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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공화국군(IRA) 소속으로 런던 지하철 테러를 감행하다 영국 정보부에 붙잡힌 콜레트(안드레아 라이즈보로)는 어린 아들을 지키기 위해 IRA를 배신하고 정보부에 IRA의 내부 정보를 넘겨주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졸지에 IRA로 활동하는 자신의 가족을 배신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콜레트와 그녀를 감시하던 정보부 요원 맥(클라이브 오언) 앞에 서서히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는다.
이렇게 정리된 줄거리만으로 <섀도우 댄서>를 기대한다면 실제로 영화를 접하는 순간, ‘IRA 소속 이중스파이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차분하고 느린 화면, 그리고 정적인 사운드에 당황할 수도 있다. 영화 속 카메라는 사건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커튼 뒤에서 흐릿하게 바라보거나 사건들을 종종 건너뛰어버린다. 대신 ‘사건들의 리버스 숏’에 해당하는 인물들에 가까이 다가선다. 말하자면 이 영화에서 내러티브는 영화를 진행시키는 동력
온전히 가족에 관한 이야기 <섀도우 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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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 말하지 못한 내 사랑>의 이야기는 “원인과 결과. 그 둘이 갖춰져야 비로소 이야기가 완성된다”는 말로 시작된다. 남성과 여성, 귀족과 천민, 아름다운 것과 더러운 것이 양분되어 공존하는 도시 에도.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지녀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에도에서 개(犬)이자 인간인 ‘후세’는 사라져야 할 존재다. 후세를 사냥하기 위해 도세츠(고니시 가즈유키)는 사냥꾼인 여동생 하마지(고토부키 미나코)를 에도로 불러들인다. 하마지는 에도에 입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불량한 무리와 마주치는데 공교롭게도 그녀가 사냥해야 할 ‘후세’인 시노(미야노 마모루)로부터 도움을 받게 된다.
‘후세’만큼이나 아이덴티티가 모호한 하마지는 종종 남자로 착각될 정도로 무성에 가깝게 그려지며,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야생의 소녀다. 하마지와 시노는 본능적으로 불완전한 서로에게 이끌린다. 하마지는 어릴 때 그녀의 할아버지에게서 “사냥감과 통(通)하는 순간이 그 사냥감을 잡을 수 있게 되는 때”라고
비극적인 사랑 <후세: 말하지 못한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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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연정훈)와 준오(이지훈), 유우지(김영훈)와 테츠야(기타무라 가즈키)는 절친한 친구 사이다. 네 친구는 일본 내 한인사회를 이끄는 성호 패거리에 몸담고 있다. 네 친구는 성호 패거리와 야쿠자간의 세력 다툼에 휩쓸려 동료를 잃는다. 넷은 보복을 하지만 도망치던 테츠야가 경찰에 잡히고 만다. 케이와 준오는 테츠야를 방관한 문제로 다투며 점차 관계가 틀어지고, 각자의 방식으로 테츠야를 출감시키려 애쓴다.
흔한 조직폭력배들의 일화로 치부하기 쉬운 스토리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실화라면 감상이 조금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미국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사건을 토대로 제작된 <좋은 친구들>은 진형태 감독의 지인이 얽혔던 상황을 각색해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감독의 지인은 갱단의 총격으로 사망한 선배의 복수를 하다 경찰에 체포돼 미국에서 10년을 복역하고 한국으로 추방됐다.
실화라는 점을 별개로 하고, 영화만을 놓고 보자면, 채워야 할 곳은 비어 있고 덜어내야 할 곳은 넘친다는
실화에 근거한 조직폭력배 일화 <좋은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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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 영웅의 부활>은 철저히 유방에 초점을 맞춰 원전을 재해석한다. 정확히는 유방의 말년을 잠식한 ‘악몽’의 근원에 집중한다. 초나라 항우와 한나라 유방의 패권 다툼은 <초한지: 영웅의 부활>의 주된 관심사가 아니란 얘기다.
영화는 죽음을 눈앞에 둔 유방(류예)의 고백으로 시작한다. “내가 평생을 두고 두려워한 상대가 두명 있다. 한명은 항우(오언조)이고 또 한명은 한신(장첸)이다.” 유방은 48살 때 항우를 처음 만난다. 당시 24살이던 항우는 정예군에 아름다운 부인까지, 부족한 게 없는 남자였다. 유방은 포로로 붙잡혀 있는 부인을 구하기 위해 항우에게 군대를 빌려달라 청하고, 그것을 계기로 연을 맺은 두 사람은 ‘진나라를 멸하자’는 공통의 목표로 힘을 합친다. 그러나 유방은 자신이 천하의 주인이 되려는 야망을 품는다. 한편 항우의 신하였던 한신은 유방의 수하로 들어가 유방이 천하를 제패하는 데 일등공신으로 활약한다. 하지만 유방은 항우와 한신이 언제
‘악몽’의 근원 <초한지: 영웅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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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처럼 숏의 통일성으로 신을 구분한다면, <필름 소셜리즘>은 3개의 장면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 각 장면들엔 소제목이 붙는다. 지중해를 가르는 유람선을 담은 1부 ‘이러한 사물들’, 부모에게 자유와 평등, 연합(우애)에 관한 설명을 요구하는 남매의 이야기인 2부 ‘유럽이여’, 그리고 3부 ‘우리의 휴머니티’. 카메라는 진실과 허상의 전설을 담은 6개의 장소들(이집트, 팔레스타인, 오데사, 그리스, 나폴리, 바로셀로나)을 방문한다.
처음에는 제목이 ‘소셜리즘’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철학자 장 폴 쿠르니에가 이를 잘못 읽어 ‘필름’이란 단어를 붙였고, 이를 들은 고다르가 ‘소셜리즘을 알리는 영화’라는 뜻으로 그대로 썼다고 한다. 프랑스 주간지 <레쟁록큅티블>의 인터뷰에 따르면 애초에 구상은 2부 ‘마르탱 가족’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들의 캐릭터는 영혼이 담긴 대사가 없는, 그래서 결코 닫힌 구조의 이야기가 되지 못하는 상태였고, 이에
3개의 장면 <필름 소셜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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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영국의 어느 해안, 불법 아동 인신매매단이 마스크를 쓴 한 소년을 눈밭 속에 남겨둔 채 떠난다. 소년의 이름은 그윈플렌(마크-앙드레 드롱당). 마스크는 길게 찢어진 그의 입매를 겨우 가리고 있다. 기이한 외모를 운명으로 짊어진 소년은 오갈 데 없는 자신을 받아준 우르수스(제라르 드파르디외)의 보살핌 아래 유명한 광대로 자라난다. 여동생이나 다름없는 고아 소녀 데아(크리스타 테렛)와 함께 그는 자신의 기구한 삶을 무대 에 올려 명성을 얻는다. 그렇게 그는 우르수스, 데아와 함께 성공가도에 오를 것 같았으나 여공작의 유혹에 빠져 귀족사회의 놀림거리로 전락한다. 그가 귀족 출신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고 막대한 재산이 수중에 떨어진 뒤에도 그의 처지는 별반 다를 바 없다. 그가 권력자들의 이면을 확인하고 우르수스와 데아의 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순간까지도 신은 그의 편이 아닌 듯하다.
저 유명한 빅토르 위고의 <웃는 남자>를 영화화한 야심찬 프로젝트다. 팀 버튼도
빅토르 위고 원작 <웃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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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영원히 외로운 길이고, 비평은 그 발꿈치도 못 따라간다.” 갑자기 부담감이 밀려와서 노래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노가수의 고백에, 영화 속 남자는 이런 문구를 바친다. 둘은 오래전 결혼하리만큼 사랑했던 사이였고, 짧은 기간 동안 함께했지만 오해와 어긋남으로 인해 결국 헤어졌다. ‘비첨하우스’라고 불리는 영국의 대저택에서 두 사람은 노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재회한다.
지휘자 토마스 비첨의 이름을 딴 이곳은 은퇴한 오페라 가수들과 음악가들을 위한 실버하우스이다. 어느 날 적당히 평화로운 노년을 보내던 음악가들 사이에 새로운 거주자가 나타날 거라는 소문이 도는데, 그녀는 바로 당대의 디바 진 홀튼(매기 스미스)이다. 우아한 테너 레지(톰 커트니)와 바람둥이 베이스 윌프(빌리 코놀리), 가끔 치매 증상으로 걱정을 안기기도 하는 알토 씨씨(폴린 콜린스)에게 몇년 전 국제무대에서 사라졌던 최고의 소프라노 진의 등장은 충격을 안겨준다. 그해 연례만찬에서 최상의 혼성 콰르텟(사중창)을
노년의 로맨스 <콰르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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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뇽의 친구를 자처했던 지율 스님이 4대강 사업과 관련한 환경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모래가 흐르는 강>은 천성산을 내려와 내성천 가에 텐트를 친 지율 스님이 4년여간 내성천 일대의 변화를 기록한 작품이다. 지율 스님은 처음부터 한편의 영화를 염두에 두고 기록작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영화가 시작되면 이런 자막이 흐른다. “2008년 12월, 4대강 뉴스를 보고 산에서 내려와 물길을 따라 걸으며 무너져가는 강의 변화를 카메라에 담았다. 수해 예방, 수자원 확보, 경제 발전 등 정부의 화려한 구호와는 정반대로 내 눈이 보고 있는 것은 무너지고 파괴되는 섬뜩한 국토의 모습이었다.” 언젠가는 사라져버릴지도 모를, 아니 이미 상당 부분 훼손된 내성천의 모습을 누군가는 기억하고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에 지율 스님은 카메라를 들 수밖에 없었다.
4대강 공사장을 둘러본 지율 스님은 곧 낙동강의 지천인 내성천으로 향한다. 내성천의 상류엔 영주다목적댐이 건설되고 있다. 영주
강물이 품고 있는 생명의 소리 <모래가 흐르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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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사랑의 밀어 따위는 없다. 머리끄덩이 잡기는 예삿일. “너 같은 미친X는 정말 처음”이라는 발사에 “이런 개 같은 XX가”라는 폭격으로 받아치는 식이다. 연애 초기의 설렘과 흥분이 가라앉은 오래된 커플에겐, 식어버린 온도에 딱 맞는 ‘생활형 연애’가 남아 있을 뿐이다. <연애의 온도>는 3년째 비밀연애를 해온 직장동료 동희(이민기)와 영(김민희)의 결별 스토리다. ‘헤어져’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된다. 마이클 더글러스, 캐서린 터너가 죽자고 부부싸움을 하던 <장미의 전쟁> 저리 가라 할 정도의 메가톤급 치졸한 공방전이다. 선물했던 노트북은 부서져서 되돌아오고, 호의로 줬던 돈은 모두 빚으로 셈해지는 살풍경의 현장에서 사랑은 지긋지긋한 현실이 된다.
사랑에 빠지는 건 3초의 찰나로도 가능하다지만, 그 사랑에서 벗어나는 데는 그 몇백 곱절의 노력이 필요한 게 연애다. <연애의 온도>는 지극히 사실적인 상황과 구어체
야단법석 결별 스토리 <연애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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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히 짚고 가자. <부러진 화살>이 공개되기 전까지 정지영 감독은 과거에 머물렀다. <남부군>의 명성과 거장 감독이라는 타이틀은 유효했지만, 현재진행형 감독의 수식을 붙이긴 어려웠다. <부러진 화살>이 거둔 평단과 흥행의 성공 이후, 연이은 <남영동1985>의 문제제기로 정지영 감독은 궤도를 되찾았다. 정지영 감독의 부활은 그 개인의 성공에 그치지 않았고, 한국 영화사에 뜨겁고 중요한 질문을 남겼다. “한국 영화산업 최고의 전성기에 중견감독의 활동이 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지영 감독을 비롯해 같은 연배의 이두용, 이장호, 고(故) 박철수 감독이 뭉쳐 만든 네편의 옴니버스 단편영화 <마스터 클래스의 산책>은 그 질문에 대한 우회적인 답변의 영화다. 정지영 감독의 시장에서의 입지가 고무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이 영화를 네 감독은 대규모 자본의 도움 없이 감독으로서의 노련한 연출력과 현재의 고민을 접목해 완성했다.
이
한국 영화사에 바치는 질문 <마스터 클래스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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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19일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 박철수 감독의 유작 <생생활활>은 <녹색의자>(2003) 이후 저예산 디지털영화로 맥을 이어온, 성(性)과 영화의 엄숙주의로부터 탈피를 주장했던 박철수 영화들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현대판 <데카메론>’이라는 카피답게 100여분의 상영시간 동안 자그마치 스무개의 에피소드를 선보이는 이 영화는 베트남전에 참전한 간호사 이야기, 성매매 방지 특별법에 대한 토론, 페티시 산업 종사자와의 인터뷰, 성에 대한 학제간 논의 등을 통해 오늘날 성에 관련된 고정관념과 제도들이 어떻게 비틀리고 억압된 성의식을 창출하는지를 다양한 시각에서 조망한다.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에 출연했던 오인혜가 배역을 바꿔가며 때로는 감독의 시선에서, 때로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시선에서 이 천태만상의 이야기 속을 유람한다.
<생생활활>은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어떠한 구심점이나 일관된 맥락 없이 자유분방하게 연결
‘현대판 <데카메론>’ <생생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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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앨런 감독이 관객에게 뉴욕을 꿈꾸게 만들었다면 오멸 감독은 보는 이가 제주를 앓게 만든다. 그의 제주는 늘 ‘웃프다’. 인물이 처한 상황의 비루함은 여유로운 삶의 리듬과 유머로 전도되고 그 누구도 일방적인 동정을 갈구하지 않는다.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는 제주 4.3 사건을 ‘제사’(祭祀) 형식을 빌려 스크린 위로 소환한다. 작품은 ‘신위-신묘-음복-소지’라는 소제목으로 분절된다. 하지만 영화가 초점을 맞추는 것은 ‘그들이 얼마나 비참하게 죽었는가’가 아니라 ‘그들이 얼마나 살고 싶었는가’이다. 감자의 제주 사투리인 ‘지슬’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숨죽이며, 달리고, 항거하고, 배반하면서까지 살아남고 싶었던 이들의 삶에 대한 열망을 응축하고 있는 상징물이다. 그들은 집을 떠나 캄캄한 동굴에 숨어서, 죽은 어미의 품에서 꺼내온 지슬을 먹는다. 그리고 삶의 고통이 무색하게 지슬은 늘 달다.
감독은 희생자의 범주를 제주도민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권력의 틈바구니에
삶에 대한 열망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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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케(오마 사이)는 심장에 문제가 생겼고, 지아니(가드 엘마레)는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베르다(조이 스타르)는 상대팀 선수를 폭행해 수감 중이고, 레앙드리(프랑크 두보슥)는 실축의 트라우마를 못 이겨 삼류 배우가 되었으며, 마약과 유흥에 찌든 마란델라(람지 베디아)는 방탕한 생활을 그만두지 못한다. 도무지 답이 안 나오는 이들은 축구팀 ‘FC몰렌’의 대표선수들이다. 이 구제불능의 팀을 이끄는 감독, 오베라(호세 가르시아)도 만만치 않은 말썽꾼이다. 한때 국가대표로 잘나갔던 오베라지만 지금은 알코올 중독과 가난으로 점철된 시궁창 인생이다. 딸의 양육권을 얻기 위해 FC몰렌의 감독이 된 오베라는 구단주가 주는 압박 속에서 팀을 재정비하고 프랑스컵 대회에 나가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이자벨 위페르, 마리온 코티아르, 르네 젤위거, 니콜 키드먼 등 쟁쟁한 여배우들과 작업하며 우아한 연출을 특기로 삼아온 올리비에 다한 감독의 이력을 상기하면 <드림팀>은 다소 낯설고, 귀여워
구제불능 축구팀 <드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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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란티노의 ‘역사 놀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을 통해 나치군에 피의 복수를 함으로써 유럽 역사를 재구성한 타란티노가 미국 노예제 역사에 메스를 들이댄 <장고: 분노의 추적자>(이하 <장고>)를 내놓았다. 영화명을 빌려온 세르지오 코르부치의 1966년작 <장고>처럼 흑인 노예 장고(제이미 폭스)가 주인공이긴 한데, 이 노예가 쇠고랑을 벗는 건 한순간이다. 장고는 착한 사마리아인 같은 독일인 현금사냥꾼 닥터 킹(크리스토프 왈츠)의 도움을 받아 금세 멋진 말을 타고 미국 평원을 달리며 헤어진 아내 브룸힐다를 찾아다니는 총잡이 낭만주의자로 변신한다. 말하자면 얼굴색만 다를 뿐 영락없는 미국 서부극의 주인공이다. 그는 브룸힐다가 미시시피에서 가장 악독한 농장 캔디랜드의 노예로 일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농장주 캔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찾아간다.
“(<장고>는) 사랑하는 여인을 구하기 위해 지옥의 불구덩
총잡이 낭만주의자 <장고: 분노의 추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