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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기승을 부리던 2020년 말. ‘포효하는냥’이라는 닉네임의 주식 유튜버 키스 길(폴 다노)은 오프라인 게임 판매사 ‘게임스톱’의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가격이 하락할 때 돈을 버는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된 게임스톱의 주가는 10달러 언저리에 머무르고 있었다. 문제는 주식 총량에 비해 과한 공매도가 이루어졌다는 것. 이때 주가가 상승하면 세력은 주식을 비싸게 매수해야 하는 ‘숏 스퀴즈’에 몰린다. 이에 따른 주가 급등을 예측한 키스는 게임스톱에 전 재산을 투자한다. 그리고 유튜브와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 게시판에 지속해서 매수를 권한다. 유망 종목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점차 시장을 전유하는 월 스트리트의 거대 세력에 대한 분노로 번진다. 역사상 유례없는 개인 투자자들의 단결의 장이 된 게임스톱. 2021년 1월 게임스톱의 주가는 300달러대로 폭등한다. 반면 게임스톱을 집중 공매도한 헤지펀드 멜
[리뷰] ‘덤 머니’, 혁명의 깃발은 레딧 밈으로, 북소리는 킥과 스네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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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년대 말, 폴란드 립세 마을에 사는 야그나(카밀라 우젱도프스카)는 수려하나 부족한 여자로 알려져 있다. 남편이 없기 때문이다. 제 손으로 어여쁜 것들을 만들며 어머니와 영원히 함께 살길 바라지만 집에서는 그의 결혼을 밀어붙인다. 결국 부유한 농민이자 사별한 중년 보리나(미로슬로우 바커)의 아내가 된다. 이제 동네에선 그를 다 가진 여자라고 부르지만 야그나는 집 밖을 갈망한다. <러빙 빈센트>의 감독들이 6년 만에 돌아왔다. 신작 <립세의 사계>는 D. K. 웰치먼, 휴 웰치먼 부부 감독의 두 번째 유화애니메이션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브와디스와프 레이몬트의 <농민>을 원작으로 한다. 가을의 풍요, 겨울의 혹한, 봄의 생기, 여름의 햇볕까지 폴란드의 사계가 생동감 있게 담겼다. 밀레의 <이삭 줍는 사람들> 등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의 유럽명화들이 이어져 미술관의 달뜬 관람객이 되게 한다. 그러나 보이는 아름다움은 이야기가 주는
[리뷰] ‘립세의 사계’, 이야기가 주는 고통을 넘어서지 못하는 보이는 것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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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김태리)은 2022년에 인간의 신체를 뺏은 외계인 죄수들에게 쫓기던 중, 외계인 죄수를 관리하던 가드(김우빈), 썬더(김우빈)와 고려 시대로 도망쳐 성장한 인물이다. 이안이 외계인들의 지구 침공을 막기 위해 미래로 복귀하려면 ‘신검’을 되찾아야 하지만, 이안과 함께 고려 시대로 넘어온 외계인 자장(김의성)이 신검을 뺏으려 한다. 이안과 연을 맺은 도사 무륵(류준열)은 이안을 도와 적들과 맞선다. 2022년 서울에선 외계인들의 정체를 목격한 민개인(이하늬)이 외계인과 대적하려 한다. 여러 인물이 각자의 사정으로 하나의 물건 ‘신검’을 쟁취하려는 골자는 최동훈 감독이 <도둑들> 등에서 보여준 케이퍼 영화의 작법과 유사하다. 여기에 <전우치>란 동양 판타지와 서구 SF의 조합, <타짜>의 말맛이 더해진 것은 <외계+인> 1부의 방향성과 같다. 이안과 도사들이 외계인과 싸운 1부 직후의 이야기지만, 박진감 있게 사건의 중심으로 추진하기보다는
[리뷰] ‘외계+인 2부’, 방대한 세계관의 결자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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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금지 상태의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는 이란의 작은 국경 마을에 자리 잡은 뒤 튀르키예에서의 다큐멘터리 촬영을 원격으로 지휘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유럽으로의 망명을 꿈꾸며 위장 여권을 구하는 남녀. 한편 그의 카메라에 사랑의 도피를 계획하는 연인이 포착된다. 국경과 관습의 울타리에서 탈출하려는 두쌍을 바라보는 파나히는 점차 이들의 여정과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일부 아이폰으로 촬영된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와 움직이는 택시 속에서만 촬영한 <택시> 등에서 파나히의 카메라는 이란 정부의 통제 속에서도 건재한 증언의 눈이었다. 하지만 <노 베어스>의 카메라는 종종 폭력적이고 파나히는 자주 머뭇거린다. 촬영의 행위는 순수한 의도와 달리 인물들의 심리와 행동을 압박한다. 파나히는 증언하는 예술의 숭고함과 비극을 관망하는 절망 사이에서 끝내 탄식하는 듯하다. 사건에 섣불리 첨언하지 않을 만큼 신중하지만 세상을 촬영장으로 삼기 때문에 무력하다. 다큐멘
[리뷰] ‘노 베어스’, 비극을 피사체로 삼는 카메라의 숙명적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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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유학 중인 호림(정회린)은 어느 날 두 가지 우연을 마주한다. 우연히 낯선 여자의 영상이 담긴 캠코더를 습득하고, 산책 나선 공원에서 전 애인 동환(감동환)을 만난다. 호림은 휴대전화를 분실했다는 핑계로 동환의 전화를 빌린다. 그사이 동환의 현재 애인 경서(김서경)도 공원에 도착하고, 영상 속 여자였던 이원(공민정)까지 넷은 저녁 식사를 하게 된다. 밀라노에서 온 이원은 동환을 향한 호림의 미련을 알고 있는 눈치다.
조희영 감독의 첫 장편 <이어지는 땅>은 런던과 밀라노에서 벌어진 다섯 남녀의 우연한 만남에 관한 영화다. 우연이란 아무런 인과 없이 두 시공간이 한 지점에서 충돌하는 것이다. 어떤 우연은 필연으로 이어지지만, 대부분은 어긋나 스치고 만다. 런던에서 마주한 호림과 동환, 밀라노에서 만난 이원과 화진(류세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시공간의 두 만남은 단지 우연의 영역에 머문다. 영화는 두 우연적 만남을 하나의 필연으로 잇는 기적을 시도하지
[리뷰] ‘이어지는 땅’, 풍경과 얼굴로 메우기엔 너무나 큰 우연들의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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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청둥오리는 겨울 철새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점차 텃새화되는 경향이 있다. 겨울에 먹이를 찾으러 한국으로 날아온 청둥오리들이 이제는 여름에도 하천에서 한가롭게 물장구를 치고 있다. 이는 가족을 과잉보호하는 청둥오리 가장 맥(쿠마일 난지아니)과 그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맥은 매일 아이들에게 가장 현명한 방법은 작은 연못에서 평생을 사는 것이며 연못 밖 세상은 위험하다고 가르친다. 반면 두 남매 댁스와 그웬 그리고 아내 팸(엘리자베스 뱅크스)은 다른 철새들처럼 바깥세상을 향해 모험하길 꿈꾼다. 결국 말러드 가족은 멋진 모험을 꿈꾸며 자메이카로 떠난다. 하지만 광활한 하늘이 맞이한 밝은 출발과 달리 거센 태풍, 위협적인 포식자, 뉴욕이라는 낯선 도시는 말러드 가족을 위협해온다. 게다가 자메이카로 향하는 길을 알고 있다는 앵무새 들로이(키건 마이클 키)는 잔인한 셰프에게 잡혀 새장에 갇혀 있는 신세다. 최고급 풀장과 무제한 먹이로 가득한 지상낙원에 사는 닭들도 전부 셰프의 손에 도축되어
[리뷰] ‘인투 더 월드’, 생태주의적 유머로 그려낸 <오리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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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길위에 김대중>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애를 다시 들여다보기 위해 역사가 비추지 않았던 조각을 찾는 데 집중한다. 사상 최초로 공개되는 미공개 영상과 시각 자료, 김대중 전 대통령 주변인의 목격담과 증언은 그가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공들인 시간을 증명한다. 작은 배 한척으로 시작한 해운회사로 목포의 유망한 청년 사업가가 된 김대중은 사업 규모를 빠르게 전국 단위로 키워나갔다. 경제 순환의 중심에 선 그는 가장 먼저 전국에서 가장 큰 지방 신문사인 <목포일보>를 인수했다. 6·25전쟁 발발 이후, 무고한 시민들을 향한 이승만 정권의 횡포와 폭압, 무책임을 목격한 김대중은 사상과 이념, 전쟁과 평화에 대한 자기만의 답변을 찾아갔다. 그리고 그 꿈을 직접적으로 이룰 수 있는 방안으로 정치인의 길을 선택했다.
<길위에 김대중>은 그가 정치에 입문하고 대통령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긴 역사를 다양한 관점을 빌려 나열한다. 혼돈의 시대를
[리뷰] ‘길위에 김대중’, 쉽게 굽히지 않고 쉽게 미끄러지지 않고 오직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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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현실로 이루어주는 로사스 왕국의 소녀 아샤(아리아나 더보즈)는 요즘 고민이 깊다. 100번째 생일을 앞둔 할아버지의 소원이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국왕 매그니피코(크리스 파인)에게 부탁하기 위해 그의 비서직에 지원한 아샤는 주민들의 꿈을 통제하려는 국왕의 음모를 알게 된다. 상심에 빠져 기도하는 그녀에게 응답한 ‘별’. 동물들에게 사람의 말을 부여하는 별의 특별한 힘은 국왕에게 맞서기에 충분해 보인다. 희망을 얻은 아샤는 별과 함께 사람들의 소망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겨울왕국>을 제작한 크리스 벅과 제니퍼 리가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 디즈니적 전형을 따르는 스토리는 성공적인 기념식을 위한 안정성을 추구하는 듯하다. 선악의 대립은 평면적이며 주인공 아샤 또한 진취적이지만 익숙하다. 그 틈에서 빛나는 요소는 일곱 난쟁이를 재해석한 아샤의 친구들, 말레피센트가 연상되는 매그니피코의 초록 요술 등의 자전적
[리뷰] ‘위시’, 지난 세기 디즈니의 영광의 순간들을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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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파의 두목 ‘용왕’(기주봉)에게는 간이 필요하다. 이식에 적합한 간은 라이벌 조직 초원파의 ‘토끼’(김다솔)에게 있다. 토끼를 생포해 용궁파의 구역으로 데려오는 중대한 임무가 동네 양아치 ‘자라’(송길호)에게 주어진다. 인생을 바꿀 기회를 잡기 위해 용궁을 떠나 초원파의 구역으로 향하는 자라. 하지만 토끼의 정체는 자라의 동생을 대신해 소년원에 간 어린 시절의 보육원 동기였다. 우여곡절 끝에 토끼를 용궁으로 데려오지만 용궁의 상황이 급박하게 변하며 자라의 고뇌 또한 깊어진다.
<별주부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지만 우화 특유의 날카로운 맛은 덜하다. 조폭물의 필수 요소를 충족해야 한다는 듯이 작위적으로 배치된 사건과 대사는 소재가 지닌 흥미로움을 흐릿하게 만든다. 극의 무게를 잡아주는 기주봉 배우가 다소 단순하게 소비된 점이 특히 아쉽게 다가온다. 부족한 서스펜스를 보충하는 장치는 시종일관 기울어진 구도로 인물들 주변을 유영하는 카메라다. 조직과 개인에 대한
[리뷰] ‘간신의 피’, 허름한 용궁을 찾아 화려하게 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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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사는 6살 소녀 클레오(루이즈 모루아 팡자니)의 세계는 두 어른의 슬하에서 막 피어나기 시작한다. 암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의 자리를 든든히 채우려는 아빠 아르노(아르노 레보티니) 그리고 지극정성으로 클레오의 낮과 밤을 채우는 유모 글로리아(일사 모레노 제고)가 그 둘이다. 특히 글로리아는 클레오와 매일 등·하원을 함께하고 안과에 가 안경도 맞추는 등 클레오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어느 날 글로리아는 모국으로부터 가족의 비보를 듣고 클레오에게 작별을 고한다. 짧은 삶 동안 두번의 상실을 겪은 클레오는 떠난 유모를 그리워하다 문득 방학이 되면 아프리카의 섬나라 카보베르데로 놀러 오라던 글로리아의 말을 기억해낸다. 그해 여름 클레오는 카보베르데에 가 새로운 세상을 접한다. 이국의 낯선 풍습과 풍경도 클레오의 세계를 넓히지만 카보베르데의 체류 동안 클레오가 만난 글로리아의 가족과 유모가 아닌 생활인 글로리아의 모습 또한 클레오에겐 온통 새롭기만 하다. 클레오가 보기에 출산을 앞
[리뷰] ‘클레오의 세계’, 꼬마 클레오의 시점을 정확히 반영한 촬영과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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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방송을 지향하는 게임 크리에이터 도티(나희선). 과거의 영광은 옛말일 뿐 시청자 한명을 근근이 유지하는 현실에 월세 내기도 빠듯하다. 자극적인 콘텐츠로 인기를 끄는 크리에이터 킬박(차재원)의 도발에 응한 그는 은퇴를 건 승부를 펼친다. 승리를 눈앞에 둔 순간 갑자기 모든 플레이어의 의식이 게임 속에 갇히고 만다. 동료와 시청자를 구하기 위해 영원의 탑을 오르는 도티는 어린 시절 친구와의 소중한 기억을 마주한다.
우정과 연대의 전형적인 가치보다 도드라지는 주제는 인터넷 방송인 도티의 삶과 철학이다. <도티와 영원의 탑> 속 인터넷 방송 문화는 어색할 정도로 깨끗하다. 건전성을 무기로 꾸준히 어린 시청자층에 사랑받아온 도티이기에 그려볼 수 있는 이상향이다.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현란하게 오가는 연출 또한 게임 속 페르소나와 현실의 인물이 중첩된 크리에이터의 정체성을 매력적으로 묘사한다. 다만 인터넷과 가상현실이 일상의 터전이 된 세대의 존재 방식을 그저 낙관하는 시선
[리뷰] ‘도티와 영원의 탑’, 알파 세대 맟춤형 유망직종 체험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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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투정을 부리고 아직도 엄마와 함께 자기를 원하는 8살 코코(소피아 오테로)는 바스크에 있는 할머니 집으로 휴가를 떠난다. 엄마(파트리시아 로페스 아르나이스)는 조소 작업에 한창이고, 코코는 형제와 함께 성별과 이름을 기재해야 하는 수영장에 가기가 싫다. 할머니와 어머니는 이런 코코를 두고 자주 다투고 부모는 각방을 쓴 지 오래다. 일주일간의 휴가에서 코코가 유일하게 마음을 뉠 곳은 이모할머니의 양봉장이다. 벌들과 자연, 이모할머니는 코코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힘껏 끌어안기 때문이다.
에스티발리스 우레솔라 솔라구렌의 장편 데뷔작 <2만 종의 벌>은 한 아이가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끝내 자아를 찾는 과정을 사려 깊은 시선으로 포착한다. 영화는 아이가 세상과 겪는 불화를 전시하지 않는 데 머물지 않고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자연이란 대안적 공간을 마련한다. 그 속에서 아이는 조각하는 엄마, 양봉하는 이모할머니처럼 자신만의 세계를 축조하기 위해 이름을 찾는 여정을 떠난
[리뷰] ‘2만 종의 벌’, 벌이 집을 만들 듯, 아이는 이름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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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음악 인생을 아우르는 20개의 곡을 선별한 류이치 사카모토가 생의 마지막이 될 공연을 기록했다. 2022년 9월8일부터 15일까지 8일간 평소 그가 애정하는 무대였던 일본 NHK 509 스튜디오에서 오직 피아노와 독대하며 촬영한 결과물이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2021년 직장암 진단을 받은 뒤로는 일절 공연을 중단했지만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작업을 위해 하루에 3곡씩, 곡마다 2~3번의 테이크에 걸쳐 20곡을 완주했다. 음악감독 데뷔작인 <전장의 크리스마스>의 <Merry Christmas, Mr. Lawrence>를 필두로 <마지막 황제> <토니 타키타니> <바벨>의 O.S.T를 선보이며, 그를 세계 시장에 소개한 테크노 그룹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의 음악부터 투병 생활 중에 일기처럼 써내려간 음악들에 날짜를 제목으로 붙인 마지막 앨범 《12》까지의 곡들이 폭넓게 선정됐다. 원형의 빛이 무대를 따라 둥글게
[리뷰]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선율 사이에 육체를 새기는 마지막 진실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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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명의 젊은 예술가들이 미국 텍사스주에 도착한다. 이들은 반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 본선 진출자들로, 나이와 국적은 물론 피아노를 시작하게 된 계기까지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다. 예술은 스포츠와 다르다. 원칙적으로 예술에 줄 세우기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경연이 시작된 이상 탈락자와 순위가 발생하는 일 역시 피할 수 없다. 다행히 예술에 점수를 매기는 콩쿠르의 본질적인 모순은 음악을 대하는 예술가들의 태도를 통해 점차 해소된다.
<크레센도>는 2022 반 클라이번 콩쿠르 본선부터 결승까지의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경연 결과가 잘 알려진 까닭에 영화는 온전히 참가자들이 흘리는 땀방울에 집중할 수 있다. 세계 정치가 예술계에 미치는 영향 또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국제올림픽위원회를 비롯한 많은 협회가 러시아 선수의 참가 자격을 박탈했다. 예술계에도 비슷한 논란이 일었지만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젊은 아티스트의 ‘소리’를 빼
[리뷰] ‘크레센도’, 증오와 경쟁으로 얼룩진 시대에 예술의 역할이란?