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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하면 뭐 하는 사람들인가 싶다. 동네 아줌마의 남편 흉을 들으면서 치근대고, 시끄럽게 대낮부터 막걸리에 취해서는 토악질을 해댄다. 알고 보니 한 마을의 형사들이다. 그렇게 마을 잔치 도중 뒷산에서 한 아이의 사체가 발견되고 조 형사(신현준)와 이 형사(이기우)가 사건을 맡게 된다. 하지만 신원확인 작업부터 순탄치 않고 사건은 꼬여만 간다. 그러던 중 아이의 아버지(전노민)와 어머니(왕희지)를 만나면서 살해된 아이가 자폐아였고 가족 내에서 큰 골칫덩이였음이 드러난다. 가족 모두 아이를 짐으로 생각했던 것. 그리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 범인으로 지목되면서 조 형사는 고민에 휩싸인다.
일단 신현준의 변신이 돋보인다. 능청스럽고 뻔뻔하며 별 생각 없어 보이는 소도시 형사의 모습은 <살인의 추억>의 송강호나 <마지막 늑대>의 두 경찰, 그리고 <거북이 달린다>의 김윤석을 떠올리게 한다. 동네 아줌마에게 추근대고, 옷차림부터 형사와는 거리
신현준의 변신이 돋보이는 <우리 이웃의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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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윤의 죽음 뒤 종적을 감췄던 선일(유선일)이 1년 만에 친구들 곁으로 돌아온다. 선일은 전보다 훨씬 밝은 얼굴로 친구들을 대한다. 하지만 죽은 상윤의 행동을 흉내내는 선일의 마음 한구석엔 1년 전의 사고에 대한 자책이 여전히 웅크리고 있다. 선일의 상처는 바에서 만난 지수(박그리나)와의 사랑으로 잠시 아물지만, 두 사람의 연인 관계는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한편, 강일(천우성)은 상윤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계획하고, 어떻게든 선일을 이 일에 끌어들이려고 한다.
<돌아오는 길>의 청춘들은 끔찍한 과거에서 어떻게든 도망치려 한다. 그러나 어디로 가야 할지 아무도 모른다. 선일은 상윤의 그림자를 떨치려고 하지만 동시에 생전의 상윤을 닮으려고 무던히 애쓴다. 폭행을 일삼던 옛 남자친구에게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던 지수는 선일을 만나 평온함을 느끼지만, 지수의 두려움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다. 복수는 또 다른 불행을 가져올 것이라는 친구들의 만류에도 강일은 앙갚음이야말로 과
친구의 죽음으로부터 벗어나려하지만 결국 <돌아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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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캘리포니아의 비행 클럽 ‘플라이 가이즈’는 비행에 목숨 건 젊은 남자들의 모임이다. 팀의 리더인 션(앤드루 키건)은 레인맨(브랜든 퀸), 포맨(닉 카터), 아인슈타인(그레이엄 노리슨) 등을 이끌며 곡예비행으로 돈을 번다. 물론 그것만으로 비행기 기름값 대기는 불가능한 일이고, 그들의 진짜 수입원은 마약왕의 마약 운반책으로 일하는 것이다. 아무리 빠른 속도로 마약을 운반한다고 한들 걸리지 않을 도리는 없다. 정부의 비밀마약단속반(DIA)은 여경찰 로잔나(나탈리아 시그리우티)의 미인계를 무기로 플라이 가이즈 멤버들을 모조리 체포한 뒤 그들을 이용해서 마약왕을 검거하고 인질로 잡혀 있는 비밀경찰을 구출하기로 한다.
<킬 스피드>는 인디펜던트 비행기 액션영화다. 이렇게 말하면 다들 싸구려 CG로 범벅된 선댄스 버전의 <에이리어 88>, 혹은 CG는 후지지만 타란티노 스타일의 재기넘치는 <스텔스>를 연상할지도 모르겠다. 둘 다 아니다. 일단 <킬
킬 스피드라고 하기엔 너무 긴 113분 <킬 스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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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사소한 것에서 출발했다. 장(미카엘 코헨)은 노천카페에서 오렌지를 먹고 있는 가브리엘(에마뉘엘 베아르)의 모습을 보고 한눈에 반한다. 이후 두 사람은 카페 화장실에서 정사를 나누다 쫓겨나기까지 할 정도로 서로의 육체와 정신을 탐닉하며 불같은 사랑을 나눈다. 만나고 싸우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두 사람은 이별을 택한다. 헤어지고 난 뒤 가브리엘은 다시 장의 집을 찾는다. 옛 기억의 조각들을 맞추며 다시 관계를 회복해보려 하지만 왠지 그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영화의 원제처럼 사랑이란 결국 끝을 알고 시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파리, 사랑한 날들>은 황폐한 사랑의 기록이다. <베티 블루>(1986)처럼 상대에 대한 사랑의 크기만큼 오히려 상처를 내는 연인들의 이야기는 프랑스 멜로영화의 어떤 한 유형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아무것도 아닌 일로 사랑 자체를 의심하고, 자기가 잘못한 일임에도 오히려 상대를 탓하며 획 돌아서버리는, 말하자면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면
당신의 사랑에 대한 '중간점검'을 <파리, 사랑한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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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しね)! 증오심에서 터져나온 저주, 혹은 생각없이 내뱉는 욕이거나 낙서에 불과한 이 단어가 영화 <고백>의 공기다. 살해당한 딸의 어머니가 벌이는 복수극인 동시에 자의식에 빠져 허우적대는 10대 소년, 소녀들의 비극을 그린 영화는 측정 불가능한 살인의 무게를 탐구한다. 장난으로 던진 한마디가 사람을 죽이는가 하면 진심어린 증오가 대수롭지 않게 사라져버린다. 복수를 당하는 방식은 같지만, 이 또한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무게가 달라진다. <고백>은 가벼운 살인과 무거운 복수, 그리고 이 광경을 바라보는 이들의 가벼운 태도와 무거운 시선을 연쇄적으로 충돌시키며 지옥도를 연출하는 영화다.
그날은 어느 중학교의 종업식이 있던 날이다. 1학년 B반 담임인 유코(마쓰 다카코)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학생들에게 우유를 나눠준 뒤 긴 이야기를 시작한다.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이유, 그녀가 사랑했던 한 남자, 에이즈 보균자 판명을 받은 그와의 이별, 그가 남긴 딸 마나미
소름끼치도록 해맑은 표정에 대한 무거운 복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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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감정만큼 대중적이면서도 위험한 유머 소재가 있을까. 지역감정은 적재적소에 사용하면 누구나 웃을 수 있는 유머가 되지만 실패하면 무엇보다 지루하고 기분 나쁜 유머가 된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지역감정을 주요 소재로 삼는 <위험한 상견례>는 태생부터 이러한 우려를 안고 출발한다. 우연히 펜팔을 하게 된 현준(송새벽)과 다홍(이시영)은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알고 보니 현준은 전라도, 다홍은 경상도 출신이다. 그들에겐 배우자가 ‘전라도만 아니면’ ‘경상도만 아니면’ 된다는 완고한 아버지들이 있다. 연인들은 아버지를 설득하기보다는 차라리 표준말을 쓰며 거짓 출신을 내세우는 게 낫다고 믿는다. 결국 현준은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경상도에 있는 다홍의 집에서 그녀의 가족들과 ‘위험한 상견례’를 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지역감정을 얘기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한 관객도 있을 것이다. 과연 2011년의 관객이 사랑에 빠진 경상도 남자와 전라도 여자를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바라볼
등장인물들 모두 '확실하게' 웃겨주는 <위험한 상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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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그레그(벤 스틸러)가 팸(테리 폴로)과 결혼한 지 어언 10년. 이제는 귀여운 쌍둥이까지 생긴 어엿한 아빠가 됐다. 쓸데없이 의심 많은 전직 CIA 출신 장인 잭(로버트 드 니로)은 건강이 악화되면서 그레그에게 가문의 가장 자리를 물려줄 때가 왔음을 직감하고, 그레그에게 ‘갓퍼커’가 되어줄 것을 부탁한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무리하던 그레그는 결국 재정난에 빠지고, 미모의 제약회사 영업사원 앤디(제시카 알바)와 함께 발기부전 치료제 ‘오래지탱’의 홍보 아르바이트에 나선다. 그 모습을 오해한 잭은 잘생기고 돈까지 많은 딸의 전남친 케빈(오언 윌슨)을 새로운 사위로 점찍는다.
가족의 과장된 캐리커처를 웃음 도구로 사용하는 이 시리즈에서 스토리의 허술함을 지적하는 건 너무 당연하고, 쉽다. 하지만 2001년에 처음 등장한 <미트 페어런츠>는 3편에 이르기까지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거듭 결합하며 나름의 안정적인 구도를 완성했다. 무엇보다 영화의 핵심은 로버트 드
"절 지켜보는 아버님을 지켜보겠어요". <미트 페어런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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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소도시 폰티풀. DJ 매지(스티븐 맥허티)는 마을의 온갖 소식을 전하며 무료한 생방송을 진행한다. 그런데 수상한 제보가 하나씩 들어온다. 알코올 중독자와 경찰의 대치, 병원을 둘러싼 폭동, 그리고 주민들 사이의 집단살인까지. 이어 알 수 없는 주파수를 통해 이상한 메시지가 들어온다. “안전을 위해서는 가족조차 피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특정한 단어를 발설하지 마세요. 프랑스어로 말하세요.” 공포에 떨던 PD 시드니(리사 홀)와 기술 담당자 로렐-앤(조지나 라일리)은 자신들에게도 죽음의 위협이 닥쳤음을 깨닫는다.
<폰티풀>은 극소수의 등장인물만으로, 라디오 방송국에서 거의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은 채 영리하게 진행되는 좀비스릴러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던 작은 시골 마을이 돌연 좀비와 집단살인의 장으로 뒤바뀔 때의 충격이, 비주얼이 아닌 DJ의 당황한 목소리로만 전달될 때 상상력은 더욱 크게 발휘된다. 한치의 오차없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인과관계라든가 불필요한
'알지못함'에서 비롯된 충격적 공포에 사로잡힌 목소리 <폰티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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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싱>은 전설적인 실제 실종사건에서 영감을 얻은 영화다. 1585년 5월23일. 영국 식민지인 로어노크섬에서 115명의 정착민이 마치 증발이라도 한 것처럼 사라졌다. 단서는 나무에 새겨진 ‘크로아톤’(Croaton)이라는 의미없는 단어. <베니싱>에서도 사람들은 ‘크로아톤’이라는 단어를 남기고 사라진다. 인류는 갑자기 초자연적 힘에 의해 옷만 남기고 증발해버린다. 살아남은 TV 리포터 루크(헤이든 크리스텐슨)는 ‘어둠’이 원흉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자가발전으로 빛을 내는 7번가의 술집에 몸을 피한다. 그리고 영사기사 폴(존 레귀자모), 물리치료사 로즈마리(탠디 뉴튼), 바텐더의 아들인 제임스(제이콥 라티모어)가 모여든다. 어둠이 조여오자 루크는 다른 도시로 탈출을 꾀한다.
<베니싱>은 단순히 재난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재난의 원인을 캐나가는 추리스릴러라는 점에서 <해프닝>과 <노잉> <미스트>를 잇는 21세기
해답은 실종, 공포와는 무관한 '어둠' <베니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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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천성 시력 상실로 고통받는 줄리아(벨렌 루에다)는 같은 증세로 이미 시력을 상실한 쌍둥이 언니 사라의 죽음에 충격을 받는다. 그녀는 언니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기묘한 분위기의 이웃들, 무언가 감추고 있는 듯한 줄리아의 남편 이삭(루이스 호마르)에 대한 의혹을 떨치지 못하던 중 언니가 죽기 얼마 전 사랑했다는 애인의 존재를 알게 된다. 하지만 누구도 그 애인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던 중 남편이 실종되고 줄리아의 시력은 더욱 악화된다.
오드리 헵번 주연작 <어두워질 때까지>의 뒤를 이을 만한 작품이 드디어 나왔다. 시각장애인은 스릴러의 주인공으로서, 지나칠 만큼 완벽하게 무기력한 상태다. 하지만 <줄리아의 눈>은 신체 훼손의 잔인한 순간은 최소화하되, 은유적인 공포를 시각화하는 데에는 최상의 솜씨를 보인다. <The Look of Love>가 흐르는 가운데 동공이 희끄무레해진 눈을 휘둥그레 뜬 채 허공을 향해 절규하는 여인의 오프닝,
무기력함에서 나오는 극도의 긴장감과 빼어난 공포의 묘사<줄리아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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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에 ‘헬싱키’가, <안경>에 ‘요론 섬’이 있었다면 <수영장>엔 ‘치앙마이’가 있다. 바쁜 생활에 여유를 안겨줄 평화의 공간, 슬로 라이프를 실현할 최적의 장소 말이다. 타이 치앙마이의 한 게스트하우스. 이 숙소엔 객이 없다. 주인 아줌마 기쿠코(모타이 마사코)와 음식을 담당하는 교코(고바야시 사토미), 그리고 허드렛일을 도맡아하는 청년 이치오(가세 료). 그리고 타이 소년 비이(시티차이 콩필라)가 들락거릴 뿐이다. 유일한 객으로 찾아온 사요(가나)도 가족을 떠나 자신의 행복을 찾아나선 엄마 교코를 추궁하러 왔으니, 정식 객은 아니다.
해묵은 감정 따위를 늘어놓을 생각은 이들 누구에게도 없어 보인다. 엄마 찾아 먼 길을 왔지만 사요는 익숙할 법한 울분을 터뜨리지 않는다. 게스트하우스의 주인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지만 아픈 내색 하나 없다. 엄마가 행방불명이 된 소년 비이 역시 이곳 식구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이들이 마음속 고민을
바쁜 생활은 잊고 슬로 라이프를 느끼고 싶다면 <수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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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다. 상우(이상우)는 자신이 뿌린 광고전단지대로 ‘세상에서 제일 싼 창녀’인 엄마한테 빌붙어 생활한다. 엄마가 하루 종일 무료하게 지내는 오두막으로 남자 손님들을 밀어넣으며 ‘엄마!’ 하고 부른다. 어떻게 그리된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관계지만 어쨌건 그들은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세상 그 어떤 모자관계 못지않게 행복하게도 보인다. 그들에게는 다른 젊은 여자와 결혼한 아버지(권범택)와 방황하는 딸 희수(유애경)가 있다. 상우는 세상 그 누구보다 아버지를 증오하지만 한편으로 희수는 상우를 사랑하고 있다. 아, 여러모로 난감하다. 그리고 그 아버지와의 관계는 이상우 감독의 다음 작품인 <아버지는 개다>(2010)로 이어진다.
명확하게 두 가지 측면에서 파악할 수 있다. 먼저 역시 김기덕 감독의 조감독 출신이라는 점에서 저예산영화의 신속한 만듦새는 물론 그 스타일에까지 깊이 드리운 영향이 보인다. 오두막은 <섬>의 떠다니는 배를 연상시키고, 모자
난감한 가족 관계속에서 찾은 행복 <엄마는 창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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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오해. <히어애프터>는 재난영화인가. 영화의 초반부, 타이를 휩쓰는 쓰나미의 가공할 위력을 묘사한 장면 덕분에 <히어애프터>는 2011 아카데미 시각효과상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히어애프터>는 <2012>나 <딥임팩트> <해운대> 같은 재난영화가 아니며 펑샤오강의 <대지진>처럼 재난이 남기고 간 상처를 가족애로 위무하는 영화도 아니다. 두 번째 오해.<히어애프터>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소재로 한 스릴러영화인가? 죽음 너머의 세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지만 스릴러영화는 아니다. 세 번째 오해는 <히어애프터>가 <식스 센스> 같은 영화와 비슷할 것이란 예상으로 두 번째 오해와 맞물린다. 극중에서 맷 데이먼이 연기한 조지가 죽은 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심령술사이기 때문에, 죽은 자들을 볼 수 있었던 <식스 센스>의 말콤(브루스 윌리스)을 연상시킬 수는 있지만 이 영
만연한 죽음의 위기에 놓인 우리들에게 던지는 질문 <히어애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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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리프’라는 설정에서 더이상 새로울 건 없다. 하지만 쓰쓰이 야스타카의 단편 <시간을 달리는 소녀>(1963)가 50여년의 세월을 이겨내며 지금까지 8번(실사영화, 애니메이션, TV드라마까지)이나 리메이크되면서 매번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것은, 아무래도 10대 소녀가 주인공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며 힘껏 달려가는 소녀의 생기야말로 그 매혹의 근원이 아니었을까. 그러니까 이 소녀 앞에서라면, 심심하기 짝이 없던 타임 리프 로맨스물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잊어도 좋다.
연구실에서 혼자만의 연구에 몰두하던 카즈코(야스다 나루미)는 어느 날 잊고 있던 중학생 시절 사진을 받는다. 그날 카즈코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그녀의 딸 아카리(나카 리이사)에게 1972년 4월 토요일 중학교 과학실로 가달라고 부탁한다. 카즈코는 그동안 시간여행이 가능한 약을 개발하고 있었던 것. “후카마치 카즈오에게, 약속을 기억하고 있다고 전해줘.” 아카리는 영문을
전작은 잊자! 17살로 돌아가고 싶게 만드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