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별을 앞둔 남녀가 있다. 여자는, 갑자기 출장 배웅을 하러 간 남자에게 변심을 통고한다. 그리고 며칠쯤 지났을 시간, 여자는 집을 떠나기 위해 짐을 싼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의 사건은 이게 전부다. 단란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일도, 아니면 그들이 지난 과거를 회한하는 일도 없다. 남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이 영화의 목적은 다소 명확해 보인다. 이별을 앞둔 그들에게 남은 사랑, 미련이라 치환될 수 있을지 모르는 감정의 찌꺼기들은 과연 어떤 형태일까?
온전히 목적에 다가가기 위해 영화는 외부적 상황을 극도로 제한하는 방식을 택한다. 극을 이끌어나가는 것은 두 남녀가 전부. 여자의 새 남자친구는 (이윤기 감독의 전작에서도 자주 그러지만) 화면에 등장하는 대신 전화 목소리로만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덕분에 옆집 부부와 고양이의 출현은 실제임에도 판타지에 가까울 정도로 느닷없이 느껴진다. 폭우로 인한 바깥의 빗소리를 제외하고 일체의 배경음이 통제된 채 카메라는
멜로영화의 가장 미니멀한 방식의 실험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
지난해 한국영화계의 숨은 블루칩으로 은근히 회자됐던 인물이 바로 박훈정 시나리오작가다. 김지운의 <악마를 보았다>와 류승완의 <부당거래>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쓴 주인공으로 알려지면서 제법 유명세를 탔다. 충무로 감독 중에서 장르적 감식안으로 치자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두 감독을 단숨에 매료시킨 작가였던 것. 그렇게 두 영화의 신속한 영화화와 더불어 그 자신이 역시 직접 쓴 시나리오로 같은 해 입봉한다는 소식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비록 완성 이후 올해가 되어서야 개봉하긴 했지만 <혈투>에 쏟아지는 호기심도 그런 기대 때문이다.
당쟁과 외압의 소용돌이에 휩쓸린 조선 광해군 11년. 명나라의 강압으로 청나라와의 전쟁에 파병된 조선군은 치열한 전투 끝에 대패하고 세명의 조선군 헌명(박희순), 도영(진구), 두수(고창석)는 적진 한가운데의 객잔에 고립된다. 명령을 어기고 일찌감치 달아나 숨어 있던 두수의 객잔에 거의 죽기 일보 직전의 두 남자가 당도한
일관성있고 명료하게 드러낸 박훈정 감독의 세계 <혈투>
-
우리는 종종 전쟁을, 그리고 그 슬픔을 알고 있다고 믿는다. 안락한 방 안에서 뉴스가 날라준 이미지를 소비하며 전쟁을 이해하고, 영화와 드라마가 들려주는 전쟁에 관한 슬픈 이야기에 눈물 흘린다. <바빌론의 아들>은 그것이 명백한 오해이자 환상임을 깨닫게 해주는 영화다.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이라크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12년 전 전쟁 통에 실종된 아빠를 찾아 나선 할머니(샤자다 후세인)와 손자(야서 텔리브)의 여정을 담는다. 남부지역에 전쟁포로들이 생존해 있다는 소식 하나에 의지해 바그다드를 거쳐 나시리아의 감옥까지 떠나는 12살 소년과 할머니의 여행은 전쟁의 상처와 비극에 관한 따뜻하고 슬픈 이야기가 될 법한 좋은 소재다. 그러나 <바빌론의 아들>은 이 길고 힘겨운 여행길 사이를 감동적인 에피소드 대신 황량한 이라크의 전후 풍경과 그곳에서 삶을 영위해나가는 사람들의 표정으로 채워넣는다.
오늘날 스크린을 통해 쉽게 소비되는 전쟁의 얼굴은 군더더기 없
전쟁에 대한 진실의 깊은 떨림 <바빌론의 아들>
-
당신은 스페인에서 온 광고계 출신 여성감독이다. 알모도바르의 후원을 받아 만든 몇편의 영화가 그럭저럭 좋은 평도 받은 적이 있다. 어느 날 당신은 생전 처음으로 도쿄에 갔다. 모든 게 너무나도 이국적이다. 초보 관광객이라면 한번은 들르는 쓰키지 수산시장에 갔다가 생선을 파는 젊은 여자를 봤다. 당신은 예전에 본 적 있는 일본 망가를 떠올리며 상상한다. 낮에는 생선을 팔고 밤에는 킬러로 일하는 섹시한 일본 소녀를 주인공으로 영화를 만들면 끝내줄 거야. 대부분의 감독이라면 거기서 망상을 그만두게 마련이다. 이자벨 코이셋은 그러지 않았다. 류(기쿠치 린코)는 어시장 잡부인 동시에 킬러다. 그녀는 청부를 받고 도쿄에서 와인숍을 운영하는 스페인 남자 데이빗(세르주 로페즈)을 제거하기로 한다. 그러나 데이빗에게 반한 류는 의도치 않게 잠자리를 갖게 되고, 이후 두 사람은 지하철처럼 꾸며놓은 윤락업소 등을 돌아다니며 계속해서 잠자리를 한다.
서구 감독이 도쿄의 팝문화에 경도되어 만든 영화들은
겉핥기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영화 <센티미엔토 : 사랑의 감각>
-
-
1880년대 미국 아칸소주. 14살 소녀 매티(헤일리 스타인펠드)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도망친 무법자 톰 채니(조시 브롤린)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그녀는 악명 높은 연방보안관 루스터 카그번(제프 브리지스)을 고용해 톰의 뒤를 쫓고, 여기에 톰의 현상금을 노린 텍사스 경비대원 라뷔프(맷 데이먼)가 가세한다. 늙은 주정뱅이 보안관과 혈기왕성한 텍사스 레인저, 그리고 웨스턴 장르와 거리가 먼 소녀까지. 자존심 대결과 모험으로 점철된 일행의 모험이 시작된다.
<더 브레이브>는 웨스턴 영화의 전설 존 웨인 주연의 <진정한 용기>(1969)의 리메이크작으로, 찰스 포티스의 소설 <트루 그릿>(1968)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신기하게도 ‘괴짜 같은’ 코언 형제는 여기 없다. 코언 형제로서는 그들 영화 처음으로 정직하게 장르와 맞붙은 셈이다.
영화의 중심은 황량한 텍사스를 종횡무진하는 루스터나 라뷔프가 아니다. 죽은 아버지의 관 문제를 처리하자마자 거래를
괴짜 같은 코언 형제는 여기 없다 <더 브레이브>
-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을 아는 관객이라면 애당초 <블랙 스완>이 도저한 발레 예술의 세계를 탐사하는 영화일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거의 종교적인 헌신을 요구하는 이 가혹한 예술 장르를 향한 경외감이나, 입이 떡 벌어지는 무대를 보여주려는 야심은 애로노프스키의 안중에 없다. 매튜 리바틱의 촬영은 무용수들의 전신과 움직임을 조화롭게 담는 대신, 긴장으로 핏줄이 불거진 얼굴과 통증어린 관절의 꺾임에 주목한다. 즉, 완벽한 결과물이 아니라 완벽해지려는 강박으로 내파되는 육체와 정신. 그것이 심리스릴러 <블랙 스완>의 회전축이다.
뉴욕의 발레리나 니나 세이어(내털리 포트먼)는 선배 프리마돈나 베스(위노나 라이더)가 은퇴를 맞자 <백조의 호수>의 주역 오디션에 도전한다. 발레단 예술감독 토마스(뱅상 카셀)는 니나가 백조로서는 흠잡을 데 없지만 흑조의 관능을 표현하기엔 부족하다고 여긴다. 공연이 다가올수록 열망과 중압감에 짓눌린 니나의 정신은 분열하고
깨진 거울 같은 영화 <블랙 스완>
-
듀얼 한판 할까!? 만약 당신이 초등학생 남자라면 이 말을 바로 알아들을 것이다. 듀얼은 유희왕 카드 대결을 뜻하는 말이다. <유희왕> 시리즈는 1996년 다카하시 가즈키가 <소년 점프>에 연재를 시작하면서 카드게임, 애니메이션, 닌텐도DS, 온라인게임 등 관련 상품이 대히트한 원소스 멀티유즈의 절대강자다. TV애니메이션 방영 10주년을 기념하여 3D로 제작된 <극장판 유희왕: 시공을 초월한 우정>(이하 <극장판 유희왕>)에서는 각 TV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주인공인 유희(<유희왕 듀얼 몬스터즈>), 주다이(<유희왕 듀얼 몬스터즈 GX>), 유성(<유희왕 5 D’s>)이 시공을 초월하는 시간여행을 통해 한자리에 모인다.
세명의 주인공을 불러모은 악당은 인류가 멸망한 먼 미래에서 온 패러독스다. 패러독스는 유성의 에이스 카드인 스타더스트를 뺏고, 과거로 이동하여 주다이의 세계를 파괴한다. 오래된 신문을 통해 자
유희왕 팬에게는 최고의 선물 <극장판 유희왕: 시공을 초월한 우정>
-
재스퍼 공원에 사는 늑대들은 두 무리로 구분된다. 뛰어난 사냥 실력으로 무리를 이끄는 강인한 알파와 사냥을 즐기지 않고 평화를 사랑하는 쾌활한 오메가. 오메가인 험프리(신동)는 알파이자 서부족의 후계자인 케이트(박규리)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구분이 엄격한 늑대사회에서 알파와 오메가는 절대 맺어질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험프리와 케이트는 사람들에게 납치되어 재스퍼 공원에서 1000마일이나 떨어진 아이다호로 옮겨지게 된다. 케이트와 단둘이 있게 된 이 상황이 은근 즐거운 험프리와는 달리 케이트는 갑자기 사라진 자신 때문에 벌어질지 모를 서부족과 동부족간의 전쟁이 걱정이다. 골퍼거위 마르셀과 수다오리 패디의 도움으로 고향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알아낸 험프리와 케이트는 갖가지 장애를 거치며 점차 서로의 진정한 모습과 마음을 깨달아 간다.
‘롤러코스터 3D 어드벤처’를 표방한 <알파 앤 오메가>는 전체적으로 아쉽고 모자라다. 여러 가지 활강장면을 통해 3D 효과의 쾌감을
활강장면만 신경쓰지 말고 쫌~! <알파 앤 오메가 >
-
러닝타임이 짧은 까닭에 극장 개봉이 어려운 단편영화가 <촌철살인>이라는 이름으로 모였다. <라인> <런던유학생 리차드> <백년해로외전> <유숙자> 등 네편이다. 이 작품들은 지난해 열린 제4회 대단한 단편영화제 상영작이다.
<라인>은 조용히 글쓰기에 몰두하고 싶은 남자와 본의 아니게 남자를 방해하는 옆집 여자가 티격태격거리는 상황을 코믹하게 묘사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검은 선으로만 묘사된 인물과 배경은 상황을 간결하면서도 리듬감있게 끌고 간다. <런던유학생 리차드>는 88만원 세대의 씁쓸한 풍경을 그린 극영화다. 세무서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온 동석(박근록)은 그곳에서 런던유학생 리차드(박주환)를 만난다. 동석은 자신에게 일을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리차드에게 왠지 호감이 간다. 그러나 동석은 리차드의 또 다른 모습을 목격하고, 두 사람 사이에 어떤 균열이 드리운다. <백년해로외전>의 혁근(이종필)
대단한 단편영화 종합선물세트! <촌철살인>
-
세상에는 수많은 사랑이 존재한다. 전작인 <사랑을 놓치다>에서 추창민 감독은 이러한 다양한 사랑의 모습과 그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연수(송윤아)는 좋아하면서도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삭이고 끌어안는 사랑을 하며, 우재(설경구)는 사랑을 뒤늦게 알게 되고 그 사랑을 붙잡으려 한다. 상식(이기우)은 말없이 바라보기만 하는 사랑을 하며, 연수의 어머니(이휘향)는 남들에게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는 사랑을 한다.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도 사랑은 다양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전형적인 가부장인 김만석(이순재)은 아내의 죽음 뒤에 아내에게 잘해주지 못했던 것들을 후회하며 죗값을 치르듯이 우유배달을 한다. 병상의 아내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건넸던 우유는 만석을 권력을 쥔 가부장에서 남자로 만들며, 송씨(윤소정)에게 사랑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된다. 그는 칠순을 넘긴 나이에 다시 사랑을 시작하려고 한다. 이름도 없이 파지를 모으며 힘겹게 살아가던 송씨는
노년의 치열한 삶과 사랑이 깔린 <그대를 사랑합니다>
-
피레네 산맥 북쪽에 자리잡은 프랑스의 소도시 루르드는 해마다 6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가톨릭 성지다. 14살 소녀였던 베르나데트가 18번이나 성모발현(성모 마리아가 한명 또는 그 이상의 사람들에게 초자연적으로 나타난다고 여겨지는 기적 현상)을 경험한 곳으로 유명하여, 역사와 문화의 체험장 이상으로 기적과 구원을 바라는 이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리하여 종종 신체치유 기적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데 그것은 정해진 과정을 거쳐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
<루르드>의 크리스틴(실비 테스튀)은 전신마비로 휠체어에 묶여 항상 다른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어머니와 함께 이곳을 찾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자신을 돌봐주는 자원봉사자 마리아(레아 세이두)를 보며 부러워하던 그녀에게 어느 날 기적이 일어난다. 미약한 힘이지만 스스로 일어서게 된 것이다. 함께 성지순례를 온 사람들은 축하인사를 건네지만 의심과 질투의 시선도 있다. 그녀는 진정으로 기적을
종교에 대한 진중한 질문을 던지는 <루르드>
-
김병만이 출연한다고 해서 달인개그를 기대하지는 말자. 코미디언의 이름을 지울 때, <서유기 리턴즈>의 한국적 원류는 이건주 주연의 <은하에서 온 별똥왕자>나 <매직키드 마수리> 같은 어린이 드라마에 가깝다. 코미디언들이 TV에서 구축한 캐릭터로 등장했던 기존의 어린이영화와 달리 <서유기 리턴즈>는 사실상 아이들이 주인공인 판타지 모험극이기 때문이다. 2000년 전, 손오공(김병만)과 삼장법사(민아령), 저팔계(류담), 사오정(한민관)은 세상을 지배한 악의 무리를 처단해 봉인한다. 하지만 2000년 뒤, 봉인이 풀리고 세상은 다시 악의 기운으로 넘쳐난다. 심지어 이들은 악의 행성을 깨워 지구와 충돌시키려 한다. 전세계의 안위를 책임져야 하는 대한민국 정부와 과학자는 사총사를 부활시키려 한다. 유물에서 추출된 그들의 DNA를 주입받아 지구의 평화를 지키게 될 이는 4명의 초등학생이다.
<서유기 리턴즈>의 상상력은 패러디의 한계를
아이들이 주인공인 판타지 모험극 <서유기 리턴즈>
-
애나(탕웨이)에게 지난 7년은 공백의 시간이었다. 남편을 죽이고 교도소에 들어간 그녀에게는 어떤 감정이나 기대도 없는 듯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의 죽음이 그녀를 세상으로 불러낸다. 하지만 뜻밖의 휴가는 그녀에게 오히려 잔인한 시간이다. 간만에 찾은 동네는 쓸쓸한 안개에 둘러싸여 있고, 오랜만에 만난 가족은 그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우왕좌왕이다. 그냥 돌아가야겠다는 마음이 들 때쯤, 한 남자가 말을 건다. 누군가에게 쫓기던 도중 애나에게 차비를 빌린 훈(현빈)이다. 그는 애나의 상처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오늘 하루를 즐기자고 제안한다.
이만희 감독의 원작을 리메이크했지만, <만추>는 오히려 김태용 감독이 전작에서 일관되게 담아왔던 소통의 기적에 관한 영화로 보인다. 국적이 다른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조금은 보듬게 되는 충동적인 여행을 한다는 점에서 본다면 <시선 1318> 중 한 작품이었던 <달리는 차은>과 가장 가까운 영화일 것이다.
소통의 기적에 이르는 과정에 집중하는 <만추>
-
여느 때처럼 철거촌에서 유기견들의 먹이를 놓던 어느 날, 혜화(유다인)는 5년 전 사라진 한수(유연석)와 마주친다. 혜화는 연인이었던 한수를 밀쳐내지만, 그럴수록 한수는 더욱 다가선다. “우리 아이가 살아 있다”는 말을 되풀이하면서. 죽은 줄만 알았던 아이가 입양됐다는 한수의 말에 혜화는 조금씩 흔들린다.
제작진의 의도를 빌려와 <혜화,동>을 간추리면 이렇다. 혜화의 마음은 겨울(冬)이다. 얼어붙은 혜화의 마음을 녹이는 건 한수가 말한 아이(童)다. 움직이는(動) 혜화의 마음에 한수는 가닿을 수 있을까. 두 사람은 같은(同) 마음을 확인할 수 있을까.
중의적인 제목을 지닌 <혜화,동>은 인물들의 감정을 쉽게 재단하거나 진행시키지 않는다. 의지대로 선택할 수 없었던 두 사람의 과거는 분명하게 보여지지만 매우 느리게 환기된다. 버려졌고, 그래서 서둘러 잊혀져야 했던 존재의 출현(?)은 혜화와 한수에겐 일종의 형벌이다. 종료된 줄 알았으나 유예됐을 뿐이다. 죄
매끈하게 묶고 꼼꼼하게 짜여진 <혜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