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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고기는 <브레이킹 던 part1>의 테일러 로트너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전편들에 비해서 역할의 비중이 가장 크기도 하지만, 소년에서 청년이 되어가는 로트너는, 늑대무리에 갓 입성한 어린 일원에서 제 목소리를 내는 당당한 어른으로 자란 제이콥을 꼭 빼닮아 있었다.
-지금까지 <트와일라잇>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어떤 편인가.
=단연코 <브레이킹 던 part1>이다. 이번 편은 촬영 때부터 정말 흥미진진했다. 제이콥에게 계속해서 넘어야 할 도전들이 다가오고, 제이콥의 선택에 따라 컬렌가, 늑대무리, 벨라, 아기 레네즈미와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 좋았다. 벨라의 임신으로 영화의 톤이 한번 변하는데, 이전 3편까지는 그런 부분이 없어서 더 좋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아직 <part 2>를 보지 못했으니, <part1>까지 중에서 고르라면 이번 영화가 제일 재미있다.
-신의와 충성에 대한 부분을 말하
[테일러 로트너] "제이콥과 나는 세상을 보는 시선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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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기가 너무 없어 인터뷰하기 어렵다는 소문과 전혀 다르게,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질문 앞에서 빨리 생각했고 짧지만 조리있게 대답했다. 뱀파이어와 늑대인간 모두를 반하게 할 미모도 스튜어트의 것이 분명했지만, 바스락거리는 듯 낮은 톤의 독특한 목소리 때문인지, 미모의 여배우를 앞에 두고도 눈보다 귀가 더 즐거웠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면.
=결혼식 장면이다. 이상하게 그 장면을 찍기 전에 몹시 불안했다. 그래서 아무와도 말하지 않고 조용히 있었고, 그 불안감을 이용해 결혼식에 입장하는 장면에서 벨라의 심정을 드러내려고 했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는 정말 말도 안되게 행복해져서는, 결혼식 장면 촬영장에서 만난 모두에게 다가가 인사하고, 말을 걸고 또 기분이 좋아서 웃고 그랬다. 결혼식이 영화의 가장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그래서 그렇게 불안했었나 보다.
-웨딩드레스 디자인에 대해 기대가 특히 높았다.
=그런 기대는 정말 처음이었다. 촬영장에 헬리팻(헬리콥터파파라치)
[크리스틴 스튜어트] "결혼식 촬영 때, 말도 안되게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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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패틴슨은 소문처럼 세상에서 가장 편한 차림으로 나타났다. 멋으로 뚫은 구멍이 아니라, 나달나달해질 때까지 입어 정말로 구멍이 난 흰 면티셔츠에 보풀이 인 감색 카디건에 감색 야구모자를 거꾸로 쓰고, 늦게 일어나 면도도 못한 것 같은, 전혀 배우 같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조각상 같은 에드워드 컬렌의 완벽함보다도 신비로웠다.
-지금까지 <트와일라잇>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어떤 편인가.
=처음에는 이렇게 큰 프로젝트가 될지 몰랐다. 지금도 잘 안다기보다는 어렴풋이 아는 정도겠지만, 처음과는 상당히 달라졌다. 그래서 <트와일라잇>을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 <브레이킹 던 part1>도 좋아한다. 이번 편에서 에드워드는 대상이 아니라 공포와 좌절을 느끼는 주체가 된다.
-이전 인터뷰를 보면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두고 ‘풍기문란에 대한 완벽한 상징’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아직도 동의하는지.
=이번에도
[로버트 패틴슨] "풍기문란에 대한 완벽한 상징 맞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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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한 어둠이 깔리는 황혼과 초승달이 뜨는 저녁, 달이 태양을 삼키는 일식을 지나 새로운 새벽이 온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스테파니 메이어의 <트와일라잇> 시리즈 4부작 중 마지막 권의 전반부를 영화화한 <브레이킹 던 part1>이 2011년 11월, 전세계 1억2천만 팬들과 극장에서 만날 준비를 마쳤다. 책과 먼저 사랑에 빠진 뒤 스크린과 또 한번 사랑에 빠진 <트와일라잇>의 진지한 팬들이 목하 기다려온 바로 그 새로운 새벽이다. 크리스틴 스튜어트, 로버트 패틴슨, 테일터 로트너가 예의 벨라, 뱀파이어 에드워드, 늑대인간 제이콥으로 돌아오고 캐서린 하드윅, 크리스 웨이츠, 데이비드 슬레이드에 이어 <드림걸즈> <킨제이 보고서>를 만든 감독 빌 콘돈이 메가폰을 잡았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이 원작의 마지막 편을 두편으로 나누어 개봉한 전철을 따라, <브레이킹 던 part1>은 2011년 11월로
[로버트 패틴슨, 크리스틴 스튜어트, 테일러 로트너] 화려한 결혼식, 달콤한 첫날밤…팬들이 원하는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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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고, 지금 서울독립영화제가 딱 그렇다. 서울시와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의 지원금이 끊긴 지도 오래인데다 상영관도 12월8일 개막을 한달 앞두고서야 겨우 확정했다. 골치 아픈 일이 한둘이 아니었을 텐데도 이 남자, 털털하게 웃어 보인다. 올해로 만 10년째 영화제를 지키고 있는 조영각 집행위원장이다. “예년보다 밤새우는 날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잘 버티고 있어요”라고 심심하게 말하는 그에게는 확실히 경직된 직함보다 낙천적인 독립영화운동가라는 호칭이 더 어울렸다. 다들 불가능하리라 예상했던 저예산 독립애니메이션 <돼지의 왕>도 끝내 완성시킨 그였다. 시장이 바뀌고 대선이 다가와도 여전히 현실의 그늘은 짙기에 입꼬리에 씁쓸함이 걸려 있었지만, 그래도 그는 소박한 웃음을 잃지 않고 있었다.
-<돼지의 왕>의 관객은 얼마나 들었나.
=오늘 화요일까지 9천명 정도 들었다. 모레면 1만명 넘기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짧지만 종석 아빠로 목소리
[조영각]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정부의 움직임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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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을 꾹 다물고 있다. 7 대 3으로 가지런히 빗어 넘긴 머리를 한 이 남자가 굳게 닫혀 있던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깊고 푸른 눈 위에 자리한 눈썹을 살짝 올렸다 내린다. 됐다. 이제 당신은 라이언 고슬링의 팬이다. 팬이 됐으니 마땅히 그의 코스프레를 해야 한다. 운전을 할 때는 가죽 라이더 장갑을 끼자. 선글라스는 기본이다. 이쑤시개 하나 정도를 입에 물면 더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머 재킷이다. 등에는 사막에서도 살아남는 강한 생명력의 상징인 전갈 자수를 새겨 넣자. 이제 당신도 라이언 고슬링처럼 보일까. 그럴 리가. 우리에겐 그 입술, 눈썹, 눈동자, 그 미소가 없다.
보일 듯 말 듯 희미한 미소만으로 관객을 매료시키는 <드라이브>의 라이언 고슬링은 알고 보면 말수 적은 이웃집 아저씨다. 이름도 없다. 공식 직업은 카센터 직원이며 자동차 스턴트맨이지만 본업은 범죄자들을 실어 나르는 겟어웨이 드라이버다. 그저 드라이버라 불리는 408호의 과묵한 이 남자는 우연
[라이언 고슬링] 스티브 매퀸의 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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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김성수 감독의 추천으로 <씨네21> ‘감독 9인이 추천하는 숨은 실력파 배우 9인’ 기사에 등장한 바 있더라.
=인터뷰하면 완전 뜨는 줄 알았다. (웃음) 기사가 나오자마자 출연 제의가 서너편 들어와서 기대가 컸는데 당시 영화계 상황이 안 좋아서 다 엎어졌다. 그때부터 마음을 비우는 걸 배웠다.
-최근 KBS <드라마 스페셜>과 <공주의 남자>로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중요한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는 <특수본>이 처음이다. 게다가 <특수본>의 악역은 이름있는 조연배우 사이에서 코미디를 홀로 담당하는 돋보이는 캐릭터 아닌가.
=황병국 감독님은 <부당거래>에서 동료 배우로 만났다. 준비하던 영화 하나가 잘 안돼서 지난해 12월31일에 혼자 제주 올레길을 갔는데 감독님이 전화로 4∼5회차 정도 나오는 작은 역할을 하나 해달라더라. 그런데 내 역할이 결국 20회차까지 늘어났다. 엄태웅 형은 내가 감독님 라인이라서 일
[who are you] 이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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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캐릭터에 빠져들기 힘들 때도 있었다. 이렇게 저렇게 해보면 안되나, 하는 주변의 요구에 부담을 느껴 촬영을 접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렇게 <특수본>(특별수사본부)의 강력계 형사 ‘성범’은 쉬이 소화하기 버거운 상대였다. 하지만 성범은 그럴수록 뭐가 되건 정면으로 부딪혀 질주해야 하는 캐릭터였다. 자기를 믿고 따르는 같은 소속사 후배인 주원, 떼를 쓰고 애교를 부려도 받아주는 선배 성동일은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뭔가 잡히지 않을수록 채우지 말고 버리면서 다가가면 더욱 깊고 넓게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면서 성범이 처한 고통의 악조건도, 경찰서 내부를 둘러싼 의심스런 공기도 깊이 호흡하게 됐다. 그렇게 서서히 <특수본>의 ‘특별한’ 남자가 돼갔다.
엄태웅이 ‘씨발’을 입에 달고 다니는 거친 강력계 형사로 돌아왔다. 그렇다고 <핸드폰>(2009)의 ‘승민’처럼 ‘못된’ 남자는 아니고 <시라노; 연애조작단>(2010)의 ‘병훈
[엄태웅] 두개의 근육을 사용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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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선이 17년 만에 복귀했다. <대장금>(2003), <왕꽃 선녀님>(2004), <소문난 칠공주>(2006), <조강지처클럽>(2007), <동이>(2010), <신기생뎐>(2011) 등 수많은 드라마를 통해 안방극장 시청자에게 얼굴을 내비쳐왔는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김혜선이 <화엄경> <참견은 노, 사랑은 오예> 이후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했다는 것이다. <완벽한 파트너>에서 그는 요리연구가 ‘희숙’을 맡아 20살 어린 제자와 화끈한 로맨스를 펼친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선택한 노출연기다. 억척스러운 엄마, 단아하고 세련된 중년 등 여러 드라마에서 구축한 자신의 이미지를 180도 뒤집는 어려운 결정이었다. 인터뷰 내내 그는 “나는 영화배우로 출발했다. 항상 영화에 목말라 있었다”라는 말을 힘주어 했다.
-영화가 야하더라.
=지루하진 않았나?
-야하더라. 영화는 봤나.
[김혜선] 영화배우? 탤런트? 난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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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브래드 피트는 이렇게 불렸다.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푸른 눈, 거친 수염, 휘날리는 금발, 그리고 탐스러운 엉덩이? 1990년대의 브래드 피트는 지금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하다는 로버트 패틴슨과 테일러 로트너 따위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절대적인 존재였다. 카우보이 모자를 벗으며 긴 금발 머리를 손으로 쓸어넘기던 <가을의 전설>(1995)의 반항아 트리스탄을 우리는 아직도 기억한다. 그러나 그도 흐르는 세월을 붙잡을 수는 없다. 이제 브래드 피트도 완연한 아저씨다. 1963년생이니 이제 곧 쉰살을 앞두고 있다. 중년의 브래드 피트는 <트리 오브 라이프>와 <머니볼>에서 당연하게도 아버지로 등장한다. 그는 더이상 <피플>에서 선정한 섹시남이 아니다. <스내치>(2000), <파이트 클럽>(1999)에서 보여줬던 탄탄한 근육을 드러내지도 않는다. 대신 그가 관객에게 보여주는 건 중
[브래드 피트] 모든 관습에 맞서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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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글쎄 한 45등 정도 하지 않을까.” 카메라 앞에서 어색함을 떨치려고 무진장 애쓰는 김우택 대표에게 물었다. 올해 ‘한국영화산업 파워50’을 뽑는다면 몇등이나 할 것 같냐고. 돌아온 답변은 ‘45’. 쇼박스와 메가박스 대표를 지냈던 그는 매년 다섯 손가락 안에 뽑힌 파워맨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막강한 파워를 가진 대기업 임원이 아니라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중소기업 사장님이다. 그런데 왜 이리 웃고 있느냐고. 산업 내에서의 영향력은 줄었지만 보고 싶은 영화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여지는 더 많아져서다. 올해부터 투자배급사 NEW 대표를 맡은 그의 입가에선 웃음이 끊임없이 새어나왔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엘리트 느낌을 물씬 풍겼는데. 인상이 변한 것 같다. 얼굴선도 동글동글해졌고.
=그때는 눈빛도 또렷하고 그랬는데. 나이 먹어서 그런가. 요즘엔 자꾸 눈이 처지고 눈 아래 그늘도 지고 그런다.
-감독들과 자주 만난다고 들었다. 대기업에 있
[김우택] 영화가 갖는 소통의 즐거움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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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룩거림도 아니다. 저벅거림도 아니다. 사진 촬영을 마친 장서희가 자리에서 일어나 고단한 발걸음을 옮기는데, 그 뒷모습을 담아낼 단어를 쉬이 정하지 못하겠다. 근육 없이 마른 다리가 겨우 하이힐을 들어 옮기듯 느린 속도로 움직였다. 그 영상을 멈추면 몸은 중력의 법칙에, 삶은 풍화작용에 내맡긴 여자의 실루엣이 드러날 것이었다. 이제 그녀의 나이 마흔, 반 접어 딱 스물이었다. 그 곱절의 세월을 생각하며 그녀의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의아한 기분이 든 건 고개를 들어 그녀의 얼굴을 마주하며 막 녹음기 버튼을 눌렀을 때다. 생의 그늘이 조금도 드리워져 있지 않은 낯빛이었다. 관리를 잘한 얼굴이라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굴곡에 닳은 사람이라면 아무리 꼭꼭 숨겨도 주름 사이에 남아 있어야 할 찌꺼기가 보이지 않았다. 드물게 깜빡이는 눈에서는 당장의 피곤도 감지되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는 눈썹과 발가락, 상체와 하체, 머리와 꼬리를 따로 놀릴 줄 아는 배우일 것이다. 그 인상이 드라마의
[장서희] 독기 대신 여유 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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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장혁의 아역 똘복을 맡았는데 드라마 <타짜>에서도 장혁의 아역이었다. 묘한 인연이다.
=장혁 형이랑 두 작품을 같이 해서 약간 친한데 <뿌리깊은 나무>에 형이 출연한다는 소리를 들어서 더 반가웠다. 하지만 서로 촬영 스케줄이 달라서 얼굴을 볼 수 없을 줄 알았다. 다행히 똘복에서 채윤으로 성장하는 장면이 있어서 장혁 형을 만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건데도 형이 촬영장에서 액션 지도도 해주고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
-데뷔작이 <새드무비>다. 9살에 처음 배우 활동을 시작했는데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
=연기하는 모습이 멋있고 재밌어 보였다. 그래서 막연히 엄마한테 연예인하고 싶다고 했다. 의외로 흔쾌히 승낙해주셔서 연기를 시작하게 된 건데 운이 좋아서 첫 시작부터 <새드무비>에서 좋은 선배들과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
-최근작인 <자이언트> <무사 백동수>
[who are you] 여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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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불행한 남자를 보라. 헨리 카빌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운 나쁜 배우였다. 심지어 영국 영화지 <엠파이어>가 “할리우드에서 가장 불운한 배우”라고 명명했을 정도다. 그가 얼마나 운이 나쁜가 하면… 잠깐. 그가 운이 좋건 나쁘건 간에 대체 헨리 카빌이라는 배우가 어떤 작자냐고? 그는 11월10일 개봉하는 타셈 싱 감독의 그리스 신화 블록버스터 <신들의 전쟁>의 주연이자, 잭 스나이더가 촬영 중인 새로운 ‘슈퍼맨’ 영화 <맨 오브 스틸>에서 슈퍼맨 역할을 맡은 배우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더럽게 운이 좋은 신인배우 아니냐고? 물론 그렇다. 헨리 카빌은 지금 할리우드의 가장 뜨거운 햇감자다. 하지만 그가 얼마나 운이 좋은지 알기 위해서는 그가 얼마나 불운한 배우였는지를 먼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만약 헨리 카빌의 팬이라면 손수건을 준비하시라.
영국 출신인 헨리 카빌은 케빈 레이놀스가 연출한 2002년작 <몬테 크리스토>로 데뷔했다. 에드몽
[헨리 카빌] 불운을 극복한 사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