이 작품은 그 흔한 내레이션과 음악에도 기대지 않고, 2014년 4월 16일 바다에서 벌어졌던 일을 인터뷰와 자막만으로 담담하게 펼쳐낸다. <달팽이의 별>(2012), <달에 부는 바람>(2014) 등 여러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이승준 감독은 미국 비영리 온라인 다큐멘터리 제작·배급 단체인 ‘필드 오브 비전’과 함께 제작을 진행했고, <뉴요커>가 지난해 4월 이 영화를 유튜브에 올려 현재 240만명이 넘게 보았다. 이승준 감독은 “기쁜 일은 맞지만 세월호 사건이 소재다보니 마음이 복잡미묘하다. 그렇지만 세월호 사건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소감을 밝혔다.
-후보로 올랐
<부재의 기억> 이승준 감독 - 고통은 여전히 그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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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때 기억난다, 다 기억나.” 스튜디오에 들어오자마자 권상우는 벽에 붙은 자신의 앳된 시절 사진을 한참 바라보았다. 18년 전, 공효진, 박해일, 조승우, 신민아, 류승범과 함께 ‘한국영화 밝힌 새벽의 7인’에 포함돼 찍은 사진이다. 당시 인터뷰에서 “장혁, 소지섭, 송승헌을 선의의 경쟁으로 이겨보고 싶다”고 말했던 그의 자신감과 당당함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다. 풋풋한 청춘배우였던 그때와 달리 지금은 아저씨 배우라는 게 차이라면 차이다. 1월 22일 개봉하는 <히트맨>에서 그가 연기한 주인공 준은 웹툰 작가가 되기 위해 국정원을 탈출하는 국정원 암살 요원이다. 황당하면서도 재미있는 설정의 이 이야기는 최근 권상우가 보여준 이미지에 적극 기대는 작품이다. 아내에게 구박받으면서 육아를 하는 애잔한 가장(<탐정> 시리즈>)이거나 대역도 마다하고 직접 선보이는 정통 액션 스타(<신의 한수: 귀수편>)이거나. 개봉을 앞두고 그를 만나 &l
<히트맨> 권상우 - 작품 고민은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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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ILM 싱가포르 지사 소속 시니어 모델러 마이크 홍(한글 이름 홍성준)이 참여한 첫 번째 <스타워즈> 작품이다. ILM은 1975년 조지 루카스가 <스타워즈>를 만들기 위해 설립한 특수시각효과(VFX) 회사다. “회사를 옮긴 가장 큰 이유는 <스타워즈>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2019년 ILM으로 이직하기 전 마이크 홍은 소니 이미지웍스에서 일했다. <스타워즈>의 광팬까지는 아니지만 시리즈가 개봉하면 빠짐없이 챙겨 보는 “보통의 팬”으로서, 더불어 VFX 업계에서 일하는 한명의 영화인으로서 “<스타워즈>의 작업은 중량감이 달랐다”. “다른 작업 땐 엔딩크레딧에서 이름을 확인해도 별 느낌이 없었는데 이번엔 감회가 새롭더라.” 아쉽게도 ILM의 경우 슈퍼바이저급을 제외한 일반 아티스트는 분야와 직급 상관없이 ‘디지털 아티스트’ 분야에 200여명의 이름이 한꺼번에 들어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시니어 모델러 마이크 홍 - 상상을 구현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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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동 나우필름·파인하우스필름 대표가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전주영화제)의 새 집행위원장으로 위촉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영화계에서는 이상할 게 없다는 반응과 의아하다는 반응이 함께 나왔다.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영화나눔협동조합 이사장 등을 거쳤던 그가 영화제에서 공직을 맡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이나, 지금 시점에서 전주영화제의 수장이 되는 건 너무 많은 리스크를 짊어져야 하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김영진 전 수석프로그래머, 이상용·장병원 전 프로그래머가 7년간 몸담았던 전주영화제를 떠나면서 영화제의 자율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바 있고, 새로 부임한 집행위원장은 이들의 빈자리를 메울 새 인력을 찾는 것은 물론 명확한 비전까지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린 이준동 전주영화제 신임 집행위원장을 만나 왜 이 자리를 수락했는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영화 제작자로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여러 편인 그에게, 이창동 감독의 신작을 비롯한 차기
이준동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질문하는 영화’를 위한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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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살벌한 손재곤 감독이 동물 탈을 뒤집어쓴 채 돌아왔다. <이층의 악당>(2010) 이후 10년 만에 신작 <해치지 않아>로 돌아온 그의 가장 큰 변화는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아니라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시나리오작가 출신으로 그가 연출했던 이전 두편의 영화는 당시 한국의 장르영화로서는 신선한 시도를 했던 작품들이다. 동물 탈을 뒤집어쓴 사람들이 동물 행세를 하며 동물원을 개장해 사람들을 속인다는 내용은 설정 자체만으로 황당한 코미디의 상황을 만들지만 그 안에서 소위 손재곤식 비틀기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해치지 않아>는 제목 그대로 무해한 이야기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만하다. 극중 인물과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 모두의 마음이 절대 다치지 않길 바라는 영화랄까. 까칠한 태도로 독설을 내뿜는 냉소적인 캐릭터의 묘를 발견해왔던 손재곤 감독의 영화 세계에 새바람이 부는 것일까. 그 안에서 우리가 발견할
<해치지 않아> 손재곤 감독 - 코미디에 이식된 현실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