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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의 어지러운 싸움을 라마 신이 끝장낸 지 3천년이 흘렀다. 절대악의 화신이던 토사칸(김준현)과 그에 맞서 싸우던 라마 신의 충직한 부하 하누만(정범균)은 사막에서 가까스로 깨어나지만 기억을 모두 잃은 상태다. 하누만을 무무라 부르는 토사칸과 토사칸을 빅그린이라 부르는 하누만은 자신들을 한데 묶어놓은 거대한 쇠사슬을 끊어내기 위해 도시에 들어가 갖가지 소란을 피우는데 공교롭게도 난장을 부릴수록 그들은 영웅 대접을 받는다. 도시의 수호자로 거듭난 빅그린과 무무 사이에 묘한 유대감이 싹틀 무렵, 신의 전령이 강림해 무무에게 전생의 임무를 일러준다.
<더 자이언트>는 타이의 고대신화인 <라마키안>을 원작으로 삼은 애니메이션이다. 로봇으로 변형되긴 했으나 <라마키안>에 묘사되어 있는 신들의 형상이 애니메이션에도 충실하게 반영되어 있다. 신화 속의 토사칸처럼 <더 자이언트>의 토사칸 역시 수많은 머리와 팔다리를 지닌 괴물의 모습을 지녔다.
신의 가혹한 시험 <더 자이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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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에게 웨스턴 무비는 어색한 장르가 아니다. 감독의 2008년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웨스턴 장르를 제대로 갖고 논 영화였다. 그가 하드코어(<악마를 보았다>(2010))를 돌아 다시 웨스턴(<라스트 스탠드>)으로 돌아왔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라스트 스탠드>의 차이라면, 전자가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는 인간들을 다뤘다면 후자는 자신의 울타리를 지키기 위한 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라스트 스탠드>는 하워드 혹스로 대변되는 전형적인 서부극의 계보도를 잇는 액션영화다.
레이(아놀드 슈워제너거)는 멕시코와 인접한 미국 국경의 한 작은 마을을 지키는 보안관이다. 국경 지역이라고는 하지만 사건사고는커녕 평화롭기만 한 마을이다. 어느 날 거대 마약범죄조직의 ‘큰손’ 가브리엘 코르테즈(에두아르도 노리에가)가 형무소로 이송되던 중 부하들의 도움을 받으며 탈출한다. 헬기보
서부극의 전형적인 영웅의 모습 <라스트 스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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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0년차 부부 영우(윤동환)와 지영(최원정)은 특별할 것 없는 권태로운 생활을 이어간다. 출판사 사장인 영우는 소속작가(신예안)와 지속적으로 육체적인 관계를 맺는 데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지영 역시 그런 영우를 모른 척한다. 어느 날 우연한 사고로 아랍 청년 케림(놀래그 윌쉬)을 만난 지영은 그에게서 알 수 없는 인연을 느낀다. 하지만 엄격한 이슬람교도인 케림은 그녀와의 만남을 뒤로한 채 바라나시로 떠나버리고 지영은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그를 쫓아간다. 한마디 말도 없이 사라진 지영을 찾던 영우는 바라나시의 테러현장을 중계하던 TV 뉴스에서 그녀를 발견하고 사건의 전말을 알기 위해 바라나시로 떠난다.
‘타운’ 삼부작으로 국내외에 이름을 알리며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한 전규환 감독의 신작 <불륜의 시대>(원제 <바라나시>)는 본격 격정멜로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장르영화의 관습에서 이 영화를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 2011년 부산영화제에서 공개될
불륜을 둘러싼 네 남녀의 인간관계 <불륜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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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대생이 자신의 집에서 목졸라 살해된다. 경찰은 여대생과 불륜 관계였던 대학교수 수택(곽도원)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해 잡아들인다. 죽은 여대생의 옆집에 사는 교통경찰 정훈(이제훈)은 살인범이 수택이 아니라 여대생의 전 남자친구인 현수(김태훈)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곧바로 신고하지 못한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몰래 카메라로 훔쳐봐왔기 때문이다. 수택이 검찰로 송치되어 조사를 받는 동안 현수는 죗값을 치르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정훈이 설치한 마이크를 발견하고, 정훈은 자신이 설치한 몰래카메라를 빼내려다 여대생을 괴롭혀온 사채업자 명록(조진웅)에게 붙잡히면서, 여대생의 죽음을 둘러싼 공방은 미궁 속으로 흘러간다.
<분노의 윤리학>은 살인자를 끝까지 뒤쫓는 스릴러가 아니다. 현수가 여대생을 죽였음을 일찌감치 보여준다. 관객에게 부여된 역할은 수사관이 아닌 판관이다. 여대생의 죽음에 연루되어 있는 네명의 남자들 중 ‘누가 가장 나쁜 놈인가’를 지목하는 판결은
여대생의 죽음을 둘러싼 공방 <분노의 윤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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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아르라고 불리는 장르가 한국에서 유독 각광받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한국적 누아르의 제작이 시들해진 건 이미 좀 된 일이다. 조폭영화가 전성기를 지나면서 곧이어 한국적 누아르도 함께 유행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그런 점에서라면 <신세계>는 좀 특이한 구석이 있다. 당연히 상업성을 지향하면서도 과감할 정도로 창작자의 한 취향을 강조하는 동시에 특정 장르에 관한 매혹을 숨기지 않고 전면화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오랜만에 출현한 한국적 누아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악마를 보았다> <부당거래>의 각본가로 이름을 알리고 데뷔작 <혈투>를 연출했던 박훈정 감독 그 자신의 필모그래피 안에서 이해되는 방법도 함께 가능할 것이다.
전국에 힘을 쓰는 폭력 조직이면서도 정식 기업으로 위장한 골드문 주식회사가 <신세계>의 배경이다. 조직을 이끌던 회장(이경영)이 돌연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자 그 자
한국적 누아르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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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 마르코(이광수)는 소심하지만 정의감 넘치는 열혈 경찰이다. 첫사랑 룰루(송지효)와 재회한 행복한 시간도 잠시, 평화로운 해변에 애니팡팡월드의 주인 카를로가 찾아온다. 마르코는 해변을 장악하려는 능력자 카를로의 음모를 눈치채지만 카를로의 계략으로 도리어 해변에서 쫓겨난다. 마르코가 없는 틈을 타 파괴로봇으로 시민들을 협박하고 모두를 게임세상에 집어넣는 카를로. 친구들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마르코가 돌아온다.
북유럽은 아동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나름의 성취와 안정된 완성도를 보여왔다. <해양경찰 마르코>는 그 꾸준함의 결과물 중 하나다. 다만 이번에는 북유럽 특유의 정서를 진하게 드러내기보다는 보편타당한 흥행 공식을 따르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덴마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나이스 닌자’를 비롯하여 프랑스 TV채널 <카날플러스>와 키즈엔터테인먼트의 강자 ‘조디악 키즈’까지 제작에 참여한 만큼 규모는 커지고 이야기는 평범해졌다.
우선
소심한 경찰, 영웅이 되다 <해양경찰 마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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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각기동대> <인랑>으로 잘 알려진 오시이 마모루가 주도한 ‘블러드’ 프로젝트는 불가사의한 능력을 가진 소녀 사야 캐릭터를 중심에 놓고 애니메이션, 영화, 소설, 게임 등으로 시리즈를 확장하고자 했던 거대 프로젝트였다. 2000년 프로덕션IG에서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블러드+>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고, 그 설정을 클램프가 가져와 <블러드-C>라는 제목으로 TV시리즈로 제작했다. 그리고 극장판 <블러드-C: 더 라스트 다크>는 <블러드-C>의 완결편이자 ‘블러드’ 시리즈를 끝맺는 에피소드다.
밤 9시 이후엔 청소년 통행이 금지된 도쿄 시내. 전철에서 괴물이 나타나 승객을 죽이고 한 소녀를 납치한다. 괴물의 뒤를 쫓아 단칼에 처단한 이는 소녀 사야(미즈키 나나)다. 사야가 구한 소녀는 해커집단 써로트의 멤버인 마나(하시모토 아이)였고, 써로트는 ‘옛것’이라 불리는 이 괴물들을 만들어낸 토우 집
고어애니메이션의 명성 <블러드-C: 더 라스트 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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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라이닝. 구름의 빛나는 부분을 뜻하는 말이다. 아무리 안 좋은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언젠가 좋은 날이 오리라는 말을 누군가에게 하고 싶을 때 미국인들은 이 단어를 쓴다. 구름의 빛나는 한 줄기 빛을 제목에 품고 있는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다만 그걸 풀어내는 <파이터>의 감독 데이비드 O. 러셀의 방식은, 으레 하는 위로처럼 결코 진부하지 않다.
팻(브래들리 쿠퍼)의 인생에는 먹구름이 잔뜩 꼈다. 그는 정신병원에서 막 퇴원한 참이다. 아내의 불륜 현장을 목격한 충격에 조울증을 앓게 됐기 때문이다. 팻은 아내와의 재결합을 꿈꾸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부부의 집에 초대받은 자리에서 그는 티파니(제니퍼 로렌스)를 만난다. 남편을 잃고 성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그녀는 소원해진 아내와의 사이를 이어주겠다며 팻에게 접근한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
시한폭탄 로맨틱코미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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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링은 고향인 ‘신기별’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호빵맨의 마을을 찾아온다. 신기별의 생명인 신기 에너지가 점점 고갈되어 사람들이 굶주림에 처한 것이다. 우연히 마주한 어린 히어로 크림판다를 슈퍼 영웅으로 오해한 코코링은 그를 고향별로 데려가지만 허탕만 치고 돌아온다. 대신 크림판다는 호빵맨과 잼 아저씨에게 빵 굽는 기술을 배워 사람들을 구하라고 제의한다. 한편 호빵맨에게 쫓겨 신기별까지 날아간 세균맨은 얼마 남지 않은 신기 에너지를 이용해 호빵맨을 물리칠 계획을 세운다.
어려운 이에게 자신의 얼굴을 떼어주는 어린이들의 친구 호빵맨 극장판이 국내 관객을 찾아왔다. 1973년에 탄생하여 벌써 25살이 된 이 유명 슈퍼 히어로는 그간 400편이 넘는 TV시리즈와 24편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지만 국내 관객과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47분의 다소 짧은 상영시간이지만 이야기의 충실함은 여느 어린이애니메이션보다 밀도가 높다. 여기에 20분가량의 동시상영작 <호빵맨과 숲속
용감한 어린이의 친구 <날아라! 호빵맨 극장판: 구하라! 코코링과 기적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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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왕(최수민)의 저주로 끝없는 겨울이 계속되는 세상, 눈의 여왕에게 부모와 남동생 카이를 잃은 어린 소녀 겔다(박보영)는 고아원에서 손장갑을 만들며 살아간다. 카이 역시 같은 고아원 보일러실에서 일하며 살아가지만 너무 어릴 때 헤어진 둘은 서로가 가족인지 알아보지 못한다. 한편 눈의 여왕은 자신의 존재를 위협하는 ‘마법거울’을 없애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그녀는 겔다의 부모가 겔다에게 유품으로 남긴 마법거울을 없애기 위해 자신의 하수인 트롤(이수근)을 고아원으로 보낸다. 하지만 트롤은 거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겔다가 아닌 카이라고 착각해 겔다 대신 카이를 눈의 여왕에게 보낸다. 우연한 계기에 의해 카이가 자신의 남동생인 걸 알게 된 겔다는 트롤 그리고 자신이 키우는 족제비와 함께 눈의 여왕이 있는 얼음 궁전으로 모험을 떠난다.
<눈의 여왕>은 안데르센의 동명 동화를 원작으로 삼은 애니메이션이다. 겔다가 눈의 여왕에게 잡혀간 카이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얼음 궁전으로의 모험 <눈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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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욕조섬을 떠나실 거예요?” 또 한 차례 폭풍이 지나간 뒤, 6살 소녀 허쉬파피(쿠벤자네 왈리스)가 묻는다. 아저씨도, 아버지도 대답은 똑같다. “아무도 안 떠날 거야.” <비스트>는 루이지애나 남부 어느 어귀에 있을 법한 수몰 직전의 마을에서 끝까지 자신의 운명과 맞서 싸우는 저 강인한 사람들을 뒤쫓는다. 그들은 피난 대신 축제를, 울음 대신 발악을, 낙담 대신 낙천을 택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그들이 얄팍한 지붕 한장으로 천둥, 번개를 가릴 수 있다 믿어도, 물에 잠긴 욕조섬을 구하기 위해 도시 사람들이 쌓아놓은 제방을 폭파시켜도, 매번 다 죽어가는 몸을 이끌고 보호소를 뛰쳐나와 집으로 돌아가도, 온전히 그 선택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 존중 정도가 아니라 어느 순간부터는 삶에 대한 그들의 무모한 열정을 무조건 긍정하게 된다. 그렇게 그들 ‘위’가 아닌 ‘옆’에 관객을 앉힌 것이, 몇년 전부터 아예 뉴올리언스에 살며 영화를 만들고 있는 벤 제틀린 감독과 그가 속
저 땅에 사는 저 사람들의 삶 <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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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가 꽃피기 시작하던 19세기 전반에도 유럽의 한편에서는 여전히 야만적인 노예무역이 성행하고 있었다. 당시 아프리카는 유럽인들에겐 낯선 땅이었다. 1825년, 오스만 제국의 이집트 총독 무하마드 알리는 프랑스 샤를 10세의 즉위를 축하하는 의미로 아기 기린 ‘자라파’를 선물했다. 자라파는 프랑스 땅을 밟은 최초의 기린이었다. <아기 기린 자라파>는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다.
커다란 나무 아래서 한 노인이 마을 아이들을 모아놓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래전 아프리카의 어느 마을, 프랑스인 노예 판매상은 수단의 아이들을 노예로 팔기 위해 붙잡아두고, 소년 마키(맥스 레나우딘)는 야음을 틈타 도망치다가 기린 무리와 만난다. 마키는 아기 기린 자라파와 친구가 되고, 마키를 뒤쫓은 노예 판매상의 총을 맞고 엄마 기린이 목숨을 잃는다. 지나가던 아랍인 핫산(시몬 압카리언)은 위기에 몰린 마키를 구해주고 오갈 데 없는 마키를 돌본다. 핫산은 터키 군
아프리카의 희망, 그리고 자유의 상징 <아기 기린 자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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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한국의 현대사는 겹치는 부분이 꽤 많다. 오랜 기간 일제 강점기를 거친 뒤에 분단의 상처를 지니고 있다는 점,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는 민주화의 과정 이후 극단적 성공의 시기를 달렸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인지 역사가 주축이 되는 대만영화들은 굳이 시대사를 몰라도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측면이 있다. 영화 <여친남친>도 그런 작품 가운데 하나이다. 세명의 고등학생 메이바오(계륜미), 리암(장효전), 아론(봉소악)은 언뜻 보기에는 엇나간 삼각관계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명확히 감지되진 않지만 엇나간 감정의 갈퀴들이 그들을 감싸고 돈다. 모든 사랑이 그렇듯 확실하지 않은 마음 때문에 누군가는 상처받고 또 혼자서 상처를 삭인다. 훗날 그 아픔은 다른 상처를 끌어낼지 모르지만 그 또한 어쩔 수 없다. 이렇게 영화 <여친남친>은 시대와 순행하며 인물의 성장기를 따라간다.
이러한 인물과 시대간의 관계를 다소 도식적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아론
엇나간 감정의 갈퀴 <여친남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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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없이 살 수도 있어. 꿈만 꾸며 살 수도 있어.” 영화에 수록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노래 <너클볼 콤플렉스>의 첫 소절이다. 이 짤막한 두 마디의 노랫말에 오늘날 대한민국에 사는 청년들이 처한 가장 큰 딜레마가 숨어 있다. 요컨대 선택은 두 가지다. ‘꿈을 놓고 철저한 생활인으로 살거나, 아니면 꿈만 꾸면서 쫄쫄 굶거나.’ 이런 무자비한 이분법에 시달리는 것은 대부분 마찬가지겠지만, 유독 이 딜레마의 칼날을 서늘하게 느껴야만 하는 청춘들이 있다.
이정호 감독의 다큐멘터리 <굿바이 홈런>의 주인공들은 ‘야구의 불모지’라 불리는 강원도 지역의 만년꼴찌팀인 원주고등학교의 야구부 선수들이다. 영화는 2009년, 이 꼴찌들이 일으킨 반란을 줄기 삼아 진행된다. 황금사자기와 청룡기에서 1차전 탈락의 고배를 마신 원주고 야구부는 같은 해 화랑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제주고, 광주 진흥고, 제물포고를 파죽지세로 격파하며 전국대회 첫승과 최초의 4강 진출을 단번에
꼴찌들의 반란 <굿바이 홈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