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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파이>가 네 번째 속편 <아메리칸 파이: 19금 동창회>로 돌아왔다. 전편에서 결혼에 골인한 미셸(알리슨 한니간)과 짐(제이슨 빅스) 커플은 어느덧 아이를 둔 부모가 됐다. 하지만 매번 육아문제에 치여 서로에게 관심 가질 일이 없어지자 부부 사이는 소원해진다. 둘은 고향에서 열리는 고등학교 동창회에 함께 참가하며 둘만의 특별한 시간을 가질 것을 약속한다. 그러나 옆집 카라가 자신의 베이비시터였던 짐에게 저돌적으로 다가오면서 미셸과 짐 사이엔 큰 오해가 생긴다. 짐과 늘 함께했던 친구들 역시 봉변에 처한 것은 마찬가지다. TV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유명인사가 된 오즈(크리스 클라인)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마이어스(토머스 이안 니콜라스)는 동창회에서 마주친 옛사랑에 흔들리고 스티플러(숀 윌리엄 스콧)는 여전히 사고치기에 바쁘다.
고등학교, 대학교, 결혼식장으로 무대를 옮겼던 전작에 이어 이번에는 동창회가 무대다. ‘동창회’의 성격상, 그때 그
이번 무대는 동창회다 <아메리칸 파이: 19금 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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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를 배경으로 <왕자의 거지>를 만들어보겠다는 아이디어는 꽤 괜찮다. 수많은 왕이 폐위되고 왕세자들이 수난을 당한 조선왕조를 한번 떠올려보라. 이를테면 아버지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는 어떤가. 만약 자유를 갈망한 사도세자가 정신질환에 걸린 것처럼 가장한 뒤 비슷하게 생긴 백정을 뒤주에 대신 넣어놓고 평양에서 영원히 즐거운 독신남의 삶을 살았다면? 뭐, 말하자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세종을 불러들인다. 세종, 그러니까 충녕대군(주지훈)은 궁에 틀어박혀 책만 읽는 심약한 책벌레다. 그런데 아버지 태종(박영규)은 주색에 빠진 첫째 양녕(백도빈)을 믿을 수 없는 터라 결국 셋째 충녕을 세자에 책봉하고 만다. 왕세자의 자리가 부담스러운 충녕은 궁을 탈출하기로 마음먹고 담을 넘는다. 우연히 그 시간에 왕궁의 담을 넘어오던 남자가 있다. 충녕과 똑같이 생긴 노비 덕칠(주지훈)은 역적의 자손으로 몰려 궁으로 끌려간 아씨(이하늬)를
조선왕조판 왕자와 거지 <나는 왕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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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영조 시대, 부패한 좌의정 세력은 금보다 더 가치있는 얼음의 독점판매를 꿈꾼다. 하지만 청렴결백한 우의정이 방해가 되자 그의 서자 이덕무(차태현)를 음모에 빠뜨려 역모죄로 잡아넣는다. 우의정은 아들을 구하기 위해 귀양길에 오르고 풀려난 덕무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책하며 좌의정을 응징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바로 좌의정의 아들이 관리하는 서빙고의 얼음을 훔쳐내는 것. 이 불가능한 도둑질을 위해 올곧은 성품 때문에 누명을 쓰고 귀양을 떠난 빙고별장 백동수(오지호)를 비롯해 돈줄 수균(성동일), 도굴 전문가 석창(고창석), 폭탄 제조 전문가 대현(신정근), 변장과 사기의 달인 재준(송종호), 마차꾼 철주(김길동), 잠수 전문가 수련(민효린) 등 조선 최고의 꾼들이 뭉친다.
착하고 안일하다. 아니면 관객을 순진하게 봤는지도 모르겠다. 기대해볼 만한 소재였고 믿음 가는 배우들도 즐비하건만 영화는 헐겁고 지루하기 그지없다. 사건의 원인, 인물의 사정, 풍자의 의미까지 있을 건 다 들어
서빙고의 얼음을 훔쳐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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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건 죽어도 상관없는, 딱 그만큼의 사랑 이야기다. 1973년의 마드리드, 당시는 분장을 하지 않고도 웃길 수 있는 코미디언이 등장하던 시기였다. 그리고 주인공 하비에르(카를로스 아레세스)가 이제 막 광대로 데뷔하려던 찰나이기도 했다. <광대를 위한 슬픈 발라드>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슬픈 광대’다. 그의 몸엔 대대로 이어진 광대의 피가 흐르지만, 그건 애초 남을 웃길 수 있는 능력이 아니었다. 어머니의 얼굴도 모른 채 어린아이는 동심 없이 자랐으며, 광대였던 아버지는 1937년 내전 당시 목숨을 잃었다. 어른이 된 그의 얼굴엔 그래선지 슬픔이 배어 있다. 서커스 데뷔 첫날, 하비에르는 나탈리아(캐롤리나 방)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우스운 광대 세르지오(안토니오 데 라 토레)의 연인이다. 이렇게 시작된 세 남녀의 연애는 처음부터 무섭도록 섬뜩하게 진행된다. 한 여인을 둘러싼 두 남자의 투쟁, 그들이 그리는 바로크 스타일의 문양은 상상
그들의 예정된 운명 <광대를 위한 슬픈 발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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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노미 라파스)는 8살 아들 안데르스와 함께 폭력적인 남편을 피해 낯선 도시로 이사간다. 그녀는 남편에게 아들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늘 긴장 상태다. 결국 잠을 자는 동안에도 아들에게 일어나는 일을 알 수 있도록 소형 무전기 베이비콜을 마련한다. 그런데 그 베이비콜에서 낯선 여자와 아이의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아들은 방에서 곤히 자고 있다. 환청일까. 그 뒤로도 아나에겐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자꾸 벌어진다. 집 근처 숲속에 고요한 호수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아들을 데려가지만 막상 도착하고 보면 그곳은 호수가 아니라 주차장이다. 음산한 기운을 내뿜는 아들의 새 친구, 아들을 지키고 싶으면 자신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협박하는 아동복지사 등 아나의 주변 인물들도 어딘가 이상하다.
노르웨이에서 온 스릴러영화 <베이비콜>은 피투성이가 된 채로 바닥에 쓰러진 아나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대뜸 비극적 결말을 보여주는 이유는 뭘까. <베이비콜>은
노르웨이에서 온 스릴러영화 <베이비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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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바다거북이의 해저 모험을 다뤘던 <새미의 어드벤쳐>가 <새미의 어드벤쳐2>로 돌아왔다. 전편의 주인공 새미와 레이는 어느덧 손자의 탄생을 지켜보는 할아버지가 되었으나 여전히 건재하다는 듯 이번 작품에서도 기꺼이 바다 모험에 동참한다. 영화는 새미와 레이의 손자 엘라와 리키의 탄생에서 시작된다. 알에서 깨어난 아기 바다거북이들이 무사히 바다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던 새미와 레이는 불시에 나타난 밀렵꾼들에 의해 아쿠아리움으로 팔려가고 엘라와 리키는 할아버지를 아쿠아리움에서 구출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그러나 어린 바다거북이들에게 바다란 신기한 만큼 위험하고 냉정할 뿐이다. 한편 아쿠아리움에 갇힌 새미와 레이는 그곳에서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인 해양동물들을 만난다. 새미와 레이는 그들과 함께 자유를 꿈꾸며 아쿠아리움 탈출 계획을 세우지만 이곳의 권력자인 해마 빅D에 의해 탈출은 번번이 무산된다.
새미와 레이, 엘라와 리키가 각각 짝패를 이뤄 아쿠아리움과 바다
아쿠아리움 탈출하기 <새미의 어드벤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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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세계에서 가장 힘이 없는 약자는 어미를 잃은 새끼다. 엄마가 약물 남용으로 목숨을 잃자 이제 막 17살이 된 J(제임스 프레체빌) 역시 혼자 아무것도 해낼 수 없는 약자가 된다. J는 연락이 끊겼던 외할머니의 집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바즈와 삼촌들을 만난다. 얼핏 가족은 화목해 보이지만 사실 그들은 무장강도이거나 마약을 파는 범죄집단이다. J는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남기 위해 삼촌들의 끄나풀이 된다. 어느 날 경찰에게 바즈가 죽임을 당하자 가족은 복수를 꿈꾸고 J는 삼촌들의 명령으로 차를 훔친다. 그리고 삼촌들은 훔친 차 근처에 매복해 있다가 차를 수색하러 온 경찰들을 죽인다. 이 사실이 발각되자 J는 사건의 주요 증인이 된다. 어떠한 심문에도 입을 다물기를 원하는 가족과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J가 입을 열기를 바라는 경찰 사이에서 소년은 진짜 생존이 무엇인지 깨달아간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애니멀 킹덤>은 J라는 한 소년을 통해 동물의 세계나 다름없는 인간
인간 세계의 비정함 <애니멀 킹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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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의 한 시골마을에서 “붉은 애송이”로 태어나 신화로 남은 예술가. 영화 <말리>는 전설적인 레게 뮤지션 밥 말리의 생애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2011년 국내 개봉작 <라이프 인 어 데이>의 케빈 맥도널드 감독은 사진과 뉴스클립, 콘서트 영상, 그리고 친지들의 인터뷰를 토대로 밥 말리의 탄생부터 죽음의 순간까지를 연대순으로 좇아간다. 기교를 거의 배제한 채 간소한 형식으로 일대기를 재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말리>는 주변 사람들의 기억으로 쌓아올린 소박한 헌사와 같은 작품이 되었다.
<말리>는 혼혈이라는 이유로 흑인과 백인 모두에게 배척당했던 밥 말리의 유년기와 밴드 ‘웨일러스’를 결성하고 라스타파리아니즘에 심취해 음악적 전환을 맞는 과정에 특히 주목하며, 전설의 기원을 개인사적인 차원에서 되짚는다. 인간 밥 말리는 여인들 사이를 자유로이 떠도는 방랑자이자 무뚝뚝한 가장이었고, 타인을 쉽게 믿지 않는 현실감을 보이는 반면 테러의 위
전설의 기원 <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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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아라(이소정)는 177cm, 48kg의 비현실적인 몸매를 가진 톱모델이다. 매사에 신경질적인 안하무인의 그녀 앞에 어느 날 직언을 서슴지 않는 사진작가 강도경(이현진)이 나타나고, 아라는 점점 그에게 빠져든다. 정체불명의 점쟁이(이재용)는 도경이 통통한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일러주고, 오버사이즈의 비만인들을 혐오하던 아라는 마침내 체중 증량을 결심한다.
KBS 미니시리즈 <정글피쉬2>를 연출했던 민두식 감독이 해당 작품의 극장판에 이어 만든 두 번째 영화다. 여주인공이 살을 찌우며 해방감을 느끼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다이어트를 조장하는 세태에 전복을 꾀하고자 했다는 연출의도가 먼저 눈에 띈다. 일견 극단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설정을 애니메이션 효과와 뮤지컬적인 요소를 활용함으로써 경쾌한 톤으로 그려내고자 한 노력도 엿보인다. 빈틈 있는 여주인공과 아픈 과거가 있는 남자, 인내심 많은 매니저와 수다스러운 친구들, 그리고 우스꽝스런 동생 캐릭터까지 로맨틱코미
톱모델의 체중증량 프로젝트 <통통한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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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이 세상을 뒤흔들던 80년대, 쉐리(줄리언 허프)는 가수의 꿈을 안고 무작정 할리우드로 상경한다. 올라오자마자 가방을 도둑맞은 쉐리에게 또 다른 가수지망생 드류(디에고 보네타)가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당대 최고의 록클럽이자 자신이 바텐더로 일하고 있는 ‘버번 룸’에서 일할 수 있도록 소개해준 것. 첫눈에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정작 버번 룸은 문을 닫을지도 모를 상황에 처한다. 재정적인 위기를 겪고 있던 버번 룸 사장 데니스(알렉 볼드윈)는 전설의 록스타 스테이시 잭스(톰 크루즈)의 공연을 성공시켜 위기를 돌파하고자 한다. 록을 악마의 음악이라며 혐오하는 시장 부인 패트리샤(캐서린 제타 존스)의 반대시위에도 불구하고 성황리에 공연이 성사된 그날 밤, 쉐리와 드류에게 또 다른 시련이 찾아온다.
본 조비, 트위스티드 시스터, 익스트림, 애로스, 저니, 알이오 스피드 웨건, 미스터 빅, 팻 베네타. 당신이 이 이름들을 기억한다면
80년대를 재현하다 <락 오브 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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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부터 짚고 넘어가죠. 만지기 있기, 없기?” 여기, 한 근육질의 미남자가 여성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자신의 몸을 어루만지던 그의 손이 마침내 ‘그곳’을 향할 때, 객석 곳곳에서 소프라노 비명이 터져나온다. 하지만 입이 바싹바싹 마르는 건 영화 속 여성뿐만이 아닐 것이다. 매끈하게 재단된 남성의 육신을 감칠맛나게 훑는 카메라는, 사실 영화를 보는 관객의 심장박동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직 마이크>는 플로리다 템파 지역의 스트립 클럽 익스퀴짓에서 일하는 남성 스트리퍼들의 이야기다. 남성성이 두드러지는 남자, 구릿빛 남자, 야성적인 남자, 노련한 남자, 인형 같은 남자들이 티팬티만 입고 여성들의 뜨거운 하룻밤을 위해 기꺼이 ‘수컷 쇼’를 벌인다. 이들 가운데서도 ‘매직 마이크’라 불리는 마이클(채닝 테이텀)은 단연 군계일학이다. 밤이 되면 익스퀴짓의 얼굴마담으로 변신하는 그는 낮 동안 공사장 인부로, 가구 제작자로 일하며 스트리퍼 너머의 미래를 꿈꾼다. 어느
‘무대에서 남자가 되는 법’ <매직 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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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속편이다. 아무리 <아이스 에이지>가 <슈렉>과 함께 대표적인 CG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자리매김했다고는 하지만 속편은 조금 무리처럼 보였던 게 사실이다. 3편에서는 빙하기로 사라진 공룡까지 등장시키며 시리즈의 생명을 이어나갔지만 더이상 무슨 이야기를 새롭게 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제작진은 기막힌 꼼수를 찾아냈다. 대륙이동설이다.
영화에 따르면 대륙이동을 불러일으킨 건 다람쥐 스크랫이다. 이 집념의 다람쥐는 도토리 하나를 필사적으로 쫓다가 지구의 내핵을 건드려 대륙들이 하루아침에 쪼개져 나가도록 만든다. 조금 위험한 설정이다. 만약 부모 관객이라면 아이들에게 ‘대륙이동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게 아니라 몇 억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됐다’고 꼭 설명을 곁들여야 할 거다. 어쨌든 다람쥐 하나 때문에 대륙과 바다가 갈라지는 대재앙이 일어나자 <아이스 에이지>의 오랜 주인공 매머드 매니, 검치호 디에고, 나무늘보 시드는 작은 빙하에 매달려 망망대해로
기막힌 꼼수 <아이스 에이지4: 대륙이동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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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횟집 수족관으로 고등어 ‘파닥파닥’이 잡혀온다. 죽음을 기다리는 것 이외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수족관 안에서는 가장 오래 살아남은 ‘올드넙치’가 양어장 출신의 다른 생선들을 통제하며 권력을 누리고 있다. 놀래미, 줄돔 같은 다른 생선들이 나름의 생존비법을 알려주지만 자유롭게 바다 속을 가르던 ‘파닥파닥’에겐 희망을 포기한 좁은 수족관 속 세계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올드넙치’ 역시 부질없는 탈출 시도를 계속하는 ‘파닥파닥’의 존재가 거슬리긴 마찬가지다.
‘물고기’ 영화가 아니라 ‘생선’ 영화다. 그것만으로도 신선하다. <파닥파닥>의 생선들은 <니모를 찾아서>의 익숙하고 깜찍한 물고기들과는 정반대의 지점에 서 있다. 애니메이션이 지닌 상징과 우화의 힘을 십분 활용한 이 작품에는 예쁜 관상용 물고기 대신 횟집 수족관에 갇힌 식용 생선들의 피곤한 표정이 담겨 있다. 당연히 이야기는 무거워지고 그만큼 우화도 짙어진다. 사회의 축소판인 수족관,
‘생선’ 영화 <파닥파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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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게임을 하고 신경쇠약 직전의 여인은 메말라간다. <케빈에 대하여>는 사이코패스로 자란 한 소년과 애정을 전하는 데 서툴렀던 한 여인을 통해 모성의 다른 쪽 얼굴을 보여주는 영화다. 자유로운 삶을 즐기던 에바(틸다 스윈튼)는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힘든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를 당황시키는 건 자신을 향한 아들 케빈(이즈라 밀러)의 이유없는 적개심이다. 에바가 다가가려 할수록 케빈은 점점 더 교묘하게 그녀를 괴롭히고 세월이 흘러 청소년이 된 케빈은 급기야 더이상 에바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한 일을 저지른다.
무시무시하다. 서늘한 정서도 그러하지만 무엇보다 영화의 완성도가 소름 돋을 정도다. 말랑한 가족영화들이 켜켜이 쌓아올린 모성 신화를 단번에 날려버리고 난도질하는 이 영화는 손대면 베일 듯 섬뜩함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견디기 힘든 불편함에도 쉽게 고개를 돌리지 못할 기이한 마력 또한 함께한다.
데뷔작 <쥐잡이>를 통해 이름을
손대면 베일 듯한 섬뜩함 <케빈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